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비가 내리더니 바람이 심상치 않더라구요.
새벽엔 역시나 추워서 얇은 이불을 몸에 감싸고 자고
아침엔 많이 쌀쌀해져 여름이 이렇게 가려는구나
가을이 이렇게 오려나보다 생각했어요.
이맘때쯤 비가 오면
어렸을때 마루에 앉아 먹던 찐감자 생각이나요.
지금은 터만 남아버린 그 곳엔
오래된 한옥 비슷한 집에 살았는데
안방과 작은방 사이에 작은 대청마루도 있었고
그 앞엔 널찍한 나무 마루가 있었는데
여름이면 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거나 했고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가마솥에 쪄낸
뜨거운 감자를 마루 바닥에 내리쳐서 쪼개진 감자를 손에
붙들고 호호 불어가며 먹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아요.
축축한 공기에 마루의 나무 냄새가 진하게 풍겨 나오고
또 출출할때쯤 되면
뒤꼍에 있는 호박덩굴에서 동글동글 맛있게 생긴 호박을 따다
바로 옆 텃밭에서 솔(부추)도 슥슥 잘라내서 매운고추 쫑쫑 썰어넣고
부쳐낸 호박 부침개를 먹으면 어찌나 맛나던지.ㅎㅎ
아..
오늘은 그런 마루에 앉아
맛있는 것 먹고 만화책 읽으면서 아무 생각없이 즐기고 싶은 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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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니까 옛생각이 나요.
옛날생각 조회수 : 312
작성일 : 2010-08-25 10:49:37
IP : 218.147.xxx.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8.25 10:54 AM (221.139.xxx.222)여기는 대구...
정말 비는 커녕..빛이 쨍쨍이예요...^^
아침부터 어찌나 더운지...
지금은 애가 없어서 망정이니 애 있으면 에어컨 틀고 싶을..그런 날씨네요...
이런거 보면...
한국이 아무리 좁다고 해도...
넓은것 같아요...^^2. 오늘 같은 날엔
'10.8.25 10:54 AM (121.162.xxx.238)딱 호박전이지요.
담장 넝쿨에 주렁주렁 매달린 연한 호박 하나 따다가,
체쳐서, 매큰한 고추도 몇 개 송송 썰어넣고,
지글지글 부쳐서 먹음 제맛이지요.3. 전
'10.8.25 11:04 AM (116.125.xxx.93)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친한 친구랑 커피 마시러 혜화동 갔던 기억이 나요.
근데 현실은 아니올시다입니다.
옷은 끕끕하고 까페안은 답답하고 창밖은 뿌얘서 아무것도 안보였죠.
그저 기분에 갔다가 실망만 왕창 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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