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결혼할 사람이에요...
참 선하고 성실하고 속이 깊어요.
그런데 저 힘들게 하는 때 보면
어쩜 이렇게 우리아빠랑 똑 닮았나 싶네요.
일을 너무 해요..
1시 퇴근, 6시 기상... 깨어있는 중에 한 시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해요.
저는 7-8시간 자지 않으면 이내 병나는 타입인데.. 결혼하면 집에서 얼굴 볼 틈이나 있을까 싶네요.
주말에 쉬는 일도 물론 없지요. 친구들은 어딜 가네 뭘 먹었네 하지만 그런 일 일년에 손에 꼽아요.
바빠서 어디 갈 수도 없고 근사하게 식사하는 것도 벼르고 별러야 가능하지요.
성격이 몹시 급해요....
항상 몰두해서 사는 만큼 성격도 급해요. 이 사람의 시간은 과연 남들의 몇배속일까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들에도 조급해하는 일이 많고,
약속에 늦는 건 상상도 못하고, 다른 사소한 일들도 생각난 것은 바로 당장 해야하는 성격이에요.
제가 데이트에 조금 늦거나, 사소한 것이라도 하기로 한 것을 미적거리면 가끔 타박을 하지요.
가끔 생각나는대로 말을 내뱉어요.
저는 상당히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은 더 신중하게 하는 편인데
이 사람은 가끔 그 때 버럭하는 생각을 고스란히 끝까지 다 내뱉어요.
처음에는 이 일이 너무 충격이어서 헤어져야지 했었는데 대화를 하다보니 진심이라기 보다는 원래 성격이 급하고
남자형제들끼리만 자란데다 대화하는 법을 잘 몰라서 그렇다는 걸 알았어요.
저희 아빠는 주변에서 그리고 엄마 조차도 인정하는 성실하고 독한 분이세요.
뭐든 했다하면 빈틈이 없고 게을러서 소홀히 하는 적이 없고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요.
그런데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버럭 화내고 남들 의사는 안 물어보고 당신이 뚝딱 결정하는 일이 많아서
엄마가 힘드셨었지요. 옆에서 보면서 엄마가 불쌍할 때가 많았어요.
어릴 때는 엄마도 좀 대접받고 살지 뭐가 부족해서 저렇게 죽어서 살까 생각도 많이 했구요..
그런데 요즘 보면 볼수록 제 결혼할 남자친구가 저희 아빠랑 너무 똑같은 거에요.
어쩜 저렇게 닮았을까... 하면서
엄마가 그동안 기 못 펴고 희생하면서도 아빠에 대한 100% 신뢰로 믿고 사신 것이 이해되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서로 힘든 이런 부분을 앞으로 잘 다듬어갈 수 있을까
내 결혼생활도 엄마와 같아지는 건 아닐까 잘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일만 알고, 성격 급하고, 생각나는대로 말 내뱉는 이 남자친구랑 어제도 싸웠는데..
ㅎㅎ 어디에서 많이 본 풍경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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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빠랑 꼭 닮은 남친
ㅇ 조회수 : 913
작성일 : 2008-08-03 15:28:23
IP : 221.146.xxx.15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8.3 3:43 PM (211.201.xxx.4)정말 신기하게 아빠와 많이 닮은 모습의 남편을 만나는것같아요.
그래서 제 남편은 엄청 자상하고 많이 배려해주는데
ㄷㄷㄷ2. ..
'08.8.3 5:38 PM (116.46.xxx.9)익숙한 사람에게 정이 가는거 이해되네요.
하지만 결혼은 정말 함께 있어 편한 사람이랑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신중한 결정하셔요~3. jk
'08.8.3 6:43 PM (58.79.xxx.67)쫌 많이 깝깝하네요...
아버지 세대야 그렇게 살았어야 했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 많았지요.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서 강요되었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세대가 다릅니다. 저런 근무를 강요하는 회사나 단체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구요
저런 근무를 견디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다.
이전에 비해서는 훨씬 더 살만해 진 거지요.
남친분도 그런걸 느끼지 못하나요? 자기의 삶의 방식이 너무나 각박하고 급하다는것을..
좀 더 쉽고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그걸 굳이 더 어렵고 더 빠르고 더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한다는건.. 쫍..
그러다 병납니다.4. 주말에..
'08.8.4 12:46 AM (121.140.xxx.250)쉬는 말도 없다고요?
다시한번 생각해 보세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과 같이할 시간이 없다면
엄청난 트러블이 일어날 것 같네요.
여자도 똑같이 바쁘지 않다면 외로움 절절히 느끼며 살거예요.5. 고침
'08.8.4 12:46 AM (121.140.xxx.250)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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