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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없는 세상](4)공공성이 살아있는 교육

리치코바 조회수 : 210
작성일 : 2008-10-28 19:46:44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4)공공성이 살아있는 교육
입력: 2008년 10월 27일 14:45:23

ㆍ학부모와 교사 머리 맞대고 새 학교모형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사회를 일컬어 특정 어휘 편집증에 걸려있는 사회라고 이야기합니다. 저희 학교가 요즘 입학원서를 받고 있는데요. 걸려오는 전화의 질문 가운데 대부분이 ‘그 학교 학생들 대학 잘 가느냐?’는 것입니다. 교육은 원래 아이의 성장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것에는 실존적 고민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성적, 입시, 경쟁력, 수월성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수광 이우학교 교감이 지난 16일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주최한 ‘등대지기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교육의 반은 성장 동기입니다. 스스로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는 거죠. 경쟁과 수월만 강조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학습동기가 대단히 천민화됩니다. 오로지 시험에 나오는 것만 익히려 합니다. 이런 저차원의 학습동기 속에서 아이들은 지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고 호기심을 잃게 됩니다. 너무나 많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보호의 기제로 호기심을 상실합니다. 결국 단순 암기만을 반복하게 되죠.

교무실도 식물화됩니다. 교무실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교사도 성장을 합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컴퓨터에 몰입되어 서로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사람을 쳐다보는 지혜나 관점이 형성될 수 없습니다. 교사들이 아이들의 일상을 경험으로 재해석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또 아이들과의 연결 고리를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교사들은 기계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진짜 학교다워지려면 암묵적인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대해 기대하는 것, 부모가 학교에 대해 기대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암묵적인 책임입니다.

우리는 교육을 이야기할 때 항상 공공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교육의 공공성이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구성원이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상호간의 존엄성)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는 학부모에게 심리적으로 낮아져야 합니다. 지금은 반대이지요. 두 번째는 협업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주변에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합니다.

교사가 절대 학부모나 학생 위에 있어서는 안됩니다. 학생도 학부모도 결국 시민입니다. ‘교육권재학생’이라는 개념이 성립되면 학사 일정을 짤 때 학생들도 참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학교 3학년 아이들은 수능을 앞두고도 축제를 합니다. 또 수업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중간고사 이후 간담회를 엽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러면 교사가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신의 수업을 재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교육권재학부모’인데요. 사실 학부모님들은 대학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권재학부모의 핵심은 학부모가 교육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요. 또 그런 기회는 학교가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교육활동의 기회와 실천, 평가 과정에 학부모들의 참여가 보장되게 되면 결국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공론(여론)이 형성됩니다. 자기 주장만을 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 세대는 어릴 때 마을에서 자라면서 공공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습니다. 공공하는 과정은 아이의 성장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얼마 전 서울대, 연대, 고대 입학처장들이 거창고, 민사고, 이우학교를 불렀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미래를 이끌 인재를 뽑고 싶다면 공공하는 것을 배운 아이들을 뽑아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그런 고민을 좀 진지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공공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자기 배를 불리는 일밖에 할 수 없습니다.

사교육 걱정을 함께 나누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공통된 신념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고민을 하는 겁니다. 한국사회에 적합한 학교는 결국 우리 토양 속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현장에서 우리 생활철학에 근거하고 우리 문법체계에 부합하는 새로운 학교 모형을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관련사이트: www.noworry.kr)

<이수광 | 이우학교 교감>

<정리 |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IP : 220.72.xxx.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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