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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애정결핍 같아요.

애정결핍 조회수 : 1,134
작성일 : 2008-09-05 16:19:13
애정결핍이 정확히 어떤건지는 모르겠는데
전 아무래도 애정결핍이 좀 있나봐요.
다른건 모르겠고.
혼자 있는게 너무 싫어요.  

웃긴건 저 혼자 학교다닐때 자취생활이며
사회생활 타지로 나오면서 자취생활이 10년이 넘었었어요.
그때는 혼자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지요.
실컷 공부도 하고 실컷 책도 읽고
정말 학교때랑 사회생활때의 자취생활과 혼자였던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즐겁고 열심히 지냈던거 같아요.

그래서 누가 옆에 있는 것도 불편하고 혼자 다니는게 편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결혼하고서 너무 많이 달라졌어요.
이게 환경적인 부분도 많은건지.
제가 결혼하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오다보니까 주변에 아는 사람 없고
친구들 하나 없고 회사에도 근무자가 거의 없거나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고
그래서 의지할 곳 대화 나눌만한 사람은 남편 밖에 없어요.

결혼하고 나서 성격도 많이 변한거 같아요.
그전엔 무지 활달하고 친구들 많이 챙기고 분위기 이끌고 그랬는데
결혼하고서 얘기할 사람도 없고 오로지 남편 밖에 없는데
남편하고도 대화 할 시간도 없고요.  출퇴근이 멀어서 평일에 대화하기도 힘들고
주말에도 쉬느라..
그러다보니 우울할때도 많고   그렇다고 형편이 안좋은데 맨날 전화 붙들고
친구랑 수다 떨수도 없고요.


자연스럽게 그냥 남편에게만 의지하는 거 같고 대화할 사람이 남편밖에 없다보니
항상 퇴근이 늦는 남편이라 어쩌다 혼자 집에 있는게 우울하고 답답하고 막 그럴때도있어요.
그런데 제가 제 스스로도 너무 화가 나는건
가끔 남편이랑 다투거나 싸우면 사실 한 공간에 있는거 너무 싫잖아요.
화가 나 있는 상태인데 ..
남편도 다투면 화나고 그래서 밖에 나가려고 하고 .
저도 남편 얼굴이 꼴도 보기 싫은데
웃긴건 그럼에도  혼자 있는게 너무 싫다라는 거에요.

그냥 좋을때도 혼자 인게 싫은데  다투고나서 기분 상했을때 남편이 씩씩거리면서
밖으로 나가버리면  저는 혼자 남겨진게 너무 싫고 우울하고 비참하고 막 그래요.
스스로도  싸워서 남편 얼굴 보기도 싫은데  왜 그럼에도 남편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애정결핍인건지. 집착인건지.

너무 놀라요.
저 결혼전엔 너무너무 반대였거든요.
남편이 (그땐 남친이었죠)  자주 만나자고 하는 것도 귀찮고  옆에 딱 붙어서 다니는 것도
싫었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그냥 전 저 혼자 뭐든 할 수 있었고
쇼핑이던 어디던 혼자 잘 돌아다녔고.  유쾌했고 활달했어요.
친구들과 만나도 대화를 이끌어가고요.

근데 결혼후 너무 변해버린 제가 답답하고 속상하고 막 그래요.
특히 혼자있는게 싫어서 싸우고서도 남편이 옆에 있어야 안심도 되고 빨리 풀어지고..
너무 약해진 거 같은 제 자신이 참 싫고요. ㅠ.ㅠ
IP : 211.195.xxx.1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소
    '08.9.5 4:29 PM (222.234.xxx.91)

    자유로웠던 결혼전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사셨네요.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연고도 없는 곳으로 오니 더더욱 외롭다고 느끼시는것 같네요. 남편분과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고 물론 이야기하실때는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짜증을 내시면은 곤란하구요.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혼자서 하시기가 어려우시면 주변에 있는 상담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 2. 하늘향기
    '08.9.5 4:40 PM (121.157.xxx.198)

    신앙생활을 해보세요. 어딘가에 집착한다는 건 그만큼 상처받기도 쉬운거고, 그로인해 더 힘들수도 있으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위해 신앙생활로 나를 알아가며 무언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쁨도 느껴보시고 긍정적으로 살아보세요. 저도 성당을 다니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활달한 성격이신것 같은데 외딴곳에서 자꾸 움추리지마시고 본인에 숨겨진 재능을 발휘해보세요. 내자신을 비난하지마시고, 나자신을 사랑하도록 해보세요.그게 가장 기본인 것 같아요. 원글님도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랍니다. 그걸 잊지마세요...힘내시고요...화이팅!

  • 3. 원글
    '08.9.5 4:42 PM (211.195.xxx.10)

    근데 솔직히 저는 무교입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지신 분들 좋아보이긴 한데
    전 아직 그래요. 3년 기독교학교를 다녔었는데 특별히 그 종교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또 아직은 마음에서 간절히 종교를 찾고 싶을때 그때 찾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ㅠ.ㅠ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건가요? 그렇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거든요.
    다만, 결혼하고 나니 너무 바뀐 생활지와 쓸쓸함이 이렇게 바뀌어가게 하는 건가 싶은데.
    결혼 몇개월차도 아니고 3년이거든요. ^^;

  • 4. ^^
    '08.9.5 5:06 PM (59.11.xxx.207)

    저도 남편따라 객지로 왔는데요..
    님처럼 그랬어요 혼자있는게 넘 우울하고
    전화통 붙들고 살고..
    그랬는데 아이낳고 나서부터 너무 좋아요..
    아이에게 저도 의지하며 살게되네요..
    긜고 아이통해 엄마들도 알아가고 그래서
    삭막햇던 객지생활이 많이 좋아졌어요..

  • 5. .
    '08.9.5 5:35 PM (121.152.xxx.240)

    원래 성향도, 결혼후에 아무도 없는 외지로 와 있는 것도, 종교에 대한 생각도 저와 같네요.

    우선 취미생활을 하나 정해놓고(문화센터) 정기적으로 어딜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거기 모인 사람들과 친해지거나 별다른 얘길 하지 않아도(그러면 더 좋고), 일단 누군가와 뭘 같이 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갖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던데요.

    남편하고 싸우고 얼굴은 보기 싫은데, 혼자 남겨진 건 더 싫다는 마음 공감되네요.
    그 남겨진 기분이 싫어서 저도 밖에 나가버려요^^
    화나고 상처 받은 제 자신을 친구삼아 백화점이나 사람 많은 곳 마구 쏘다니고
    (때론 말이 하고 싶어서 백화점 직원에게 괜히 말도 걸어봐요^^)
    먹고 싶었던 것도 사먹고 얇은 주간지 사서 커피샵에 앉아 읽기도 하고...날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받은 친구의 마음을 위로한다는 기분으로.

    물론 내 맘 같은 사람, 정을 나눌 친구를 얻으면 정말 좋겠지만
    맘대로 안되는 상황이고 힘들땐 차라리 그 시간과 에너지를 나 자신에게 쏟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웃이나 남편 보다 먼저 챙겨야 할 대상도 나 자신이고
    내가 힘들때 내 맘을 젤 잘 알고 위로해 줄 사람도 나라고 생각하면서요.

  • 6. ...
    '08.9.8 3:40 PM (58.102.xxx.86)

    자기생활 가져보세요.
    하루에 한두시간 시간맞춰 외출하는 스케쥴 하나만 있어도
    훨씬 좋을 거 같아요.

    하루가 엄청 바빠지고..
    신랑이 당직이라니까 엄청 반기게 되더군요..ㅋㅋ

    제가 신랑따라 멀리 타지에 와서 딱 그렇던데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취미학원 다니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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