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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화 "첨밀밀" 봤는데요 많은 생각이 들어서
보면서 일단 종합적인 영화에 대한 느낌은 많은 소소한 이야기와 시간상으로 긴 시간에 걸친
변화를 다루었는데도 산만하지가 않다는 느낌. 그래서 이런 걸 두고 감독의 역량이라고 말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봤구요,
영화내적인 줄거리상으로 제게 계속 생각거리를 제공했던 건 정말 사랑이 뭘까 하는 거였습니다.
저 남자에게 있어서 소정은 뭐였으며 그렇게 계속 그 여자한테 편지를 쓰면서도 여주인공과 또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은 또 무슨 심리인지. 남편 말론 여주인공이 단순한 섹스 파트너라서 그렇다 하던데 나중에 보면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순간에는 그게 사랑이었다는 것을 모를수도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계속 생각하게 됐던 건 저렇게 결혼한 후에야 이전 사람이 정말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었구나
하고 느낀다 해도 그렇게 자기 사랑에만 충실하기 위해서 결혼한 부인에게, 그것도 누가 그 결혼도 강제로 시킨것도 아니고 그 결혼이 자기의 꿈이었다 그랬으면서도 이혼을 요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진실하게 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걍 일단 간단한 결론은 예전 사람이든 누구든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있는 사람은 일단 눈앞에 가까이
두면 사단 날 가능성이 참 많은 게 인간이구나 싶어요. 말로는 쿨하게 결혼하고서도 서로 상대방의
사생활 존중한다고 말하는 게 멋있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현실적으론 참 위험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죠.
옛날에 닥터 지바고 보면서도 느낀거였지만 도대체 닥터 지바고는 누구를 사랑한건지,
그냥 그 부인은 부인이고 나쁘지 않고 좋아하지만 정말 사랑한 건 라라였는지, 하지만 지바고는 이미 결혼했으니까 지금으로 치자면 그건 간통인데 그래도 그 영화에선 그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나 아름답게 내 기억에 남아 있으니 현실에서라면 분명 에이, 나쁜 놈인데 영화와 현실은 이리도 다르네요.
어쨋든 문제는 결혼 후 만난 사람이 진짜 사랑이라고 느낀다면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 영화에서는
멋있는 사랑의 완성으로 보일지 몰라도 현실에선 음, 여러 명 고통스럽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런 사람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여기서 책임감이란 단어의 역할은
뭘까 등등등 , 에공 하여튼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네요.
1. 11년 전
'07.12.20 7:05 PM (121.133.xxx.251)제가 그 영화를 보았을 때가 이십대 중반이었죠.
등려군의 노래와 홍콩의 풍광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지금 유부녀가 되어서 그 영화 내용을 뒤돌아 보니,
원글님처럼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쎄요... 이십대인 그 때 제가 영화내내 느꼈던 건
엇갈린 인연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었죠.
남주인공인 여명이 장만옥을 사랑하고도(극 중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그 감정이 생긴 것을 인정하지 않고
걍 예전 여자 친구와 의무감으로 결혼을 한 거라고
그 당시에 이해를 했었는데, 원글님 글 보니 그런 관점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영화에 엄청 열광했다가, 결혼하고 신혼일 때 TV에서 그 영화를 방영하기에
남편에게 "저 영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야~~"라고 보여줬는데
보고 나서 남편이 엄청 분개했던 기억이... 남주인공이 왜 저모냥이냐구;;;
(생각해보니 울 남편도 원글님이랑 똑같은 생각을 한 거 같아요)
암튼... 돌아 돌아온 남녀의 사랑 이야기...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니... 소설이나 영화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거겠죠...
저에겐 그 영화... 이십대의 아련한 기억이에요...2. 첨밀밀
'07.12.20 7:21 PM (88.101.xxx.248)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첨밀밀...
현실과 딱 들어맞는 영화..가 있나요..
그렇게 따지도 들면 "다이하드" 같은 영화.... 정말 말도 안되지요..
첨밀밀.. 보고 나서의 그 미묘했던 나의 그 감정이 지금도 아련합니다..3. 저는
'07.12.20 8:18 PM (211.192.xxx.23)이영화 되게 좋아했는데도 여명의 행태를 다 잊어버렸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선명히 기억하면서 가슴저릿한건 장만옥의 깡패남편입니다,
여자 웃길려고 미키마우스 문신하고 온 남자요...그사람 죽은 시체를 보는 장면이랑..
사람마다 참 보는 눈도 각각이지요?4. 따지고 보면..
'07.12.20 8:20 PM (211.237.xxx.54)색계도 간통인데..
다들 아름답다...먹먹하다...평이니
저도 이해가 잘~~
보통때 유부남 바람들 가지고 거품들 무시잖아요
바람피는 당사자들에겐 그것도
가슴저미는 로맨스라고 생각할텐데 말이죠..
남편이 내연녀에게 다이아반지를 해줬다...
본처가 알면 가서 머리채 잡을일인데...영화화 되니
다들 아름답다고..진심을 보인거라뇨......^^;;5. ㅋㅋㅋ
'07.12.20 8:48 PM (116.120.xxx.130)전 색계보면서 ,,저게 우리나라경우라면
말하자면 일본 앞잡이와 유관순누나급 사람의불륜인데
과연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했다면 개봉이나 했을까?? 아마 욕겁나게 먹었을텐데
그생각들더군요
그리고마지막 장면에 자기애인 처형하고 돌아와서
본처더런 당신은 놀던대로 놀라는장면보면서
바람핀 남편은 사람도아니라던 82의여러댓글들이 생각나더군요 ㅎㅎㅎ
남편덕에 권력의그늘에서 돈써가며 편히사는여자들은 남편이 바람펴도
그냥 누리던 대로 누리면 괜찮을까요??6. ...
'07.12.20 11:28 PM (194.80.xxx.10)문학과 예술은 '선'보다는 '악'을 다룬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성립되기 어려워요.
지고지순한 부부의 사랑을 그려서 유명해진 영화나 소설은 없지요.7. 그렇게 보면
'07.12.21 2:19 PM (124.56.xxx.162)모든 드라마는 도덕 교과서 권선징악으로 마무리하란 말이가요....?
8. 하아~
'07.12.21 3:59 PM (121.137.xxx.155)올 초 내 남자의 여자 방영 당시 김희애나 김상중이 맡았던 역에 대한 비난이 넘쳐났죠.
하유미의 폭언, 폭행에는 속시원하다는 평이 대세였구요.
그때 제 생각은 고금을 막론하고 불륜은 가장 극적인 로맨스로 그려지게 마련이고
극중의 세 주인공의 입장이나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갔어요.
저럴 수도 있겠구나... 저런 사랑도 있구나... 그런가부다...하는 정도요.
그런데 불과 몇 달 후 그와 유사한 상황에 빠져 남편에게 뒤통수를 맞고 보니
세상의 사랑이라는 것들이 모두 불륜:안 불륜의 구도로만 단순화되더군요.
이 소설.. 불륜이네. 저 영화... 불륜 아니네.
스스로가 많이 옹졸해지고 저급해지고 피폐해진 느낌입니다.
전에는 용인되던 것들, 아름다운 측면을 보고 그 측면에 동감할 수 있었던 것들이
이제는 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