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부당해고 당하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맘이 너무 아리고 아파요.

맘 아픈이 조회수 : 896
작성일 : 2009-07-03 09:22:00
저는 영어 강사입니다..
학교든 학원이든 영어를 가르치는 곳은 어디든 가르쳐요.
작년 1월에 신설 영어 및 수학 전과목 학원에서 제가 요구하는 월급을 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해서..
나름 열심히 일을 한 것 같아요.
일단 그 곳에서 일을 결심한 이유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일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이 좋지않으면 참 힘든 일이니까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3개월 정도 일을 한 후 ..
어느 모 고등학교에서 3년 계약으로 일을 같이 했으면 해서..(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를 하셔서)
저 한테는 너무나 아까운 기회였기에 이 학원의 원장님을 찾아뵙고 조심스럽게 힘든 부탁을 드렸어요.
사람 구할 시간은 드리겠노라고...그리고 너무 죄송하다구요. 젊은 사람 한명 구제한다고 생각하고 저를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학원 일의 특성상 학원 강사들은 계약서 같은 것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나가고 싶을때 한달이나 두달정도의 통보 기간을 주고 그만두는 게 통상이고..
요즘 ..대부분의 젊은 강사들은 그만두고 싶을 때 언제든지 그만두는 편입니다.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더니 ...
절대로 안된다고...눈물까지 보이시면서 한번만 봐 달라고..제가 꼭 필요하다구요.
제 생각에는 이 학원은 그냥 초등 중등 위주의 작은 학원이고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아이들은 없었기에..
제가 그냥 보통 선생님 구하셔서 꾸려나가시는 게 부담이 적지 않겠나고 말씀 드렸어요.
저는 계속 토플과 토익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영어를 위주로 쓰기 때문에 조금은 맞는 않는 부분이 있다고도 말씀을 드렸구요.
약간은 제가 빠져나가고 싶은 핑계도 되었음 싶었구요.
원장님 (두 자매) 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시고는 한번만 부탁드린다고 거듭 말씀하시더군요.
집에가서 남편과 상의하고 그리고 부모님과도 상의를 했습니다..
결론은 그래..
내 욕심 때문에 저를 믿고 뽑아준 그 분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과감히 학교일은 포기하라고 말씀하셔서 저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열심히 일을 해 보잔 다짐을 했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무 시스템도 없던 그 학원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고 책들도 모두 바꾸고...
힘들었지만 보람도 컸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좋은 대우도 해 주셨고..
사람들도 참 좋은 사람들이라 친 언니들 처럼 제 맘을 보듬어 주셨으니까요.

제가 처음 일을 할 때 원장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1년 정도 일을 할 수 있고 나가기 전에 무조건 2달 전에 말씀 드린다구요.
그런데,, 계획이 바뀌어서 1년 더 하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남편 직장때문에 어떻게 된지 모르니까 꼭 두달전에는 말씀을 드린다구요.
원장님은 제가 나갈까봐 항상 노심초사 하는 것 같았고 어느때 부터인가 마음을 안여는 듯...
1년 6개월째,,,
6월 30일날..
원장님께서 좀 보고 가라고 하시길래..
무슨일인가..무슨 심각한 표정이었어요.
....

중간 생략하고..
오늘까지만 일하고 그만 두었으면 합니다................
이게 무슨 날벼락도 ..유분수지.....
저는 처음에 무슨 말을 해야할까...목이 메여서 말하기가 힘들었지만 ..
애써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건 아니지 않냐고...
제가 나간다고 말씀을 드린것도 아니고 그만둔다고 한 일도 없는데..어찌....
원장님은 언젠가 선생님은 떠날 것이고 (언젠가는 모두들 떠나지요)
그 때..또 좋은 선생님을 구할 수 있다는 자신도 없고....
지금 좋은 선생님 나타났을 때 붙잡고 싶다구요.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이기적이냐고 따졌습니다.
그래서 ..일 잘 하고 있는 사람을 이렇게 쫓아내냐구요.
어떻게 저 한테 이럴 수 있냐며 ..펑펑 울었어요.
그래서 제가 계속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불편해서 어떻게 같이 일하냐구요..
불편하지 않다고 ..원장님들 안보고 아이들만 보고 가르치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리고 뛰쳐나왔습니다.
더 이상 그 모욕적인 기분으로 이야기를 계속 할 수가 없었어요.
저는 그분들이 참 좋으신 분들이라고 ..제가 너무 복이 많아서 이런 분들이랑 일을 한다고 ...
주위사람들께  항상 자랑했었거든요.
그런 사람들한테 이런 배신을 당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저는 학원을 갔습니다..
그랬더니 ...작은 원장님이 계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일단은 8월까지는 일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일을 찾아야하니까요.
근데...조금 후에 큼 원장님께서 오시더니 ..그건 아니라고.......
정히 그러면 한달분 월급을 따로 나중에 줄테니 그냥 이걸로 끝내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이런 법은 없다구요.
중간에 무슨일이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에 웃고 편안하게 보내주는 게 이쪽 일 하는 사람들의 예의이거늘..
그리고 하루만에 해고 통보하는 직장이 어디에 있냐고......

그랬더니 원장님께서 말씀 하시길  그런 법 다 지키고 누가 사냐고....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교사하시다 학원 하시고 아직도 아이들을 가리치고 그리고 원장님 아이들도 있는데...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한테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일단 모든 걸 접기로 하고 ...제 발로 그 곳을 나왔습니다.

운전도 못하고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계속 울고 밥도 못먹고 지치고 ..사람들 한테 그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화병이 날 지경입니다.
지금 제가 조사를 해 보니 ..
교차로나 벼룩신문에 한달 전부터 사람 구한다는 광고를 내어놓았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미리 말씀 못하신건 아이들 시험기간이고 제가 동요하거나 그냥 화가 나서 사람구하기 전까지 일을 해 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두려움 때문이었다구요.
자기들 사정은 그렇게 하나하나 소중하게 챙기면서..
이제껏 자매처럼 같이 일하던 사람을 이렇게 내 치고 ....
제가 계속 힘들어하니..
남편과 가족들이 노동청에 신고하랍니다.
하루만에 해고 통지는 명백한 부당해고라구요..
하지만 ..저는 그 사람들이 치가 떨릴만큼 싫은데도 그런 고소 같은 건 하기 싫어요.
저도 똑 같은 인간이 될 테니까..
가족들은 제가 너무 아파하니 그런 방법이라도 있다고 말씀들 하시는 거고...
그리고 한달 월급은 하루만에 해고 통지하면 예고 선임금 이라고 원래 주는 게 법이라네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한달치 월급을 주겠노라 했다고..
그것도 지금 받은 건 아니예요.
7월 20일 경에 준답니다.
저희 가족들은 그거라도 준다니 그냥 받고 잊자고 합니다.
만약 그 돈이라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그 학원 피해입힐 거라고..사람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그런데,,,
82 가족님들..
저 어떡해요.
저 오랜 세월은 아니지만 38년 동안 이 일을 16년 넘게 해 오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고..
이제서야 이런 쓴맛을 ..이 나이에..
마음도 아리고 계속 눈물만 나고 ..밥도 안넘어가고 시름시름 하고 있어요.
이러다 우울증이라도 걸리면 어떡할까요?
마음편히 하루하루 쉴 수도 없어요.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리고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힘이 많이 듭니다...
저 많이 위로 해 주세요.
여기는 친구도 없고..친구한텐 자존심땜에 말도 못하고..
끙끙하다보니 제 슬픔이 더 커져가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IP : 218.48.xxx.18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담바라
    '09.7.3 10:02 AM (122.42.xxx.97)

    토닥토닥
    많이 힘드시겠네요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내가 조금 접고 사는 게 날 덜 들볶는 일이 더라구요
    하루빨리 그일은 잊으시고 어차피 새출발 하실꺼면
    기운차리시고 더 좋은 일 생기게 될지도 몰라요

    아마도 그분들 머지않아 원글님께 다시 손 내밀껄요
    그땐 야멸차게 뿌리치시고 웃어주세요

    님 아자아자 홧팅!

  • 2. 이런~~
    '09.7.3 10:08 AM (59.30.xxx.194)

    근로기준법 32조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때는 30일전에 예고를 해야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30일전에 예고를 하지 않으면 한달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지요. 그리고 계속 근로할 의사가 있을경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당 노동위원회에 하실수 있는데, 이는 사업장의 근로자가 5인이상이어야 합니다. 제생각으론 해고예고수당을 정당하게 받으시고 인연을 끊고 사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고!

  • 3. 참~
    '09.7.3 10:11 AM (59.30.xxx.194)

    어떤 임금이든 사직후 14일 이내에 청산이 되어져야 합니다. 안그러면 체불임금이 됩니다.
    상식을 벗어난 사람들과 상종을 짧게 하시기 바랍니다!

  • 4. 정말
    '09.7.3 10:22 AM (59.30.xxx.166)

    나쁜 사람들이네요.
    세상엔 그런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며칠 마음의 안정이 안 되시겠지만 그냥 잊으세요.
    물론 한달분 월급은 꼭 받으시구요.

  • 5. 그냥
    '09.7.3 11:20 AM (59.8.xxx.42)

    위로를 드립니다.
    일단 마음 편하게 잡수세요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 직장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언제나간다는 예기를 하지마세요
    언제까지 일한다고 하는직원, 자꾸 그만두겠다고 하다가 잡아서 일시킨 직원
    아마도 그때 마음 접었을겁니다
    오래있을 사람아니구나 하구요

    그사람들 편들자는게 아니고 세상일이 그렇다는겁니다
    아마도 더 좋은 일이 생길겁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대로 화병 생기면 지는겁니다. 이겨서 살아남으세요
    그래서 그렇게 내보낸걸 후회하게 하시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싸움보다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6. 맘 아픈이
    '09.7.3 1:39 PM (218.48.xxx.187)

    따뜻한 댓글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큰 위로가 됩니다..
    제가 2년 정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미리 드린 건..
    그 작은 원장님이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이제 영어 공부를 좀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
    운영 문제와 기술 문제에 대해 너무나 몰라서 제가 나가고 나면 파장이 클 거라는 걸 알고
    저는 직원이고 언젠가는 나갈 사람이니 더 빨리 일을 익히고 공부도 많이 하셔서 ..
    이 분들이 빨리 정착하길 바라는 맘에서 한 건데..
    그냥님 말씀대로 ..
    그냥 가만히 있다가 저도 나가기 한달 전에 이런식으로 쉽게 할 걸 그랬나봐요.
    오지랖이 넒었어요..제가..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헛 산건 아닌지..참 한심하단 생각밖엔 들지 않습니다.
    물론 영어를 원어민 정도 구사를 하기에 유학도 오래했고...
    직장을 구하긴 쉽겠죠?
    하지만 이 깊은 상처는 어떡할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아이들을 그르치고 있을 그 사람들 생각하면 피가 꺼꾸로 솟는 듯 합니다..
    빨리 극복할께요..
    위로들 정말 감사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3020 mbc 방송중에 4주후에(?).. 그렇게 본인의 모든걸 방송에 다 보여주는게 9 대단하네요 2009/07/03 1,852
473019 광파오븐 내부에 찌든 기름때 등 옥시X싹으로 닦아도 될까요? 10 찌든때 2009/07/03 1,046
473018 [사설]토목 공사로 변질돼 가는 ‘한강 르네상스’ 2 세우실 2009/07/03 222
473017 멍게 보관 어떻게 해야되나요? 5 .. 2009/07/03 806
473016 82쿡 회원님들 영주맘입니다. 21 영주맘 2009/07/03 2,112
473015 [펌]하얀 마이클 4 ㅠ.ㅠ 2009/07/03 730
473014 방통대 법학과 다니시는 분 계신가요? 10 법학과 2009/07/03 2,143
473013 홍천 비발디 다녀오신분 계세요? 3 메이플이 뭐.. 2009/07/03 671
473012 유럽여행시 카드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여행자 2009/07/03 552
473011 캐리비안베이.. 18 궁금.. 2009/07/03 1,260
473010 순덕이엄마님과 독일이나 외국에 계신분들 조언좀 부탁 드려요 ㅠ.ㅠ 2 부탁드려요... 2009/07/03 897
473009 피아노 보관 어찌해야 할까요? 3 ^^ 2009/07/03 411
473008 곱슬머리 파마하려는데요.. 4 뽀글이 2009/07/03 1,198
473007 발렌시아가 가방문의 2 ..... 2009/07/03 649
473006 병원에 자꾸 불신감이 생겨요 3 ... 2009/07/03 515
473005 2009년 7월 3일자 <아침신문 솎아보기> 2 세우실 2009/07/03 195
473004 참... 네이버 너무한다. 성인사이트도 아니고...참나 16 네이버 2009/07/03 1,711
473003 부당해고 당하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맘이 너무 아리고 아파요. 6 맘 아픈이 2009/07/03 896
473002 옷에 묻은 기름때 어떻게 지우나요? 3 지혜 2009/07/03 523
473001 초1 아이가 아파서 결석하는데, 결석계 제출해야하나요? 3 결석 2009/07/03 377
473000 학원 좀 알려주세요 텝스 2009/07/03 195
472999 내용없습니다 12 원츄둘째 2009/07/03 612
472998 교정치료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7 교정 2009/07/03 1,017
472997 밤에 타이마사지를 받았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14 마사지 2009/07/03 4,779
472996 세상에 이기사 보셨어요? 4 세상에 2009/07/03 1,281
472995 알쏭달쏭 4학년 수학문제요.. 4 미리감사 2009/07/03 426
472994 아이들 임원의 권한을 어디까지 생각하십니까? 4 궁금해요. 2009/07/03 447
472993 보노보노 삼성점 4 ^^ 2009/07/03 2,632
472992 초짜 푸켓여행 조언 좀 주세요~ ^^ 7 ^^ 2009/07/03 693
472991 개줄 풀고 다니는 개와 주인 보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14 웃자맘 2009/07/03 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