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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르치는 중학생 이야기
남편도 같이 수학과외교습을 하고 있구요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저는 주로 여학생들을, 남편은 주로 남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네요
그런데 학부모님중에 소개 받아서 보내는 엄마들은 남학생이라도 저한테 배우겠다고 해서
가르치는 남학생들이 좀 있어요
중학생들은 완전 1대1이 아니고 그룹과외로 하는데요....
그니까 지난 겨울 방학이네요
그날 중3 남학생 한명 여학생 한명이 수업중이었어요
물론 둘이 같이 수업한게 아니고 서로 다른 책상에 멀찍이 떨어져 있었구요
제가 따로따로 봐주던 차였는데 남학생이 먼저 끝나고 집에 가고 여학생을 마저 봐주고 있었어요
그런데 밖에 나갔다 온 남편이 저를 살짝 부르더니 뭔가를 보여주더라구요
책을 찟어서 연필로 쓴 쪽지였는데 내용이
" 집에 가지 말고 3층으로 올라와 나랑 ㅅㅅ 하자' (쪽지에는 제대로 적나라하게 적혀있었어요)
한눈에도 그 남학생의 필체인걸 알수 있었죠
제가 너무 충격받고 손이 떨려서 남편을 쳐다보니 남편이 누군지 알겠어? 이러더라구요
제가 아니야 설마 아니야 이러면서 밖에 나가서 3층에 올라갔죠
저희 집이 2층이거든요 순식간에 5층까지 올라가봤는데 아무도 없더라구요
남편이 본인이 벌써 올라가봤다고 그냥 장난으로 쪽지 쓴거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냥 장난이 아닌게 그 남학생 수업 끝나고 여학생이 집에 가는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쪽지를 여학생 보라고 계단나가는 철문위에 붙여놓고 철문을 닫아놨다더라구요
항상 열려있는 철문이 닫혀있고 쪽지가 붙어있으니 나갔다 들어온 남편이 바로 발견한거구요
뭐 그 남학생 입장에서 보면 저희 집에서 나가는 여학생이 봐야할 쪽지를 생각지 않게 다른 사람이 본거죠
물론 남중생 글씨체 거기서 거기 아니냐 하시겠지만
제가 2년 넘게 가르친 아이라 글씨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 다음날 온 그 남학생 책 뒷부분이 그 쪽지부분과 일치하게 찢어져 있었어요 ㅠㅠ
정말 그때의 충격은....그 아이 전교 1~2등 하는 수재인데.....
물론 성적 좋은 아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없지만
엄연히 성희롱이잖아요 여학생 보라고 그런 쪽지 써놓는거...
둘이 친한 사이도 아니에요 그날 마침 시간이 겹쳐서 같은 시간에 공부하게 된거지....
여튼 그때는 너무 충격이 커서 그 남학생 얼굴 보기도 쉽지 않았는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났네요
아직도 그 학생 저한테 배우고 있어요
당연히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갔죠 제 주변 동일직종 지인들도 다들 그냥 모르는척 하라고 하고....
아직도 여전히 공부잘하고 모범생이에요
약간 자아가 강해서 어른들도 어려워하는 아이인데 저는 그 일 이후로 가끔 그 학생 보는 눈이 서늘해질때가 있네요
아 물론 그렇다고 수업을 대충 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왠지 속으로는 혀를 차는 느낌이랄까.....
사춘기 남학생들 그런식으로 스트레스 풀려니 하고 이해하다가도
여전히 그 때 생각하면 어이없기도 하고....참 남자는 여자랑 다르구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1. 아, 정말
'10.10.20 1:52 AM (203.132.xxx.174)사회가 너무나도 혼란해지는 것 같아요.
인터넷의 역기능일까요.
그 아이.
간접 경험이 있겠죠.
야동을 보았다거나'
친구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다거나
그런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라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을텐데요.
해야할 말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참고 그러잖아요.
제 마음이 다 서늘해져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2. 중딩시절
'10.10.20 1:55 AM (125.176.xxx.217)저는 남자라서 그시절을 이해합니다.
중학생때... 그때는 정말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넘쳐납니다.
지극히 정상이죠...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면 오히려 그게 바보구요.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달려있지요.
긍방 지나갈 시절이지만 그시절이 남자,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수도 있겠습니다.3. 음음
'10.10.20 3:07 AM (211.233.xxx.196)남학생의 표현이 적나라해서 좀 그렇긴 한데.. 그 나이때가 한창 관심을 가지고 그럴때라서 흠
4. 성장통
'10.10.20 8:21 AM (61.43.xxx.125)저희때는 중고등학교때 명문중고라는 것이 있어
밤 늦게까지 과외를 다니거나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밤에 다닐 일이 많았답니다.
그럴때 여러번 남학생들에게 가슴을 잡힌 기억이.....
그냥 잡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떨땐 ㅠㅠ
질풍노도의 시기인가 봅니다 !!5. ..
'10.10.20 8:47 AM (61.79.xxx.50)영리한 아이들이 머리가 좋아서 공부도 잘하지만 성적으로도 빨리 눈 뜨는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일반 영어반에 다니다가 학원을 옮기면서 영어반에서도 특목반 목표로 하는 우수한 반에 들어갔는데,애가 한 이틀 다니더니 애들이 너무 이상하다고 안 다니겠다고 하더군요.
왜냐고 물었더니 성적인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아이들이 담기 힘든 말도 있더군요.
영리한 애들은 성인책도 소화잘 할테고 뭐든 빨리 깨치니 성적으로도 빠른가봐요.6. -
'10.10.20 8:53 AM (211.207.xxx.10)애들 가르치면서 그런거 첨 보셨군요.
중2만 되고 문자메세지로
오빠 나를 먹어...이런거 보내고 받는게 다반사예요.
애들은 그냥 말뿐이지 그렇지는 못한거 아시죠?
걍 말로 푸는가보더라구요. 물론 실전하는 녀석들도 있겠죠.
눈감아주시고 잘 감싸시면 나중에 그런 녀석들이 성공해서 쌤 찾아옵니다.
그럼 어깨 안아주시면 됩니다..( 전직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