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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벌거벗은 임금님'

귀성 조회수 : 308
작성일 : 2008-07-27 21:11:40
MB는 '벌거벗은 임금님'

(서프라이즈 / 봉피리 / 2008-7-27)


옛날 옛날에 옷을 몹시 좋아하는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천을 짤 수 있다는 소문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천은 신기하게도 멍청한 바보나 자기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 천으로 지은 옷을 입고 싶었던 임금님은 당장 그 천으로 옷을 짜라고 분부했습니다. 그 천이 얼마나 짜졌는지 궁금한 임금님은 신하들을 시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직접 확인해서 천이 보이지 않는다면 망신이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신하들은 천은 커녕 실오라기 하나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흉허물이 들키는 것을 두려워해 결국엔 훌륭한 천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임금님에게도 색깔이며 무늬며 그렇게 아름다운 천은 처음 봤다며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임금님은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겠죠. "나보다 어리석고, 나보다 무능한 대신들도 천을 볼 수 있다니 다행이다." 자신감이 생긴 임금님은 젊은 신하를 시켜 그 천을 가져오도록 했습니다. 신하가 천을 내밀자 임금님은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신하들한테는 보이는 천이 왜 내게는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내가 바보인가 아니면 내가 임금자격이 없단 말인가?" 그러나 그걸 내색할 수는 없었지요. 임금님은 껄껄 웃으며 아주 훌륭하다고 맘에 쏙 든다고 하며 옷을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드디어 임금님이 궁궐 밖으로 나서자 새 옷을 구경하러 모여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소리쳤습니다. "와, 세상에 임금님의 새 옷은 너무너무 아름다워 정말 잘 어울리시네!" 있지도 않은 천으로 만든 옷이 어떻게 보이겠어요. 그러나 멍청한 바보가 되는 것이 두려웠겠죠. 임금님은 사람들의 환호에 더욱 우쭐해졌답니다.

그때 한 어린아이가 소리쳤습니다. "하하하,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잖아" 그 순간 사방이 조용해졌지요. 그러더니 이내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순진하고 때 묻지 않은 아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저것은 가짜다." 마침내 사람들은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모두 이렇게 외쳤습니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이상은 안데르센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다시보기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는 '벌거벗은 대통령'을 미리 보기 하려고 합니다. 안데르센은 거짓말을 주제로 삼았지만, 필자는 '무능력'을 주제로 삼고자 합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보면서 필자는 한 사기꾼의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지, 백성들은 얼마나 쉽게 거짓말에 속을 수 있는지, 자신의 믿음도 무용지물로 만드는 군중심리와 그 군중심리로 만든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어린이의 순수함 뿐임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이해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한민국의 상황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기성세대들이 만든 오류와 왜곡들을 바로잡기 위해 청소년들이 촛불로 나서면서 하나씩 벗겨지는 임금님의 빈 껍데기를 그들(조중동, 한나라당, 강남, 기독교, 대기업, 영남권)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겐 아직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은 '신비한 천'이 보인다고 하는데 혼자 나서서 '가짜다.'라고 외치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과 '팽'을 두려워하는 이유입니다.




반 누드가 된 대통령

서울시청에서 또는 광화문에서 촛불이 활활 타오를 때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서 시위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허구로 드러났습니다. 그 시각 청와대 앞에서 자신의 보물인 삽자루를 내던지고 포클레인에 앉아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큼지막한 강을 하나 만들고 물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것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활용할 요량이었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얻은 권력인데 촛불에 순순히 내주겠느냐는 오기이기도 했을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 강이 방어선 구실을 할 수 있을까요. 국민과 단절한 채로 오래갈 수 있을까요.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를 거부하는,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국민은 등을 돌리지 않을까요. 나머지 7%까지도 말이죠. "하하하,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잖아"라는 외침이 그들 속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순식간에 그들은 허물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안데르센이 꼬집는 군중심리입니다. 지금 어느 순간까지 와있을까요. 발자국을 따라가 보도록 하죠.


7개월여 동안의 이명박 정부에게는 로드맵도 국정철학도 없었습니다. 있다면 오로지 '노무현 정부와 반대로만 하면 된다.'(ABR, Anything But Roh)뿐이었습니다. 한미 쇠고기협상, 경제정책, 대북정책, 외교정책, 교육정책, 청와대 업무전산 프로그램인 '이(e)지원(知園)' 등 잘 짜인 국정 스타일을 한순간에 허물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민심이반과 갈등으로 심하게 몸살을 앓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불도저'임은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불도저(bulldozer)라 함은 토목 공사에 사용하는 자동차로써 흙을 밀어내어 땅을 다지거나 지면을 고르는 등의 도로공사에 널리 쓰이는 것을 이르는 것이지요. 이놈은 힘이 장사라서 웬만한 장애물은 힘들이지 않고 밀어버립니다. 그것도 순식간에 말이죠. 그래서 추진력이 있는 이에게 '불도저'라는 수식어를 붙여줍니다. 대단한 칭찬인 것이지요. 그것에 혹해서 그의 손을 들어준 측이 많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거품'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미 쇠고기협상 파동'이 벌써 3달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데 국민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고유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고 "유가 150달러 넘으면 비상체제 돌입"과 "3차 오일쇼크라 할 만한 상황"을 거론하며 국민들에게 불안감만 확산시켰습니다.

이 대통령의 '비상체제' 발언을 뒤집어보면 "국가가 할 일은 없다. 국민들이 에너지절약으로 위기를 극복해 달라."였습니다. 멀쩡한 경제를 억지로 살리겠다고 달려들던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의아할 정도의 발언이었습니다. 게다가 대기업만을 위한 고환율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가중시켰다는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나는 고환율 아닌 저환율 정책 폈다."라고 황당한 주장을 폈습니다. 더 정확하게 고쳐 말하면 고환율로 고유가, 고물가로 시장이 흔들리자 부랴부랴 저환율 정책을 폈다는 것이 맞습니다. 2조 3,000억 원의 원유수입 추가부담을 떠안은 후였지요. 결국, 원자재를 비싼 값에 사들여 제품을 싼값에 내다 파는 꼴이 된 것이지요.

시장의 신뢰를 잃은 강 장관은 "삼겹살 가격은 몰라도 버스비는 안다."라고 자랑스러워합니다. 속된 말로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도 못 하고 있는 것이지요. 더 심각한 것은 "고환율, 저환율을 쓰지 않았다."라고 횡설수설하는 그를 교체카드로 끄집어낼 의중이 대통령에게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9월 금융위기설'과 '경제위기설'이 실감 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휴가를 떠나고 휴가 중에 시집이나 읽고 있겠다니 말입니다.

금강산 피격사건에서도 무능함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회개원 연설에서 "남북 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라며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 것인지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은 보름 만에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금강산 피격사건 내용을 의장성명에 포함시켰다가 삭제를 요청하는 자충수로 외교적 망신까지 자초했습니다. 거기에 보름 동안 밝힌 피격사건의 조사내용은 피격지점이 북한 설명과 100m 차이 난다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전임 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라는 입발림으로 국민들에게는 선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그에겐 적용되지 않는 만만한 법을 꼬투리로 잡아 뒤통수를 치는 저급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이 대통령의 3무(무원칙, 무계획, 무반성)국정 스타일이 대한민국을 총체적 난국으로 끌고 간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실을 아직도 대통령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반 누드 상태임을 깨달았다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텐데 말이죠.


문제는 아직도 반 누드 상태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우리나라가 IMF 나락에 빠졌을 때 세계은행(IBRD) 부총재였던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는 경제에 위기가 왔을 때 그 이유가 국가의 개입 때문이라고 섣불리 예단하여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이론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독단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시장에 개입해서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한, 스티글리츠는 참여정부 시절 서울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conference)에 참석해 "미국 자본주의는 지난 90년대 거품경제를 만들어 1조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고, 미국 회계법인, 투자은행, 최고경영자들이 스캔들에 연루되는 등 도덕성의 문제도 생겨났고, 보건 등 사회적 불평등을 비롯한 광범위한 문제를 일으켰다."라며 "결코, 성공적인 시장경제라고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식 자본주의만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한 한국은 "미국식 자본주의가 과연 한국에 가장 잘 맞는 건지, 가장 효율적인 자본주의인지, 사회적 가치와 일치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스웨덴식 자본주의를 거론하면서 "스웨덴은 지난 90년대 실업자가 되면 기존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등의 사회적 안정망을 갖췄다."라며 "그런 과정 속에서도 신경제에서 많은 성과를 달성했고 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를 미국보다 잘 타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티글리츠의 미국식 자본주의가 '성공적인 시장경제'가 아니라는 주장은 그로부터 4년 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또다시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미국식 자본주의를 맹신하고 있습니다. 독과점을 없애 공정하게 경쟁하게 하자는 '기회의 재분배'를 주장했던 참여정부의 정책은 '출총제(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의 대기업규제 철폐를 쏟아내며 친재벌 정책으로 돌아섰습니다.

규제완화 주장이론과 시장에 맡기자는 독단을 경계하라는 스티글리츠의 경고는 무시합니다. 그것의 폐해를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부정하고 수정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그들에게는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에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공기업과 의료 민영화 등을 그들이 했기에 무조건 따라 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경제가 어렵더라도 복지가 뒷걸음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던 이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현재 34%인 복지예산증가율이 2009년엔 9.6%로 대폭 떨어지는 언행 불일치로 또다시 재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은 대폭 내리려고 합니다. 부동산 세금을 낮출 경우 투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경고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지지해준 세력들에게 보은(報恩)을 해야 되니까요.

이런 와중에서도 "한나라당은 일본식 내각제로 개헌하는 장기집권 음모를 꾸민다"는 설(說)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내각제개헌이 한나라당의 의중에 있다는 것은 뉴스에 수차례 보도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23일 연합뉴스의 <金 의장 "개헌 시 대통령 임기단축 안 돼"> 기사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의원내각제가 실시될 경우 현 대통령이 2013년 2월24일에 퇴임하고 25일부터 내각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설(說)이 전혀 근거 없지 않다고 유추해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장기집권 음모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있게 파고드는 이유는 그들이 내놓는 주장에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깽판’을 계속해서 친다면 국민들은 현행 대통령제에 대해 염증을 느끼게 될 것이고 자연히 의원내각제로 민심의 추가 이동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때를 180여 석의 거대공룡 한나라당이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방송과 인터넷장악은 토대구축의 일환이라고 말합니다. 이 시나리오가 사실이라면 끔찍하지 않습니까.

민심은 정치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지난 대선과 총선을 반성하며 5년 뒤를 벼루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들이 정치 혐오증을 만들어내도 무관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그런 민심을 한나라당이 간파하고 반전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심이 그 반전을 반전시킬 수 있는 다중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겠지요.


다중반전을 만들 수밖에


지난 25일은 대통령취임식 5개월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5개월이 5년이다."라는 푸념이 회자될 만큼 많은 시행착오들을 대통령과 국민은 경험했고 질타했습니다. 이처럼 반 누드 상태가 되었지만, 아직도 기성세대와 그들은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어리석었음을 시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이 밝힌 촛불을 보면서 술렁거리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추세라면 머지않아 '벌거벗은 임금님'이 될 것입니다. 그때 그들 중에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큰소리여야 합니다. "순진한 아이들의 눈에 왜곡으로 비친다면 그들이 옳다. 임금님은 누드 상태다." 그리고 그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군중심리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디에서 터트려 줄까요. 배신의 화신 조중동 일까요. 공룡정당 한나라당일까요. 땅땅거리는 강남부자들이 될까요. 이명박 정권의 최대수혜자인 기독교일까요. 아직도 챙길 것이 남은 대기업들이 나설까요. 영원한 텃밭인 영남권이 돌아설까요.

여러분들은 그 답을 어떻게 내놓겠습니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마냥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외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한나라당의 반전카드를 반전시킬 수 있는 다중반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 봉피리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48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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