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진중권 칼럼> 차가운 머리로 투표를..

이분 맘에 들어여.. 조회수 : 829
작성일 : 2008-05-12 15:02:38


투표는 절대 감정적으로 해선 안된다. 정책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당신이 특정 정당을 지지할 땐, 나름 이성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 할줄 알아야 한다. 내가 보기엔 감성적인 표몰이를 하는 후보나 정당도 문제지만 거기에 휩쓸리는 대중도 문제다. 누군가 그랬다. '대중은 옳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환호하는게 아니라 듣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환호한다'라고.



지난 대선도 사실 그와 비슷했다. '서민 경제'가 화두란건 여야 모두 인정하는 바였다. 하지만 서민 경제를 살리려는 해법은 뒤로 한채, 단순히 한 대기업 CEO 출신의 후보가 경제를 살리겠단 슬로건 하나만으로 인기를 몰았다. 물론 전 정권이 서민 경제를 살리지 못한데 대한 실망감도 한몫했다. 사실 노무현 정권은 국민소득 2만불을 넘긴, 나름 수치상으론 훌륭한 경제성과를 달성했다. 그런데 서민 생활이 편해졌는가?



답은 간단했다. 국민소득 2만불에서 3만불로의 고속성장도 아주 섹시한 목표지만, 성장보단 분배가 더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mb는 747이란 고속성장 정책을 들고 나왔다. 현 경기침체의 원인도 잘못 짚었을 뿐더러 해법도 잘못 찾은 셈이다. 그래도 서민들은 'CEO 출신 대통령'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2가지 코드에 사로잡혀 mb를 지지했다.



서민들이여, 정치는 종교가 아니다.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냉철한 사고가 필요하다. 보수정당, 그것도 정말 유별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거란 착각 속에서 벗어나라. 당장 몇 가지 생필품 물가 잡는다고 생활이 안정될까? mb 정권이 지향하는 과도한 시장개방과 공기업 민영화, 친대기업 정책 뒤에 따르는건 '물가상승'과 '비정규직 양산'이란 사실을 알아라. 각종 규제완화나 세금인하 역시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지 서민을 위한 정책은 아니다. 종부세 폐지하면 누가 가장 좋을까? 그건 대한민국의 몇 퍼센트 되지도 않는 땅부자들만 좋을 뿐이지 서민들은 거기 해당되지도 않는다. 법인세 역시 마찬가지다. 법인세 인하 혜택의 8~90%는 대기업에게 돌아간다.



물론 이런 말을 친보수 성향의 서민들에게 반복해봐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한나라당 DNA를 가졌기 때문에 옭고 그름의 문제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4년전 대통령 탄핵사건때도 한나라당에 100석 이상의 의석을 안겨주었던 열혈 지지자들이다. 그들에겐 학습이 아닌 DNA 개조수술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시대가 오기까지 진통이 따랐 듯 거기에도 진통이 따른다.



한나라당에게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차피 재벌정당이니 친서민 정책은 기대도 하지 않겠다. 그저 단 한번이라도 국민들의 입장에 서서 세상을 봐란 말을 하고싶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파동처럼, 자기들이 원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곤 국민들을 그저 계몽하고 억압해야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난 당당히 그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겠다. 그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언후렌들리(Unfriendly)'했던 그들이 각종 부패나 비리와는 '후렌들리(Friendly)'했던게 사실이다. 한나라당도 앞으로 자정 능력을 길러야 한다. 대중은 'Show me the money' 뿐 아니라 'Show me the morality'를 외치고 있다.



우린 그들이 계속해서 막장(?)으로 달리면 일침을 가해주자. 우리가 가진 최고 무기인 '표'로. 물론 때에 따라선 탄핵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 뿐 아니라 지난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에 과반이 넘는 의석을 줬는데 좀 부끄럽지 않은가? 성숙한 민주주의는 정권의 잘못에 무조건 '탄핵'을 외치는게 아니라, 사전에 '표'로 그 정권의 출현을 막는 것임을 잊지 말자. 이미 우린 많은 학습료를 지불했다.


다음 아고라
IP : 211.45.xxx.25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와서...
    '08.5.12 3:17 PM (211.59.xxx.84)

    무슨 소용인지,

    [한나라당에 과반이 넘는 의석을 줬는데 좀 부끄럽지 않은가? ]

    구구절절 맞는 말이죠...............뽑아놓고 이제와서 탄핵......정말 우리는 우리 수준에 딱 맞는 대통령을 뽑아놨어요.

  • 2. 미국에서
    '08.5.12 3:57 PM (222.232.xxx.139)

    부시 재선되는 거 봤을 때, 미국사람들 수준에 대해서 심각하게 재고하게 되었는데... 비슷하게 나가는 것 같아요.

  • 3. 저도
    '08.5.12 5:39 PM (121.147.xxx.151)

    부시 재선되는 거 보고 그런 생각했죠...
    헌데 이건 부시의 발가락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드니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1383 돼지고기 수육은... 운동회 2008/05/12 641
191382 PD수첩 771 회 피디수첩 2008/05/12 430
191381 펌) 군 한우만 공급, WTO 협정 위배 가능성 .... 2008/05/12 336
191380 ⓧ조중동 사절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 1 ⓧ조중동 사.. 2008/05/12 355
191379 시세가 2억6000인 아파트에 7000근저당이 잡혀있으면 전세가 들어올까요? 7 전세 2008/05/12 811
191378 미국쇠고기수입 된거 맞나요? 8 어쩌나.. 2008/05/12 801
191377 네비게이션 추천 5 딸맘 2008/05/12 757
191376 인터넷이동시 2 .. 2008/05/12 279
191375 헤어롤 추천좀... 헤어롤 2008/05/12 849
191374 엠비시 노조에 대한 울 남편의 한마디 으으.. 4 ^^ 2008/05/12 986
191373 박쥐 원희룡에게 손석희가 하는 질문.. 19 내속이 다 .. 2008/05/12 4,614
191372 광우병 스트레스로 국민 수명 단축될것 같아요 2 아.짜증 2008/05/12 320
191371 <진중권 칼럼> 차가운 머리로 투표를.. 3 이분 맘에 .. 2008/05/12 829
191370 트위스트를 배우고 싶어요~ 욕심쟁이 2008/05/12 233
191369 디지털도어락 이지온 또는 게이트맨? 4 궁금이 2008/05/12 1,159
191368 외식할때 이젠 뭐 드실거예요?? 27 먹는게 큰 .. 2008/05/12 5,401
191367 STORE S 통삼중 후라이팬 2종세트 가격이 얼마인지요. 1 유로프리미엄.. 2008/05/12 600
191366 시댁식구들에 받은.. 4 선물 2008/05/12 1,022
191365 [스크랩] 제 친구 중에 임영박이라는 애가 있는데 4 임영박 2008/05/12 994
191364 걍 웃으시라고... 2 ** 2008/05/12 557
191363 20대 중반 남자에게 어울리는 시계 브랜드 추천부탁드려요 5 시계 2008/05/12 1,169
191362 최근 가락시장에서 꽃게사보신분 4 가격좀 2008/05/12 843
191361 도서의 선정고민(무플 절망입니다.) 3 초등맘 2008/05/12 636
191360 이런 시국에 집값땜에 넘 우울해요. 5 ... 2008/05/12 1,576
191359 mbc 100분 토론-이선영 주부의 미국 애틀란타 라디오 방송국 인터뷰내용 다시보기 (펌.. 1 허브 2008/05/12 863
191358 올해 이사해선 안 되는 방향이 3 이사해야하는.. 2008/05/12 868
191357 웨지우드 세일하는데 고민되요..어디서 살까요? 3 백화점과코스.. 2008/05/12 947
191356 현재 직업에 너무나 만족하시는 분 계신가요? 혹은 가장 좋아보이는 직업은? 18 34세 2008/05/12 3,933
191355 PD수첩 771 회 7 피디수첩 2008/05/12 1,033
191354 일산 마을버스 티머니 사용가능한가요? 1 질문 2008/05/12 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