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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위 사주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에게...

^^ 조회수 : 1,107
작성일 : 2009-10-20 16:38:25
궁합무용론(宮合無用論)




고 류충엽선생께서 중앙일보 시사 월간지 'Win'에 연재했던 글이 ‘역문관 야화’라는 단행본으로 199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중 궁합무용론(宮合無用論)입니다. 현재 도서출판 신지평에서 출간했던 ‘역문관 야화’는 절판이 되어 그 좋은 내용이 접할 수 없어 부득이 일부 내용을 여기에 옮긴 것이니 저작권과 관련하여 널리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문기자 주)


세월이 화살같다. 질통 더위도 가고 아침 저녁으로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가을이 되면 궁합을 보러 오는 사람이 늘어 난다. 인륜의 대사라고 일컬어지는 결혼에 대한 불안감, 과연 자신의 결혼 생활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의 의문... 이런 심리가 사람들로 하여금 궁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 같다.

학문적 견지에서 궁합이란 남녀 한 쌍의 사주 원국에서 재관인식(財官印食)의 희기(喜忌), 운로(雲路)의 순역(順逆)을 따지는 일이다. 이러한 원칙들이 비슷한 경우를 좋은 궁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궁합이란 대단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남이(南怡) 장군에 관한 일화는 좋은 궁합의 일례를 보여준다. 어느 날 남이는 홍시를 먹고서 죽어가는 권람의 딸을 구한 인연으로 혼담이 오가게 되었다. 권람은 장안의 이름난 술객 홍계관에게 궁합을 물었다. 홍계관은 남이의 사주를 평하기를, ‘25세에 병조 판서에 오를 것이요, 28세면 죽을 것이지만, 권람의 딸은 그보다 더 단명하고 후사도 없을 터이니 천생배필’이라고 했다. 과연 권람의 딸은 남이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고, 남이도 역시 28세에 모함을 받아 죽고 말았다.

명리의 금언(禁言)에 [연불언(緣不言)-남녀으 인연을 말하지 말라]이라는 것이 있다. 궁합의 시비를 논함으로써, 남녀의 인연을 끊어버리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본래 궁합은 서로를 대면하기 전에 보는 것이지, 인연이 맺어진 뒤에 보는 것은 아니다. 서로 미래를 약속하고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궁합을 본다는 것은 배우자에 관한 결례일 뿐이다. 게다가 궁합이 맞지 않으면 결혼을 고려해 보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학들이 연불언을 말한 것은, 남녀의 인연이 단순히 세속적 원칙으로만 가늠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명리의 고전 ‘적천수(滴天髓)’에는 이것을 ‘부처인연숙세래(夫妻因緣宿世來)’란 구절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숙(宿)은 숙명이라 뜻으로, 남년의 인연은 본래 숙명적이란 의미이다.

실제로 부부의 사주를 놓고 비교해 보면, 부부의 인연이 과연 숙명적임을 느낀다. 남편의 희기(喜忌)가 부인의 사주에서 나타나고, 부인의 희기(喜忌) 역시 남편의 사주에서 발견된다. 남편의 건강이 위험한 시기에, 부인의 사주 원국에서 남편운은 악운(惡運)으로 접어든다. 이런 사실은 부부란 인생의 행로가 일치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반증해 준다.

주역의 세계과에 심취했던 17세기 독일의 철학자요, 수학자인 라이프니쯔는 ‘예정 조화설’이라는 학설을 내놓았었다. 이 학설의 골자는 독립된 관현악단이나 합창단이 저마다의 악보를 연주하지만, 지휘자에 의해서 조화를 이루고 있듯이, 각각의 단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도, 각각이 지닌 법칙에 의해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조하되고 있다는 이론이다.

예정 조화설로 부부의 인연을 바라본다면, 좀더 파악하기가 쉬워진다. 처음에는 우연적일 수 밖에 없는 남녀의 만남은, 운명의 상화 작용에 의해서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결혼이란 인연을 맺게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바르지 않고서, 올바른 상대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하즐은 늘상 조화를 이루려고 하기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게 한다. 탕남(蕩男)은 탕녀(蕩女)와 만나고, 과부가 될 여자는 단명할 사람과 만나며, 고아한 선비는 요조 숙녀와 만난다.

궁합을 보고 배우자를 간택하는 것은, 세속의 안락함을 구하려는 인간의 간교한 잔꾀에 불과하다. 인간의 잔꾀로 천도(天道)의 법칙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세사(世事)의 어지러움으로부터 떠난 어떤 사람은 인간의 잔꾀를 이렇게 탄식했다. ‘만사분이정 부생공자망(萬事分已定 浮生空自忙)- 모든 일의 분수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덧없는 인생들은 공연히 서둘기만 하는구나.’





글. 老石 류충엽(柳忠燁)

저자약력

1949년 대전사범대를 졸업하고 1957년 탄허스님 문하에서 역학을 배우다가 1972년서울에서 역문관(易門關)을 창설했습니다.그 후, 도계 박재완 선생 문하에 입문하여(1973년) 도계 박재완 선생 문하에 입문하여 도계 선생의 수제자로 알려졌습니다.(일부에서 박재완 선생의 부음때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대외적으로 수제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08년 3월 25일 새벽 향년 85세로 별세하셨습니다.




IP : 114.207.xxx.1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0 4:40 PM (114.207.xxx.169)

    아래 댓글에 어떤 분이 쓰신 것처럼 둘의 사주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사람끼리 만나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운명이나 팔자가 비슷하게 풀리게 되지요. 그게 인연인거구...

  • 2. **
    '09.10.20 5:07 PM (122.47.xxx.10)

    도움되는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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