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도 일자리 나눔으로 돌파한 부평역사
김갑봉 (pecopress)
미국발 신자유주의 위기가 세계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기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2008년이 계속 되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경제 불황이 깊어지면 제일 불안해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노동자다. 더구나 97년 외환위기를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직의 공포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기축년 새해 최대 화두는 바로 '일자리'다.
오죽하면 '월급 인상과 진급은 바라지도 않으니 잘리지만 말았으면…' 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 됐을까. '온갖 차별 서러워도 잘리지만 않았으면 '하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설움은 오히려 절규에 가깝다.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는 사회적 약자부터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그래서 어느해 보다 '고용'은 올 최대 화두가 될 것이다. 이런 때 '일자리 나눔'을 통해 어려움 극복을 약속한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부평역사주식회사(대표이사 박흥식ㆍ63) 직원들은 특별한 시무식을 통해 기축년 새해를 맞이했다.
모든 직원들이 동이 터오기 전 1월 2일 이른 아침에 인천대공원에 모인 것. 인천대공원 안에 있는 관모산에 올라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다. 높은 산이 아니기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었지만 기축년 첫 산행은 박흥식 대표이사와 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산행이었다.
해맞이를 겸한 시무식에서 박 사장은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아마도 우리 회사도 어려워 질듯합니다. 어렵더라도 우리 모두 같이 갑시다. 외환위기 이후 입사한 직원들은 모르겠지만 그 때도 우리 회사는 정리해고 안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기운차게 기축년 한해를 시작합시다"고 신년사를 했다.
그랬다. 부평역사(주)는 외환위기 당시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직원들을 설득해 노동시간 조정과 그에 따른 임금조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눴다. 그리고 상황이 호전되자 박 사장은 당시 밀린 임금을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려줬다. 그는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을 직원들 앞에서 약속한 것이다.
▲ 부평역사(주) 박흥식 대표이사 박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어음결제를 안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정리해고는 없다는 것이다. 고용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그가 펼치는 '일자리 나눔'경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김갑봉 부평역사(주)
그는 "우리 같은 회사는 뭐 그리 큰 회사는 아닙니다. 기업하는 사람이라 우리도 정규직 50여명 외에 용역을 줬기 때문에 70여명의 비정규직이 있는 셈이지요. 자랑은 절대 아닙니다"라며 "그저 어렵고, 또 앞으로 더욱 어려울 것이 내다보이기에 월급 받아가는 사람들 한테는 일자리 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에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할 뿐"이라고 전했다.
박 사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그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때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지금도 어음발행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부평역사쇼핑몰을 운영하기 전 다른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시절 '어음'으로 곤욕을 치른 터라 그가 결제해야 하는 거래 당사자에게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어음을 발행한 적이 없다.
부평역사쇼핑몰은 지하2층에서부터 지상8층까지 음식점과 영화관ㆍ전자상가ㆍ의류쇼핑몰ㆍ웨딩홀ㆍ클리닉센터 등을 두루 갖춘 종합쇼핑몰이다. 민간자본이 부평역 역사를 건설하면서 시작된 쇼핑몰은 현재 부평역지하상가, 부평시장과 더불어 부평역일대 최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부평역이라고 하는 이점을 끼고 있지만, 부평역사쇼핑몰 역시 경기침체와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부평구청역) 개통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박 사장은 "상권이 3~4년 전부터 부천 중동과 상동으로 옮겨갔는데, 7호선이 개통되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리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평역일대 전체 상권이 살아남기 위한 방안이 나와야한다. 이 일대를 특화시키는 방법을 같이 모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부평역사쇼핑몰은 부평역사 안에 입점해 있는 여러 업체들과 공동마케팅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일정규모를 갖춘 각 입점업체의 실무진들이 모여 공동판촉행사 개최와 각사 멤버십카드를 상호 보완하는 등의 공동마케팅사업을 논의하기로 한 것.
이를 두고 박 사장은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도 있고, 임대를 내준 매장도 있다. 입점해 있는 업체들이 잘 돼야 우리도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안했지만 이는 어려운 시기가 예상되는 만큼 같이 살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라며 "기축년 새해 우리뿐만 아니라 인근 모든 상인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 "어렵다지만 단 한 명의 해고도 없을 것"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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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1명도 해고하지 않는 회사
리치코바 조회수 : 541
작성일 : 2009-01-06 11:15:54
IP : 203.142.xxx.17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거위의 꿈
'09.1.6 11:48 AM (210.217.xxx.131)다행히 저희 회사도 해고는 한 명도 없어요.
월급도 제대로 나오고 오바수당도 깍듯이...
요즘 같은 때에 더 감사하죠.2. 웃음조각^^
'09.1.6 12:08 PM (203.142.xxx.4)단 한명의 해고도 없는 더 대단한 곳이 바로 국회 아닌가 싶어요.
지금 힘들게 투쟁하고 계신 국회의원들 빼고 '국.개.의.원' 들 보면 어찌 저렇게 양심에 털이 부숭부숭 났는지.. 아님 양심 엿바꿔 드신건지.. 어떻게 돈받고 저러고 다니는지 웃기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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