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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 촌지

... 조회수 : 836
작성일 : 2008-12-28 20:29:11
촌지 글을 읽다보니 저희 아이 선생님 생각이 나 씁니다.
5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는 해년마다 냉탕, 온탕, 냉탕을 번갈아가며 선생님을 만나고 있지요.
내년엔 온탕 선생님 만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사립초등학교라 치맛바람이 장난아닙니다.
냉탕 선생님을 만나는 해엔 저도 촌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만 그냥 꾹 참았습니다.
구박도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2학년때 스승의 날이 다가오는데 어느 날 아이가 자기 통장에서
만원만 찾아주면 안되냐고 물어보길래 왜 그러나 했습니다.
선생님 넥타이가 사고 싶다 그러는데 내심 걱정도 되었죠.
만원짜리 넥타이가 가당키나 한가 해서요.
선물로 입 떡벌어지는 거 사가는 거 아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아이에게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백화점에 갔습니다.
출입구 근처에서 많이 파는 만원짜리 넥타이를 골라 포장해서
선생님께 아이가 직접 드렸는데 선생님께서 한달내내 그 넥타이만 하고 다니셨어요.
몇년이 지나도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께서는 항상 그 넥타이를 하시고선
저희 아이가 볼펜한자루, 꽃한송이 사들고 가면
"넥타이 멋지지? 선생님은 이 넥타이가 제일 좋더라."하신다네요.
세상엔 이상한 선생님도 많지만 사실은 그래도 이런 선생님들이 많으세요.

저는 아이가 아무리 많은 선생님께 실망을 해도 평생 이런 선생님 한분만이라도 만난다면
선생님이란 존재가 아이에겐 참 훌륭한 사람으로 남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선생님을 학창시절에 만났는데 그 분 때문에 잠시나마 교직에 몸 담았었고
그 분과 같은 교사가 되려고 많이 노력했었거든요.
IP : 211.176.xxx.16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림달팽이
    '08.12.28 8:43 PM (121.190.xxx.37)

    *^o^*... 나쁜선생님들이 참 많습니다만...누구나 갖고있을법한 선생님관련 트라우마^^;;
    그래도 아이 때는 좋은 선생님을 더 닮고싶어하는 것 같아요....
    역시나 좋은 부모님, 부러운 선생님이네요.

  • 2. 저희
    '08.12.28 11:21 PM (58.145.xxx.145)

    아이는요,,
    1학년 스승의날,,,정말 종이접기 실력이 좋았거든요..
    종이접기로 꽃다발을 해갔다가,,얼마나,,무시와 냉대를했던지,,,
    자기한테만 고맙다는말안해서 얼마나 상처받았는지,,몰라요..
    그선생님,,결국은 저한테,,노골적으로 요구해서,,어쩔수없이 촌지 줬어요..ㅠㅠ

  • 3. ..
    '08.12.29 12:31 AM (211.187.xxx.58)

    맞아요.!!
    평생 좋은 선생님 한분만 만나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참 오래 남는거 같아요.
    전 운이 좋아서였는지 정말 정말 좋은 선생님 많이 만났거든요. 물론 아닌 사람도 한분있었지만
    그 선생님께 제가 갖고 있는 분노를 충분히 표현했기때문에
    가슴속에 상처가 별로 남지 않더라구요. 그에 반해 고마웠던 선생님들 생각하면
    지금도 가끔 방바닥 훔치다가, 설거지하다가도, 때로는 잠들려고 누워있음 그 얼굴들이 하나도 잊혀지지
    않고 아주 생생하게 떠올라요. 정말 이상하게도 전 첫사랑 얼굴은 그다지 선명하지도 않은데도 말이죠.

    선생님들이 얼마나 학생들의 기억속에 두고 두고 (제가 좀 유별난감이 있지만)
    추억할거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결단코 그렇게 함부로 애들을 다루진 못할거 같아요.

    반면에 저처럼 따스한 기억을 가슴에 품은 채 두고 두고 추억하는 제자가 어딘가에서 잘 살아준다면 제가 그 선생님이라면
    참 행복할거 같은데....
    아!~ 다들 뵙고 싶지만 초3때 담임선생님, 중1때 담임선생님, 고2때 담임 선생님이 젤 보고 싶네요. 진짜 좋으신 분들이었는데.

    제 딸아이도 전엔 꿈이 다른거였는데 작년 담임선생님이 너무 너무 좋아서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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