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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딸이라는데 마음이 어째..

엄마마음 조회수 : 1,195
작성일 : 2008-12-28 18:45:11

이제 곧 9개월..
아들이고 딸이고 상관없고, 괜히 일찍 성별 알았다가 벌써부터 남성스럽게, 혹은 여성스럽게 대할까봐
일부러 안 물어보고 버티다가 이번에 진료받으면서 아들인지 딸인지 물었더니.. 분홍색 준비하라네.
태몽도 아들같다고들 하고, 배 나온 모양새나 뒤태도 아들 이라고들 해서 은연중에 아들인 줄 알았다가 좀 당황..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왜 괜히 눈물이 나는지.. 애가 딸이라서 서운한게 아니고,
보수적인 집안은 아니지만 남편이 늦둥이 외아들이라 은근히 아들 바라셨을 시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조금..
또 이 세상, 여자로 살기에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심란한 마음도 조금.. 그런 저런 마음이 뒤섞인 눈물이..

험한 세상이라 조심할 것도 많을테고, 내가 여자라도 여자마음 모르겠는 때가 많은데 어찌 키우나 싶고..
나중에 커서 자기 몫을 하고 산다해도 여자로서 더 맡아야 할 역할들이 버겁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너무 이른 걱정이고, 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나 본인이 같은 능력을 지니고도 사회에서 남성들에게 밀리고,
집안에서 남편이 나름대로 도와준다고 해도 내가 책임져야 할 집안일들도 그렇고.. 이래저래 한숨이..

일전에 아침 방송에 성소라라는 하버드 생이 나온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아이구, 저 학생이 남학생이었다면 더 일취월장 할텐데.. 여자라니 결혼하고 임신하고 애 낳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여자만이 도맡아야 할 임신, 육아의 책임이 혹시 가로막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으니..

세상의 반은 여자고, 모든 어머니들도 여자고, 여자라고 못할 것 없다고도 하지만
직장생활 8년째에, 맞벌이 주부로 2년 넘게 살아보니, 여자라고 못할 것은 없지만 그럴려면
얼마나 더 애 써야 하는지 더 잘알겠기에 이번 주말은 참 착잡하게 지나간다...
IP : 221.144.xxx.6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28 7:04 PM (211.33.xxx.172)

    저는 딸 키우는 엄마인데요
    저두 임신기간 내내 아들이겠거니 생각하다가 딸이래서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 기쁘기도 했어요

    여자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고충이 있는만큼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고충이 클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자식들이 성장해서 살아갈 세상은 지금이랑 또 많은 변화가 있을거구요
    요즘 세상에도 결혼이나 출산이 삶에 있어서 필수는 아닌 시대잖아요
    집안일이나 육아도 꼭 여자가 도맡아서 하란 법도 없고요~ 앞으로는 더 그럴테죠

    그리고 세상이 그렇다고 미리 겁먹고 살아갈 필요있나요?
    세상에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수 있도록 원글님이 잘 가르치시면 되죠 ^^
    넘 걱정마셔요~~~

  • 2. 저도
    '08.12.28 7:05 PM (124.199.xxx.231)

    지금은 벌써 초등이 된 울딸이 아들이길 간절히 바랬어요.
    여자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정말 만만치 않기에 아들로 태어나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우대받기를 원해서 딸로 태어난 아이 처다보며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세상이 험해서 맞벌이 저희부부는 딸래미 혼자 학교 다녀와
    학원가고 가끔 놀이터로 놀러도 나가곤 하는데
    집에 돌아올때까지 내내 맘 졸이며 허둥지둥 돌아옵니다.
    딸키우기가 참으로 어려운 이 사회
    여성으로...사회인으로...아내로...엄마로...남성보다 지워지는
    짐의 무게가 더 무겁기에 딸래미 볼때마다 미안해집니다...
    부디 지금보다 나은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주기만을 바랄 수 밖에요...

  • 3. ...
    '08.12.28 7:19 PM (116.120.xxx.225)

    저랑 비슷하시네요. 담주로 9개월째 접어들어요.
    딸이라고 하니까, 장손인 남편 생각나고, 하필 한국여자로 태어나서 이것저것 힘들 딸의 인생도 절로 걱정스럽고, 시어른들 말씀도 섭섭하고 해서 한동안 울적하고 울기도 했어요.
    아들낳은 친구는 딸이니 적당히 키워서 시집이나 보내면 되니 편하고 좋겠다고 하고 앉았고...

    그래도 잘 키워봐야죠. 힘내세요. 그래도 세상이 조금씩 개화되고 있잖아요.

  • 4. 저는
    '08.12.28 7:22 PM (218.209.xxx.186)

    아들만 둘인데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정말 깜깜해요.
    사춘기 들어가면 엄마랑 말도 안통할 것 같고 결혼시키고나면 정말 남처럼 될 것 같구.. 주변에 딸은 엄마랑 친구처럼 잘 지내는데 아들은 결혼하면 그렇게 되기 힘들잖아요.
    또 막말로 딸은 공부를 좀 못하거나 대학 좋은 데 못가도 얼굴 이쁘고 성격 좋아서 좋은 남자라도 만나면 결혼 시킬 부담도 좀 덜할 것 같은데 아들은 공부 못하면 대학도 후진데 가고, 결국 취직도 못하고 지 앞가림도 잘 못하면 어떤 여자가 결혼이라도 해줄까 싶은게 아주 걱정돼 미치겠어요. ㅠ
    전 딸 하나 낳아서 그냥 이쁘게 꾸며주고 지 하고 싶은 거 실컷 하게 해주다가 시집이나 잘 보내면 정말 좋겠어요 ㅠ

  • 5. ...
    '08.12.28 7:51 PM (211.41.xxx.130)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여성들의 장래희망은 '현모양처'였습니다. 많이 변했고 앞으로도 더욱 많이 변화될 겁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양성평등이 실현되어 이중잣대가 없어진다면 진정 고마워할 사람은 여성들이 아니라 남성들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 나라에서는 여성으로서 힘든 만큼 누리고 사는 것도 무시 못합니다.

  • 6. ......
    '08.12.28 8:02 PM (125.186.xxx.3)

    저랑은 반대시네요. 저는 딸인줄 알았다가 아들 소리 듣고 절망(?) 했는데요;;;
    솔직히 딸은 예쁘게 키워 시집 보내고서도 가까이 지낼 수 있지만.. 아들은 그게 잘 안되잖아요.
    결혼 시키고나면 손님같이 대해야 하고.. 연락도 되도록 안해야 하고..
    여기 많은 며느님들만 봐도 그러길 바라시잖아요?
    이런저런 거 다 생각하니 아들은 참 부담스러워서 ㅠㅠ 지금도 사실 약간은 우울해요.

  • 7. 윗님 동감..
    '08.12.28 8:25 PM (121.166.xxx.103)

    제 맘이랑 같으세요.. 전 아들만 둘이에요..

  • 8. 자유
    '08.12.28 8:46 PM (211.203.xxx.216)

    딸 둘만도 좋다 생각하고 살다가, 엉겁결에 임신된 셋째.
    태몽도 용꿈이었고 해서, 아들이길 바라게 되더라구요.
    동네 사람들(하다 못해 세탁소 아주머니까지) 모두 아들일 거라 했고.
    중간에 딸인 것을 알았을 때, 솔직히 눈물이 나더라구요.
    또 딸인 것 알고 있었지만, 막상 셋째딸 낳은 날 펑펑 울었구요.
    페미니즘에 탐닉했던 여자 맞냐고, 우리 남편이 옆에서 뭐라 하대요.
    헌데... 지금 그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셋째 딸 없으면 무슨 낙에 살까 해요.

    다 가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딸이든, 아들이든 최선을 다해서 키우면 되지요...
    우리 딸들이 사는 세상은, 지금처럼 여자여서 더 힘든 일이 적어지도록
    엄마들이 좀더 노력하면서 힘내면, 좋아지지 않을까요,
    우울한 마음은 오늘까지만 가지시고, 즐태하시길...

  • 9. 그렇군요
    '08.12.28 10:15 PM (59.10.xxx.54)

    집안에서 아들을 바라면 걱정은 되시겠어요. 저는 큰애가 딸이라 둘째는 아들이길 바라며 태교로 삼국지까지 읽었는데 또 딸이었어요. 다행히 시댁이나 남편은 개의치않아 편하기 했어요 지금은 대학생이고 고등학생인데 우리부부다 딸이길 다행이다 아들이면 가족 먹여살릴 걱정까지 해야하는데 딸은 잘키워 시집가면 되니까 얼마나 잘했냐하며 얘기하는데 지금 제 나이의 엄마들 대다수생각이 그러하던데요. 제 주변엄마들만 그런가 일단 마음의 부담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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