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다벼르다 남편과 아이둘(7살,6살) 같이 갔어요.
6시반쯤 도착했는데 너무너무 많이 와 계셨어요.
촛불집회는 처음이라 좀 얼떨떨했지만 금방 분위기에 적응되더라구요.
방향이 안 맞는 자리였는지 앞쪽의 말씀이 잘 안들려서 좀 답답했지만 바로 앞에 계신 분들따라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부르고...
가두행진 중에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전의원도 보았어요.
남편이 눈짓을 하길래 보았더니 건너 옆에서 걷고 계시대요.
백기완선생님도 하얀 한복을 입고 나오셔서 구호를 선창하시고...
애들만 괜찮으면 좀 늦게까지 있을 생각이었는데
제가 갑자기 복통이 와서 중간에 돌아와야 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네요.
큰 아이가 잔치하는 거 같다고 하네요.
작은아이도 처음엔 촛불을 좀 부담스러워하더니('이거 꺼야될 것 같애.'하면서 자꾸 훅 불어서 끄는 겁니다. 생일케익 초를 생각한건지 불조심에 너무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건지..^^;;;) 나중에는 집에 오는길에도 계속 촛불들고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조그마한 사건이 또 하나 있었네요.
제가 설사기를 느끼고 불안하던 차에 작은애마저 집에 가고싶다고 하는 바람에 중간에 발길을 돌려
골목길로 들어섰는데요. 촛불은 계속 들구요.
술집도 있고 식당도 있고 그런 골목이었는데
한 무리의 50-60대 정도의 아저씨들이 맞은편에서 오고 계셨거든요.
잠시 아이들과 얘기하느라 골목에 서 있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소리를 버럭 지르는 겁니다.
'아저씨, 왜 촛불을 끄고 갑니까!'
깜짝 놀라서 보니 남편의 촛불은 꺼져있고
그 아저씨도 놀랐는지 서둘러 걸어가시고...나중에 보니 몰래 끄고 가려고 했던 것같더라구요.
애들 아빠가 평소에는 조용한 편인데 불의에 좀 욱하거든요. 눈은 이글이글 타고 저까지 나서서
뭐냐고 누가 촛불을 끄더냐고 날카롭게 째려봤더니
일행분들이 남편과 제게 죄송하다고 저사람이 술에 취해서 그런다고 자기는 애들한테 촛불하나만 달라고 하려고 하던 참이라며 급사과를 하시더라구요.
그사이 촛불끈 아저씨는 또다른 일행들과 벌써 저만치 가 버리시고...
연신 죄송하다고 하시는 일행아저씨께 뭐라할 수도 없고 그 아저씨 뒤통수만 째려보다 돌아서 왔네요.
참 잘못된거 좀 바로잡아 보겠다고 수만명이 모여서 이 난리인데 그 난리통 가운데 이런 사람도 있구나...
참 씁쓸하대요.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은 잠에 떨어졌네요.
저는 혹시나 무슨 나쁜일이 생길까싶어 또 인터넷을 켭니다.
부디 다치는 분이 없었으면 하네요...
근데 오늘은 들려오는 얘기들이 꼭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아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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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 갔다왔어요.그리고 작은 사건 하나..
촛불더하기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8-06-08 01:10:51
IP : 220.86.xxx.20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6.8 1:13 AM (116.33.xxx.139)수고많으셨습니다~
어제는 갔지만(것두 겨우 두번째 참석..ㅠ.ㅠ)
오늘 많은 분들이 오신거 보니,너무 고맙더라구요^^2. ..
'08.6.8 1:16 AM (58.76.xxx.44)서울떠나온지 일년반인데..마음은 늘 시청앞에 있습니다..
수고하셨구요..남편분 성품이 저와 닮았네요^^
아이들 말하는것도 저희 애들과 흡사하고(7살, 5살)..
암튼 불상사가 없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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