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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이 학급담임들에게 가산점을 주겠다고 합니다.

스머펫 조회수 : 596
작성일 : 2008-06-11 10:20:06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50003


담임 없는 학교를 상상해보라

악감정 섞인 ‘공상’일 뿐일까… 학교자치연대는 담임제 폐지와 지도교사제 도입 주장해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담임결정론’이 있다. 고등학생의 학교에 관한 온라인 사전인 ‘학교대사전’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한 해의 운세는 학기 초에 배정되는 담임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 과연 담임은 대한민국 학생의 1년 행복을 좌우한다. 경기도 고양시 ㅇ초등학교 6학년 ㅇ군은 3월 3학년 때 담임을 다시 만나 정말 기뻤다. 4학년과 5학년 “잘 맞지 않는”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서 학교 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 담임은 가정의 가부장처럼 학급에서 전권을 휘두른다. 생활 전반을 지도하고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이런 체계에서는 학생과 학교의 평등한 관계를 상상할 수 없다. (사진/ 한겨레21)



4학년 어느 날은 집에 돌아와서 “담임은 쓰레기”라고 말하며 화를 내서 어머니 ㄱ씨가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야단을 치고는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담임 선생님이 다른 아이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것이다. ㄱ씨는 우리 애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넘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ㅇ군이 담임 선생님에게 정을 붙이지 못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학원 숙제를 학교에서 한다는 말도 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선생님 말 안 듣는다고 딴 짓 하는 것을 야단칠 수도 없었다. “선생님이 꼼짝도 못하게 하는데, 조용히만 하면 뭐든 해도 돼.” 5학년 때도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고 영어 발음도 엉망이고 학생들한테 관심 없는 담탱이” 때문에 ㅇ군은 학교 생활을 재미없어했다. 아이의 1년이 선생님에 저당 잡히는 것이다.

일제 전시동원 체제 ‘반’에서 시작

1년이 저당 잡히기는 학생들만의 일은 아니다. 학기 초가 되면 ‘담임 증후군’이 학교를 떠돈다. 전북 지역의 한 국어 담당 교사는 “담임을 서로 안 맡으려고 한다. 그래서 몇 년에 한 번은 담임을 맡는다는 것을 학교 내규로 정해놓고 있다. 그래서 전입해오는 경우 담임을 맡기는 식이다”라고 전한다. 출퇴근 부담이 없고, 승진도 자유롭고, 방학이 있고, 퇴근 시간이 빠른 것과 같은 ‘좋은 직장’의 조건만을 따지는 선생님의 ‘자질’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오히려 담임을 맡으면 담임 수당이 더해진다. 기피 원인은 담임이 되면 겪는 잡일과 행정 업무 때문이다. 그는 “교과를 지도해야 하는 것은 다른 선생님과 마찬가지지만 일찍 출근해야 하고 그 외의 공문 처리가 많다. 아이들에게 신경쓰면서 겪는 심적인 부담도, 아이를 위하는 좋은 선생님일수록 크다”고 말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담임이 없으면’이라는 소박한 바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의 익명 게시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 있다. “교실을 담임 선생님의 방처럼 꾸미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선생이 커피포트가 없다고 하면 사주어야 하고, 냉장고가 없다면 사주어야 하는 실정입니다. 요구할 때는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을 먹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제 아이들이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부모가 돌아가면서 학교에 가서 빵 사주고 음료수 사주고, 참으로 한심한 사회입니다. 우리도 5학년까지는 담임제도를 폐지하고 6학년만 담임을 두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 밑에는 “저도 초등담임제 폐지에 찬성입니다”라는 글이 답글로 올라와 있다. 담임이 없어진다면? 미운 선생님에 대한 화풀이 공상일 뿐일까.

진보교사들의 모임인 ‘학교자치연대’는 ‘학교 담임제 폐지’를 학교개혁 문제와 연동해 제안하고 있다. 8월21일에는 ‘교육대통령을 위한 국민의 선택’ 3차 토론회 ‘학교자치 실현을 위한 대선 교육공약 과제’에서 교육 과제로 전격 제안했다. 이 토론회는 교육과시민사회, 교육기획력실천모임,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교사운동, 지역문화연구사람대사람, 학교자치연대, 학벌없는사회만들기, 한국교육연구소 등 10개 단체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학교자치연대의 김대유 공동대표(서문여중 교사)는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지만 담임제 유지로 학교의 민주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런 체제하에서는 ‘좋은’ 담임 선생님은 존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학교자치연대는 ‘학급’ 체제의 비민주성을 맨 처음 지적한다. 학교 학급담임제는 일제시대 전시 준비행정 ‘반’에서 출발한다. ‘반’(班)이라는 한자는 큰 덩어리를 칼로 잘라 또 다른 왕을 만들고 있다. 한자는 ‘칼을 찬 군사’ 이미지다. 이 전시체제의 기본 단위인 학급은 ‘효과적인 행정 업무’를 위해 동원된다. 아침의 교무회의 시간이면 일주일에 못 돼도 서너 개, 많을 때는 대여섯 개씩 “학급에 부탁드립니다”라는 전달 사항이 나온다.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상한 절대 권력들

박성조 학교자치연대 운영위원(서울 풍생고)이 단위 학교 담임 업무를 조사한 결과 100여 가지의 업무가 있었다. 이런 제도를 안내해달라, 돈을 거둬달라, 방과후학습지원 대상자를 선정해달라, 봉사활동 참가 인원을 파악해달라는 것 등 ‘잡무’가 대부분이었다. 김대유 공동대표는 “현재 학급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서문여중 학생들에게 던졌다. 2학년 4개 학급 145명은 하나같이 학급의 역할이 ‘청소’라고 답했다. 설문 문항에는 청소, 수업 준비, 교사 업무 보조 등의 문항이 있었다(복수 응답 설문). 학생들 역시 일사불란한 조직체로서 반이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유 대표는 담임제 폐지가 “가부장적인 왕정 교실을 민주적인 교실 체제로 바꾸는 일”이라고 말한다. 담임은 가정의 가부장처럼 학급에서 전권을 휘두르게 된다. 학생의 생활 전반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 학교 폭력이 문제가 될 때 담임의 책임이 된다. 자연스럽게 관할권에 대한 소유욕이 싹튼다. 아이 싸움이 집안 싸움으로 번지는 듯한 일도 그대로 벌어진다. 보건교사인 우옥영 학교자치연대 정책국장(서울 수락중)은 ‘학교 밖’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상한’ 경험담을 전해주었다. “양호실에 자주 오는 학생들이 있다. 학생의 고민을 듣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담임 교사가 자신의 학생과 왜 상담을 하느냐며 월권 행위이니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상담은 담임의 관할이라는 것이다.”

△ 학교자치연대는 교육청이 아닌 교육 주체의 자치를 고민하면서 ‘담임제 폐지’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8월21일 열린 ‘교육대통령을 위한 국민의 선택’ 토론회에서 교육 과제로 전격 제안했다. (사진/ 학교자치연대 제공)



경기 용인시 ㅅ초등학교 학부모 ㅇ아무개씨는 학급운영위원 대표를 지내며 ‘담임의 절대 권력’에 놀랐다. “‘찍힌다’는 두려움 때문에 담임에게 불만을 제기하지 못한다.” 다른 반 학생 중에 담임에게 수치스런 폭력을 당한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의 학부모에게 담임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라고 충고를 했다. 하지만 그 학부모는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담임 선생님의 지나친 요구까지도 다 들어주었다. ㅇ씨는 “자기 아이를 향하는 마음을 담임제가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대유 대표는 “이런 체제에서는 학부모, 학생, 학교는 평등하게 만나지 못한다. 소통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학교자치연대에서 담임제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지도교사제’와 ‘교과담당제’의 결합이다. 유럽이나 미국과 비슷한 방식이다. 교과 선생님이 교실을 책임진다. 학생들은 자신이 수업을 짜고 원하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간다. 행정 업무는 행정실에서, 학생 상담은 상담 전문 교사가 담당한다.

‘담임제 폐지 상상’은 현실에 부드럽게 안착 가능한 것일까. 교육과시민사회 윤지희 공동대표는 ‘담임제 폐지’ 제안이 생활지도와 인성지도를 등한시할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교사가 교과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학생의 생활지도, 인성지도, 학급 공동체 활동 등을 도와주고 지도하는 또 하나의 교사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방기라고 생각된다.” 우옥영 학교자치연대 정책실장은 “현실에서 인성지도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질문해보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왕따가 일어나고 차별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곳이 학급이다”라며 인성 문제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외국에서는 인성 교육이 자기 주장을 하는 문제로 모인다. 적절하게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것, 의사소통, 의사결정을 가르친다.” 그는 교사가 학생의 인성지도까지 맡아야 하는 ‘무제한 책임제’ 역시 재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대유 공동대표는 생활지도 문제 역시 다른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는 교실에 갇힌 담임 선생님에 의해 편협하고 독단적으로 생활지도가 이루어진다. 제도가 바뀌면 학생들의 교과 교실 순환주기에 맞춰서 다양한 교과교사, 생활지도와 상담교사 등이 함께 어우러져 더 전문성 있고 체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학급은 가부장적 DNA다. 그래서 아무리 문제점이 많아도 바꾸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상하라, 현실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는 보류 상태다. 윤지희 공동대표는 “초등학교에서는 학급 단위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공동체 생활을 배워가는 단계다. 자기주도적 학교 생활을 전제로 하는 교과담임제는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불안감을 준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우옥영 정책실장은 “아직까지 세밀한 내용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먼저 중·고등학교에서 제도를 시행해나가면서 초등학교까지 넓혀나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대유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5, 6학년 과정에서는 단계적으로 학급담임제를 지도교사제로 바꾸고 지도교사는 교과담임들이 넘겨준 생활기록부를 종합하고, 기초적인 학교생활을 안내하며, 상담이 필요한 학생을 전문가와 연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학교의 위압적인 체제는 사회에 그대로 스며든다. 김 공동대표는 학급 체제가 공고한 나라는 세계에서 두 나라, 한국과 일본인데 둘 다 전형적인 막힌 사회라고 말한다. “선진 7개국(G7) 중 일본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 10만 명당 24.1명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10만 명당 26.1명이다. 사람들은 왜 자살을 선택할까.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없어진다면? 외계인 납치 사건 같은 공상과학소설(SF)의 설정도, 아카시아 핀 교정을 배경으로 한 공포물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담임이 없어진다면’은 불온하면서도 유쾌한 상상이다. 그리고 학교에 얽힌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탄력적 학점제와 나란히

21교과 1과목 체제에서 선택과목제로

학교자치연대에서는 담임제 폐지와 함께 교과제 변화를 함께 제안한다. 그 대안이 학점제다. 학생이 교실을 찾아가는 것은 자유롭게 수업 시간표를 짠다는 말인데, 이 수업 시간표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면 학점제가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변한다는 것일까. 현재 대한민국 교과는 국·영·수 주요 과목 1교과 1과목 체제로 10개 학년(고 2·3년 제외)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학습량이 부과된다. 사회, 과학 등 다과목 체제에서도 학습량은 똑같다. 수준별 학습은 동일 교과의 수준별 운영이다.

이와 달리 학점제에서는 필수과목이 줄어들고 최소 이수학점과 최고 이수학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1교과 1과목 체제와 달리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많다. 학점제로 운영되는 미국 학교의 예를 보자. 텍사스주 오스틴 교육구 고등학교에서는 영어, 우리로 치자면 국어에 해당하는 과목이 54개다. 영어(8), 제2영어(3), 읽기(4), 언어선택(6), 말하기와 토의(22), 그리고 신문방송(11)이 있다. 말하기·토의 분야에는 회화, 구두해석, 연설, 회화적용, 토의, 개인연구 등이 단계별로 있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저 학점은 4학점이다. 영어를 잘하는 학생은 필수 학점 이상 고급 수준의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다. 과목의 선택에 적성이 나타나기 마련이며,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취향과 소질을 판단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미 대학에서는 이 학점제를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점제로의 변환은 또 한 번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를 내포하는 것이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에서도 ‘무학년제’와 ‘학점제’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다. 거꾸로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도 지금의 학급 체제를 바꾸어야 한다.

IP : 211.114.xxx.2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이맘
    '08.6.11 10:30 AM (211.114.xxx.201)

    담임은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주어야합니다. 담임에게 가산점수까지 준다면 승진에 눈먼 교사들에 의해서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우리 아이들입니다.

    학급담임제를 폐지하고 교과담임제로 가는것이 해법인것 같습니다.
    교원평가도 확실하게 실시해야한다고 봅니다.

  • 2. ...
    '08.6.11 11:12 AM (165.132.xxx.128)

    담임 너무 힘들지 않나요? 전 학급당 인원수를 20명 선으로 줄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담임 맡은 선생님한테는 수업 시수도 줄여주구요. 가산점 주는 것보다 담임하기 편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 와도 학생들은 교수님의 지도와 조언을 필요로 합니다. 지도교수제가 있지만 허울 뿐이고 수업 들었던 교수님께 쭈삣쭈삣 찾아가는 게 전부죠. 고등학교 정도에는 교과담임제도 좋을 것 같지만...힘들 때 찾아갈 수 있고, 많은 학생들 중에 나한테 좀 더 신경을 써주고, 학부모님이 오시면 상담할 수 있게...학급 담임이 없어져도 비슷한 제도는 있어야 할 거 같아요.

  • 3. ..
    '08.6.11 1:04 PM (125.241.xxx.98)

    담임제 폐지 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얼마나 좋을까요
    교사들 담임 싫어하거든요
    과목만 가르치고 나가면 끝
    지금도 생활지도 엉망인데
    과연 어떻게 될지
    담임이 아니면
    일도 엄청 줄어들거든요
    누가 학교에 오는지 내시간에 안들어어면 체크하면 끝날것이고--일예로
    모든 사항을 종합헤서 하는 생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들 학교에서 쉬는시간에 다쳐도 담임탓
    심지어 학교에서 집에 오는길에 다쳐도 담임탓
    학교에서 집에 가는길에 다쳐도 담임탓
    이런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합니다
    물론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담임제 없애면 교사들이 더 좋아할것입니다
    청소며 급식지도며
    와 제발 비나이다 할것입니다
    저 과거에 교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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