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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후회감을 잘 극복하는법 가르쳐 주세요.

할머니 상 조회수 : 677
작성일 : 2009-09-22 18:56:57
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생전에 너무 요란하셨는데 돌아가실때는 너무 조용하게 가셨네요. 지난주 인데 날씨도 너무 좋았고 또 집안에

사소한 일들도 없었고 또 명절 전후면 조금 복잡했을 텐데 중간이고...

하루이틀 심각하셔서 대학병원응급실로 오전에 옮겼는데 그때부터 의식이 없으셨는데 저녁때 돌아가셨어요.

그날은 정말 돌아가실줄 몰랐어요. 여러번 있었던 일이라서요.

장례식도 치루고 삼오제도 끝났어요.  집은 아무 일도 없는 듯 하네요.



저희 집 에서 5분도 안걸리시는 데 사시는 데다  늘 저희 애들 보러 오시고 저희 아파트 경로당에 오시고 거의 저희와 지내다 시피 했어요.

요양병원에 7개월계시는 동안도 너무 요란하셔서 정말 힘들었고 사시는 동안도 너무 이기적이라 할머니 돌아가시면 눈물 안 흘릴꺼야 하고 다짐한 적도 몇번 있었어요.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하셨어요.  


최근에 내가 얼마 살 것 같지않으니 3-4일에 한 번이라도 와라, 하룻밤이라도 자구 가라.  하신말씀과 그것을 못한 것과 마냥 사실 것 같아서  때론 귀찮기도 하고 의무적으로 대한 것들......

안계시니 제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살았는 가 깨달았습니다.

어디가셔서 맛있는 걸 드시면 우리아이들 준다고 꼭 싸들고 뒤뚱뒤뚱 급하게 아이들 이름부르며 급하게 오시면
저는 이런게 가져오지 마세요. 하고 타박을 해도 늘 변함없이 가져오시고 아이들을 먹이십니다.

어쩌다 집안을 치우면 이제 살림을 잘 하는 구나 하시고  돈없는데 시집가서 고생한다고 속상해 하시고 ...

저는병원 모시고 다니며 내차를 할머니가 제일 잘 쓴다고 매일 생색내고 ...


저한테 의지많이 하셨는데 제가 다정스런 성격이 아니라 몸한번 손한번 제대로 잡아드리지 못했어요.
가끔씩 할머니 오늘도 살아있구나 감사하고 하나님을 믿으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웃고 지내세요.하면 니가 그런
말을 해줘서 너무 좋다. 하시던 모습.....


저번에 어떤 글을 읽으니 암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그 고통을 다 받는다고 하는 글을 읽으니 할머니가 너무 오랜 기간을 암고통으로 진짜 너무 너무 아프셨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암 수술하고 만 4년 넘었거든요. 근 1년은 정말 통증이 심해서 차라리 돌아가시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본인도 죽고싶어 런닝을 이로 뜯고 이불도 뜯고 노력을 하시더라구요. 목메신다고 ....

46년을 할머니와 지낸 것 같아요.  자랄땐 정한번 안 주셨지만 크고 나서 결혼하면서 저를 정말 사랑해 주셨네요.
저는 정말 할머니에게 함부로 말하기도 하고 상처도 드린 것 같아요.

어디 모시고 가면 아이 좋아라 하면 정말 좋아하셨는데...

너무 후회스러워요.  이렇게 갑자기 가실 줄은 몰랐어요.   다들 사실만큼 사시고 좋은데 가셔서 고통없이 지낼거니까 별로 아쉬워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저희 엄마는 지금 많이 힘들실 꺼에요.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이 나서 엉엉울어요.
보고 싶어서 답답해요.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은데 안 나오세요.  입관할 때보니까 정말 주무시는 것 같았어요.


아버지는 10년이 되니까 몇년전부터는 생각이 안나요. 이번 삼오제때 할머니 제 지내고 근처 아버지 납골당에 도 갔는데 이름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는데 또 잊어버리네요.


할머니하고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인지 (거의 날마다 저희집에 오셨음)  이 슬픔이 얼마나 갈까요?
바쁘고 힘들면 좀 나을 까요?   동네 할머니들을 보면 너무 눈물이 나고 동네 길도 다 할머니 가 다니시던 모습이 떠오르고 ...

아 너무 후회스러워요. 잘 해드릴껄  얼마못사신다는 걸 그날은 잠깐 잊었나봐요. 마지막날이라도 잘 할 껄...

IP : 124.55.xxx.2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09.9.22 7:23 PM (59.8.xxx.24)

    울아버지 잘 못해드렸답니다
    그런데도 돌아가시고 삼오제 끝나고 아버지 추억을 그냥 간직하고 살기로 했지요
    눈물이요.
    아버지 비슷한분 보면 그냥 웃습니다.
    그리고 후회와 슬픔은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그 상황이 다시오면 어떻게 더 잘할수 있겠나
    저는 아니었어요
    아버지가 다시 살으셔서 그 상황이 온대도 내가 하는 해ㅔㅇ동은 거기서 별로 변할게 없더란거지요
    그러면 그게 나인겁니다.
    나로썬 맘에 들던 안들던 나름으로 최선으로 한거지요
    그리고 내가 우는거 울아버지 안바라신다는거지요
    울아버지는 내가 잘웃고, 잘떠들고 잘까부는걸 참 좋아하셨지요

    아 그놈 참 시끄럽네...하시면서 항상 웃으셨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살아갔어요
    삼오제 끝나고 울음도 함께 보냈지요
    그리고
    길거리에서 아버지 비슷한 어른이 상황이 안좋으면 울아버지 생각나서 소주값넣어요
    울아버지 소주 좋아하셔서
    그 어른도 상황이 그렇지만 누군가의 아버지잖아요

  • 2. 그래도
    '09.9.22 7:40 PM (119.149.xxx.4)

    힘내세요. 저도 엄마보다 더한 할머니 보내드리고 어찌나 허전하고 마음이 아프던지...
    함께한 그 많은 세월을 어떻게 단숨에 잊겠어요.
    그저 좋은 곳에서 편히 계시길 바랄뿐이고..
    지나고 나면 어떻게 해드렸던지 후회는 남을것 같아요.
    저도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후회되는것이 왜 돌아가시고 나서인지..
    그나마 위로라면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을거라는..
    너무 자책마시고 억지로 잊을수는 없을꺼니까 한번씩
    그리워하면서 세월이 지나면 그래도 조금 흐릿해 집니다.
    내 할머니 여서 감사하고 오랫동안 좋은 추억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
    다시 눈시울이 젖내요.

  • 3. 너무
    '09.9.22 7:48 PM (220.88.xxx.254)

    슬퍼하면 가시는 길에 미련이 남아 좋은곳으로 가지 못한대요.
    산 사람 위해 만들어낸 말이라 해도...
    할머니 생각 날때마다 좋은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시라고
    기도해 드리면 되죠...

  • 4. 저도 아빠.
    '09.9.23 12:37 AM (211.49.xxx.61)

    아빠한테 잘해드리지 못했어요. 아빠 돌아가셨을때 정말 슬프고 어떻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런데 고모가 너의 남은 인생 열심히 살아주는것이 효도라고...
    그말에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요.
    부모는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니까. 님의 할머님도 님이 잘 살아주길 기도하실꺼예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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