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전문가 다수 의견 묵살했다
‘광고주 압박운동’ 위법행위 결정 논란
민변·형사법학회 “업무방해 볼 수 없어”
‘정보통신망법’ 관련 조항도 충족 못해
박현정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박명진)가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누리꾼들이 펼친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주 압박운동을 위법행위라고 판단했지만, 정작 방통심의위가 자문을 한 법률 전문가들은 ‘위법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주로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통심의위가 압박운동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도록 결정한 것은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명시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가 3일 입수한 한국형사법학회 등 세 곳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 광고주 압박운동 관련 게시글 심의 안건에 대해 방통심의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게시글이 형법상 ‘업무방해’로 볼 수 없으므로 방통심의위에서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2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한국형사법학회, 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추천한 3명의 전문가로부터 이번 심의와 관련해 의견을 들었다.
민변 쪽 전문가는 “업무방해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위계 또는 위력은 표현행위와 관련이 없으며, 심의 대상 게시물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도 아니므로 불법 정보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형사법학회 쪽 전문가도 “해당 광고주, 전화번호, 홈페이지 사이트 주소 등을 게시한 것만으로는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쪽 전문가는 “인터넷 게시글이 불법 정보에 해당하면 법 절차에 따라 취급 거부·정지·제한 명령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그도 “명예훼손, 공포심이나 불안감 유발, 업무방해 교사·방조 사실이 구체적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며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방통심의위는 지금까지 법률자문 의견서의 내용과 관련해 “자문을 한 전문가들이 신원과 의견을 공개하기를 원치 않았고 공식 자문도 아니다”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 왔다.
한편, 방통심의위가 이번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불법정보 유통금지’ 등을 위한 현행 정보통신망법 관련 조항(44조7의 3항)을 충족하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방통위가 심의대상이 된 게시물에 대해 제재 명령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은 뒤 심의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번 방통심의위의 다음 게시글 심의에 대해서는 어떤 중앙행정기관장도 사전 요청이 없었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방통위의 명령권 발동을 전제로 한 것이며 방통심의위의 심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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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69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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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전문가 다수 의견 묵살했다
숙제하자 조회수 : 285
작성일 : 2008-07-04 11:42:12
IP : 211.118.xxx.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니들이
'08.7.4 11:50 AM (118.217.xxx.186)그러면 그렇지... 한심한 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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