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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계 결말이 이해가 잘 안되네요.

궁금해서 조회수 : 7,474
작성일 : 2010-09-22 01:21:57
그 유명한 색,계를 지금에야 봤네요.
영화시에 나오는 정사씬에 별 관심이 없는지라 ...
하지만 중국 옛날 모습이 궁금해서 찾아가서 봤답니다.
예전에 탕웨이 닮은 여배우 찾기가 있었는데 저는 87년 미스코리아 진 장윤정 같던데요.
물론 탕웨이가 훨씬 여리여리하지만요.

제가 받은 느낌은 왕치아즈(탕웨이)는 이념이나 국가관에는
별 관심이 없는 평범한 여대생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재혼한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몰래 우는 평범한 아가씨에 불과했을 뿐.
그러나  같은 대학 연극서클의 쾅위민에게 연정을 느꼈고 그의 설득에 의해
얼떨결에 항일조직에 들어가게 됐고 스파이로 활동을 합니다.
일단 들어선 이상  "그 길에서 돌아서 나오기는 어렵다''는 대사가 있지요.
막부인으로 행세하며 항일투사들을 색출, 고문하는 이선생(양조위)에 접근하고
그와 정사를 가지며 정보를 빼내 쾅위민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념과 국가관보다는 연정에 기초해 시작한 첩보활동은 벽에 부딪힙니다.
이선생과의 지속적인 섹스를 통해 오히려 그에게 끌리게 됐던 것이고
스스로 고백하듯이 섹스 때문에 적군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진 것입니다.
이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 챈 쾅위민은 탕웨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윗선에서 거부당합니다. 조직 윗선이 볼 때는 탕웨이는 꽤 쓸만한 첩보원이었으니까요.
결국 이선생이 6캐럿짜리 다이아반지를 선물하자
쾅위민을 포함한 친구들, 자신의 안전과 이선생의 안전을 사이에 두고
이선생을 택합니다. 결국 친구들과 탄광에 있는 깊은 못에 던져지는 신세가 되지요.
이선생의 윗선에서도 이미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었고
이선생과 탕웨이와의 관계를 주시하면서 기회를 노렸구요.

정사씬이고 뭐고 내게 남은 것은 이념과는 별 상관없이
아버지가 있는 영국으로 갈 생각만 했던
젊고 순진한 처자가 그냥 희생됐구나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네요.
문제는 색,계 결말에서 탕웨이 때문에 친구들이 희생당한 것인지 혹은
이미 이들을 다 알고 뒷조사를 해온 일본측 사람들 때문인지 궁금하네요.

디테일 하나, 이선생 부인 (조안 첸) 집에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 큰 개 (상근이)가 있던데
중국에서도 이 개를 키웠는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IP : 190.247.xxx.157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9.22 1:28 AM (58.140.xxx.84)

    양조위 부하는 이미 탕웨이를 의심하고 있었어요.
    탕웨이한테 뺀 다이아반지 돌려주면서 양조위도 넘어간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식의 대사가 나오거든요.
    이미 탕웨이쪽 조사가 끝난 상태였던 것 같아요.

  • 2. 저는
    '10.9.22 1:28 AM (124.80.xxx.52)

    왕치아즈가 반지때문에 이선생을 살린게 아니라
    내가 너를 지켜줄테니 걱정말라는 그 다음 (뻔히 지킬 수 없는 약속인지 알면서도) 대사 때문에 이선생을 살린거라 생각해요.
    아무도 왕치아즈에게 그런말을 해준 사람이 없잖아요? 빈말이라도~
    왕치아즈때문에 친구들이 희생당했다고 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왕치아즈가 비상시에 대비해 가지고 다니던 자살용 알약을 먹을까 망설이다가 먹지 않고 일본경찰에 잡히잖아요.
    저는 이부분이 이해가 안되어서 두번 보았어요.
    (자기때문에 고초를 겪을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편히 죽기가 미안해서 일부러 잡힌건가 했거든요. 근데 그 동료들에게 미안할 이유가 없는데~)
    끝까지 이선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보여져요.
    그리고 절벽에서 처형당할때 동료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지만 왕치아즈는 무서울정도로 무표정이에요. 그 친구들에게 미안할게 없는거죠.

    대의니 뭐니 해도 그게 한 인간보다 더 중요하냐고 묻는
    대의때문에 한사람의 인생을 아무렇게나 되어도 상관없냐고 묻는 영화같았어요.

  • 3. .
    '10.9.22 1:28 AM (221.155.xxx.138)

    쾅위민과 왕치아즈에게 지령을 내리던 사람이 아마 이중첩자가 아닌가 싶은데요.
    모두 잡혀가도 언제나 그는 무사했잖아요.
    어쩌면 그는 이선생과 쾅위민 측 양쪽을 모두 감시한 것인지도 모르죠.

    전, 왕치아즈가 이선생이 선물한 왕 다이아 반지를 보고 갑자기 이선생에게 도망가라고 외쳤던 그 순간의 심정이 뭘까 늘 궁금했어요.
    다이아 반지를 볼 때 눈빛이 아주 복잡미묘하면서도 광적으로 빛나기까지 했거든요.
    이 남자가 이만큼 나를 사랑해주니 안전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던걸까요?
    그거 아니라도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많았고
    반지를 처음 맞추러 갔을 때도 충분히 감동(?)받았을텐데 왜 그 때 그랬을까요?
    그렇다고 왕치아즈가 왕다야반지에 혹해서 넘어가고 감동받을 그런 캐릭터도 아니었고,
    전 그게 늘 애매했어요.
    누구 답변해주실분?

  • 4. 다른 글
    '10.9.22 1:31 AM (175.125.xxx.233)

    탕웨이 요번에 찍은 영화.. 제목은 기억 안나네요
    남주인공이 왜이리 못생겼나요? 나이차 많이 나는 양조위도
    그럭저럭 어울리던데 이 남자는 영화에 몰입이 안되게끔
    못생겨서 결국 접었네요

  • 5. ..
    '10.9.22 1:32 AM (114.206.xxx.140)

    반지줄 때 양조위의 그 눈빛... 으로 다 설명이 될 듯 합니다.
    그동안 긴가민가 했었던 양조위의 마음을 반지를 전달받으면서 알았잖아요.

  • 6. 궁금해서
    '10.9.22 1:33 AM (190.247.xxx.157)

    윗님, 이선생이 그러잖아요. "반지에는 관심이 없어. 그 반지를 낀 네 손이 보고 싶었을 뿐이야''라고 말을 하는데 그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한 회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번뜩.

  • 7. 둘다 이유가
    '10.9.22 1:34 AM (112.72.xxx.175)

    되지 않았을까요?
    전 탕웨이때문에 친구들과 자신이 죽음을 당했다고 생각했는데,원글님 글보니
    윗선에서도 알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계기나 증거가 없기때문에 기회를 노린거죠..
    나중에 밑에 부하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려주면서 비슷한 말을 한거 같아요..
    다 알고 있었지만,
    양조위가 탕웨이한테 포섭이 됬는지 몰라서, 적절한 시기를 기다린? 거라구요..
    때를 기다린거 같아요..윗선에서요..
    또한 양조위의 약점도 거머쥔거고..

    어쨌거나 이 영화 굉장히 섹시해요..
    정사신의 의미,그리고 색과 계의 경계가 흐릇해지면서 사랑을 느끼고
    나중에 탕웨이가 양조위의 사랑을 눈치챘을때,
    그리고 술집(?)같은곳에서 탕웨이가 어떤 노래를 부를때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거 같은 양조위가 눈물 훔칠때..

    예전에 제인마치와 양가휘가 주연한 연인이랑 비슷한거 같아요.

  • 8. 저는
    '10.9.22 1:36 AM (124.80.xxx.52)

    지령내리던 사람은 이중첩자가 아니라 중국 독립군 고위직책이 맞는데요.
    쾅위민이나 왕치아즈나 그에게는 이선생을 잡기 위한 하나의 소모품에 불과한 거 같구요.
    결국 그는 작전에 실패해도 잃을게 없는거죠. 자기는 지하로 숨으면 그뿐인것.

    왕치아즈가 이선생을 살린건
    제생각엔 아버지도 첫사랑이었던 쾅위민도 모두 자기를 지켜주지 못했는데
    그남자는 자기를 지켜주겠다고 말한거죠.
    그게 허망한 약속임을 알면서도 그 순간 그 남자를 선택한거에요.
    왕치아즈가 가요라고 낮게 속삭이자
    전력질주하여 우스운꼴로 도망가는 이선생을 보면서 왕치아즈는 그럴 줄 알았을거에요. 이미.
    반지에 혹한게 아니라 지켜주겠다는 말에 맘이 넘어간거라 봐요.

  • 9. 둘 다 이유가
    '10.9.22 1:46 AM (112.72.xxx.175)

    반지의 의미는 6캐럿짜리 왕다이아에 혹한게 아니라,
    그걸 자기여자한테 끼워주면서 만족하는 양조위의 얼굴에서 탕웨이가 사랑이라고
    확신한거 같아요..
    탕웨이나 양조위나 서로를 경계하면서 탐닉하면서,의심하면서 서로를 못믿는데,
    그때 만큼은 양조위도 계의 경계가 무너진거 같아요..
    한남자로써 탕웨이를 여자로 대한거 같아요..

    첫정사씬에서 폭력적이고 고압적인 자세로 섹스하던 양조위도
    마지막 정사씬에서는 탕웨이의 상위체위를 허용하잖아요..
    의심많고 남을 믿지 않던 양조위가,계를 허물고 탐닉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믿음을 허무는
    일인데,
    정사씬에서 체위의 변화가 양조위가 탕웨이를 받아들이는 과정(마음으로)
    인거 같았어요..
    색,계 정말 제목 잘 지었어요..

  • 10. 둘 다 이유가
    '10.9.22 2:04 AM (112.72.xxx.175)

    개인의 연정때문에 스파이 노릇을 했다기 보다는
    지식인이라는 대학생들의 치기어린 행동,허위의식,개인의 욕심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중요시하고
    현실보다는 이상주의에 더 가까운 대학생이였기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친구들과 어떤 바닷가에서 총쏘는 연습할때 덜덜 떨면서 총쏘는거나
    그때 부자집 아들인가? 그 스파이노릇할때 비용을 댔기때문에 그런류의 대사도 있었어요..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에 대한..
    사실 그런것도 감안안하고 의욕(뜨거운 젊은 피)만 넘쳐서 판을 벌인거죠..
    그리고 어떤 남자 죽이고 덜덜 떨면서
    번갈라서 그 남자를 죽이는 장면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얼마나 큰지
    저 그때 대학교때 생각이 많이 났었거든요..
    아 나도 저렇게 사회부조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관심갖고 미약하게나마 행동했던
    뭐 하여튼 영화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 11. 불쌍한 남녀
    '10.9.22 2:23 AM (124.61.xxx.78)

    전 엉뚱하게도... 반지를 끼워주던 이선생이 불쌍했어요. 아마도 양조위라는 배우때문인듯. ^^
    최고의 선물을 했으니 최고의 찬사나 고백을 들으리라 행복에 빠졌건만...
    처음으로 모든걸 걸고 믿었던 연인은 스파이임이 밣혀졌고, 살기위해 그 연인을 죽일 수밖에 없는 운명.
    재판도 없이 최대한 신속하게 처형을 명령하고, 그 시간에 괘종시계가 울리자 그는 결국 눈을 감고말죠.
    왕치아즈는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인거 같아요. 발각되서 어쩔 수 없이 자살하는게 아니라, 날 이용했던 동료들과 같이 사형당하는걸 선택한다. 이선생과 아무리 교감하고 사랑해도 결국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잖아요.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면 사랑조차 의심받을게 뻔하죠. 제일 행복한 순간에 죽는걸 선택한거 같아요.

  • 12. ...
    '10.9.22 2:34 AM (63.224.xxx.246)

    전 영화 안봤어요.
    너무 아플 거 같아서...그렇게 역사의 소용돌이에 엇갈리는 운명이 나오는 건 너무 슬프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더라구요. 올훼스의 창도 생각나고....
    양조위라는 배우,
    TV사극에 나올 때부터 보아왔지만 무간도를 보면서 완전 빠져들었었어요. (사실 유덕화땜에 본건데..)
    참 섹시하고 멋있는 사람이죠..

  • 13. 겨털의 충격
    '10.9.22 2:51 AM (123.212.xxx.162)

    저는 색계 보면서 옛 홍콩의 모습이나 왕치아즈의 패션에 넘 심취하여
    스토리는 좀 놓친듯 해요.
    전화 걸러 갈때 코트 차려입고 모자 쓴 모습이라던지
    이국장 부인 처음 만날때 입은 스트라이프 문양의 치파오라던지
    그런게 그렇게 예뻐보이더라고요.
    일본 요정에서 이국장이 왕치아즈 손을 어루만지며 눈물 흘릴땐
    한순간 이념이니 불륜이니 다 떠나 아~~사랑이 뭔가 생각도 잠시 했죠.
    마지막 순간에 다 된 밥에 코 빠뜨렸지만 생각해봄 이국장을 암살했더라도
    쾅위민이나 왕치아즈 패들에겐 별로 밝은 미래가 있었을거 같지도 않더라고요.
    그저 마지막 순간 왕치아즈패들이 왕치아즈에게 원망 퍼붓지 않고
    왕치아즈도 마지막을 덤덤히 받아들인게 위로라면 위로랄까요.

  • 14. ..
    '10.9.22 3:10 AM (125.176.xxx.13)

    왕치아즈가 그 자결용 알약을 먹지 않은 건, 자신을 그런 길로 밀어넣은 동료들이 죽는 장면을 보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녀는 친구들이 총살형 당하는 장면을 소원하던대로 보고 죽게되고, 그녀 입장에선 일종의 복수이기도 할테고요.

    너무 아픈 영화였어요..개인적으로.

  • 15. 음..
    '10.9.22 8:48 AM (220.93.xxx.181)

    저도 이 영화.. 참..의미있게 보았어요..
    야하기도 하면서, 가슴 먹먹하게.. 스토리가 있는 영화였지요...
    양조위가 나와서 더 그랬을까요? ^^

  • 16. 덕분에..
    '10.9.22 11:59 AM (121.165.xxx.93)

    여자주인공이 진짜로 반지때문에 남자를 보내준건가 해서 이상했는데, 제가 놓친 대사가 있었네요. 지켜준다는 말 저는 못 들었(읽었??)거든요. 이제 이해가 되네요.

    그리고 자살하지 않은건,, 전 그런 깊은 생각은 안해봤고, 어차피 죽을 목숨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서 그랬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무슨 대단한 이념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죽기 싫었을 거라고요.

    그런데 댓글들 보고 생각해보니 약을 먹는 건 결국 자신을 위한게 아니라 조직을 위한 일이니 조직에 복수(??) 하고자 그랬었을 수 있겠어요. 남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는 아직 잘..

    아무튼 저도 이 영화가 애정영화로 안보이고 완전히 (젊은 시절의) 성장 영화로 봤기 때문에
    남녀간의 사랑이 주제 같진 않았어요. 영화의 촛점도 완전히 여자에게 맞춰져 있구요.

    나약한 젊은 처자가 어지러운 시대 속에서 무엇을 갈구하고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거죠. 결국 성장으로 보다는 너무 힘들게 찾아만 다니다가 끝난 거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놓친 부분이 많은 거 같은데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이 얻어가요~ 감사합니다.

  • 17. 샐리
    '10.9.22 2:01 PM (211.243.xxx.82)

    역사의 큰 사건 속에서 개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죠. 양조위와 탕웨이도 그렇고요. 타인을 절대 믿지 못하던 남자가 반지를 끼워주며 탕웨이를 받아들여줘요. 탕웨이는 그런 남자의 마음이 값진 걸 알기에 도망치게 해 줍니다. 이런 마음은 사랑보다 앞선 것이라 생각돼요. 탕웨이는 극약을 꺼내 만지작 거리다가 먹지 않습니다. 죽음 앞에 초연해 진 거겠죠. 양조위를 도망치게 해 주는 그 짧은 선택의 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양조위는 자신의 아내에게 아무말도 하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약간의 시간을 둔 후 10시의 처형 시간을 확인하고 방을 나섭니다. 북받치는 괴로움이 있지만...
    역사 속의 인물로 다시금 서야 할 시간임을 알기에 다시 나선것이라 생각 돼요.
    탕웨이와 친구들은 이미 조사를 받고 있던 상태인데다가 탕웨이의 배신도 있었던 거라 보여집니다.

  • 18. 중국어전공
    '10.9.22 3:08 PM (180.231.xxx.49)

    참고로 저는 중국어를 8년 이상한 사람입니다. (대학 4년 전공 + 5년 거주)
    그리고 이 영화를 중국현지에서 중국판 DVD로 보았습니다. 즉 대사 그런건 놓치지 않았고요, 그리고 번역 외에도 제가 직접 들으며 봤다는 거지요. (중국어 자막이었고요) 중국판 DVD는 참고로 검열을 해서 몇가지 정사 장면이 짤리고 그렇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너무 감명을 받고 아픔이 느껴져 영화 배경, 평가, 탕웨이가 역을 맡았던 실제로 존재했다던 그녀에 대한 내용까지 꼼꼼히 찾아봤었어요. 애니웨이.

    다른 부분들은 많이 설명을 주셨는데 이 부분이 빠져있네요. 탕웨이 그 반지는 아주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탕웨이가 그 반지에 넘어갔을때, 사랑, 포기, 연민 뭐 등등 외에도 물질적인 만족도 있었다는 거지요. 사실 여자의 사랑에 "물질적인 증명" 중요하지 않습니까?

    즉, 홍콩 무역상의 아내로 이선생 댁에 잠입하여 이 선생 와이프및 그 친구 두엇과 항상 마작을 하지요? 그때 카메라가 위에서 그녀들의 마작을 놀리는 손을 비춰줍니다. 그녀들의 손에 낀 반지가 다들 다이아였구요, 이 선생 와이프인가가 새로 큰 다이아를 껴서 다이아 얘기가 나옵니다. 그때 탕웨이의 손에는 사파이어인지 뭔지 그런 평범한 반지가 껴져있었습니다. 저도 눈치를 챘어요. '어, 탕웨이 반지가 좀 약하다'고요. 그러면서 그 "꺼즈딴(아마 메추리알인가요, 암튼 무슨 새알이죠 거의 알인가?)" 얘기가 나오면서 그건 진짜 크다 어쩌구 그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탕웨이에게 이 선생이 가볼데가 있다고 가서 자기를 기다리라고 하나 암튼 가서 보라고 하지요. 그때 그 반지상이 보여준 반지가 처음엔 평범한 다이아입니다. 어쨌든 자의였든 타의였든, 연정에서 시작했던 마음 붙일 곳이 없는 소녀의 치기였든 그녀의 민족에 대한 의리가 그깟 다이아에서 무너질 것이 아니었지요. 약간 도도한 표정이며 모욕당한듯한 표정이 보이죠. 그러자 그 반지상이 "음..만족을 못하시는군요.." 뭐 그런 말을 했던가..암튼 그런 눈빛 및 미소를 내보이며 다른 걸 보여줍니다. 그 몇캐럿은 족히 됨직한 핑크다이아몬드입니다. 그러자 그녀가 가볍게 탄성을 지르지요.

    "꺼즈딴"

    그냥 메추리알 혹은 거위알이라고 해두죠 워낙 크니까 그리 별명으로 불리는겁니다. 그녀의 눈빛은 갖고 싶었던 무언가를 본 인간의 눈빛, 혹은 무척이나 갈망하던 무언가를 발견한 감탄과 욕망의 눈빛 + 그것를 선택할것인가 말것인가 갈등에 빠진 그런 눈빛을 표현합니다. 이미 그 순간만큼은 '여자'인거지요. 그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녀가 가질수없는, 혹은 그녀가 돌아갈 수 없는 어쩌면 그녀가 영국으로 갔었다면 살았을지 모를 그 삶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녀는 그녀들의 다이아반지가 내심 부러웠고, 그 반지를 끼지 못한 자기 손이 벌거벗은듯 멋적고 부끄러웠을 겁니다.

    그런 그녀에게 양조위가 이선생 와이프외 친구들이 절대 가질수 없을거라며 가십하듯 나눴던 그 핑크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구요, 멋지게 하지요. 반지를 맞추어 껴보는 날 같이 앉아서 "너무 위험해서(너무 비싸서? 너무 과분해서)" 암튼 낄수 없다는 그녀에게 "그저 니가 낀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라며 그녀의 핑크 다이아 반지를 낀 그녀의 손을 감싸쥐며, 정말 양조위의 전형적인 넘쳐나는 애정의 눈으로 그녀를 바라봅니다. 경계가 무너지지요. 그도 그녀도 무너집니다. 그녀는 울듯 말듯, 정말 미치도록 고민하다가, 짧게 내뱉습니다. "쯔어우"(도망가세요)라고.

    사실 그가 그렇게 허둥지둥 미친듯이 도망가는게 그녀에게 문제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말을 하는 순간 그녀가 버릴 많은 것들이 떠올랐겠죠. 조국에 대한 의, 친구들에 대한 배신, 그리고 사라질 자기의 목숨. 기댈 곳 없던 그녀가 연정이든 외로움이든 그에 따라 끌려간 모임에서 그런식으로 처녀성도 잃고 미인계를 쓰며 남자를 유혹해야 했던 그녀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이 있었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 그때 '이모든게 이제서야 끝이났구나'라며 자신의 통제하지 못하는 자기의 삶이 비로서 놓여나는 느낌이었을게고 때문에 굳이 약을 먹으며 자살하고 싶지는 않았을겁니다. 약을 먹으며 자살하는 것 또한 자신의 삶을 그들(이선생 반대 혁명파)이 오롯히 이용하게 하는거니까요. 약 먹고 죽는게 그리 쉬운것도 아니죠. 그녀는 독한 혁명론자가 아니라 어찌어찌하다가 누군가에 반해서 그래서 좀 더 예뻐서, 미인계로 쓸만해서 그렇게 거기까지 끌려온겁니다.

    이제 질문에 답이라고 생각하는 답은요, 사실 이선생의 윗선/혹은 부하는 이미 탕웨이 주변 조직에 대한 파악이 끝났었구요, 대신 탕웨이가 스파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노렸던것으로 봅니다. (이선생의 파워가 워낙 막강하니 괜히 잘 못건드렸다간...)그리고 그녀가 잡히고 부하가 내민 서류에 이선생도 정말 어쩔수 없이 "사형"에 사인을 하지요. 이선생이 그렇게 스파이의 미인계에 놀아났다는 망신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싸인을 하진 않았겠죠.

    그 다음 장면에 그녀가 아주 담담한 얼굴로, 아니 약간은 뭔가 해냈다는 듯한 표정도 살짝 보이며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녀도 이용당했고, 그 표정은 그녀가 그들에게 "복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내용때문에 중국도 탕웨이를 무려 1년간이나 중국본토에서 활동하지 못하게했죠. 친일분자에게 정을 주었을뿐아니라 공산당 혁명파를 오히려 골탕먹인거니까요.

    하지만 그 모습에서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것은 평범한 소녀뿐 아니라 그녀의 친구들까지 시대의 회오리에 휘말리며 '군(群)'의 뜻에 부응하고자 자아을 버리고 비인간적으로 변하는 어쩔수 없는 시대상의 서글픔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장애령의 '색.계'라는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그녀의 책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못샀죠) 그 원작에는 이선생이 그녀가 머물렀던 자신의 집에 빈방에서 그녀를 그리워하고 회상하며 어쩔수 없던 체념과 괴로움을 좀더 길게 보여준다고 합니다.

    암튼 1년전에 본 영화를 어렴풋이 떠올리며 쓴글이라 틀린 내용도 많을거구요, 제 생각 많이 들어갔습니다. 제 의견은 이렇다..그렇습니다.

  • 19. .
    '10.9.22 4:58 PM (121.135.xxx.221)

    82 여러분의 깊이에 다시한번 놀라고갑니다.

  • 20. 중국어전공님의 해설
    '10.9.22 7:49 PM (119.206.xxx.157)

    이 너무도 좋아 로긴을 했습니다. 자도 색계는 관심을 갖고 두 번 본 영화인데요, 그런데도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제 자신의 20대를 돌이켜 보면서,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했지요. 82님들의 해설을 들으니 좀더 분명해 지네요. 이렇게 인터넷으로 후기를 나누어서 정말 좋습니다.

  • 21. 저도
    '10.9.22 8:16 PM (219.241.xxx.201)

    정사신본다는 이념과 정치적 상황에 개인의 희생되는 것을 것에 대한 먹먹함이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본 영화라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 22. 천재
    '10.9.22 8:22 PM (183.100.xxx.115)

    리안 감독은 정말 천재죠.
    리안 감독의 영화 중 와호장룡, brokebackmountain과 색,계를 정말 좋아해요.
    중국어전공 님의 글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 간만에 로긴 했어요.

  • 23. ...
    '10.9.22 9:36 PM (125.129.xxx.173)

    중국어전공님의 평에 감탄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꼭 보고 싶네요. 탕웨이의 hopeless 마음이 어렴풋이 알듯 모를 듯.

  • 24. ???님..
    '10.9.22 10:24 PM (121.135.xxx.123)

    단어책 열권을 달달 외워도 비둘기 단어 안만나봤으면 모를 수 있지요..

  • 25. 원글이
    '10.9.22 10:29 PM (186.122.xxx.111)

    답글 달아주신 분 해피 추석!!! 하는 일 두루 두루 잘 되시고 가화만사성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중국어 전공자님 예리하시닷! 저도 첫 마작판에 다이아몬드 이야기가 한참 나온걸 기억하는데 그런 복선이 깔려 있었군요. 그리고 6캐럿짜리 비둘기알, 혹은 메추리알 (저에게는 같은 크기로 생각됨)크기 다이아몬드는 이선생의 왕차이즈에 대한 사랑의 결정체인 듯 해요. 아무리 말로 백번 사랑한다해도 실제 아무런 액션이 없다면 공치사에 불과한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 26.
    '10.9.22 10:51 PM (58.141.xxx.229)

    위에 ??? 님은 중국어는 좀 아시나본데 참.. 매너가 없으시네요

  • 27. 최고!
    '10.9.22 11:05 PM (121.150.xxx.74)

    원글님..댓글다신분들 모두 모여 차한잔 하고 싶어요^^*

  • 28. 흔적
    '10.9.22 11:13 PM (222.106.xxx.253)

    ㅋㅋㅋ위의 ???님 좀 진정하시고요,

    "꺼즈"=비둘기..그래서 "꺼즈딴"='비둘기알' 맞고요.
    외국어로 중국어 배우며 한 두 단어 놓칠수도 있지요 뭐..
    뭐 그렇게 중국에서 비둘기살만 먹고 사신 분처럼 까칠하게..

    중국어전공자님 해석 감사합니다.
    저도 좋아하는 영화라서.

  • 29. ss
    '10.9.22 11:31 PM (125.134.xxx.80)

    색계 마지막에 탕웨이 표정이 참 묘한거 같아요. 극장에서 처음 보고 나왔을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 하는거라 후회없다는 표정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운받아서 보니까 그냥 한 없이 무표정 이더라구요...무표정이랄까 피폐한 표정이랄까 모든것을 다 포기한 눈빛은 아니었어요. 눈빛이 살아있었죠.

  • 30. 딴얘기인데..
    '10.9.23 12:46 AM (121.134.xxx.92)

    저~기 윗님 댓글중 올훼스의 창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 31. ...
    '10.9.23 1:24 AM (63.224.xxx.246)

    이렇게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은 오랫만이예요.
    꼭 알고싶은 건 탕웨이는 그들이 체포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요?
    이선생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을까요? 같이 도망친다던가 하는..
    (저 위 올훼스의 창 쓴 사람이예요. 영화도 안 본 주제에 자꾸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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