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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일한 꽃집 아짐마예요 ^^
어버이날 꽃집은 일년중 가장 바쁜 대목입니다.
다른때보단 매상도 많이 오르지만
어버이날 상품은 다른때에 비해 자그마하지만 손이 많이가는 물건들이라
오늘 팔 물건 만드느라 밤새웠네요.
덕분에 오랫만에 라디오랑 친구하며 옛날 노래도 많이 듣고
추억에도 잠기며 비몽사몽간에 일을 했어요.
아직 다 하진 못했지만 슬슬 정리할랍니다.
가지고 나갈 물건 챙겨야하고
아침도 먹여야하고
나도 좀 씻고...
번화가에서 꽃집 하다가 월세없는 변두리로 들어앉은지 몇년 되네요.
우리나라에선 꽃은 사치품이에요.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지요.
재고가 남아도 식구들이 먹어치울수도 없고
두었다가 내년에 팔수도 없는데
막상 손님이 뭘 찾을지 모르니 필요한 구색을 다 갖춰두어야 하는 업종이라...
번화가에서 장사하다 미쳐 빠져나올 판단을 늦게 했더니
그사이 된통 당해서 멍이 단단히 들었지만
뜨내기 손님 포기하고 변두리에 들어앉았어도
단골손님들이 전화주시니 반찬값정도 법니다.
오늘처럼 많이 팔아야 어느정도 남는날은
저도 물건들고 노점을 벌이지요.
일년에 딱 두번, 어버이날 ,,, 스승의 날입니다.
이런날은 자리도 매우 중요한데
신랑 친구가 빵집앞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가
제게 줍니다. 그날 하루 빵덕을 톡톡히 보며 장사하지요.
그날은 세끼를 빵으로 때웁니다. ㅡ.ㅡ
요 며칠은 제 입에 밥을 넣는 시간도 귀찮을정도로
몸도 마음도 피곤하지요.
예전같으면 5월에 마지막으로 벌어 초겨울까지 먹고 살아야한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겨울내내 못벌어 힘들어진걸
겨우 메꾸는 정도랄까...
정말이지 꽃이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점점 회의가 듭니다.
카드수수료를 올린다, 전기료를 올린다... 장사해도 점점 남는게 없고...
(그래도 전 천원짜리도 카드 끊어드려요. 수수료가 아깝긴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걸 제가 어찌 막겠습니까?^^
대학가에서 몇년째 나가 파는데 대학생들이라 흉화하나 들고
카드내미는 친구들 많아요. 그래도 웃으며 받아줍니다.
가끔 자영업자들의 카드매출 태도에 대해 성토하는글 읽는터라...^^)
그래도 아이들이 덕분에 꽃 한송이라도 더 보고
엄마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으니
좋은점도 있다 생각합니다.
창밖이 어느새 희끄무레해졌네요.
낮에 잠깐 시장에 갔는데
횡단보도에 저랑 나란히 대기하던 어떤 아짐
아들한테 단단히 얘기하네요
" 꽃사오지마라. 받은걸로 하마, 먹지도 못하는거..."
사실 어떤 날이라고 일년에 한두번 몇만원 사주시는것보다
생활속에서 식탁에 책상에 꽃한송이 늘 꽂아주시는게
저희에게는 더 좋습니다.
장바구니에 장미 한송이 이쁘게 담아져서 너도 나도 들고있다면
저희도 먹고사는게 훨씬 나을거라는 생각을 해보네요. 쿨럭~
오늘같은날
꽃사오는 자녀들에게 먹지도 못할거 사왔다 뭐라 마시고
형편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는
기쁘게 받아주세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도 사치이겠지만
부모님 생각하며 꽃사는 학생들 모습이
저는 너무 이쁘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밤새워 물건만들어 들고 나가는 제게도
응원좀 해 주세요.
재고 없이 잘 팔고 들어오라구요.
눈도 입도 깔깔하고 무척 피곤하지만
이것도 내년에 또 할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러니 기쁘게.... 아자!
1. *^^*
'08.5.7 5:50 AM (58.121.xxx.99)피곤하실텐데..... 어깨라도 주물러드리고 싶네요.^^
재고없이 몽땅다 이쁘게 팔릴꺼에요! 저도 자영업자라.....재고 너무너무 무섭습니다ㅠㅠ
힘내세요!!!2. ...
'08.5.7 5:53 AM (67.85.xxx.211)마련하신 꽃 송이송이들, 다~~ 매진되길 기도할께요.^^
뭐든 든든히 드시고 나가세요. 아자아자!!!3. ......
'08.5.7 5:59 AM (80.143.xxx.247)예, 재고없이 다 팔고 들어오시길 맘모아 빌겠습니다.
전 독일 사는데요 여기 살면서 우리나라랑 아마 젤 다른게 꽃에 대한 문화가 아닌가 싶어요.
여기선 꽃은 그야말로 생활필수품이지요. 그래서
크고 작든, 심지어 상품의 브랜드이름보다 값이 싼걸로 승부하는 슈퍼조차도 계산대 입구에 생화꽃도 여러 묶음이 물에 담겨서 사갈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요. 그러니까 싼 물건 사러 온 가게에서도 꽃도 빵과 버터만큼이나 당연히 많이 찾는 품목중에 하나인것 같아요.
보고 배운다고 저도 한국에서와는 달리 집에 아무도 안오고 무슨 일이 없어도 그냥 계절
바뀌면 바뀌어서, 아니면 그냥 요즘같이 예쁜 꽃이 흘러 넘칠때면 가끔씩사는데 주로 3일장
파한 오후쯤되서 싸게 팔면 그때 사곤 한답니다.
정말 길가다 꺾었을 것 같은 이름없는 소박한 꽃에서부터 화려하고 목대도 아주 단단해서
비싸 보이는 장미까지 여러 가지지만 여기서는 다들 돈과 취향에 맞게 꽃을 잘 사가는 것
같아요. 들꽃은 값도 싸게 받으니까 신문지에 싸서 주는 센스 ㅎㅎ
아마 여긴 남보단 자기 만족이 어떤 일을 할 때 더 중요하기 땜에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4. ^^
'08.5.7 6:19 AM (58.103.xxx.56)원글님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습니다.
오늘 꽃장사 대박~ 하시고,
오후에는 푹 쉬세요.
원글님 처럼 예쁜 마음으로 사는 세상살이가 행복의
지름길이죠.5. 꽃
'08.5.7 6:42 AM (211.204.xxx.171)꽃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이가 클수록 꽃사는 액수가 줄고 있어 슬픈 아줌마입니다
요즘처럼 장사 잘 되시는 날 많으시길 바랍니다 ^^6. ...
'08.5.7 7:00 AM (211.44.xxx.9)원글님 밝고 건강하고 예쁜 마음이
글에 다 드러나네요.^^ 화이팅입니다!!!^^7. 꽃집
'08.5.7 7:04 AM (211.110.xxx.132).오늘 동네 꽃집에서 꽃한송이 사와야겠어요.
온통 어질러지고(어린애들이 셋이라...)쌓여있는 집이지만...말간 꽃한송이 저도 보고싶어요.
참 예쁘시네요....8. 꽃집 아줌마
'08.5.7 7:06 AM (125.134.xxx.69)자격이 확~나는 글 입니다.
꽃처럼 마음이 예쁘신 것 같아요.
저도 어제 카네이션 생화로 꽂아 놓은 화분 하나 샀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꽃 사야 할 때는 삽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 꽃집 아줌마는 항상 찡그리고 있답니다. ..9. 어디 꽃집이세요??
'08.5.7 7:17 AM (220.75.xxx.216)장터에라도 글 올리세요.
많은분들이 사드릴꺼예요.
많이 파세요~~~10. 그럼요
'08.5.7 8:51 AM (121.88.xxx.203)다 팔고 오세요~^^
그리고 꽃은 '그냥' 사지 않잖아요. 그러니 단순히 꽃만 파는게 아니신거 아시죠.?
사랑하는 맘, 기쁜 맘, 축하의 맘, 애도의 맘.
저도 오늘 꽃 삽니다.11. ^^
'08.5.7 8:51 AM (221.140.xxx.153)오늘 대박나세요~
12. ...
'08.5.7 9:12 AM (211.109.xxx.40)만드신 거 다 팔고오세요~~~
13. ..
'08.5.7 9:33 AM (61.39.xxx.2)오늘 집에가는길에 꽃바구니 하나 들고 가야겠어요 ^^
14. ..
'08.5.7 9:47 AM (218.235.xxx.205)우리집 7살 남자아이는 어찌나 꽃을 좋아하는지 꽃집가면 고르느라 시간많이 갑니다.
엄마는 가격을 정해놓고 정해진 범위내에서 고르라 하니...
어제도 외할머니 꽃사러 꽃집 갔다가 외할머니가 주신 어린이날 용돈으로 자기 꽃도 샀어요.
빨간 열매가 매달려있는 거였어요..
저도 그동안 꽃은 사치라고 생각하여 꽃 사고 싶어하는 아이 약간 구박했는데
그러지 말아야겠네요.. ^^15. 원글님 부자되세요
'08.5.7 10:46 AM (211.213.xxx.102)예..알겠습니다 ^^ 원글님 맘이 고우신 분이라 반드시 부자되실거예요!!!
16. ㅎㅎㅎ
'08.5.7 11:15 AM (222.98.xxx.175)저도 애들 생기기전엔 그래도 간간이 꽃 사다 꽂았던 아짐입니다...ㅎㅎㅎ
며칠전 시어머니께서 마당 철쭉 정리하시면서 꽃이 만개한 가지를 두개 주셔서 가져다 꽂았더니 집안이 아주 화사합니다. 그걸 보고..꽃이 이리도 집을 풍요롭게 해주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더랍니다.
오늘 마련하신 물건 얼른 파시고 해지기전에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대박 나세요.^^17. ㅇㅇㅇ
'08.5.7 5:44 PM (58.120.xxx.8)오늘 딸아이가 내일 어버이날이라고...꽃사러 갔다가 생화가 넘 비싸
조화 카네이션을 사왔어요....
힘내시구요....경제가 어려우니...마음에 여유가 자꾸사라져 가네요..
안타깝습니다...
지금처럼 밝게 사시면...대박나는 날이 올겁니다...아자아자 화이팅....18. 저도 꽃
'08.5.7 6:46 PM (218.209.xxx.93)저도 꽃 팔아봤어요.친척분이 도와달라고 해서 한 7-8년전에 도와드렸는데 정말 잘됐었어요..만들기가 무섭게 팔렸었는데 오늘 가보니 정말 한산하더라구요..그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손님이 거의 없더라구요.
정말 꽃장사가 얼마나 힘든지 정말 막노동이에요.. 장사라도 잘되면 싹 잊지만..암튼 많이 많이 파셨음 좋겠네요..19. 힘내세요
'08.5.7 6:58 PM (211.218.xxx.183)꽃 농사짓는 사람도 만만치않게 고생 해요..
수입되어오는 꽃이 많으니 요즘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이래저래 다 고생이네요..
힘내세요 오늘 대박나시구요20. ,,
'08.5.7 7:24 PM (211.108.xxx.117)예쁜 글 정말 잘 읽었어요. 원하시는 대로 잘 되길 바랍니다.
21. ...
'08.5.7 9:01 PM (122.37.xxx.61)버스를 갈아타려고 잠실 정거장에 서있는데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내아들내미 또래가 팔고 있더군요.
키나 몸무게나 비슷한 그 남학생
mp3 끼고 쑥스러운듯 꽃들옆에 서 있는데
전 차마 똑바로 못보겠더군요.
한창 공부할 시간인데..시험끝나서 알바하나?
용돈벌려고 하는건가..어려워 하는건가..
괜히 민망하고...
하여간 다 팔았으면 좋겠다 하면서 차를 탔네요.22. 꽃만큼..
'08.5.8 12:26 AM (68.147.xxx.115)맘도 고우신 꽃집 아짐이십니다. 대박나세요~ 글고.. 뵙고 싶으네요.
23. 당신이
'08.5.8 3:03 AM (128.120.xxx.105)꽃보다 더 아름다워요~~
참 재미나고 따뜻한 글 이네요.
저도 꽃 참 좋아해요.
오늘 대박 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