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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연대, 목수정, 정명훈

세우실 조회수 : 723
작성일 : 2009-04-03 14:38:09

약자, 연대, 목수정, 정명훈  

정선희 복귀에 관련한 글 아래 붙은 의견들을 보다 깜짝 놀랐다. ‘약자’라는 개념이 정말 이렇게 통용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의 생각만이 그런 것인지 혼란스럽다. 정선희는 약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상대적인 약자를 골라 찾고 나선다. 그 놈의 '상대적 약자'를 찾고 찾다가 하늘 아래 비루하고 곤궁하고 오해받고 박해받는 사람들 죄다 굶어죽겠다. 그렇다면 국가대표 약자만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호받거나 존중받을 자격이 있단 말인가. 거꾸로다. 정선희 복귀에 관한 글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이 나라에서 약자를 향한 대중의 연대란 충분히 강한 자의 일시적인 약함, 실수 앞에서만 작동하고 있다.

이를테면 목수정과 정명훈의 논쟁을 가져와볼 수 있겠다. 목수정이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정명훈에게 무안을 당했다. 레디앙에 기사가 올라왔고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대개가 목수정을 향한 비판이었다.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희한한 일이다. 목수정에 관련한 호불호와 글에서 나타난 순혈주의 좌파의 옹고집을 충분히 감안해보더라도 정명훈의 발언에는 당연한 문제가 있다. 서명을 하기로 약속된 상태에서도 목수정이 새벽부터 정명훈을 만나려 애쓴 건 순혈주의적 태도다. 영리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본인의 진심을 느끼고 싶었던 거다.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돼요? (중략)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 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서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가져다주나 하면서 손 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중략) 알았어.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 게 야니야. 이 계집애들이말야. 한 밤 중에 찾아와서.” (목수정의 <레디앙> 기사에서 발췌)

목수정의 논조는 분명히 팩트를 가릴 만큼의 짜증과 선입견을 담고 있다. 그러나 왼쪽이고 오른쪽을 가리지 않더라도 정명훈의 발언에선 문제의식이 느껴진다. 목수정의 글이 계몽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포함하고 있어 짜증난다는데, 그런 사람은 계몽 좀 되는 게 좋겠다. 목수정이 개인적 감정을 당파적 논리로 해결하려 한다고 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노동자 문제고 그렇다면 진보신당이 나서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정명훈이 한 마디 해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대한 예술가에게 반드시 위대한 인격이 뒤따를 필요는 없다” "예술가가 반드시 좌파일 필요는 없다"며 부러 돕고 나선다. 그러니까, 이게 연대라는 거다. 그런데 이 순간의 연대란 정명훈 같은 국가주의 애국 강자 앞에서만 작동하는 연대다. 논란의 와중에 정작 박해받는 약자, 예술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의식은 증발해버린다.

혼란스럽고 슬픈 일이다. 강한자의 약함 앞에서만 발 벗고 나서 응원을 해주고, 정작 연대와 관심과 이해가 절실한 약자들에게는 상대적 약함의 수사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 제시해가며 무관심하거나 조롱을 일삼는다. 주류 좌파가 빤하고 식상하며 당위만 내세운다는 논거는 팩트다. 그에 대해선 충분히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궤가 다르다. 약자에 대한 연대의 필요성은 좁쌀 만한 최소한의 요구고 필요다. 그걸 저버리면 물러설 데가 없다. 내 명줄을 걸고 맹세해 장담할 수 있는데, 이러다간 틀림없이, 아 아 정말로 틀림없이, 당신이 약하고 억울할 때 아무도, 어떤 누구도 도와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김연아나 정명훈의 혹시 모를 자그마한 실수를 감싸고 보호해 연대해주느라 너무 바빠 당신에게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물론 당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위선양 영웅 아이콘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비율을 따져보건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 같다.

허지웅

http://ozzyz.egloos.com/4105126

출처 : 허지웅 블로그







물론 이번 일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허지웅씨의 블로그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죠.

(물론 건질 건 반 정도이지만 건질만한 것들은 참으로 알찹니다.)

직접 보시고 판단을 하시는 게 좋겠지만



일단 "저로서는"

진짜 무슨 말만 하면 좌네 우네 왼쪽이네 오른쪽이네 아주 짜증나 죽겠습니다 -_-

노동자 얘기만 오면 넌 좌파야 이렇게 틀지어버리는 사회;;;;;;;;;;;;

전 무례한 질문이네 뭐네 다 떠나서 결과적으로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그의 사상과 철학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그 말들이 문제였던 것이거든요.






――――――――――――――――――――――――――――――――――――――――――――――――――――――――――――――――
본 글은 현 시국 상황을 고찰하고
이에 따른 향후 가능성에 대하여 논한 개인적인 견해, 주장입니다. ㅎ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정부나 기타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ㅋ

그냥 일기예보라고 생각하세요. ^^
동 트기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입니다.
――――――――――――――――――――――――――――――――――――――――――――――――――――――――――――――――
IP : 125.131.xxx.17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우실
    '09.4.3 2:38 PM (125.131.xxx.175)

    http://ozzyz.egloos.com/4105126

  • 2. 로린져
    '09.4.3 2:39 PM (218.14.xxx.197)

    좌파 우파를 떠나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겠죠.
    최소한 인간으로서 말이죠......

  • 3. 세우실
    '09.4.3 2:45 PM (125.131.xxx.175)

    아! 정명훈씨한테 하는 말씀이신가보네요?

  • 4.
    '09.4.3 2:46 PM (173.68.xxx.229)

    꼭 글을 저딴 식으로 써야만 식자 대접을 받는 건지......
    그렇다고 한다면, 본인의 무지의 소치라고 할 밖에 없겠군요.

    좌우당간 뭔 말을 그리 돌려 돌려 쓴댜?
    무식한 나는 당체 알아들을 수가 없네.
    현학의 극치라고 할까나?
    에공....

  • 5. 목수정씨
    '09.4.3 3:15 PM (220.75.xxx.150)

    이분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외모는 나약해보이고 저 처럼 어린 딸래미 키우는 애엄마로만 보이던데, 참 용기 있고 실천하는 지성인이네요.
    전 이분 작년 여름 시청앞 촛불집회에서 처음 봤네요. 그땐 서로 이름도 모르고 그냥 울 딸래미와 목수정씨 딸래미와 함께 노는거 지켜보기만 했네요..

  • 6. 최소한의
    '09.4.3 5:31 PM (221.146.xxx.97)

    예의는 갖춰야겠지!
    인간이 쓰는 게시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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