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벼랑 끝 질주를 멈추지 않을 모양입니다.
국민들이 날마다 그렇게 거리로 나와서 외쳤건만,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재협상에 준하는 자율 규제'와 같은 말장난입니다.
'인적 쇄신'이라는 것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으로는 별 기대할 것도 없고,
설령 장관이나 비서실 수서들을 바꾼다고 해도 과연 그 자리를 누가 채울까요?
더 나은 사람들로 채워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고집불통인지 사람들은 많이들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해답은 바로 '박정희'에 있습니다.
이명박의 통치 스타일, 박정희의 판박이
사실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빅 2인 이명박과 박근혜 모두
그 근원에는 '박정희'라는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박근혜는 '유신공주'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박정희의 딸이라는 점을 브랜드로 삼았고,
이명박은 박정희 시대 때 성공신화를 일군 CEO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둘 다 정치가로서 차이점은 있을 지 몰라도 적어도 박정희 코드라는 공통분모는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박정희의 통치 스타일은 독재를 바탕으로 해서 경제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합의보다는 소수 엘리트가 주도해서 국가 운영과 경제에 대한 계획을 짜고,
반대 의견은 무시하고 탄압하면서 '나중에 봐라, 내 말이 맞을 걸?'이라는 식으로
결과론으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합니다.
같은 문제를 두고 A와 B라는 두 가지 해법이 있을 경우, 박정희는 A를 선택하고
B는 철저하게 무시하는 스타일입니다.
A가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B가 더 좋은 결과를 거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정희는 B에 대해서는 아예 틀어막아버리기 때문에 B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결국 A가 정답이라고 믿어 버리게 되는 셈입니다.
지금의 이명박을 보십시오.
박정희와 거의 판박이와 같은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로는 소통을 외치지만 소통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소수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해서 국가를 끌고 나갑니다.
아무리 한 달 넘게 촛불을 켜고 외쳐도 잔꾀 부리면서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만 하지
설득과 합의 같은 것은 시늉만 할 뿐 제대로 하려 들지 않습니다.
결국 이명박의 생각도 박정희처럼, '나중에 가 봐라, 지금은 너희들이 그러지만
나중에 가면 내가 옳았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경부고속도로가 그랬던 것처럼' 인 것입니다.
말로는 소통을 한다고 하지만 그 대상들은 코드가 비슷한 이른바 '원로'들 뿐입니다.
그러니 참여정부 탓을 하는 조용기 목사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다가 안 하느니만도 못한 이벤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명박의 크나큰 착각
하지만 이명박이 가장 착각하고 있는 점이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는 정보와 언론을 정부에서 독점하던 시대입니다.
곧, 국민의 여론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고 어떤 정책에 대한 정보 역시도
결정권을 쥔 정부의 엘리트 집단이 독점하고 있는 시대였습니다.
박정희는 국민을 우매하다고 보았고, 따라서 소수 엘리트들이 국가 발전에 대한 계획을 짜고
국민들은 그저 '잘 살아보세'를 외치면서 따라오기만 하면 되는, 그런 체제로 나라를 끌고 갔습니다.
그래서 박정희는 국민들이 똑똑해지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박정희 시대에 그렇게 문화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국
민들이 똑똑해지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똑똑하면 더 많은 자유를 원하게 되고, 경제를 위해서는 인권이든 자유든 저당잡혀도
상관 없다는 박정희로서는 피곤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수많은 고급 정보들, 외국의 정보들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보통 사람들도 정부 정책의 본질을 파악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졌습니다.
국민들도 이미 많이 똑똑해진 상황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박정희 시대의 그 우매했던 국민이 아니라는 겁니다.
설령 '경제 살리기'에 속아서 이명박을 찍어줬을 지언정, 그 실제를 알게 되자
곧바로 등을 돌려버린 상황을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이명박의 크나큰 착각은 이미 너무나 변해버린 시대에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박정희를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시장 시절에 버스 개편과 청계천 복원에서 박정희 식 스타일로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여전히 박정희 스타일은 통한다는 믿음을 가진 나머지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한마디로 '박정희 코스프레'를 하다가 쪽박을 찬 셈입니다.
박정희와 함께 벼랑 끝으로 달리는 이명박
이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이명박은 발등에 불 떨어진 것마냥 허둥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이 바뀌지 않은 한, 땜질식 처방으로는 이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명박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불행하게도 그럴 확률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불도저 옆자리에 박정희를 태우고 벼랑 끝으로 질주하는 이명박의 머릿 속에서는
'운하만 되면', '한미 FTA만 되면' 이런 가정법이 계속 떠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것만 성공하면 결국 이 우매한 국민들도 내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불도저의 액셀러레이터를 더 꾸욱 밟고 있지만 결국 그 앞에 있는 것은 낭떠러지입니다.
아마, 후대 사람들은 이명박의 공과로 '이제는 박정희가 과거의 유산임을 깨닫게 해 준 것'임을 꼽게 될 겁니다.
이명박이 살아남으려면 조수석에 타고 있는 박정희를 당장 발로 걷어 차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에 '신화'를 일구었고 박정희의 망령을 가슴 속에 간직하면서 여기까지 온 그가
그렇게 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울한 사실은, 박정희의 18년 독재를 끝나게 한 것은 김재규의 권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죽을 때까지 오만과 독선은 점점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지금 상황이라면 이명박의 말로도 권총이 아닌 국민들의 눈총세례로 벌집이 되어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는, 우울한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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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를 보면 이명박이 보인다.
이명박=박정희 조회수 : 763
작성일 : 2008-06-08 00:46:24
IP : 222.234.xxx.20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
'08.6.8 12:51 AM (125.186.xxx.132)네..둘이 비슷해요. 시대가 발전하고, 국민이 진화한점이 차이랄까.. 하는짓은 같음 ㅎ김재규아니었음, 우리나라 이만큼 살기 힘들엇을거같아요. 한땐 북한도 우리보다 잘살았으니까요..68년까진가
2. 푸~헐
'08.6.8 1:53 AM (222.110.xxx.109)동감..
과연...
결국....3. 알 수 있는 건
'08.6.8 12:06 PM (219.253.xxx.166)어...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수도 있고요,
예측 가능한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대로 쭉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겁니다.
그밖에는 아무도 몰라요.
멍박이라고 지 운명을 알까요...4. sun
'08.6.8 1:30 PM (221.140.xxx.119)좋은 글인데요^^;
이 글 저희 가족 블로그에 써놓은 글인데... 퍼온 글은 퍼왔다는 표시해주세요.
저 이글보고 깜짝 놀랬어요.
글은 같은데... 펌 표시가 없어서...5. 링크
'08.6.8 6:34 PM (121.132.xxx.19)펌글 표시가 없어서 원문 링크 겁니다.
http://blanc.kr/6. 야망의 시대
'08.6.30 10:17 PM (121.174.xxx.18)명박 ceo미화시킨 야망의 계절인가 하는건 명박이 주인공이 아니고 정주영이라고 하더군요. 이명박 입사동기가 미국서 건설사 부사장 하는데 경리파트 있었던 사람이 무슨 현장을 아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입사동기 말이 정확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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