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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하네요.
저는 친정엄마도 일찌감치 돌아가셔서 안계시고 친정 쪽에 가깝게 교류를 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남편이 출장 가있는 동안 4살 딸 아이를 오로지 혼자 돌봐야하니 제일 걱정 되는 게 건강 문제더라구요.
아이 낳고 난 뒤에 남편이 곁에 있으나 없으나 지금까지 주변 도움 전혀 받지 않고 아이 키우면서 잘 지내온 편인데 그래도 남편 부재중에 아이가 덜컥 아프기라도 하면(혹은 저 혼자 많이 아프거나 하게 되면) 나름 큰 일이겠다고 생각했지요.
안그래도 신종플루다 뭐다 요새 말들이 많아서 가급적 외출도 삼가하고 위생관리 철저히 하면서 잘 지냈어요.
그런데 지난 주말에 시댁 쪽 친척 결혼식이 있었어요.
저희 시아버님의 사촌의 아들 결혼식이었는데 시부모님은 저는 당연히 가는 걸로 알고 계시더라구요.
뭐, 안갈 것도 없지만 굳이 남편도 없는 이 시기에 사람 북적대는 결혼식장을 아이 데리고 가야 된다는 게 저로서는 좀 부담되더라구요.
평소에 아주 교류가 활발한 분들도 아니고(저희 남편이랑 그 결혼식 당사자랑 전혀 만날 일도 없고 연락도 하는 사이도 아니구요) 솔직히 저는 슬쩍 빠져도 아무도 찾지 않을 그런 분위기 아시죠?
그런데 어이없게도 당신 딸들도 안입는 한복을 저보고 그 날 입으라고 하시질 않나(사촌들도 양장 입던데 육촌뻘 며느리가 무슨 한복을...), 아이 데리고 꼭 가야 된다고 하질 않나...
예식장이 좀 낡은 건물인데다 유동인구가 워낙 많은 건물이다 보니 기분이 영 찜찜했거든요.
결혼식 마치고 바로 오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늦은 시각(4시가 넘었어요)에 밥도 먹고 간다고 하고...
(그것도 미국산 쇠고기 나오는 뷔페... --;)
계속 아이가 신경 쓰여서 집에 와서도 바로 깨끗이 씻기고 신경 썼는데... 휴... 이틀 지난 그저께부터 감기 증상 나타나고 어제 오늘은 열도 계속 있네요.
완전 고열은 아닌데 평소에 건강하던 아이가 미열이 계속 오르락 내리락...
남편도 멀리 가고 없는데 아이 아프니 정말 속상해요.
잠든 아이 머리 만져보니 이마가 뜨끈하네요. 열은 37.5 정도 왔다 갔다 하구요.
관계상 별 중요하지도 않은 결혼식 자리에 며느리 혼자 꼭 가야 된다고 한 시부모님이 갑자기 원망스러운 것이... 그냥 너무 속상해요.
남편 없는 동안 내 딴엔 정말 작은 거라도 조심 조심하면서 아이 키우고 있는데 그런 배려도 안해주시는 게 화나구요(당신 외손주들은 조금만 이상한 자리에도 가지 말라 하면서...)
제가 간다고 해도 '아범도 없는데 혹여 아이 감기라도 옮으면 너 혼자 힘드니 이번엔 그냥 있거라. 결혼식 가서 사정 잘 말해줄께'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지...
(하긴 신종플루는 걱정도 안하시고 아이 데리고 사람 엄청 많은 교회 꼬박 꼬박 나가야된다고 강조하셨던 분들이니... ㅠㅠ)
휴... 이마 뜨거운 채로 잠들어있는 아이 보니 너무 속상해서 주절주절 하네요.
내일 날 밝는 대로 가까운 병원 데리고 가봐야겠어요. 혹시 신종플루는 아니겠죠? ㅠㅠ
1. 정말
'09.10.30 12:50 AM (211.245.xxx.40)정말 시부모님들...좀 너무하네요.
그와중에 꼭 원글님까지 결혼식에 참석해야할 이유가 뭐라고
한복까지...ㅡㅡ;; 그래서 정말 한복입고가셨나요??
아기가 아프다니...몸도 마음도 너무 힘드시겠어요.
신랑오시면 하소연하시고 푸시구요. 내일 병원에 가보세요~
플루는 아닐거에요~넘 걱정마시구요^^2. 정말
'09.10.30 12:51 AM (211.245.xxx.40)앗~다시읽어보니 간단한 출장이 아니고 내년3월까지네요ㅠ.ㅠ
정말 시부모님들 너무하셨네요..
신랑분게 전화로 다 이르세요^^;;3. 후회
'09.10.30 12:55 AM (59.19.xxx.228)정말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중간 중간 계속 아이 머리 손 대보고 체온계로 열 체크하는데 자기 전엔 분명히 열이 떨어졌었는데 좀 전에 보니 뜨끈해서... 갑자기 울컥하네요. ㅠㅠ
그 날 결혼식만 안갔으면 괜찮았을텐데... 자꾸 그 생각하니 시부모님이 원망스럽고 그래요.
당신 딸은 늘 곁에서 손주 봐주고 집안 일 다 도와주시면서 그런 도움 한번도 못받은 저한텐 그 정도 배려도 못해주시고... 이래 저래 남편도 없는데 서렵네요.
한복은 제가 아이 낳고 살이 많이 쪘더니 결혼하면서 맞춘 게 사이즈가 안맞아서 다행히 안입고 가도 되었구요(그 날 한복 입고 갔으면 사람들이 쟨 뭔데 지가 한복 입고 난리야? 할 뻔 했어요. 가까운 친척 형제들도 다 양장 입었더라구요). 그나마 다행이었죠. ㅠㅠ
암튼 아이 아프니 너무 속이 상해서 주절주절 했는데 따뜻한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되네요. ㅠㅠ4. **
'09.10.30 12:58 AM (122.37.xxx.100)다음부터는 의사표현 딱 부러지게하세요... 그러다 평생 끌려다닙니다.
5. 후회
'09.10.30 1:00 AM (59.19.xxx.228)**님, 이번 일... 다음에 시부모님들께 말씀드릴려구요.
아이가 결혼식 다녀오자마자 많이 아프더라... 남편도 없는데 혼자서 힘들었다 이런 식으로요. ㅠㅠ
그리고 다음부턴 정말 의사표현 딱 부러지게 꼭 하리라 결심했어요. ㅠㅠ6. //
'09.10.30 8:44 AM (125.181.xxx.133)시댁 식구들로 인해 벌어진 사건들은 더 억울하고 속상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아기 괜찮을거예요 힘내세요!!!7. 에효.
'09.10.30 10:06 AM (61.73.xxx.19)아기가 아파서 힘드시겠어요.
근데 사사껀껀 며느리 끌어들이시는 시부모라면..
담주에 아들오는것도 아니고 내년 3월까지 없는 아들 없다고
그때까지 며느리 없는셈 치지도 않을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도 무조건 가자고 할 시부모들이구만요.
아들없다고 며느리 안오는거 이해 못하더라구요. 울시부모님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