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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내서 글 써봅니다. 신랑의 식습관에 대한 하소연.

vok 조회수 : 1,517
작성일 : 2009-07-02 20:02:22
키가 180cm 인데 몸무게가 65kg입니다.  말랐죠.
30대 초반이고요.
그래도 몸이 근육이라 이삿짐도 다 나릅니다. 빨래 하고 널고 개어서 서랍까지 넣고요.
회사는 버스로 2정류장 ^^;;
운동삼아 아주 가끔씩 걸어서 퇴근을 하는데 한 달에 4번 정도 30분 정도 걷는셈입니다.
그 외에는 몸이 힘들어서 운동을 안하고, 못합니다.
너무 말라서 헬스장 가는 것도 꺼리는 것 같아요.

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꼭 찬물을 마시고요,
손발에 열이 좀 있는 편이고...
말라도 건강하다면 좋겠는데, 체력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주말에 영화 한 편 걸어서 보고 오면 나가 떨어져요. 으윽!
밥을 먹고 나면 더 피곤해져서 바로 누워서 tv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자요.

제가 걱정되는 것은 회사에서 회의라도 하러 업체를 만나면
그 몇 시간 회의가 너무 피곤해서 밥도 한술 안뜨고
맥주를 마시거나 해서 그 힘으로 잡니다.

식습관은 밥 한공기 수북하게... 완전 머슴밥처럼 고봉으로 쌓아서 먹는데요
반찬으로는 청양고추 2개를 쌈장에 찍어서 먹고요,
된장 찌개는 국물 몇 숟가락이 다예요.
즉 밥 한 수저 뜨고, 고추 한 입 먹고...  (..)
밥 한 수저 뜨고, 된장 찌개 국물 떠 먹고.. 끝.
김치 찌개를 끓이면 김치를 건져 먹고요.

밑 찬을 해 줘도 잘 안 먹어요.
생선을 좋아하는데 딱 조기, 갈치 정도만 먹고 고등어는 안 먹고... 사실 다른 생선은 안 먹죠.
갈치 조림을 하면 딱 갈치살만 두 도막 먹고 땡.
갈치 조림의 감자나 무가 파근하니 익어서 맛있는데 입에 안 댑니다.
밥 한 수저 크게 떠서 갈치살 올려 한 입.
딱 이렇게만 먹어요. 다른 찬은 대지도 않고요.

참치회랑 광어 등 회를 좋아해서 그거라도 먹이려고 하지만
외식을 해야하니 여간 비싼 것도 아니고...
그리고 술을 좋아해서 광어 한 두 점에 청하나 소주 한 병...
매운탕이 나오면 역시 국물 두어 숟가락 뜨고 '시원하다 맛있다' 하지만.. 그걸로 끝.
황기 인삼 넣어 삼계탕을 끓이면 그런 냄새가 싫어서 한 숟가락 뜨고 끝.
(그래서 통마늘, 통후추만 넣고 고았는데 그건 쬐금 먹더군요.
하지만 그 양은 닭다리 딱 한 개)

미역국은 잘 먹길래
이걸 베이스삼아 홍합, 소고기로 홍합 미역국 끓이고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도
미역국에 다른 게 들어갔다고 싫어서 안 먹고요.

맑은 국이 좋대요. 그래서 간은 소금으로만 해야하고 미역만 넣어서 끓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어디 맛이 나나요.  조선 간장을 넣어야 미역국은 감칠맛이 돌고 맛이 사는데...
그래도 몇 술이라도 뜨니까.. 미역국을 끓입니다.

북어국을 좋아하는데 여기에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야 해요. ㅠ_ㅠ
전 매워서 목이 막혀 켁켁 대는데도 시원하다고 먹어요.

즉, 밥 외에 먹는 것은
- 조기, 갈치 구이
- 삼겹살 구이
- 주문 돼지 족발
- 어떤 국이나 찌개(된장, 김치찌개도)든 맵고 청양고추 팍팍 들어간 것... 그런데 국물만 몇 술
- 계란찜
- 계란 후라이
- 신라면+계란
- 북어채 그냥 안주로
- 맥주, 소주 등 각종 술과 담배
이게 다입니다...............
(과자도 안 먹고 꿀도 달다고 안 먹어요.)

문제는 이렇게 입도 짧은데, 술을 즐기고, 밥만 엄청 많이 먹습니다.
즉 다른 모든 찬과 찌개는 밥을 먹기 위해 짭조름하고 매워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침을 안 먹구요, 점심을 먹고 4시만 되면 허기가 진대요.
6시 일이 마치고 정리하고 퇴근해서 집에 빨리 와도 6시 40분 정도인데..
거의 3시간을 정말 허기진 상태에서 허겁지겁 빨리 밥을 먹고,
급피곤해지고 사람이 거의 쓰러질 듯한 상태가 되어서 누워요.
그리고 9시쯤 되면 맥주 한 팩을 다 마시고 11시쯤 자고...
맥주 안주라도 먹으면 좋을까해서 오징어 볶음이나 뭘 해주려고 해도 입에 안 대요.
족발을 시켜서 소주를 마시면 그래도 족발이라도 잘 먹으니까... 좋긴한데
이게 제 입엔 다 조미료 냄새..라서 다음 날 전 속이 쓰려요.
이러니 잘 먹는다고 마구 주지도 못하고, 집에서 만들어서 주면 맛이 그 맛이 아니라고 잘 안먹구요.
담배 하루에 한 갑 피구요.

굶어봐라.. 이런 심정으로 제가 파업했더니
계속 라면만 끓여서... 먹구요.
(제가 몸 안좋다고 일주일 동안 밥 안해.. 이랬더니 라면을 끓여와서 제가 걱정된다고
이거 먹으면 힘난다고.. 먹여주려는 -_-)

자기도 노력을 해보는데 한 이틀 하다가 다시... 돌아오고
먹는 것에 신경을 쓰다 보니 자기도 스트레스가 쌓이나 보더라구요.
하긴 몸에 좋은 약이라도 입에 쓴건 쓰다고...

양을 적게 먹는 것은 이해를 합니다.
(저희는 라면 1개 끓여서 둘이 먹어요... 제가 1개 다 먹으면 너무 놀라하더군요 ㅠㅠ)
그런데 오직 '밥'을 먹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쬐금' 먹는 식습관이라는거죠.
밥을 적게 뜨면 다른 걸 먹을까했는데 밥을 다 먹고 나면 눈 앞에 온갖 진수성찬이 있어도 안 먹고 끝.
그런데 밥 찬으로 골고루 먹으면 괜찮은데, 밥 찬으로 먹는 것은 맵고 짠 국물 몇 숟가락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찬 건 안 먹구요. (냉면, 메밀국수, 초계탕, 비빔국수, 국수, 빵, 과자, 케잌 이런 것 안 먹어요.)

이런 식성을 가진 사람이... 좀 골고루 먹고 체력을 키울 방법이 없을까요... 휴

너무 길게 주절주절썼죠. 저도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ㅠ_ㅠ
전 김에 밥만 싸 먹어도 그리 맛있던데요.. 흑

키친토크만 봐도 요리들을 다 잘하시던데 제가 그렇게 못해서 그런건가 싶어서
저녁상에 밥이며 반찬 남기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나요.
IP : 116.36.xxx.4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7.2 8:12 PM (119.194.xxx.12)

    사람몸체질이...알콜절임.설탕절임으로구분된대요.
    알콜좋아하면 단맛이 싫어지고요...술때메 입맛.밥맛도 없어져요.
    간이 안좋으면..입맛없고.기운없고..딱 그래요
    ..
    술먹은뒤 해장욕구 뜨건국물 땅기는건 너무 당연해요
    술을 안먹거나 줄여야하는디.
    그리고
    냉수벌컥 진짜 몸냉해져서 안좋구요 ...속쓰림.답답해서 시원한물 찾는가봅니다

  • 2. vok
    '09.7.2 8:16 PM (116.36.xxx.48)

    아.. 술 때문인가 봅니다...
    찬물 벌컥은 정말 말해줬는데 '알아서 할게'라는 말로 끝. 더 하면 잔소리같고 오히려 지겨울까봐 믿는다고 했어요. 눈치껏 몰래몰래 미지근한 물 줘야겠어요.

    간이 안 좋다고 말해주면 정신이 번쩍 들것 같아요. 저만 늘 이렇게 걱정을 하는건지...

  • 3. 남 일 같지
    '09.7.2 8:19 PM (98.166.xxx.186)

    않습니다. 저도 남편이 편식장이라서 평생을 식단 걱정하면서 살고있어요-_-
    미역국 같은 것은 뭐 딴 것이 들어가면 싫어하신다니 국물만 내고 건져내면 안 될까요?
    장을 좋은 것을 구비해서 음식 양념을 해 보세요, 맛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그러면 음식맛이 조미료 없이도 깔끔한 맛이 나고 좋더라구요.
    편식쟁이 남편들을 가진 힘든 와이프들 모두 화이팅~~~!!! ^^

  • 4. vok
    '09.7.2 8:22 PM (116.36.xxx.48)

    아... 정말 고맙습니다...

    휴... 아니 왜 간장을 싫어하는건지 (우워~) 소금기에 청양고추만 좋아하니...

    그래도 더 노력해 봐야겠어요. 키친토크 보고 하면서 공부해야죠... 알라딘 서점 골드 회원인데 죄 요리책만 샀어요. ㅜㅜ

  • 5. 엄마맘
    '09.7.2 8:28 PM (122.34.xxx.19)

    회를 좋아하신다니
    회덮밥은 어떤가요? 맑은 된장국에
    야채 가늘게 채썰고 회 몇점과 초고추장! ^^

    그리고 180 에 65 면 그리 마른 편 아닌데요? ㅎㅎ
    울 남편은 175 에 57 까지 나간 적도 있어요.
    체질이 마른 체질인데
    나이가 들어가니
    서서히 식성이나 체질도 바뀌더군요.
    너무 걱정마시고 홧팅! 하세요. ^^

  • 6. 요리배워사랑받자
    '09.7.2 8:30 PM (118.220.xxx.169)

    흠, 문제가 왜 생겼는지 알겠군요. 신라면을 삼양으로 바꿔 보세요. 당장 달라질겁니다.

  • 7. 제비꽃
    '09.7.2 8:35 PM (125.177.xxx.131)

    애아빠도 식성이 좀 까다롭고 청양고추를 너무 좋아하는데 지금은 같이 산 저랑 애들까지도 청양고추팬입니다만. 요즘들어 유독 술이 과한 편인데 술을 많이 드신다니 각종 찌게나 국물요리에 죄다 명태머리를 넣어보세요. 멸치보다 밴댕이(디포리), 명태머리 다시마 새우등등 국물에 치중하는데도 남편이 모르네요. 마른 명태머리는 간에 좋다고 합니다. 근데 구하기가 쉽지않아요.

  • 8. ...
    '09.7.2 8:39 PM (211.235.xxx.211)

    술 안주없이 드시면 간경화 걸릴 텐데...

  • 9. 어쩜그리똑같나요
    '09.7.2 8:57 PM (119.194.xxx.12)

    .남편분 혈당체크 꼭 해보세요...
    심상치않아요..전형적인 당뇨증세가 보여요..

  • 10. 제비꽃님
    '09.7.2 9:10 PM (116.127.xxx.119)

    마른명태대가리는 재래시장 건어물점에 가면 엄청 매달아놓고 팔아요.

  • 11. vok
    '09.7.2 9:19 PM (116.36.xxx.48)

    농심 사지 말라고 그래서 삼양라면 먹는데 이젠 그냥 부셔서 먹네요 큭

    마른 명태.. 명심해야겠어요.

    회덮밥! 월급 들어오면 좀 사와야겠습니다.

    간경화와 혈당... 제일 걱정하던 것인데 오늘 한 번 으름장을 놔 보렵니다. 아 걱정이예요. 그쵸.. 탄수화물인 밥만 엄청 먹고 급 피곤해하고.. 저도 그게 걱정이어서 이런 글을 썼답니다.

    당분간 정말 술 자제시켜야겠어요. 정말 너무들.. 감사합니다. 아래로 계속 어떤 글이든.. 살림 고수님들.. 한 마디 말씀이라도 달아주셔요오.. 새겨 듣겠습니다.

  • 12. 원글님
    '09.7.2 9:49 PM (114.150.xxx.251)

    으름장 으로 될 일이 아닌거같아요.
    병원가서 정밀검사 받아보세요.

  • 13. vok
    '09.7.2 9:54 PM (116.36.xxx.48)

    네 정기검진 예약해야겠어요. ㅜ_ㅜ

  • 14. ...
    '09.7.2 11:03 PM (121.140.xxx.230)

    매운 성분이 살이 안찐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맵게 드시니 위도 간도 문제가 생길 듯 해요.

  • 15. 새옹지마
    '09.7.3 2:16 AM (122.47.xxx.4)

    오 동지를 만나서 먼저 반갑게 꾸벅 인사
    그러나 또 다시 생각 해 보면 그 남편이 나랑 똑 같기도 하네요
    좀 다르기도 하지만
    전 다음에 또 대화를 하고 싶어요 쪽지 주삼
    그러나 전 궁금한 것이 남편의 입장은 어떤지 남편이 생각하는 그러니까
    부인에게 기대하는 바라는 점이 있는지
    만약 본인이 만족하고 음식에대한 불만이 없다면
    그냥 인정해주고 (무시) 인정해 주면 서로가 더 좋지 않을 까요
    문제는 서로가 강요를 하면 이것은 지옥이지요
    저 지옥에서 막 벗어나려는 중입니다 헌댁 15년차
    제일 고통스럽고 무시하기 어려운 시기가 ㅇ아이들 식습관 문제이지요
    이 문제를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적용하는가가
    그래서 저래서 핑겨를 대면 큰 아이가 아빠를 닮아 소시지, 김, 고기 등
    편식쟁이가 되었어요
    아이들만 없다면 남편이 무엇을 먹던지 그냥두면 서로 피곤하지 않은데
    남편은 완전 서양인 국물은 아주 싫어해요
    그러니 키가 작지요
    전 그래서 키 작은 남자들과 마른사람이 싫어요
    죄송합니다 뚱남도 싫어요

  • 16. ..
    '09.7.3 2:19 AM (173.52.xxx.236)

    밥을 좋아하신다니 현미잔뜩 넣고 다른 잡곡도 넣고 밥에서 영양분을 섭취하시도록 하시면 어떨까요?
    이것 마저도 싫다고 한다면 정말 애도 아니고... 몸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조금씩 양을 늘려서 영양밥 드시도록 하세요.

  • 17. 뉴욕나상실
    '09.7.3 9:05 AM (68.173.xxx.40)

    제 남편될 사람도 넘넘 편식쟁이 입니다. 간식만 좋아해요 그래서 스키니진 입었을때 다른사람들과 같이 있는거 사진찍었더니 본인이 넘 부끄러워 하더라구요 내 다리가 저렇게 볼품 없냐고.. 허벅지 다리 엉덩이.. 정말 빼쪽하게 말랐거든여 그러더니 좀 와구와구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글고 같이 지나가다기 몸 좋은 남자 있으면 제가 막 처다보면서 팔뚝을 만지면서 한숨을 쉬어요 ㅎㅎ

  • 18. 냅둬
    '09.7.3 10:16 AM (124.50.xxx.169)

    결혼5년차인데 적당히 포기했습니다.
    좋아하는 종류로 두어가지 해주고 나머지는 나와 아이 위주,,
    본인이 나물, 채소 싫어해서 안먹는 걸 어린애도 아닌데 맨날 잔소리할수도 없구요.
    본인 몸 본인이 알아서 하게 둡니다.
    담배도 더이상 끊으라고 말 안합니다. 그게 남의 말로 될 일도 아니잖아요.
    대신, 제 몸 관리 잘 하려고 노력하구요, 아이는 편식하지 않게 키우려고 합니다.
    만약의 경우 대비해 보험 잘 되어있고 여차하면 저도 돈벌러 나갈 수도 있게 마음의 준비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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