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도 서비스업종에서 일합니다.
작년에 업무가 바뀌어서 그나마 사무실에서 관리도하고
외부에서 업무보는 일도 종종 있지만
작년 상반기까지는 고객님 댁을 방문해서 일처리하는
A/S기사 업무를 하였어요.
사실 저도 남편이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얼마나 힘든지, 기본 9시간 10시간을 훌쩍 넘는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급여는 엄청 짜고
지원은 거의 0% 가깝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거에요.
저희 남편은 통신쪽에서 일을 하지요.
통신쪽은 개통과 A/S로 기사분들 구분이 되고요.
두가지의 경우다 힘든 점이 있지만
저희 남편은 A/s기사였기 때문에 이쪽 관련해서 좀더 상황을 알아요.
고객분들은 인터넷이 안돼거나 할때 해당 통신사쪽에 a/s를 신청하게 되지요.
구역별로 담당하는 기사가 있지만
거의 한시간에 한집 또는 두집씩 다녀야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아요.
일반 가전이나 사무실 비품의 경우는 방문해서 그제품을 보고 부품을 갈거나해서
고치면 되니 공구가방 하나 정도 들고 방문하면 되지만
남편이 하던 A/S는 기본적으로 차가 있어야 해요.
인터넷선이며 각종 장치나 기구들, 아파트는 지하에서 작업하니까 불필요하지만
일반 빌라나 주택에서 일을 하려면 전봇대도 올라가야 하니 사다리도 기본으로
가지고 다녀야 하고 등등..
그래서 차는 필수입니다. 업무때문에 차가 필수이지만 회사에서 지원은 거의
0%입니다.
주유비 지원도 안해요 (지원한답시고 연봉에 포함을 해주겠네 어쩌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급여에서 주유비며 뭐며 빼면 급여 자체가 워낙 작으니 황당하지요)
회사-기사-고객의 예약 상황이며 이런저런 정보 확인및 고객님 댁에 방문하기
전에 전화를 드리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업무공유를 하는 핸드폰도 당연 필수이지만
PDA인가.. 여튼 필수이지만 이또한 회사 전액 지원이 아니라 매달 얼마 이상
나오면 급여에서 - 시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항상 -일수 밖에 없어요. 업무때문에 하루종일 통화를 하는데도
전액 지원자체가 안돼지요. 되려 급여에서 거의 몇만원씩 뺍니다.
저희 남편 밤 11시 12시까지도 일반 고객이 전화해서 물어보는 통화를 하는데도요.
급여 명세서에 4대보험외에 이것저것 빼는 게 더 많지요.
식대요? 전혀 지원 안합니다. 월급 받아서 점심 사먹어야 하고 회사업무 때문에 필요한
차량과 핸드폰이 90%이상을 사용해도 전혀 지원 안합니다.
지원하는척 한다는 것이 급여에 포함해서 해주겠다..지만 실상 급여가 오른것처럼
보일뿐 그런 비용을 제하고 나면 급여가 되려 -일때가 더 많아요.
상여요? 없습니다. 명절 보너스 일절 없구요.
토요일 무조건 근무, 일요일은 격주로 일했어요.
평일부터 일하는 주말 평균 근무시간 8시 30분부터 그날 하루 예약 건 다 끝날때까지입니다.
그래도 평균 퇴근시간을 내보자면 9시나 10시가 기본이 되고
일이 꼬여 잘 해결이 안되면 밤 11시가 넘어서 퇴근할때도 많았습니다.
보통은 1시간에 한집 정도로 시간예상을 잡지만
간단하게 해결되는 경우는 30분 내에서 끝날수도 있고 1시간이 아니라 2-3시간이
걸릴수도 있어요. 이건 통신사쪽의 배선이나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때때로 전기쪽이나 다른 이유로 문제가 되어서 그것까지 해결하다 보면
더 늦어질때도 있구요.
봄이나 가을은 그나마 편할 수도 있습니다.
계절이 도드라지게 예민할때가 아니라서요.
여름하고 겨울은 지옥입니다.
아시겠지만 그 어떤 일보다도 사람을 상대하는건 참 어려워요.
게다가 서비스쪽은 힘들어도 내색하면 안돼고 부당해도 표내면 안됍니다
고객이 왕이 되어버려서 말도 안돼는 요구를 해도 들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말 말도 안돼는 사람, 진상 중에 진상이 사람도 많구요.
그런 사람들이 꼭 함부로 사람을 부리고 자기 뜻대로 안해주면
회사에서 만족도 조사할때 말도 안돼게 등급을 줘버리고
그건 곧 그 해당 기사의 월급 차감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이런 쪽의 업무는 각종 장비가 많아요.
사다리 들고 다닐때도 많구요.
아파트는 그나마 나을지 몰라도 빌라, 주택단지는 진짜 발로 뛰어다니고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 하는지 모릅니다.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해서 진짜 쉴틈없이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
전봇대를 타고 선을 깔고 바꾸고 작업하고
비오듯 땀이 줄줄 흐리고 발은 냄새가 날 수 밖에없지요.
실상 본인들이 더 민망하고 힘들답니다.
깔끔하게 일할 수 있고 그럴 상황이면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겠습니까
양말 여유분 가지고 갈아신으면서 다니고 싶어도 쉽지가 않습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작업하다 보면 점심시간 훌쩍 넘기니까요. 그다음 예약된
고객 집에 방문하려면 어디가서 밥 먹을 시간도 안돼고)
거의 3-4시에 점심 먹는 것도 허다합니다.
예약 시간보다 늦으면 늦었다고 핀잔주고 평가에서 또 맘에 안든다고
낮게 점수 주면 그거 또 해당 직원 월급하고 연결되니 정말 점심 못먹고
일하러 가는 경우도 많고요.
땀 뻘뻘흘리고 하루종일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으니 좋지 않은 냄새 나서
본인은 민망하고 어려운데
그런 사람 앞에서 냄새난다고 씻고 좀 다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 a/s하러 왔는데 가구 좀 옮겨달라고 부탁을 위장한 강요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의 문제가 아닌데 알기 쉽게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로 고쳐내라
책임져라 하는 사람도 있고
해당 일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돕고 최대한 신경써서 처리하고 왔는데도
복장이 맘에 안드네 (배선작업하고 지하 통로에도 들어가고 하기 때문에 옷에 먼지외에
잘 지워지지 않는 기름때 같은 것도 종종 뭍기도 해요)
하다못해 뭐 말투가 친절하지 않네 해서 만족도 조사할때 또 안좋게 평가해서
역시나 ...
정말 억울하고 황당해도 큰소리 한번을, 아니 큰소리가 아니라 소리 한번을 내기
힘듭니다. 회사에서 임원들이 그런 직원들을 이해하고 복지에 신경쓰느냐..전혀요
직원 등골을 빼먹을 겁니다. 어떻게든 일은 더 시키려고 하고
급여가 오르기는 커녕 더 차감하려고 혈안이고
고객은 고객대로 앞에서 웃고 뒤에서 안좋은 평가 주고..
겨울에는 또 외부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으니 추위와 싸우고 ...
참 연휴에도 거의 못쉬고 명절때도 돌아가며 일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명절때
일하는 사람들처럼 수당을 곱으로 쳐주는 것도 아니고요.
처음 일을 이쪽으로 접해서 몇년 일하다 보니 정말 부당하고 힘들고
급여는 넘 작은데 가정생기고 나이 있다보니
그만두고 전혀 다른 직종으로 새로 일을 시작하는 것도 힘들고요.
20대 젊은이들은 쉽게 들어왔다가 오래 못버티고 나가고
그 빈 공간은 기존직원이 또 분담해서 일해야 하니 업무가 엄청나지요.
이쪽도 직원이 좀 많아야 하지만 회사는 어느정도 직원으로 버티려고하니
기존의 직원들의 업무량은 배가 되면서 회사에서 지원은 터무니없고요.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도 많지만 용기내어 그만두기는
가정도 있고 나이도있고 같은 직종은 회사만 바뀌는 것일뿐 대우는 똑같고요.
그렇다고 서른 중후반에 아주 새로운 일을 찾기에는
형편도 여유롭지 못하고요.
그러니 참으면서 하루 하루 버티는 경우도 많답니다.
밑에 어떤분의 서비스관련 기사님 글 읽고 조금 상황을 아는제가
긴 넋두리를 대신 풀어봤어요.
냄새나는거 복장이 좀 그래보여도
조금 이해해주세요. 본인들도 정말 힘들어 한답니다.
깔끔하게 보기좋게 일하고 싶어도 상황이 그리 안돼니
싸늘한 눈총으로 쳐다보는 고객님 앞에서 정말 민망해지고
어렵고 힘들대요.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밑에 서비스기사님 관련 글 읽고...
이해해주세요 조회수 : 309
작성일 : 2010-03-22 13:10:50
IP : 61.77.xxx.15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래요
'10.3.22 1:26 PM (119.192.xxx.220)뭐든 생각하기 나름이죠. 본인은 얼마나 죄송하겠어요?
내 가족 생각해서라도 따뜻한 물한잔이라도...
원글님 남편은 참 행복하시겠어요. 원글님의 애정어린 .....2. ....
'10.3.22 2:14 PM (203.247.xxx.210)어쩌면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 생산이나 판매는...투자를 해서 키워야 하는 부문이고
수리는...축소하고 싶은 유지가 아니겠나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마음 짠하게 잘 읽었습니다...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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