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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가족 때문에 속 상해요.

토실맘 조회수 : 927
작성일 : 2008-07-07 12:07:54
이런 시국에 적절치 않은 글이겠습니다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올립니다.
가족 이야기입니다.

양가 부모님이 그리 잘 살진 않으시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반은 있으시고
저도 큰 도움 안받고 공부하고, 취업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상한 남편에 아이는 건강하게 잘 크고 있지요.
아이를 하나 더 원했는데, 지금 둘째를 임신하고 있기도 하고요.
예, 저 행복합니다. 제 언니들을 만나지 않는 날은요.

만나서 좋은 날도 있지만, 복장 뒤집어지고 속상한 날이 더 많습니다.
어떻게 다들 그렇게 자기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들 감정만 감정인지.

몇 가지만 예를 들겠습니다.
저 결혼 전, 가족들에게 빌려준 돈이 몇 천 있었습니다.
남편과 결혼할 때 혼수 준비할 돈이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힘들더라도 조금은 갚아 달라 이야기했지요.
돈 없답니다. 저 적금 깨고 한 달 한 달 월급 모아 혼수했습니다. 부모님 도움 없이..
그렇게 결혼 준비하는데, 돈 천 만원 빌린 언니는 아이들 데리고 해외 여행 갔다오더군요.
해외 다녀오지 않으면 아이가 기가 죽는다고요.
저 그날 집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펑펑 울었습니다.
그 돈 지금까지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조카 중 저지레가 심한 아이가 있습니다.
결혼 전 제 방에 남아나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이에게 뭐라 하면 정색을 하고 기분 상해합니다.
저는 부드럽게 '이러면 안돼' 이상 이야기한 적도 없어요. 그런데도 분위기 휑해지죠.
결국 몇 년 동안 제 방은 난장판이 되고, 다 부수고 깨도 뭐라 말도 못했습니다.
아니, 결혼 전 자기 물건 하나 만지는 것도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왜 그러는 건가요.
아이가 그러는 건 그나마 참겠습니다. 제 편지까지 본인에게 동의도 안 구하고 휙 뜯어 읽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제게 이야기하더군요.

신경이 예민한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 기분 나쁜 게 제게 전화해서 난리입니다. 가족 중 누가 자기에게 어떻게 했는데 대체 왜
그러냐,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다, 난리도 그런 난리 없습니다.
저는 전화 받으며 가족 분란 안 일어나게 기분 풀어주느라 진땀 뺍니다.
자기들끼리 싸우면 그러나보다 하겠는데 만만한 엄마에게 화풀이합니다.
들어보면 별 것 아닌 것도 많습니다. 그래도 본인은 스트레스 받는다고, 가족들이 자기에게 스트레스 준다고
난리도 아닙니다.
부모님과 있을 때도 자기 기분 나빠지면 앞에서 얼굴 팍 찌푸리고 밥 안먹고 집에 휑 가버립니다. 그러려면
왜 집에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결혼 전에 가족 행사 있으면 제 때 밥상에서 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다들 앉아 있는 동안 시중 들고, 나중에 어머니와 같이 먹었죠.
제 조카들 물 한 잔 마시고 싶어도 제게 와서 달라 합니다.
제 아이 100일도 되기 전에 가족들이 놀러왔습니다.
워낙에 순한 아이인데, 사촌들이 빙 둘러싸고 만져보고 큰 소리로 왁자지껄 하니 놀라서 계속 울더군요.
그래서 제가 계속 안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더니 제게 한 마디 합니다. 아이 버릇없게 끼고 키운다고요.
그 날 제 아이, 너무 놀라서 밤새 내내 자다 깨서 울고, 또 조금 자다 울었어요.
그 버릇좋은 자기들 자식들은 몇 년 동안 제 시중받고, 툭하면 제게 짜증내고, 울고 떼쓰고...
제 남편은 제가 조카들 응석을 너무 받아준다 하는데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나 봅니다.

어제도 무슨 일로 잠시 만났습니다.
저는 가볍게 농담으로 한 말에 기분 상해서 제게 폭언을 퍼붓고 형부 손 끌고 가버리더군요.
옆에 있던 제 남편 어리둥절해 합니다. 평소에 처형은 저나 자기에게 더 심한 농담도 하면서 왜 저러냐고.
제가 너무 놀라 펑펑 우니 뱃 속 아이에게 안 좋다고, 남편이 진땀 빼고 달랬습니다.

어쨌든 어제는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 같아 사과하려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니, 자기들만 감정 있나요? 저는 만사가 편한 사람인가요?
누구는 성격이 까칠하니 제가 먼저 굽혀주고
누구는 요즘 형편이 안좋으니 제가 먼저 굽혀주고
누구는 말 나와서 분쟁 일어나면 부모님 보기 민망하니 제가 모른 척 넘어가 주고..
저도 이제 지겹습니다.
다들 배울만큼 배우고, 밖에서는 호인이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슨 동네 북인 줄 아나봅니다.

이제는 남편 보기도 민망합니다.
이러다가 또 자기들 아쉬울 때는 연락하겠지요. 이제는 저도 지겹습니다.
IP : 165.243.xxx.24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과는 oh no~
    '08.7.7 12:19 PM (61.66.xxx.98)

    다들 배울만큼 배우고, 밖에서는 호인이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
    사람은 다 비슷비슷 합니다.
    도통한 성인이거나 개망나니가 아닌이상에는요..
    밖에서 호인노릇을 할 수 있는것은 바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원글님이 계시기 때문이죠.
    원글님께서 다 받아 주시면서 자초 하신 경향도 좀 있구요.

    조카들 따끔하게 혼내시고요.
    그럼 언니들도 알아서 원글님네 안찾아올 겁니다.
    더 좋은건 아예 상종도 하지 않는거구요.
    전화오면 슬며시 끊으시고요...
    계속 언니에게 끌려다니시면 나중에 남편과 아이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 2. 쎄게 나가세요,,
    '08.7.7 12:21 PM (121.144.xxx.85)

    원글님 언니들에게 제가 다 서운합니다,,, 토닥토닥 ,,,
    시국이 이래도 속 상한거 여기다 잘 쓰셨어요,,,,

    82 언니들이 많이 위로해 줄겁니다,,,, 아이에게 안 좋아요,,,,,

    얼마간 전화오면 바쁘다하고 짧게 받고 , 우리 아이도 영어유치원 보낸다고 돈 달라하세요,,,, 우리아이도 기 죽는다고 ,,,그리고 돈계산 좀 하겠다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농담처럼 흘리고 언쟁이 나면 각서 차용증 받으세요,,,,, 당장 갚으라고는 않으마,,, 그러나 계산하고 알고 정리는 좀 하자 식으로,,,,, 집안행사에도 덜 가고,,,, 특히 남편이 이래저래 말하더라 자존심상하고 남편보기 창피하다,,,, 이런식으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가시를 붙여서 말하세요,,,, 좀 어리둥절하고 화도 내겠지요,,,,,,, 하지만 쎄게 나갈수록 점점 언니들도 수구려 듭니다,,,, 그리고 그간에 있었던 일 상세히 적어서 부모님과 언니에게 한번 읽어버라고 던지세요,,,,, 형부들도,,,,,, 이래도 내가 심하냐 고 하세요,,,,,

    유치하다 할 런지 모르지만 한번 가족들과의 관계가 정리되야 원글님이 살 수 있어요,,,,,

  • 3.
    '08.7.7 12:28 PM (59.18.xxx.104)

    저랑 같네요..ㅠ.ㅠ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언니애 새언니애 봐주느라 밥한번 제대로 먹은적 없었는데 지금은 제아이는 아무도 안아주지도 않아서 친정행사에선 여전히 전 제때 밥도 못먹구요...
    다들 먹은후에 먹을라하면 살찐다고 그만먹으라하고..
    여러모로 열받아서 이젠 모일땐 안갈려구요.
    일 시키는사람따로 하는사람 따로더라구요.
    전 친구중에도 그런친구 있어서 잘 안만나는 친구 있어요.
    아쉬울때는 연락하고 내가 힘들땐 몰라라하고..
    좀 멀리해보심이 어떨지요.
    저도 항상 결심만하고 마음이 약해져서리...
    요즘 남보다 나를 위해보자!!!!!!외치고 있습니다.

  • 4.
    '08.7.7 12:31 PM (211.192.xxx.23)

    죽어지내세요? 저런 사람들 특징이 세게 나가면 굽히는거 입니다.
    돈도 아마 차용증없이 써주셨을텐데 통장내역있으면 그거 근거로 형부한테 말씀하세요,,갚지는 못하더라도 찔끔은 해야지요..
    조카들도 왠만큼 큰거같은데 뭐라고 하거나말거나 엄하게 대하시구요..
    심하게 말하면 원글님만 무시당하는게 아니라 지금 남편분도 무시당하고 있고 .,.조만간 애들도 밟힙니다. 모든게 원글님 처신에 달린듯 하네요...

  • 5. 빌려준돈
    '08.7.7 12:40 PM (211.37.xxx.210)

    꼭 받으세여. 넘괘씸하네여.언니가 안주면 형부한테 말해서 꼭받으세여.

  • 6. 옛말에
    '08.7.7 1:00 PM (222.234.xxx.241)

    누울 자리보고 다리 뻗는다고 평소에 토실맘님이 언니들께 만만한가 봅니다.
    결혼 전엔 그랬더라도 내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좀 맘을 단단히 하셔야 되겠어요.
    남편이 있는데서도 언니나 형부가 저런 태도를 보이는건 아니지싶네요.
    이담에 사촌들끼리도 저리되지 말라는 법없잖아요.
    어느 정도 울타리를 쳐야 되겠네요.

  • 7. 토실맘
    '08.7.7 1:06 PM (165.243.xxx.242)

    고맙습니다.
    저도 밖에서는 그리 순한 사람이 아니예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무서워하기조차 합니다.
    그런데 가족 앞에서 큰 소리 못 치는 건, 사실 어머니 걱정이 더 커서 그래요.
    제 어머니께서 맘이 많이 여리십니다. 그래서 앞에서 자식들이 큰 소리 내거나 제 감정에 휑해 있으면 며칠 동안 두고 두고 맘 아파하세요. 그래서 제 성질 죽이고 가족에게는 웃고 지냈는데, 이제는 저도 힘드네요.

  • 8. 빌려간돈
    '08.7.7 1:42 PM (124.80.xxx.119)

    은 아직도 못 받았다면 못 받을 확률이 더많다눈! ~~저도 ~~이유와 사정 땜시롱~형제 도와 줬다가 지금은 떼먹은 사람도 잇고 형편이 안돼서 걍~~묻히는 경우도 이었슴니다! 형제 간이라~ 싸울정도로 겪한건 참아도 가금은 섭섭 할때가 있다눈! ㅠㅠ 어째! 화장실 갈때하고 나올때가 틀려스리 아! 알고 참기 힘든거 가터요!^^ 말~~그대로 형제 자매 간이고 가족들 이라면 서로 싸우지말고~~ 따듯 했으면 좋겠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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