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을 읽고 오래 기억 속에 남는 부분
작성일 : 2010-08-20 08:40:55
908200
(키친이라기보다는 만월이겠군요.)
드디어 돈까스 덮밥이 나왔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나무 젓가락을 갈랐다. 배가 고프면......먹어야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양새도 먹음직스럽게 생겼지만,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굉장한 맛이다.
"아저씨, 정말 맛있네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라며 아저씨는 뿌듯하게 웃었다.
아무리 배가 고프다지만 나는 프로다. 이 돈까스 덮밥은 거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솜씨다.
고기의 질하며, 소스의 맛하며, 계란과 양파를 익힌 정도하며, 고실고실하게 지은 밥하며, 어디 흠잡을 데가 없다.
.
.
.
.
..
소설에서 맛있는 음식 묘사해놓은 부분 보면 감정이입 300%는 되어 미치겠어요.ㅠㅠ
이것도 집착이죠?
가장 재미있게...까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장면이 떠오르는 만화책도 '미스터 초밥왕'이에요.
초밥 좋아한대봤자 기껏 마트 초밥, 뷔페 초밥만 먹는 주제에
이거 보면서부터 참치 대뱃살의 기름기가 어쩌구 저쩌구 이런 대사만 자꾸 떠올라요.ㅋㅋㅋ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읽던 책들... 뭐 메리 포핀스 같은 책에서도 음식 얘기 나오는 부분은 끝부분 접어가면서 봤었네요.
메리 포핀스와 버트 아저씨가 그림 속 유원지에 가서 먹은 라즈베리잼 케이크 얘기 나올 때
라즈베리가 뭔지도 몰랐으면서 침을 줄줄 흘리며 읽었어요.^^
IP : 121.134.xxx.5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8.20 9:49 AM
(211.189.xxx.250)
저도 이 부분 무척 인상에 남았는데..^^ 저랑 비슷하신가 봐요.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에서 샌드위치 만드는 부분이 그래요..ㅎㅎㅎ
홀스 래디쉬 머스타드 뭐 이럼서..ㅋㅋ
2. 흐~~
'10.8.20 11:18 AM
(121.130.xxx.42)
저도 어려서부터 책의 맛있는 음식 묘사를 무지 좋아해서 일부러 그 부분만 골라 읽기도 했어요.
작은아씨들, 소공녀, 초원의 집 에도 맛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메리포핀스에선 생강빵 이야기도 침 고입니다.
계몽사 50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은 어느 부분에 먹는 이야기가 맛있게 묘사되었나 꿸 정도고요 ㅋㅋ
어릴 때 언니한테 그런 이야기 했더니 절 좀 신기하게 생각하긴 하더군요.
지금도 전 먹는 거 엄청 좋아하고 언니는 먹는 걸 안즐기긴 합니다.
키친은 젊을 때(거의 18년 전) 정말 인상 깊게 본 책이었어요.
음식과 재료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생생하고 감각적이던지 읽고 읽고 또 읽었지요.
요시모토 바나나 다른 책은 거의 안읽어봤지만 당시 키친은 제겐 거의 충격이었어요.
근데 뭐 일본 소설이 다 고만고만하니 그후론 다른 책들은 별로고, 제 감성이 열려있던 시기라 그랬나봐요.
김지원의 단편 중에 감자를 물에 데쳐 버터 두른 프라이팬에 볶아서 담아내는 장면이 있어요.
소설 제목은 기억 못하지만 그런 묘사들이 얼마나 좋던지 그 부분만 되새김질하며 읽었네요 ^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570673 |
대문글에 "우리 출신 학교 적어 보아요..." 8 |
그리움 |
2010/08/20 |
1,464 |
570672 |
살려쥉 ㅠㅠ 15 |
벌써 더워요.. |
2010/08/20 |
1,199 |
570671 |
큰일이에요 밥하기가 너무 싫어요 6 |
엄마 |
2010/08/20 |
809 |
570670 |
“불방된 피디수첩 4대강편 사업 지장 줄 내용 있다” 3 |
윤리적소비 |
2010/08/20 |
273 |
570669 |
코스트코에 파운드 케익같은거 3개 들어있는 빵 맛있네요. 3 |
코스트코 빵.. |
2010/08/20 |
943 |
570668 |
나의 '건강 스타일' 점수는? 셀프 건강 테스트! 1 |
윤리적소비 |
2010/08/20 |
358 |
570667 |
MP3잘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
다 날라간 .. |
2010/08/20 |
122 |
570666 |
8월 20일자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미디어오늘 만평 1 |
세우실 |
2010/08/20 |
142 |
570665 |
이럴수가 2 |
수정 |
2010/08/20 |
321 |
570664 |
동생 생기려고 하면 첫째가 이상한 행동을 하나요? 3 |
미신이라지만.. |
2010/08/20 |
1,135 |
570663 |
미스지니라는 쇼핑몰 혹시 아세요? 집근처에 오프라인 매장이 생겨서.. |
... |
2010/08/20 |
408 |
570662 |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을 읽고 오래 기억 속에 남는 부분 2 |
빠나나 |
2010/08/20 |
625 |
570661 |
남편이 어제 새벽 3시에 들어왔어요 2 |
흑... |
2010/08/20 |
701 |
570660 |
신용카드 |
abc |
2010/08/20 |
158 |
570659 |
광복절날 하늘에 휘날리는 대형 태극기 |
현풍 |
2010/08/20 |
155 |
570658 |
신축빌라에 들어왔는데... 마감재나 이런게 몸에 아주 나쁠까요? 5 |
신축 |
2010/08/20 |
485 |
570657 |
강아지 산책시킬때 늘 즐거워요 9 |
~ |
2010/08/20 |
910 |
570656 |
아반떼 유지비용 궁금해요 이전모델 |
. |
2010/08/20 |
324 |
570655 |
프랑스 유리 la rochere 2 |
라로쉐르 |
2010/08/20 |
365 |
570654 |
民은 경치는데 公僕후보는 사과하면 없던 일로… 위장전입 처벌 ‘이중잣대’ 2 |
세우실 |
2010/08/20 |
274 |
570653 |
곰팡이균.... 방안에 날아다니나봐요... ㅠㅠ 5 |
어쩌나요 |
2010/08/20 |
1,721 |
570652 |
아기엄마걱정되네요.. 1 |
.. |
2010/08/20 |
604 |
570651 |
우리남편 자기같은 사람없다고 한번 물어보래요. 154 |
난악처 |
2010/08/20 |
10,935 |
570650 |
천주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신도 100인 선언 추진 1 |
참맛 |
2010/08/20 |
163 |
570649 |
잠이 오지 않아서 노래 다운받고 있어요.. 추천해 주세요~~ 2 |
.. |
2010/08/20 |
321 |
570648 |
수정) 관리자님 보세요. 악질적인 의도로 글 남기는 남자아이들... 11 |
어이없다 |
2010/08/20 |
1,321 |
570647 |
골든 슬럼버 라는 영화 ~지금 보고 있는데... 1 |
나의 마지막.. |
2010/08/20 |
435 |
570646 |
입주한 아파트 곰팡이가 너무 많이 생겨요. 해결방법없을까요? 2 |
........ |
2010/08/20 |
904 |
570645 |
남편들 일찍 일찍 들어오시나요? 5 |
귀가시간 |
2010/08/20 |
614 |
570644 |
옥수수 100여개...껍질 벗기는데 약 3시간 30정도 걸렸어요 -- 5 |
생각보다 힘.. |
2010/08/20 |
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