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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해자인데, 가해가 됐어요

쐬주반병 조회수 : 1,702
작성일 : 2008-05-23 10:05:04
얼마전에, 골목길 보다는 큰 2차선 도로에서, 6차선 대로로 진입하려고, 우회전 신호를 넣고, 브레이크 밟고 대기 중이었습니다.

그 때, 조수석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학생이 보이더군요(대로변 자전거 도로..내리막길입니다.)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흥얼거리면서, 달리더군요.
저는, 설마설마 하면서..멈추겠지..내리막 길인데, 속도 줄이면서, 멈추겠지...했는데,
(제가 피할 상황도 아니었구요, 대로로 진입도 못하고, 그렇다고 후진도 못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대로 제 차 조수석 바퀴 부분을 받아버리고, 넘어지더군요.

순간,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일단, 시동 끄고, 내려서 학생의 상태를 봤습니다.
학생은, 일어나더니 그러더군요.
'죄송합니다. 못봤어요. 약속이 있어서 가야 돼요. 안다쳤어요. 갈께요.'
자전거도 움직여 보더니,
'자전거도 괜찮아요. 갈께요. 죄송해요' 하면서 그냥 가려고 하는 것을 붙잡았습니다.

일단, 학생의 어머님께 전화해서, 학생의 어머니 오셔서, 상황 설명하고, 병원비는 제가 해드릴테니, 병원에 가시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계속 괜찮다고 그러구요.

일단, 학생과 어머니 보내고, 집에 와서, 남편한테 얘기하니,
내려가서 차를 보더니, 제 차가 망가졌다고,
옆 범퍼와 앞바퀴 윗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답니다.
보험사에 사고 접수하고, 배상 받아내라고 하더군요.

보험사에 사고 접수하고, 상황 설명을 했는데, 정말, 재수없는 경우에 해당 되지만, 그래도..
이런 경우는, 무조건 제 잘못이라고 하더군요.
속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브레이크를 밟고 대기중에 있었는데,
단지, 시동이 켜져 있다는 상황만으로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된다구요.
다만, 자전거를 탄 학생의 부모가,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을 해 주면 다행인데,
아마도, 배상을 해주지는 않으려고 할꺼라고 하더군요.

사고 당시, 제 차 뒤에 택시 기사분이 계셨었는데, 그분 전화번호라도 받아둘껄 하는 후회가 들더군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제 과실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답니다.
서있는 제 차를, 자전거를 탄 아이가 보지 못하고 들이 받았는데, 제가 가해자가 되었답니다.
제 차가 망가졌는데도 말이죠.

제 차는 공업사에 들어가서 자차 처리하는데, 옆에 찌그러진 부분 바꾸고, 범퍼에 센서가 있는 차라서, 금액도 꽤 나왔네요. 열받아 미치기 직전입니다.

자전거 탄 아이는, 자전거도 망가졌다고, 55,000원 배상 청구 했다더군요.
(그 때는 멀쩡하다고, 핸들도 틀어짐도 없었고, 체인이 풀린 것도 아니고..잘 끌고 갔는데)

자전거 탄 아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병원에 다니는 중이구요.(약간의 타박상이랍니다.)
만약, 내 아이가 이런 경우라면, 저같으면, 제가 배상 해줄것 같은데..
잘못은 학생이 했는데, 배상 청구까지 한 그 학생의 부모도 밉고..

내 나라지만, 이 나라의 법이, 정말 황당하죠?
운전 하기가 싫습니다. 제가 피해자인데, 시동이 켜져 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었으니..
남편은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라는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나중에, 이차저차 해서, 지인을 통해, 그 학생의 부모님 얘기를 들었는데, 절~~대로 보상은 해주지 않을 사람들이랍니다.
저더러, 잘못 걸린 경우라네요. 드러눕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하랍니다.

잊어버리려고 하는데, 잊혀지질 않아요.
이어폰 끼고,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에 달려오던 학생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네요.
그 학생이 참 밉네요.

어른들도 이어폰을 끼면, 속도 감각을 잊고 집중력도 현저히 떨어지는데, 아이들은 더하겠죠?
아마도, 그 학생도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더 주의를 못한것 같습니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다시한번,  제 아들넘 단속했습니다.
밖에서는 절대로, 이어폰 끼고 다니지 말라고..특히, 자전거 탈 때 내리막길이나,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라고, 다시한번 얘기했습니다.

82회원님들도 다시한번, 아이들에게 주의 주시구요,
운전할 때도 항상 조심하시길..

이 글을 적으면서도 다시 생각이 나서, 열이 확 받네요..


IP : 221.144.xxx.14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5.23 10:10 AM (58.102.xxx.127)

    일반적인 상식상 문제없는것 같아도 운전할때 법적으로 따지면 그럴때가 많은거 같아요.
    그 아이가 많이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랄수 밖에요.
    만일 치료비라도 물어줄라치면 돈 문제가 아니라
    그부모와 진짜 감정을 상하시게 되었을테니까요...

    속상하시겠어요.

  • 2. 바퀴수가
    '08.5.23 10:10 AM (211.255.xxx.210)

    많을수록 불리하단 말 들었어요. 자전거니 그저 저러고 말았지, 오토바이랑 사고나도 비슷합니다. 좋은 경험 하셨다 생각하시구요. 그냥 잊으세요. 차망가지고, 보험료 올라가는 것두 억울한데, 홧병까지 생기면 더욱 억울 하지요. 그 아이 많이 안다친것두 다행이구요.

  • 3. ㅠ ㅠ
    '08.5.23 10:14 AM (220.85.xxx.202)

    원래 이륜차랑 승용차가 사고나면 승용차 무조건 잘못이라 들었어요.
    저도 가만히 시동만 걸고 서있는데 오토바이가 커브 틀면서 제 차를 긁었는데
    제가 움직였다고 우겼어요. 보험사도 바로 신고하고그랬어요. 저 혼자 있었으면 다 뒤집어 썻을텐데 옆에 누가 있어서 해결법 알려줘서 10만원 수리비 중 4만원을 제가 물어줬네요. .

  • 4. ㅠㅠ
    '08.5.23 10:15 AM (220.85.xxx.202)

    근데 학생은 나중에 말바꾸니 너무 밉네요. 치료비까지 달라는건 정말 아니당.
    분명 잘못했다 하지 않았냐,, 내차도 수리비가 엄청 나왔다 하면서 치료비 달라는건 좀 그렇다 좋게 말해보세요.

  • 5. 영양주부
    '08.5.23 10:15 AM (58.151.xxx.126)

    저고 그런경험있어요
    저는 제가 우회전하고 오토바이탄 할아버지가 뒤에서 오구 있었는데 님처럼 네 차 뒤를 그 오토바이가 받으면서 (저를 늦게 봤겠죠) 할아버지가 넘어졌어요
    순간 입술을 깨물어서 입술에서 피가 나는걸
    이빨이 이상하니
    걸을수가 없니 운전을 뭐 그따위로 하냐등 난리더라구요
    근데 결국은 대인대 대인 대물대 대물이라네요
    제차는 긁히지도 않았어요 이제 생각해보면 할아버지가 제 차를 늦게 보고 부딪히기전에 브레이크잡고 넘어지신것 같아요
    생돈 50만원드리고 합의했답니다.
    두바퀴짜리는 일단 피하고 보는게 좋아요
    저도 그다음부터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를 제일 싫어한답니다.

  • 6. ..
    '08.5.23 10:29 AM (218.236.xxx.118)

    횡단보도앞에 신호 대기하고 있다가 급하게 건너는 아이 넘어지면서 서있던 제차에 넘어지면서
    발목 접질른적이 있었는데요. 지켜보던 아빠 첨에 저한테 미안해 하더니 어디론가 통화하고 나서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되더라구요. 너무 억울해서 옆에 파출소 갔더니 무조건 차 책임이랍니다. 사람과 차, 자전거와 차, 오토바이와 차에서도 차가 가해자가 되더군요.

  • 7. .........
    '08.5.23 10:50 AM (210.94.xxx.89)

    제가 알기로도 자전거나 오토바이 사고에서 무조건 자동차가 가해자가 됩니다. 사람과 자동차에서는 당연히 자동차가 가해자가 되구요. 그래서 운전할 때 정말 조심해야해요.
    저도 운전하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을 하구요..

  • 8. 시동
    '08.5.23 11:03 AM (125.191.xxx.63)

    걸려있으면 무조건 가해자가 되는게 맞나봐요
    지난번 동네에서 오토바이가 저 혼자 미끄러져 대기중이던
    반대차선 차에 박고 쓰러졌는데
    그 아저씨가 다 뒤집어 쓰는 분위기 였어요
    불공평하죠...
    어떤 아주머니는 주차장에서 시동거는 사이에 오토바이 탄 고등학생이
    미끄러져 받쳤는데도 아주머니 잘못으로 해결보려고 경찰서 계속 왔다갔다 하시구요

    그 뒤로 전 오토바이 자전거가 시야에 보이면 돌아가거나
    천천히 가요

  • 9. 이루자
    '08.5.23 1:49 PM (59.12.xxx.232)

    참 시동걸린 차를 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경우가 참 많아요.
    저도 결혼전 오토바이랑 저런일이 있었어요.
    앞에가던 오토바이가 균형을 못잡고 비틀비틀 거리더니(아주 저속) 쿵 넘어지길래
    신랑(그때는 남친)이 차를 세우고 다가가서 일으켜줬어요. 괜히 착한척해서리.
    그랬더니 대뜸 우리차를 피하려고 하다가 넘어진거라고 하면서 어거지를 쓰길래
    결국 경찰서로 갔는데 경찰아저씨가 우리보고 재수없이 걸린경우라고 하더라구요.
    결국 2:8(우리가 8)로 합의를 봤는데 대체 우리가 뭔잘못?
    앞에 넘어진 오토바이아저씨 일으켜 세워준 잘못?

  • 10. 반반
    '08.5.23 11:41 PM (220.86.xxx.182)

    자전거도 차로 보는데...자전거 도로가 없으면 자전거 주행은 차도로 해야돼요. 자전거중 천만원대의 고가 자전거도 있는데 ..그만하기를 다행으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산악 자전거 타는사람들 조금만 사고나도 프레임가는데 그게 우습게 몇백이어요...그저 액땜했다고 위안 삼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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