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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광화문, '유모차맘'이 물대포 껐다

솔뱅이 조회수 : 579
작성일 : 2008-06-27 06:21:03
새벽 2시 광화문, '유모차맘'이 물대포 껐다
- 30대 어머니 가로막고 "내 세금으로 왜 그러나"
- 비아냥·제지에도 끄떡 않자 34분 만에 차 돌려





» 유모차에 아기를 태운 한 여성이 26일 새벽 서울 신문로에서 경찰의 물대포 살수를 막아서며, 통행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6월26일 새벽 1시31분, 기자는 서울 광화문 새문안교회 앞 도로 위에 있었다. 새문안교회 골목에서 전경들에게 밀린 촛불시위대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새벽 1시32분, 서대문 경찰청 방면에서 왕복 8차로를 가득히 메운 전경들이 방패를 앞세우고 몰려오기 시작했다. 전경들의 대열은 끝이 없어 보였다. 뒤로 살수차가 보였다.


8차선 꽉 메운 채 방패로 땅 쿵쿵 치며 위협행진

1시40분, 전경들은 새문안교회에서 광화문 쪽으로 시위대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전경들은 방패를 어깨 높이까지 치켜들었다 땅을 내리쳤다. 그때마다 땅이 울렸다. 선임의 선창에 따라 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자기들만의 구호를 일제히 외쳤다. 여성들은 겁먹은 표정이었다. 제자리에 얼어붙어 울먹이는 젊은 여성이 보였다. 시위대들은 광화문 쪽으로 밀려났다.

1시41분, 2대의 경찰 소속 살수차가 전경들 뒤에 바짝 붙어섰다. "깃발부터 잡아, 강하게 저항하는 놈부터 잡아." 마이크에서는 쉼 없이 지령이 내렸다. 살수차는 물대포이자, 전경들의 대오를 지시하는 지휘부였다. 윙~하는 펌프 엔진 소리가 들렸다. 살수가 시작됐다. 물대포였다. 시위대들은 물에 젖었다. 여름의 초입인 6월 끝자락의 밤이지만, 차가운 물에 젖으면 살이 떨린다. 곧 입술이 파래진다. 시위대들은 전경들의 위력과 물대포의 서슬에 아무런 저항도 못해보고 광화문으로 광화문으로 떠밀렸다.

1시48분, 먼저 살수를 시작했던 노란색 살수차 대신 옆에 대기하고 있던 회색 살수차가 물을 뿜기 시작했다. 물길이 두 배는 멀리 나가는 듯했다. 한없이 쏘았다. 살수차의 물탱크에는 6,500리터의 물이 들어간다. 7.5미터까지 쏠 수 있다.


경찰 인도로 끌어내려 하자 "내 아이에 손 대지 마!"

1시52분, 회색 살수차가 물대포를 멈췄다. 노란색 살수차와 임무교대를 하려는 듯 보였다. 그때였다. 한 30대 어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노란색 살수차 앞을 가로막았다. 경찰들이 몰려와 인도로 끌어내려 했다. 어머니는 "유모차에 손대지 마, 내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고 외쳤다. 서슬에 놀란 경찰들은 물러났다. 시민들은 "아기가 있다"며 유모차를 에워쌌다. 경찰들은 당황했다. 윙~하고 움직이던 노란색 살수차의 펌프 엔진 소리가 멈췄다.

곧 한 무리의 전경들이 방패를 앞세우고 몰려 왔다. 방패로 땅을 치며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이 "애가 놀라잖아"라고 항의했다. 어머니는 말이 없었다. 전경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조금 뒤로 물러섰다.

순간 노란색 살수차가 뒤로 빠졌다. 회색 살수차가 이제 주된 역할을 할 모양인 듯했다. 방금 보다 더 강한 엔진음이 들렸다. 물대포 발사 준비 소리였다. 어머니는 곧바로 회색 살수차로 유모차를 끌기 시작했다. 전경들이 몸으로 막으려 했지만, 유모차를 가로막진 못했다.


유모차 밖으로 아이 두 발이 쑥, 아! 눈물이 핑~


» 26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신문로 새문안교회 뒷편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1시55분, 어머니는 두 번째 회색 살수차 앞에 섰다. 전경들은 멈칫거리며 다시 대오를 갖췄다. 어머니가 하늘을 쳐다보다 손으로 눈을 가렸다. 짧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두 눈가는 젖어 있었다. 그 순간 그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두 아이의 아빠인 기자는 그냥 망연히 유모차 앞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2시01분, 전경들이 빠졌다. 회색 정복을 입은 순경들이 대신 유모차를 에워쌌다. 일부는 불량스런 표정으로 껌을 씹고 있었다. 유모차를 등지고 있던 순경 한 명이 유모차 덮개를 슬쩍 들치려 했다. 껌 씹던 순경이었다. '안에 혹시 인형이라도 대신 넣고 가짜 시위하는 거 아냐?' 이런 표정이었다. 시민들이 "뭔 짓이냐"고 항의했다. 순경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다시 유모차를 등졌다.

사람들이 모인 광경을 보고 사진기자들이 몰렸다. 플래시가 터졌다. 어머니는 "제 얼굴은 찍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폴로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손으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그 순간이었다. 유모차가 심하게 요동쳤다. 그리고 유모차 밖으로 아이의 두 발이 쑥 삐져나왔다. 온갖 굉음에 격한 소음과 쏟아지는 플래시, 아기는 얼마나 심한 공포와 불안에 불편했을까. 눈물이 핑 돌았다.


"저 평범한 엄마입니다, 근데 왜 저를 여기 서게 만듭니까"

2시10분, 여경들이 투입됐다. 뒤에서 "빨리 유모차 인도로 빼"라는 지시가 들렸다. 여경들은 "인도로 행진하시죠. 천천히 좌회전하세요."라고 유모차와 어머니를 에워쌌다. 어머니는 동요하지 않았다. "저는 직진할 겁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도로 위에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자유가 있습니다." 또박또박 말했다.

2시15분, 경찰 간부 한 명이 상황을 보더니 "자, 인도로 가시죠. 인도로 모시도록"하고 지시했다. 여경들은 다시 길을 재촉했다. 어머니는 다시 외쳤다. "저는 저 살수차, 저 물대포가 가는 길로만 갈 겁니다. 왜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국민들에게 소화제 뿌리고, 방패로 위협하고, 물 뿌립니까. 내가 낸 세금으로 왜 그럽니까."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떨림은 없었다.

그때 옆의 한 중년 여경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니, 자식을 이런 위험한 곳으로 내모는 엄마는 도대체 뭐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대답했다. "저 평범한 엄마입니다. 지금껏 가정 잘 꾸리고 살아오던 엄마입니다. 근데 왜 저를 여기에 서게 만듭니까. 저는 오로지 직진만 할 겁니다. 저 차(살수차)가 비키면 저도 비킵니다."

2시20분, 아까부터 껌을 씹던 순경이 유모차를 등지고 섰다. "어, 저 허리 아파요, 유모차로 밀지 마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시민이 "그럼 당신은 유모차에도 치이냐?"라고 면박을 줬다. 순경은 다시 "그 잘난 놈의 아들 얼굴이나 한번 봅시다."라고 곁눈질했다. 어머니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2시23분, 살수차가 조금 뒤로 빠졌다. 경찰들이 다시 "인도로 행진하십시오."라고 어머니를 압박했다. 어머니는 외쳤다. "전, 저 차가 가지 않으면 하루 종일 여기에서 서 있겠습니다."


"전 저 차가 가지 않으면 하루 종일 여기에서 서 있겠습니다."

2시26분, 경찰 간부가 다시 찾아왔다. "살수차 빼고, 경력 빼." 드디어 살수차의 엔진이 굉음을 냈다. 뒤로 한참을 후진한 차는 유턴을 한 뒤 서대문 쪽으로 돌아갔다.

2시27분, 어머니는 천천히 서대문 쪽으로 유모차를 밀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다시 유모차를 에워싸려 했다.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야, 유모차 건드리지 마, 주변에도 가지마." 경찰들은 뒤로 빠졌다.

어머니는 살수차가 사라진 서대문 쪽을 잠시 응시하다 다시 천천히 유모차를 끌었다. 유모차를 따라갔다. 하지만, 말을 걸 수는 없었다. 기자이기 이전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묵묵히 유모차 뒤를 따랐다.

2008년 6월26일 새벽, 서대문 쪽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던 물세례에 소스라치던 이들은 갑자기 물대포가 끊긴 이유를 잘 모를 것이다. 여기에 그 이유가 있다. 기자는 그것을 대신 전할 뿐이다. 온몸으로 2대의 살수차를 막아선 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을.


※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5534.html  ..
IP : 121.133.xxx.18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이제이
    '08.6.27 6:53 AM (221.200.xxx.61)

    아무데나 유모차 끌고 나가지 마세요.(옮김)

    피같은 국민세금을

    생계형 데모조장꾼들에게 매년 수백억씩 노무현때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촛불집회로 탄핵을 막아준 공로로 받은 돈 치고는 너무 많지요 ? 그것도 매년이라니...

    도데체 촛불 몇개사고 피켓 몇개 만드는데 뭔 수백억씩이나 드는 걸까 ?

    아마, 그 지원금의 절반만 미국소고기 관리에 투입한다면, 우리는 좀 더 안전한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죠.

    아직 개원도 안한 국회의원 선거 다시하자고 합니다.

    생계형 데모조장꾼들이 자기들이 받는 지원금을 내놓고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지역만 우선 하는 것에

    찬성할 수도 있겠네요.


    정말 궁금해서 묻습니다.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촛불집회 미국소고기 먹는 것보다 만배는 위험하다는 중국산 초는 누구 돈으로 사나요 ?

    그 많은 인쇄 손 피켓은 누구 돈으로 인쇄를 하나요 ?

    그리고, 수백억씩이나 데모하는 시민단체에 돈을 주면 개내들은 그 돈으로 주로 뭐를 하나요 ?

    그런, 생계형 데모꾼들에게 휘둘려서, 유모차를 아무데나 끌고 나가시면 안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 있으니, 죽자사자 별의 별 짓을 다하고, 어떻게든 선량한 시민들

    끌어들이려고 사탕발림을 다합니다. 최소한의 양심도 기대할 수 없는 집단으로 보입니다.


    어린이를 군인으로 혹은 인질로서 쓰는 테러집단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걸고 그런 짓을 합니다. 그래도 비난받아야 합니다.

    그런 인간들도 아기를 그러지는 않고요...


    촛불집회에서 아이들을 앞세우지 않고는 자신들의 비참하고 한심한 주장을

    감출 길이 없는 불쌍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셨을 것 입니다.

    생명을 걸고 그런짓을 하는 테러리스트들 입니까 ?


    촛불집회에 얼마나 자신들의 주장이 덧없고 한심하고 자신이 없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겨우 조금더 주목을 받겠다는 욕심으로 그런 짓거리들을

    하는가 말입니까 ?

    그것을 부추기는 것들의 정체야 뻔하고, 그들의 목표도 뻔하지요.

    그러나, 상식과 지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인간들의 부추김에 넘어가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도 아이들을 앞세워서 자신들의 주장을 피는 것은 비겁한 행위입니다.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정치적 이슈를 외치게 하는 것은 비열한 짓입니다.

    무슨 말장난으로 포장을 한다고 해도, 아이들을 데리고 데모의 현장에 나오는것은

    아이들에 대한 잔인한 정신적 폭행입니다.

  • 2. 알바새끼
    '08.6.27 9:29 AM (125.241.xxx.82)

    꺼져라.
    니가 자식 데리고 거기 나가는 부모의 심정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냐?
    꺼져라 물흐리지 말고

  • 3. ..
    '08.6.27 9:38 AM (122.44.xxx.166)

    눈물이 핑 도네요.. 난 과연 내 주관대로 꿋꿋할 수 있는가.. 자꾸 되네이게 됩니다.
    진정 강한 어머니입니다.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유모차에 탄 아이에게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서 계신것이겠지요..

  • 4. ...
    '08.6.27 10:11 AM (219.254.xxx.58)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촛불 반대하는 사람들로 인해 너무도 맘이 아프고 힘 빠지면서
    저 반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내가 맘 힘들고 모든 신경을
    거기다 다 쏟아야하나 싶어 너무도 우울했었는데
    이 기사로 인해 아프고 힘든 마음 다 치유되네여....
    고맙고 고맙습니다 어머니란 이름의 위대한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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