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항상 저를 바쁘게 하는 아이가 수학 여행을 갔습니다.
하루 날을 잡고 오랫만에 편한신발을 신고 돌아다녔습니다.
오전에는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고 광장시장에가서 친척아기 돌복도 사고
길거리 꽃구경 사람구경 정처없이 하니 좋더군요.
시간을 정하지 않고 혼자 여유롭게 다니니 여행을 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길에 전철을 타고 내렸는데...
어느 시각장애인이신 남자분이 나가는 곳까지 안내해달라고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으면 아마 그냥 지나쳤겠죠
그래서 제가 안내하겠다고 했더니...
제 팔을 덥석 잡으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당황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안내해드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손이 너무 뜨겁고 모르는 사람이고 하니 정말 어색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오고 그분이 표를 집어 넣는 구멍을 찾기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내눈이 이렇게 소중한 존재이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마침 3번출구로 나가야 하고 그분은 4번출구까지만 안내해주면 된다고 하시며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제 손이 너무 뜨겁죠?
정말감사합니다.
하시면서 정말 인사를 제가 미안할 정도로 몇번하십니다.
저는 사실 그분의 손길에 어색해했던 제가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었던마음속에 혹시 멀쩡한 두눈을 가진 제마음속의 자만은 없었는지
부끄러웠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일이 제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네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마음을 들키고...
진 조회수 : 425
작성일 : 2008-06-28 15:51:33
IP : 218.49.xxx.11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6.28 4:10 PM (220.70.xxx.97)시각장애인을 안내할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분이 나의 팔꿈치를 잡게 하는거라는걸 본적있네요.
저도 한번도 그런일을 해 본적 없지만
님 좋은일 하셨네요.
근데 맘속으론 그분들 측은해 보여도 막상 눈앞에선 뒤로 물러 나게 되더라구요.
혹시 너무 그분들과 딴나라 사람들 처럼 살아서 그런거 아닐까 싶어요.2. 저는..
'08.6.28 5:00 PM (219.251.xxx.210)예전에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당한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사실... 그 후론 선뜻 안나서게 되더라구요..
원글님처럼 지하철 입구까지 안내 좀 해달라고 해서 제 팔을 잡게하고 가는데..
아가씨냐.. 라고 묻길래 얼마전에 결혼했다고 그러니 그럼 한창 밤마다 뜨거울때네 라는 둥 남편이 밤마다 못살게 굴겠다는둥... 완전 변태같은 소리 느끼하게 지껄이는 바람에 진짜 경찰에 신고하고 싶은 거 꾹 누르고 다왔다고 황급히 팔 뿌리치고 도망갔던 일이 있었거든요..
차림새도 멀쩡하니 해갖구선... 그 끈적거림과 불쾌함이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서 찝찝했던지...
그 뒤론 여자분이 아니면 그냥 모른척하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