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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바보같아요...

머리아파요 조회수 : 639
작성일 : 2008-02-04 17:14:04
남편이 아들만 둘 있는중에 장남이에요.
밑의 도련님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해서 저희와 아이 하나가 같은 나이이구요.(도련님네는 아이가 둘,저희는 하나에요)

그런데...살다가 자주 싸움이 있더니만 도련님은 몇 해전에 이혼을 해서 시부모님께서 아이둘을 키워주고 계세요.
아이 둘이 엄마없이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는게 마음이 안쓰러워서 어린이날은 물론이고,크리스마스,아이 둘 생일 때마다 케이크를 사들고 선물을 한아름 안고가서 저희 세식구가 축하를 해주고 오지요.

아~~~~
그런데 이게 해가 갈수록 힘이 드네요.
9개를 잘 하다가 1개를 서운하게 하면 아주 난리를 치시는 분들이 저희 시댁식구들인데,아마 갈수록 뭔가가 마음에 드시질 않나봐요ㅡㅡ;;
이번에도 크리스마스때랑 12월의 큰 아이 생일때,그리고 작은아이 생일때 이렇게 간격이 잦은 시기에도 저희 식구들이 기쁜마음으로 아이들을 찾아가서 축하해주고 왓었더랬어요.
그런데 솔직히 저도 올 해는 마음이 조금 그렇더군요...

저는 저희 아이에게 선뜻 해주지도 못하는 책set선물을 해서 형제가 둘이 두고두고 같이 재미나게 보라고 해줬는데,저희 도련님은 책 한권을 포장도 없이 그냥 떡하니 주더군요.제가 많은 돈을 들여서 선물을 했기에 본전 생각이 나서 꼭 이러는게 아니라 마음이....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저희 아버님...아직도 정정 하시고,또 작으나마  회사 하나를 운영하시는 분이라 나름 여유가 참 많으세요.
그런데도 도련님네 아이들 둘에겐 이따~~만큼 갈때마다 새로운 선물들이 보이는데도 작은 것 하나라도 저희 아이꺼는 같이 사주시는 적이 없어요.
솔직히 저희 부부는 저희 아이꺼 뭘 하나를 사주다가도 조카 아이들 생각에 옷이며 장난감,책 같은걸 사는김에 같이 더 사는 경우가 참 많았거든요.

아이는 아이대로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께 머리가 커지면서 서운함 마음을 자꾸 내비치더라구요.
전 그때마다 그럼 못쓴다...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론 저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참 서운하답니다.
저희 친정 엄마아빠는 그러지 않으시거든요.
때마다 작은거 하나라도 손주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참 따뜻하고 그러세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도 외할머니네 식구들을 더 좋아하고 찾고 그러네요.

엊그저께 설 선물로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있는데 신랑한테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전화를 받던 저희 신랑..얼굴이 막 붉으락 푸르락 난리도 아니더군요.
통화내용이 잘 안들리던 전 옆에서 뭔 일이 생겼나 불안해서 종종 걸음만 치고...휴~~~
나중에 안 내용인즉,아마 지나주쯤에 아버님께서 엄머님이랑 모든 식구들이 신랑네 사무실 근처로 바람도 쐬실겸 겸사겸사 들리셨었나봐요.(전 신랑이 이야길 해주지않아서 그런 이야긴 몰랐었구요)그런데 저희 신랑이 그때 무척 바빴었다나봐요.
그런데도 조카아이들이랑 해서 식구들이 왔고해서...근처의 중국집으로 가서 탕수육이랑 뭐 그냥 아이들이 좋아하는 중국음식들을 시켜서 다같이 맛있게 먹고 헤어졌었대요.

그런데 그 당시엔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가 갑자기 한 주일쯤 지나서 그것도 다 저녁에(밤8시쯤) 신랑 핸폰으로 전화를 하셔서는 어째 그럴수가 있느냐~~~,아이들한테 큰 아버니가 되어가지곤  조카들이 모처럼 갔는데 갈비나 뭐 그런 고기를 사주지 않고 어째 그렇게 얌생이 같이 그랬었는지 화가 난다...뭐 이런 말씀을 하셨다나봐요.
사실,12월과 1월 사이에도 아이들 생일이랑 크리스마스를 나름 잘 챙겨주었었는데도 저희아이는 대접은 커녕 너무 불쌍하게 대해주셔서 저도 참 속이 말이 아니었었는데,생각할수록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그리고 1월 둘째 아이생일 같은 경우엔 신랑이 일이있어서 오후 5시쯤이 다 된 시각에 시댁에 도착을 했었는데 어머님이 주방에서 제게 그러시더라구요.아버님이 너네 이렇게 늦게 올 것같으면 앞으론 다신 오지말라고 그러셨다구요~~**;;;저희신랑이 노는 사람도 아니고 일하다 말고 그것도 조카아이 생일이라고해서 일부러 먼거리를 달려서 기쁜 마음으로 매년마다 찾아가서 축하해주는건데 꼭 이렇게 말씀을 하셔야하는건지 너무 속이 상하더라구요.
저희 아이 지난 생일땐 저희 신랑...너무 바쁜 일이 있어서 밤 9시에 왔었어요.

어머님이 자꾸만 하셨던 말씀 또 하시고,또 하시고 그러셔서 제가 좀 화가 나더군요.
그래도 어른들 앞에서 골 부리며 퉁퉁거리기 뭣해서 웃으면서 그랬었어요.
"어머님,아버님~~~**생일에(조카아이) 저희가 5시에 와서 화 나셨어요?애휴~~저희**(저희 아들)생일땐 저사람 밤9시에 왔었는걸요 뭐~~.그래서 제가 좀 화가나서 뭐라했더니 저사람이 그러던데요.시간이 뭐가 중요하냐??노는 사람도 아니고 일하다가 바쁜 일이 있으면 그럴수도 있지...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며 기념일을 잊지않고 기억해서 같이 축하해주는 그 마음이 예쁘고 행복한건지 그런것까지 이해못하다면 그게 뭔 식구들이고 가족이냐~~??이랬어요.듣고보니 그 말이 다 맞는말이라 아무 말도 하질않았어요.맞잖아요~~그런게 식구죠..그쵸.어머니??^^"
이렇게 말씀을 드렸더니만 두 분께서 아무런 말씀도 하질 않으시더라구요.
하지만 뭔가 못마땅하신 눈치가 저희들 갈때까지 도련님,어머님,아버님 모두모두 역력하셨구요.

저희 신랑...이번에 어머님 전화받구선 많이 화가 난 모양이에요.
왜 뭔가가 싫었으면 그때 이거 먹고 싶지않다 그러시지않으시고 꼭 가슴속에 일주일씩 열흘씩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생각지도 못한때 갑자기 이러시냐고,늘상 자기네 식구들은 이러는게 특징이라며 아주 많이 속상해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엄마손이 필요할 때라 할머니 밑에서 크는게 참 안되 보이긴하지만,그래도 아주 객관적으로 보자면 저희아이보다는 많이 풍족한 상태에서 자라고 있긴 한 상태에요.
70평 아파트에서 넓직히 살고있고,학원이며 뭐 이런 곳들도 할머니할아버지는 잘 모르신다며 무조건 도련님이 원하는 곳은 다 등록해주시고,여기저기 잘 놀러다니고...
거기에 반해서 저희 부부는 여유있으신 부모님 손 빌리기 싫어하는 성격들이라 스스로 알아서 아껴쓰고,절약하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않고 열심히 살아가고있는 형편이지요.
그래도 아껴쓴 만큼 보람도 있고,저희 세식구 살아가기에 많이 남는 편은 아니더라도 전 감사하며 주어진 형편에 행복하게 살고있구요.

아~~~~그런데 저희 도련님은 사사건건 형을 이기려고 늘상 형을 라이벌 상대로 여기며 사는 상태이고(이게 이젠 아이들까지 비교를 하시며 경쟁상대로 생각을 하시네요ㅡㅡ),어머님 아버님은 가뜩이나 평생 두 아들을 편애하셨었다는데 이젠 그 귀한 아들이 이혼까지 한 상태니 장남은 언제나 뒷전이십니다.

갑자기 오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바보는 아닌가....하는.
전 늘 좋은쪽으로 생각해서 이왕 하는것 좋은마음으로 기쁘게 하자~~!!이런 주의인데 상대는 아닌가봐요.
상대는 언제나 나와같은 생각을 하고있진 않나봐요...
너무 잘하려고 하다보니 이젠 조금만 못한다는 생각만 들어도 바로바로 직격탄을 날리시네요...ㅠㅠ
저희 시댁식구들에게 있어서 저희 세 식구는 도대체 뭘까요~~~
............
기쁨조????
위문공연단????
심심풀이 땅콩들???
너무 큰 비약일까요...........???
하지만 너무나 속이 상하네요......

이번 설에 뭣같은 시덥잖은 선물일랑은 사올 생각말고 오돌박이(????) 오돌....???뭐라하셨다는데 그게 뭐지요??
고기를 그 부위로 사오라 신랑한테 그러셨대요.
그냥 갈비나 뭐 우족같은 부위가 아니라 전 신랑한테 듣고도 금방 까먹었네요.
참...
그게 어디 부위인가요???
저희 친정부모님은 저희가 뭘 사드려도 그냥저냥 기뻐 받으시고,젊을때 아껴써라~~아껴라~~~부모님께서 더 저희들을 위해서 쓰지못하셔서 난리인데 저희 시댁어른들은 저희가 엄청 부자로 사는줄 아시나봐요.아무래도...
이러니 저희신랑이 저 보기가 부끄러워서도 있겠지만,인품들도 너무나 금방 비교가 되어보이니 저희 부모님께 참 잘 해드립니다.그래서 제가 이것때문에라도 그냥 이해하고....이해하려하고...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넘어가려하고...이렇게 살고 있어요^^;;

너무나 속이 상하고 머리가 아파서 두서없이 쓰다보니 장문의 글이 되어버렸네요.
이제 두 밤만 자면 수요일에 시댁엘 가야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리고 불안하고 그래요.
그리고 친정에도 인사차 다녀와야하니 그만 저희들 가볼께요...
이렇게 인사할라치면 몇 년째 바람 쌩~~하니 부시고 잘가라 말씀 하나 없으시고 등만 보이시는 아버님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도 나구요...아흑~~~

아무래도 좀 누워야할까봐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모두들 행복한 설 보내시구요,설 지난후 건강한 모습으로 82에서 다시들 뵈요...^^*
IP : 58.121.xxx.16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2.4 6:56 PM (125.177.xxx.43)

    제 경험상 형제도 결혼하면 각자 알아서 살아야 합니다
    님도 정떼세요 잘해야 본전이고 아니면 욕만 먹는게 시집일이에요
    그애들 엄마없이 크는거 그애들 몫이에요 더구나 시집이 잘살아 풍족하다면서요
    뭐라고 해도 그냥 흘리세요 그러다 보면 그러려니 하실겁니다

    조카들 한테 잘해야 별거 없어요
    내가족들 한테 더 잘하고 한푼이라도 더 아껴모으세요

    저도 비싼 수업료 치르고 11년 만에 얻은 결론입니다
    형제도 결혼하고 나니 남보다 못하더군요 서로 이용이나 하고 비교하고 시샘하고..
    건강 헤치지 말고 되도록 마주치지 마세요 아마 남편도 되도록 안가려고 할거에요

    우린 이제 부모님 다 돌아가시니 형한테서 헤어나더군요
    이제 우리끼리 돈도 모으고 열심히 행복하게 살자고요

  • 2. 원글맘
    '08.2.4 8:35 PM (58.121.xxx.162)

    좋은말씀 주신 ...님 감사드립니다.
    맞아요...휴~~~정말 내 가족한테 더 잘하고,마음을 쓰는게 훨씬 제 마음도 편할 것 같아요.
    자꾸만 작은일,큰 일로 슬쩍슬쩍 부딪치다보니 머리도 아프고,가끔씩은 많이 우울도 해지고 그래요.

    다 큰 성인들인데...알아서 내버려두면 자식들이 다 알아서 잘 해드릴텐데 늘 너무 앞서 가셔서 자식들이 마음 다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나중에 뭘 바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이녀석들(조카들) 나중에 이 큰엄마 큰아빠의 마음을 알아줄라나요...???제발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우리식구들을 계산적인 눈으로 생각하고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애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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