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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젖떼는 슬픔이 이리 클 줄이야...

눈물이... 조회수 : 1,099
작성일 : 2009-02-05 22:55:34

아기 태어나서 지금껏 완모를 하고 있었는데요.
지금 14개월 넘었고 하루 4번 정도 수유를 하고 있었어요.
특히 잘 때는 꼭 먹으려 했죠.


근데 이틀전부터 갑자기 젖을 안찾네요. 잘 때 주려고 안았더니 그냥 살짝 쓰다듬기만 하고 씩 웃더니 자기 엄지를 빨고 잠들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는 먹겠지 하고 그냥 잤는데 (새벽에 잠깐 깼었는데 아침에 먹자고 얘기하고 다시 재웠습니다) 계속 안먹어요..

먹자고 얘기하면 반응도 없고 제가 옷을 내리면 다시 올리고 밤에 비몽사몽일때 살짝 갖다대봤는데 고개를 돌리구요..
아..그렇게 좋아하던 쭈쭈를....

지난주부터 이유식을 너무 안먹어서 젖을 뗄까 생각은 해봤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거부할 줄이야...

이가 많이 나서 한달 전부터 밤중수유를  떼느라고 (밤에 너무 자주 먹었어요. 2시간에 한번쯤..) 새벽에 깰때마다 안된다고 내일 먹자고 자고 이따가 먹자고 계속 얘기했더니 그래서 일까요...

찾아보니 젖떼는 방법 중에 이런게 있더라구요. 한달쯤 전부터 달력에 가위표 지면서 이날까지만 먹자 이렇게 계속 이렇게 얘기하는 방법이요.

우리 아기가 그렇게 받아들였나봐요..
요즘 안돼. 없어 라는 개념을 알아서 안돼 라고 하면 손가락으로 살래살래 흔들거든요.
이유식을 너무 조금 먹어 배가 고픈지 새벽에 깨서 제 가슴을 탁탁 두드리며 울면요
' 안돼 이따가 먹자'
그러면 제 눈치를 보며  고사리 손가락을 살래살래 흔들고 모로 누워  다시 엄지를 쪽쪽 빨던 그 모습이 선한데...


14개월이면 일부러 많이들 젖 떼긴 하시드라구요. 젖떼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토로하면서 이렇게 쉽게 떼니 얼마나 좋냐 하는데...


저는 모유수유를 두돌.. 아니 세돌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는지라 너무 당황스럽고 슬프기까지 합니다.
(제가 알러지가 있어서요. 되도록 길게 먹일 생각이었는데...)

  하루 꼬박 지나니 가슴이 땡땡 불어오고 아파서 어젯밤엔 유축을 하고 오늘 나가서 엿기름을 사오긴 했는데 너무 미련이 남아요..

아기를 안고 서로 눈 마추며 젖을 먹이는 그 행복한 순간이 그립고..

울다가도 쭈쭈를 보면 빙그레 웃으며 달려오던 그 모습이 그립고...


아까 유축기를 대고 있는 걸 보고는 옆에 와서 살짝 쓰다듬길래 먹여보려고 했더니만 입술에 살짝 대기만 해요. 쭈쭈쭈 하고 먹어보랬더니 쭈쭈쭈 이러고 소리만 내고 도망가네요..

그 모습을 보니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나와서 애기 컴퓨터 방에 동요 틀어주고 나와서 엉엉 울었네요...

지금도 눈물이 막 나오고.. 참..


저도 이런 제 모습이 이해가 안가지만 .. 덕분에 애키우는거 하루하루 맨날 똑같다고 힘들다고 불평하던 차에..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이런 행복과 교감을 보다 소중하게 느껴야하겠다. 아이한테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기.. 이젠 다시 먹지 않겠지요....? 그냥 젖을 말려야할까요..?

너무 슬퍼요...T_T
IP : 119.64.xxx.22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5 11:12 PM (220.85.xxx.201)

    원글님.. 젖먹이고 젖떼는건 아이키우기의 중추적인 태도래요.
    그게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엄마쪽에서는 반복이 되는겁니다.
    서운하시겠지만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계속 대하시면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적, 정신적으로 독립시키기 어려우실 거에요.

    아이가 쭈쭈쭈 하고 도망갔다면 이미 아이쪽에서 엄마 젖 끊겠다는 신호를 보낸겁니다.
    아이가 표현한 그 의사를 존중해주세요.

    그리고 이제는 젖 떼셔도 됩니다. 서운하고 슬픈 감정은 아이가 보지 않는 자리에서 혼자서 처리하시고, 젖은 그냥 말리세요..

    여러모로,,,,, 엄마되기는 참 쉬운 일이 아닌 거 같아요.

  • 2. ..
    '09.2.5 11:17 PM (118.33.xxx.124)

    쭈쭈끊어도 그후로 엄마 쭈쭈보면 엄마쭈쭈를 추억하는지
    그때처럼 막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다가와서
    엄마쭈쭈를 막 만지고 베시시웃는데 그 웃는 모습도 너무나 예뻐요
    오랜만에 쭈쭈보여줄때 그표정이 어떤줄아세요?
    헤어졌따가 다시만난 사랑했떤 애인을 보는표정이에요~~~~ 얼마나 귀여운지 ㅎㅎㅎ

  • 3. 저는
    '09.2.5 11:30 PM (128.134.xxx.218)

    원글님 맘 이해해요.
    저는 15개월에 작은 사고가 있어 약을 먹어야 해서 할 수 없이 젖을 뗐는데요.
    약 다 먹고 다시 먹여야지 생각은 했지만 아기가 일주일 동안 너무 힘들어 했는데 다시 반복하는것은 아기에게 못 할 짓이 더군요.
    근데 제가 약 먹을 때도 그랬지만 그 후에도 너무 아쉬운 거에요.
    뭔가 아기와 저와의 끈이 떨어진것 같은...
    지금 21개월인데 제가 옷 갈아 입을때든지 이쁜짓 할때 젖 보여주면 와서 씨익 웃으며 양쪽을 한 번 씩 빨아 봐요.
    근데 남편도 신기해 하는게 그렇게 사랑하던 젖이었는데 어떻게 한순간에 잊을 수 있을까요???

  • 4. 맞아요..
    '09.2.5 11:38 PM (119.64.xxx.227)

    윗분처럼 그런 기분이 들어서 눈물이 나왔나봐요.
    뭔가 아기와 나를 이어주던 끈이 떨어져나간 기분..

    아이가 커갈수록 이런 기분 많이 느끼겠지요. 다 과정이라고 생각할께요. ^^

  • 5. 파르빈
    '09.2.5 11:39 PM (121.147.xxx.49)

    7개월째 완모하고 있는데요.
    3월부터 직장땜에 젖뗄생각하면 저도 가슴한켠이 싸합니다.

  • 6. 에구
    '09.2.5 11:43 PM (121.139.xxx.156)

    억지로 젖떼는 게 더 속상해요..애는 애데로 목이 쉴때까지 울고
    자꾸 젖빨면 빠는 근육이 발달하고 씹는근육은 발달안해서 애는 입에 밥을 담고있고..
    그게 얼마나 속상한데요...
    힘내시고 울지마세요..아이가 엄마 엄청 도와주는 착한아이네요

  • 7. zz
    '09.2.5 11:46 PM (122.35.xxx.119)

    헤어진 애인 만나는 얼굴표정, 정말 딱 그거에요.
    배시시 웃으며 쑥스러워하는 그 표정...넘 귀엽죠. ^^

  • 8. 저는 그래서
    '09.2.5 11:48 PM (119.149.xxx.239)

    마지막 쭈쭈줄때 동영상 찍어놨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제가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이제 평생 쭈쭈로 연결될일은 없겠구나 싶으면서 섭섭..
    가끔 그동영상 돌려봐요..
    먹으면서 해맑게 웃는모습이며..손으로 장난치는거..발바닥으로 장난치는거..

  • 9. 하마
    '09.2.5 11:56 PM (115.136.xxx.61)

    아.. 너무 슬프네요 지금 11개월째 완모하고 있는 직장맘인데요 방금 젖먹이고 재웠는데 너무이쁘거든요 근데.. 점점 젖먹는게 줄어가는게 눈에보여요 원글님쓴거 보고 저도 울었어요..

  • 10. 원글이
    '09.2.6 12:00 AM (119.64.xxx.227)

    답글 주신 분들 감사해요.. 저보다 아기가 더 잘하고 있는거죠? ㅎㅎ

    음...저도 마지막이라는 거 알고 먹였음 좋았을텐데...
    마지막으로 먹인게 하필...

    백화점 문화센터 갔다가 수유실에서 잠깐 먹인 거랍니다...

    거기서 우연히 조리원 동기를 만난 차에 아기가 쭈쭈달라고 보채서 얼른 목만 축여주고 나왔거든요.
    먹이면서도 마음이 급해서 속으로' 얼른 먹어라 얼른~" 이런 생각밖에... -_-;;

    그 게 마지막일 줄 어찌 알았겠어요...

  • 11. 휴-
    '09.2.6 12:08 AM (114.202.xxx.78)

    16개월 된 작은둥이 젖 떼야 하는데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너무 부럽네요.
    큰둥이가 분유를 먹었는데 큰둥이는 돌 되자마자 분유 끊었는데 작은둥이가 젖 먹는 모습이 부러운지 예전엔 안하던 행동들을 해서 이젠 정말 이제는 끊어야 하거든요.
    원래 큰둥이 분유 끊던 시기에 작은둥이 젖도 끊으려 했었는데 그 때 마침 작은둥이가 심하게 아파서 젖을 못 끊었거든요. 그 뒤로 큰둥이가 작은둥이 젖 먹는걸 너무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요. 헌데 정작 큰둥이에게 젖을 물려주면 젖 빠는 걸 잊어서 못 빨고 물기만 하네요. 7개월까진 큰둥이도 젖 먹었었는데 말입니다.. 둘 모두에게 공평하게 작은둥이 젖도 끊어야 하는데 너무 막막해요.

  • 12. 울지 마세요
    '09.2.6 1:51 AM (58.232.xxx.137)

    저도 큰애 21개월 둘째 23개월까지 먹였는데요, 많이 섭섭하더라구요. 전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념사진까지 찍고 뗐는데 그런 준비도 없이 떼셨다니 섭섭하실거 같아요.

    그래도 고생안하고 젖뗀거 축하해요. 젖떼기는 엄마의 준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 13. 아..
    '09.2.6 3:25 AM (116.43.xxx.5)

    글만 읽어도 슬프네요. 전 이제 7개월째 수유중인데 아이 낳기전엔 아이 젖먹이는게 이렇게 큰 행복인지 몰랐었네요..뗄때까지 열심히 물려야겠어요.

  • 14. 휴우
    '09.2.6 2:15 PM (114.201.xxx.89)

    저도 8개월째 완모중인데 아기 14개월즈음 다시 출근해야해서 돌때 젖을 떼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젖물고 자고.. 밤에 자주 깨고 힘든것도 많지만.. 젖먹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직도 매일 생각이 바뀐답니다...

    저도 원글님 글 읽고 울었어요.. 지금은 세상에 엄마밖에 없는 것처럼 구는 울 아기도 언젠가 젖떼고, 기저귀 떼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가겠지 생각하니 얼마나 슬프던지요 ㅠ_ㅠ
    부모 마음이 어떤건지 부모가 되봐야 안다더니만...정말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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