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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곳이. 아픈 사람을 더 피폐하게 만드네요

주녕 조회수 : 597
작성일 : 2009-10-29 10:18:47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린 어렸을때 부터 아프면 병원가고,
걸핏하면, TV광고에서도 뭐뭐뭐 하면 의사와 상담하세요~~ 라는 카피 문구를 흔히 볼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한방이나 민간요법등은 완전 무지하고 무식한 것으로 일삼으면서
정작 그들은 환자를 위해서 해주는 것이 무엇인가요..


병원이란곳, 의사라는 사람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치료해주는것이 존재 이유일겁니다.

그래서, 사회적비용과 개인적비용이 어마어마 하게 들어가도,, 그려려니 하는것이고요.

그래서 우리는 아파도 일단 병원에 가봐,, 의사한테 물어봐.. 라는 말을 달고 살지요.
아프면 사람이 왜 아픈지 몰라 불안하고,
그 불안한 심리를 뽀족한 방법이 없더라도
의사를 찾아가, 안심을 찾을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지요..

그러나, 현대의학과 현재의 의료수준은
그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무슨말을 하는지..
아빠가 간경변 말기
의식혼수로 서울대 응급실에 구급차까지 타고 찾아갔지만,
의식도 없는 사람을 8시간 넘게 휠체어에 방치하더군요..
그렇게 둬도 환자한테는 이상이 없다면서...........
그걸 보고 있어야 하는 보호자 마음은.. 정말.. ㅜㅠ.

이번에도, 아빠상태가 안좋아져서
구급차불러서 가고 있다는데,,

저는 걱정부터 됩니다.
아빠상태 안좋은것은 지병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응급실에 가고 있다는 상황자체가.. 겁이 납니다.

아픈사람 병원에 데려가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걱정입니다. 두렵기 까지 합니다.
응급실 가서 고생할거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처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환자취급은 물론, 인간취급도 제대로 못받겠구나  그런 취급에
또 어쩔수 없이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구나...



당해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내 부모는 다 죽어가는데, 의료진들의 차갑고 냉담한 태도를 부딪힐때면,,
환자가 너무 많아서 어쩔수 없다,
침대가 적은게 우리 병원의 단점이다.

그렇담 다른 병원 보내달라 하면, 이미 검사들어간것때문에
검사결과 나오면 선생님 만나보고 그때 결정해라.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10시간은 그냥 가네요. ㅎㅎㅎ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결국 지치고, 처음에는 발끈하던 상황도, 그냥 그렬려니~~~
중화되어 가는것..

그것이 우리 병원의 현주소입니다.

그렇게 그 곳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무덤덤해
기가찰 노릇도,, 거기선 그렇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겁니다.

폭력도 습관성이 되다는데,,

지금 현재 모든 의료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에 대한 폭력들...

우리는 매번 당하기에..  맞아도 그려려니.. 맞을짓을 했구나.. 하고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에도, 말대꾸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환자에게 가해지는 병원의 폭력은

환자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응하고 맞서야 하는 보호자와 가족들의
건강했던 심신마저 피폐하게 만드니,

그것은 정말 잔인한 폭력입니다..

아픈사람이 낫기는 커녕,, 안아픈 사람도 덩달아 아프게 만드는
이런 무자비한 일들이 자행되는
의료현실..

정말 방법이 없는겁니까?

서울대 응급실 정원이 36명인가 한답니다..  현재 환자는 60명이상.

응급실상황 알아보려 응급실로 전화하니.
쌀쌀맞은 목소리로,, 오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하랍니다..

원래 내원하던 환자인데, (자기들 환자면 지들이 책임을 져야지 .. 한다는 소리들하고는..된장..)
저도 왠만하면 다른곳 가고 싶지만, 상황이 위급한지로
그래도 다니던 병원에 가야 추가적인 검사없이 바로 조치 받을수 있을거란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야합니다.

몇년전 병으로 아버지를 잃은 친구에게 사정을 애기하니.
자기들은 아예 간이침대를 장만해서 다녔답니다. ㅎㅎ
그러니 이건 한병원에만 국한된 일이 아닌가 봅니다.

환자는 넘쳐나고, 병원에서는 발에 밟히는게 위급환자다 보니..
아쉬운 사람들이 알아서 챙겨야 겠지요..

의료설비들은 최첨단으로 점점 발전하고,
왠만한 병들은 다 백신이 나와서
애기들 예방접종비만 해도 도대체 얼마입니까...
암튼 나날이 의료기술은 발전하는데

왜이리 환자가 많을까요...
의대 정원은 항상 풀로 차서 못들어가서 안달인데,
그 많은 의사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병원에 24시간 붙어 있어도, 의사란 사람 얼굴 제대로 보기 힘드니..

모두 성형외과 개원했나요?

응급실에서 고생하는 간호사 인턴들도 불쌍하고,
환자들도 불쌍하고,,

참 모든것이 참 많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애기엄마라 집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화통만 붙들고 있자니
심란하여,, 그간 들었던 생각들을 자개에 끄적여 봅니다..

에휴~~
IP : 124.49.xxx.18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09.10.29 10:39 AM (58.233.xxx.54)

    밤에 다리에 쥐가 날것같은 마비감으로 누워있지를 못하고 몇시간 서있다 오죽하면 밤에 택시타고 응급실에 갔을까요. 여의사(레지던트쯤 됐겠죠?)말이 "저두 맨날 다리 아프거든요?"..... 그래서....어쩌라구? ..... 다시 남의사가 독해서 위를 다 버려놀 지경인 약 처방해주곤 집으로 보내더라구요. 그 약 며칠 먹고 위가 부서질뻔 하고 증세는 더 심해져 기다시피 한의원 갔더니, 보자마자 허리근육이 뭉쳐 다리에 마비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거의 다 나아가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느낍니다. 아직 의학의 길은 멀고 의사의 능력엔 한계가 있습니다. 완치 시켜달라는 거 아닙니다. 환자에 대한 '측은지심' 그리고 환자마다 다른 증세들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하려는 자세' 이런 의사가 화타지요.

    저번에 MBC 다큐멘타리에서 신장이식 수술 받고 평생 먹어야 하는 독하디 독한 약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들어 그 약을 끊고 몇십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었지요. 그 사람을 수술한 의사가 그럴리가 없다고 그사람을 보고싶다고 병원으로 부르더니, "내가 그약 끊으면 죽는다고 했는데 왜 끊었냔 말이요?" 하며 다그치더라구요. 당신은 운이 좋다면서... 운...? 그사람이 한 방법이 옳다고 가능성이 있다면 그걸 배워보고 연구할 생각은 안하고.... 그 뿌리 박힌 권위의식이라니.....하긴 사람의 인격이 다양하듯...의사의 인격도 다양한게지요.... 병원도 그러하겠구요...환자에 대한 측은지심... 측은지심....

  • 2. s
    '09.10.29 10:45 AM (61.254.xxx.210)

    울아빠도 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님 글을 보니 그 절절함이 제 가슴에 그대로 사무칩니다..

  • 3. ...
    '09.10.29 11:42 AM (112.216.xxx.146)

    꼭 환자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병원을 가셔야 하나요...

  • 4. ...
    '09.10.29 12:14 PM (221.151.xxx.47)

    간경변 말기면 이미 진단도 받으셨으니 적당한 2차병원에서 편하게 계시게 하는 나을거예요.
    굳이 매번 응급실로 가시지 마시고요. 그들도 사람이고 힘들어 그럴 가능성이 많답니다.심신이 힘들고 고된 상태서는 친절하기 힘들죠. 저도 병원서 근무하지만 ( 주로 접수와 보조만 하는데도) 오전엔 친절하다가도 지속적인 보호자들과의 무례하고 무리한 요구가 지속될 때에는 사무적으로 된 답니다. 특히...반말하시고 자기아이가 토한 것 치우는데도 안도와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 5. 주녕
    '09.10.29 1:18 PM (124.49.xxx.185)

    저도 적당한 2차병원으로 옮겨서 다니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간이식을 받게 될경우(현재 조건되는데로 이식해줄사람 나오면 바로 하자고..함)
    그나마 서울대가 싸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다니고 있습니다.
    억울한 사람은 환자지요.. 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냥 감기 증상으로 대학병원 찾은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 전에 집근처 다른병원에서 오랫동안 약처방 받았는데, 결국 이지경이 됐지요..

    또, 병원을 옮길경우, 그동안의 모든 검사내용을 왜 돈을 주고 뽑아가야 하는지도 잘 이해가 안됩니다. 이건 다른애기지만요.
    환자가 병원과 의사를 선택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네요.
    2차 병원이 친절하다는 보장도 없고요.. 대학병원이나 2차병원이나 다 거기서 거기.
    동네병원도 마찬가지. 그냥 간단하게 약처방해주는거 아니면
    골치아픈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보내는게 쉽습니다.
    저는 전반적인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애기하고 싶었습니다. ...님.

  • 6. 간경변
    '09.10.30 9:54 AM (121.165.xxx.121)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강견병이라는 병 자체가 병원에서 참 대책없어하는 병이라서 더 그럴지도 몰라요.
    친구 아버지가 간경변으로 결국 돌아가셨는데, 음주를 절대적으로 끊어야 하는데 술 또 드시고 그러면 또 악화되고 그것의 무한반복...
    원글님 아버님은 어떠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간경변환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된다네요.
    서울대병원은 전국에서 응급환자들이 몰려들기때문에 교통사고나 알콜환자는 응급실에 받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넘쳐나니까...
    그리고 경험상 응급실로 밤에 가시지 말고 가능하면 응급실 가시더라도 낮에 가세요.
    낮에 훨씬 더 일손이 많거든요. 밤엔 인턴들과 당직레지던트들만 깨어있지만 낮엔 그 윗사람들도 다 깨어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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