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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맘에 태사기 마지막회 대본 올립니다.

발편집 조회수 : 1,523
작성일 : 2007-12-06 00:20:37
#강 가


담덕, 걸어서 여인 쪽으로 다가간다.
여인이 허리를 펴고 선다.
그 뒷모습. 긴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그러다가 여인이 무엇을 느꼈는지 멈춘다.
천천히 돌아본다.
수지니다.
담덕이 보다가 너무나 격한 마음 어쩔 줄을 모르고 눈물 대신 웃는다.
수지니가 어설프게 웃는다.
담덕이, 그렇게 보다가 한다는 말이.

담덕 저 수레의 짐. 니꺼야?

수지니는 대답이 없다.

담덕 바퀴가 고장났어?

담덕이 움직인다. 수지니의 옆을 지나간다. 차마 잡지 못해서 지나가는 것. 다른 말로 누르지 않으면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는 격한 감정.
바퀴는 한쪽이 빠져있다.

담덕 이것만 고치면 돌아갈 수 있겠나?
(바퀴를 고치겠다는 듯 들여다본다)
수지니 (그런 담덕의 뒷모습을 보다가) 제발..
담덕 (다음 말을 기다린다)
수지니 못 본 것으로 하고.. 가게 해주세요.
담덕 (천천히 수지니를 향해 돌아선다)
수지니 보내주세요.  
담덕 아니. 두번 다신 안 보내.
수지니 옆에 있을 수가 없어요.
담덕 왜. (보는.. 걷잡을 수 없는 마음. 이제 화가 나고 있다)
수지니 그냥.. 예전에 알던 사람하구 닮았구나..하구
잘못 봤구나..하고 가라고 해주세요.
담덕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렇게 애를 태워놓고.  
이제 만났는데. 그동안 잘 있었냐고 묻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내달라고 ?  
수지니....(시선도 피하고 있다)  
담덕 이유는 말해야 될 거 아냐.
누구 때문인지 무엇때문인지
말은 하구 떠났어야지.
너 왜 그렇게 제멋대루야.
남은 사람은 뭐야.
수지니 (울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
그럼 어뜩해요. 말할 수가 없는데.
말하면 안되는데... 나두 얼마나 힘든데..
그러니까 묻지 말고. 그냥 가게 해줘요.
담덕 (수지니의 고집에 속이 터진다. )
좋아. 니가 나한테 오지 않겠다면 내가 가지.
니 옆에. 내가 있으면 되니까.

다음 순간, 담덕, 발로 바퀴를 냅다 질러 버린다.
위태롭게 걸쳐 있던 바퀴가 아예 내려앉는다.

담덕 이제 잠시는 여기 있겠지?
가서 내 군사를 데려오겠어.
지금부터 니가 있는 데가 내 왕궁이야.

담덕, 수지니를 지나쳐 말이 있는 곳으로 간다.
가다가 멈추더니 가던 속도로 돌아온다.
그리고 수지니를 잡아 깊이 안아버린다.

담덕 이러지 마.
흑주작이 되든. 불바다를 만들든.
내 옆에서 해.
내가 막아줄 거니까.
필요하다면 운명 같은 거 바꿔주겠어.

수지니 결국 운다. 울며 담덕을 꼭 안아 그 품을 기억한다.
담덕 자신을 안는 수지니의 느낌에 조금 안심한다.

담덕 하늘의 뜻 같은 건.. 죽기 직전에 생각할거야.
그러니까. 너 안 가도 돼.

담덕이 더 깊이 안는다.

#객잔 앞

우루루 말들이 오고 있다.
갑옷을 입은 고우충과 주무치가 다른 장군들. 병사들과 함께 달려와 멈춘다.
객잔 앞에는 이미 고구려군들이 우글대고 있다.

자막 고구려 현도성 외곽 마을

#객잔 내부

한쪽에는 급히 벽지도를 설치하고 있다.
이미 도착해있던 장군들과 담덕이 회의를 하던 중이다.
장군이 병사가 지도를 펼쳐지는 것을 못 기다려 자기가 도우며  

장군 오만군사 중 이만은 이미 전함을 타고
동해를 통과. 신라의 남단에 상륙했습니다.
나머지 삼만은 두개 길로 남하하면서
신라 내부의 가야 왜 연합군을 퇴치하는 중입니다.
담덕 미적미적 싸우고 있으면 곤란해.
빗자루로 쓸어내듯이 그렇게 내려가줘야 한다고.
장군 흑개 장군님이잖습니까.
그건 염려 안하셔도.

객잔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는 주무치.

주무치 그놈 어딨소. 그놈 찾았대매.

#객잔 뒷마당

아이가 오가는 병사들을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다.
쪼르르 달려가서 쉬고 있는 병사의 갑옷을 만져보기도 한다. 병사가 웃으면서 아이의 머리를 만져준다.
그런 아이를 보고 있던 현고가 돌아본다.
거기 수지니. 어색하게 웃으며 현고의 지팡이를 건네준다.

수지니 이거 이렇게 아무데나 던져놓고 다녀도 되요?
현고 (받아든다) 이건 가짜야.
내가 뭐 싸움을 잘하나. 달리기를 잘하나.
물을 잘 부리나.. 나같은 놈이 신물을 지킨다는 게..
지 제자도 못 지키는 놈이.. 그래서 진짜는 거믈촌에 모시고.
수지니 (마음이 먹먹해지며) 거믈촌.. 모두 다 잘 있죠?
현고 그럼.
수지니 뭐야. 나 없어도 다들 너무 잘 사는 거 아닌가.
현고 너 들키지 않길 바랬다.
수지니 알아요.
현고 그래야 니가 오래 살 거 같아서.
수지니 (웃는)
현고 근데.. 다짜고짜.. 물어봐도 되냐.
수지니 뭐요.
현고 저 아이.. 누구야.
수지니 (웃는다. ) 내 언니의 아이에요.
현고...언니?
수지니 예. 내 언니.

현고가 뭐라 말할 사이도 없이 우당탕 달려온 주무치.
우와.. 당장 수지니를 끌어안을 듯 하다가 이크. 뒤로 물러선다.

주무치 뭐냐. 이 여자같은 여자는.

수지니. 눈물이 글썽해서 웃는다.

주무치 수지니.
수지니 왜.
주무치 야. 수지니.
수지니 아 왜.

수지니. 웃다가 한 곳을 본다.
처로가 보고 있었다.
처로가 미소 짓는다. (이렇게 사신이 한 앵글 안에. )

#객잔 내부

현동 (급히 들어서며)
신성을 점령했던 후연 병력 중.
일만오천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댑니다.
고우충 일만오천이면 병력의 반인데요.
바로 남쪽에 우릴 놔두고 북으로 간다니.
담덕 어차피 지금 그자들의 목적은 우리가 쫓아오길 바라는 겁니다.
고우충 대체 어디루요.
담덕 쫓아가보면 알겠죠.
그런데 난 별로 그럴 생각이 없는데.  
그것들이 미끼라는 정보까지 얻었으니까.

회의가 벌어지는 한쪽에서 감동이 조용히 뒷문 쪽으로 나가고 있다.

담덕 달구
달구 예 폐하.
담덕 거란에 좀 다녀와주겠나.
달구 거란입니까?
담덕 아티라를 만나. 내 밀지를 전해줘.
달구 알겠습니다.
담덕후연의 삼만군사를 미끼로 쓰겠다는 상대가 있어.
이거 단순히 성 몇개 먹겠다는 전쟁이 아닌 거 같아.
고우충 (걱정이 되어)
우리 병력 중에 오만은 신라로 가고 있습니다만.
일부 이쪽으로 회군하라 할까요.
담덕 이미 늦었어요.
그리고 너무 많은 병력이 빠지면
백제가 움직일 거고. ...
그 나머지 모든 병력을 불러주세요.
서부 각 성에 수비대만 남기고 전부.
나한테 오라 해줘요.  

#뒷마당

나서던 감동이 누군가에게 부딪혀 선다.
달려오던 아이가 감동에게 부딪혔다.
아야.. 해서 이마를 잡고 감동을 올려다보는 아이.
활짝 웃는다.

아이 죄송합니다. 안 아팠지요?

하면서 감동의 옷을 탁탁 털어주더니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감동,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다시 돌아보고.
마당 쪽을 보면.
거기 네명이 모여 얘기 중이다.
수지니가 주무치를 퍽 치며

수지니 거짓말.
주무치 어허. 내가 다음달이면 하나도 아니고.
두 아이의 아비가 된다니깐.
수지니 (처로를 보며) 진짜?
처로 (끄덕)  
수지니 불쌍한 달비언니.
주무치 뭐 어째?

그런 얘기들을 나누는 중.
현고가 이쪽을 돌아본다.
현고의 시선에서 멀어져 가는 감동이 보인다.

#강 가 일각

인적이 없는 곳.
감동이 오고 있다.
어쩐지 허청거리는 발걸음.
점점 두려움에 질려가는 얼굴로 멍하니 앞만 보고 온다.
순간. 그를 에워싸는 화천의 무리.
(눈에 띄는 빨간 복장이 아니라 그냥 검객복들)
감동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서 본다.
그 앞으로 다가서는 대장로.
다시 젊어진 모습.
감동, 순간 마지막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도망치려 한다.
옆의 화천 수하를 제치고 도망쳐보지만 순식간에 제압된다.
감동의 눈이 대장로와 마주친다.  
감동, 결국 공포에 못 이겨 주저앉는다.
대장로, 감동의 등 뒤로 돌아가 선다.
감동의 어깨 깃을 확 제쳐내린다.
거기 선명히 드러나 있는 화천의 표식.
대장로가 그 표식 위에 손을 얹는다.
감동, 정신이 혼미해져가며 와들와들 떤다.
대장로, 눈을 감는다.
감동이 가진 기억을 더듬고 있는 중이다.

#기억

파편으로 주마등처럼 지나쳐 가는 장면들.
방금 본 것들부터.
//웃고 있는 네명의 사신주인.
//객잔 내부 회의 중인 담덕.
//거믈촌 전경
//거믈촌 내부에 오가는 제자들.

위의 장면들이 휘리릭 되감긴다.
// 웃고 있는 사신 주인.
// 감동을 올려다보는 아이.
(아까 아이를 만났을 때의 감동의 시선에서.
즉 카메라를 보고 있는 아이.
죄송합니다. 안 다치셨죠? 라고 말하고 있다.)

#강변

감동의 어깨에서 손을 떼는 대장로.
기를 다 뺏긴들 엎어져 쓰러지는 감동.

대장로 그 여자가 팔년 만에 나타났다고 했나.
감동 (땀에 범벅이 되서) 예
대장로 그 아이를 데리고.
감동 예에..
대장로 자매라 했지. 언니 아우. 자매라고.

대장로 기뻐서 웃는다.

#객잔 내부 / 밤

이제 회의하던 자들은 다 간 뒤.
수지니가 청동 대야에 세숫물을 들고 팔에 수건을 얹고 들어서다가 멈춘다.
거기 호롱불 아래서 담덕과 아이가 놀고 있다.
담덕이 아이를 아예 안아서 (지도 앞에 의자를 놓고 올라서게 해서)
지도를 보여주며 얘기 중.
아이가 손을 뻗어 한곳(지도상 국내성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담덕 그렇지. 거기가 국내성.
야 너 대단한데. 한번 들으면 다 외는 거야?

하다가 돌아본다. 수지니를 보고 웃는다.

담덕 이 놈. 이름이 아직이라며.
수지니 예. 아직요.
아이아직 이름을 지을 수 없어서 아직이래요.
담덕 (웃는 ) 그런 게 어딨냐.
아이 진짠데요.

수지니. 탁자 한곳에 세수대야를 놔주며

수지니 세수하세요. 물 따뜻해요. .

담덕이 아이를 데리고 가까이 온다.

담덕 언니의 아이라구?
수지니 ..네
담덕 언니라면.. 돌아다니다 만난 분인가?
...(아이의 눈치를 보고) 묻지 말아야 하나?

담덕, 수지니의 팔에 걸린 수건을 가져가더니, 물에 적셔 짜서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한다.

담덕 너 굉장히 말썽쟁이지.
아이 아닌데요. 굉장히 점잖은데요.
담덕 얼굴에 이 먼지 봐라.

수지니. 그런 두 사람을 보는데 울음이 나올 거 같다.

담덕 니 이모. 아직도 그렇게 술 많이 마시냐?
아이에? 우리 이모 술 못 마시는데요. 한방울도요.
담덕 (의외라서 수지니를 돌아본다)
수지니 (딴데를 본다. )
담덕 (아이의 얼굴 마저 닦아주며)
... 술 취하면 깊이 잠들까봐.
그래서 나한테 잡힐까봐 그 좋던 술도 끊었나.
수지니 ... (대답 못한다)
담덕 자아 다 됐다.
넌 어디서 자냐.

아이가 쪼르르 수지니에게 달려가더니 다리에 달라붙는다.

아이 이모하구요.
담덕 (웃는다) 그거 곤란한데.
니 이모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어?
대고구려 궁수부대도 그렇고..  

하면서 옆에 놓여있던 꾸러미를 가리킨다.  

담덕 풀어봐.

수지니, 보따리를 푼다. 그 안에 수지니의 갑옷이 들어있다.

담덕 바손이 만들어준 거야. 니 갑옷.
몇년째 들고 다녔다. 만나면 줄려고.

수지니, 갑옷을 잡은 채. 말이 없다가

수지니 아직아.
아이 네
수지니 먼저 방에 가 있을래? 금방 갈게.
아이 네에.

아이는 담덕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안으로 달려간다.
담덕, 아이를 웃으며 보고 있다가.

담덕 저 녀석은 도통 겁이 없어 보이네.
난 그렇게 겁이 많았는데.
겁이 나서 해야 할 말도 하지 못하고
잡아야 할 사람도 못 잡았는데.
수지니 ... 겁많은 임금님께 두가지만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담덕 나..장사꾼 임금이야. 먼저 들어보고 대답하겠어.
수지니 저 아이.. 지킬 군사를 내주세요.
담덕 (좀 이상하지만) 내 근위를 붙여주지.
수지니 그리고.. 약속해주세요.
..그때가 되면 망설이지 않으시겠다구.

담덕, 가만히 수지니를 보다가

담덕 약속해. 망설이지 않겠어.
단.. 내 방식대로 할거야.
하늘이 내놓은 정답같은 거 말고.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내 방식대로.
수지니 그렇다면 임금님의 궁수로 옆에 있겠습니다.

담덕, 찡그린다. 뭔가 말하려는데.
그때 밖에 요란한 발소리.
병사가 소리친다.

병사소리 폐하. 급전입니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달려온 듯한 병사가

병사 적들이 신성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사를 밀어젖히며 들어서는 주무치.
잔뜩 성이 나있다.

주무치 이 개같은 놈들이 우리 백성들로  
길표시를 내고 있다하오.
이것들 어찌할까요. 어떻게 죽여주면 돼?

담덕, 입구 쪽으로 간다.
가는 길에 수지니 옆을 지나는가 싶더니 한 팔로 콱 끌어안는다.
얼결에 안긴 수지니에게 정확하게 지시한다.

담덕 아이를 데리고 따라와.
지금은 내 옆이 제일 안전할거야.

그래놓고 담덕이 주무치 등과 나간다.

#길 / 밤  

후연군 무리에게 수많은 포로들이 잡혀가고 있다.
끈으로 줄줄 묶어놔서 도망갈 수도 없다.
모두 공포에 질려 질질 끌려가는 형국이다.
후연의 병사들이 소리를 질러대고 창으로 찔러대며 사정없이 몰아간다.

자막 고구려 신성 북쪽 도로.
신성을 점령했던 후연군 중 잔여 일만오천 병력.
오백의 포로를 끌고 북으로 이동.

그들의 제일 뒷 부분.
병사 하나가 칼을 휘두른다.
한명의 포로백성이 도망치려다가 칼에 맞고 쓰러진다.
옆의 다른 포로들도 공포로 울며 비명 지르며 도망치려고 한다.
그들이 가는 길 뒤로 주욱 가보면
그렇게 듬성 듬성. 포로의 시체들이 하나씩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길로 쫓아오라는 명백한 표시이다.


#거믈촌

입구 쪽.
약재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가던 어린 제자 하나가 놀라서 하늘을 본다.
요란하게 들리는 부름새들의 울부짖음.
돌아본다.
거기 날아와 떨어지는 제자 하나.
피를 토한다.
그 뒤로 천천히 들어서는 대장로.
한 손에는 감동의 뒷덜미를 끌고 있다.
흐트러진 옷자락. 반쯤 정신이 혼미해진 감동이 대장로에게 끌려왔다.
대장로가 감동을 밀어제친다.
쓰러지는 감동. 드러난 어깨 뒤로 보이는 낙인.

// 안에서 거믈의 제자들이 달려나온다.
그러나 빗발처럼 날아드는 수리검들.
대장로의 뒤로 화천의 수하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거믈 제자들이 속절없이 쓰러지는 가운데
처음의 어린 제자가 안으로 달려간다.

// 거믈 내부 길
안에서 달려나오는 노제자와 나이든 제자들.
달려온 어린 제자가 소리지른다.

어린제자 결계가 뚫렸습니다.
화천이 쳐들어왔습니다.
현장물을 부르는 자들은 대부분 촌장님께 갔습니다.
우리 몇만으로는...
노제자 신물을 지켜야 한다. 어서..

제자들을 밀어낸다.
모두 노제자를 돌아보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달려간다.
현장과 노제자가 길을 막고 선다.
달려 들어오는 화천의 무리들.
노제자를 얕보고 그를 치고 지나가려던 화천의 수하 하나가 노제자의 지팡이에 나가 떨어진다.
노제자가 보기와는 다른 신공으로 화천의 제자들을 막아낸다.
현장 역시 날렵하게 화천과 싸운다.
그러나 저 뒤에 천천히 나타나는 대장로.
화천의 제자들을 막아내고 있는 현장과 노제자를 보며 무심한 얼굴로 그대로 걸어간다.
가는 길에 옆의 수하의 옆구리에서 단검을 빼든다.
속도를 그대로 노제자에게 다가간다. 노제자가 그를 돌아본다.
대장로가 그대로의 속도로 그를 지나쳐 간다.
노제자가 우뚝 서있다.
어느틈엔가 그의 가슴에는 깊이 검이 꼽혀 있다.
무너져 내리는 노제자.  
현장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지팡이를 휘둘러 대장로의 뒤를 공격한다.
그러나 대장로는 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간다.
현장의 뒤를 한꺼번에 공격하는 화천의 수하들.
쓰러지는 현장.
그를 팽개치고 달려가는 화천의 수하들.
마지막까지 안타까워서 화천이 가는 것을 보는 현장.
그의 입이 들썩이며 뭐라 말한다.

현장 신물을.. 지켜야...


# 신물방

서너명의 제자들이 재빨리 반원으로 선다.
그들의 뒤에는 단 위에 모셔져 있는 함 하나. (백호의 신물이 든)
그리고 현고의 지팡이. (이전 상황에서 현무의 신물도 거믈촌에 모시는 것으로)
제자들이 일제히 품에서 물을 부르는 도구를 꺼낸다.
마악 자세를 잡는데. 미처 진형을 이루기도 전에 일제히 충격을 받으며 뒤로 넘어진다.
입구 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대장로

# 거믈 입구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거믈 제자들의 시신.
푸들푸들 떨고 있던 감동이 차츰 시선에 촛점이 돌아온다.
(그 전에는 낙인의 조종으로 정신을 잃고 있던 상황)
감동이 덜덜 떨며 주위를 둘러본다.
감동이 충격을 못 이겨 길게 절규한다.

#신물방

피를 토하며 죽어있는 거믈의 제자들.
바닥에 딩굴고 있는 물도구들.
대장로가 여유있게 함의 뚜껑을 열어 백호의 신물을 꺼내든다.
현고의 지팡이를 들어 이리저리 살펴본다.
(감동에게 낙인을 찍은 이후 언제라도 쳐들어올 수 있는 거믈촌이었다. 다만 담덕 아들을 납치할 때까지 기다렸을 뿐)

#시간경과 거믈 내부

이미 대장로와 화천이 다 빠져나가고 난 뒤.
하루쯤 지난 뒤라고 하고...
누군가 주춤거리며 입구로 들어선다.
배낭을 한쪽 어깨에 메고 있는 엿장수다.
엿장수의 어깨에서 배낭이 미끄러져 떨어진다.
믿을 수 없어 주위를 둘러본다.
그 눈에 들어오는 시신들.
엿장수 걸리는대로 시신들을 뒤집어 본다. 혹시라도 살아있는 자가 있을까 해서.

엿장수이봐. 현봉이.. 이봐요. 사형.
왜들 이러구 있어어..

엿장수 울기 시작한다.
엿장수가 벌떡 일어나더니 달려간다.

// 거믈 내부 길
이제 엿장수는 꺼이꺼이 울고 있다.
거기 현장과 노제자가 죽어있다.
울며 그들을 확인하고 다시 고꾸라지며 엿장수가 달린다.

// 신물실.
들어서는 엿장수.
거기 역시 죽어있는 제자들.
딩굴고 있는 물도구.
그리고 비어있는 제단.
엿장수 울며 무릎을 꿇는다.
아이처럼 흐느껴 울며 주위를 둘러본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길 / 낮

담덕과 고우충 주무치 처로. 다른 장군들이 보는 곳.

자막 고구려 신성 북쪽 도로.

거기 즐비하게 늘어선 시체들을 수레에 거두는 병사들이 보인다.
죽은 자들의 친족들인지 시체에 매달려 울거나 돕거나 하고 있다.

고우충 (성을 내고 있다) 시체를 따라서 오라는 겁니다.
함정을 파놓고 기다릴테니 오라는 거지요.
주무치 함정이고 뭐고. 기껏 일만 오천이라면서.
우리 칠천군사면 바로 때려잡을 수 있수다.
상대는 후연이라고. 창자루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애들이라니깐. 그러니까 임금님. 당장..
담덕 아직 안 왔어요? (초조해서 성이 나고 있다)
선생.

외치며 돌아보면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현고가 달려온 거믈 제자에게 쪽지를 받고 있다.
현고가 어두운 얼굴로 담덕에게 온다.

담덕 북위 군대의 움직임. 아직 정보가 안 들어 왔냐구.
현고 북위는... 북위 군대는..

더듬거리며 들고 있는 쪽지를 어쩔 줄 몰라하다가 소매 안의 다른 쪽지들을 뒤진다. 방금 거믈촌의 비극에 대해 들었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다.

담덕 (이상하다) 뭐에요.
현고 ..거믈촌이 습격을 받았답니다.
백호와 청룡의 신물 빼앗겼댑니다.
거믈촌장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담덕 화천인가.
현고 모릅니다. 살아남은 자가 아무도 없어서.
어찌된 건지... 모른댑니다. (울먹이고 있다)
주무치이건.. 머리 간단한 내가 봐도. 함정이잖아.
현고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아불란사로 오라는 겁니다.
그들은 신물 네개를 가졌어요.
이제 .. 임금님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오라는 거에요.  

#플래쉬 컷

신화시대에서 환웅이 제단 위에 손바닥을 찍던 장면.

현고소리임금님의 의지를 담아 신단수를 열든지..

#길

현고 아니면... (말을 잇지 못하는데 )
담덕 내 심장을 꺼내 자신들이 열겠다는 건가.

#아불란사 전경

#작전실

다른 사람들은 없이 호개가 혼자 우뚝 서있다.
딱히 뭘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일수가 들어서다가 호개의 분위기에 멈칫 선다.
기다리다가 조심스레

일수 후연군 이진이 오고 있습니다.
오백의 포로를 데리고 있다 합니다.
호개(반응이 없다)
일수 아직 고구려군은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호개 ...
일수 포로의 시체로 길을 잇는 거. 계속하라 할까요?
호개 그 여잔.. 모든 것을 끝낼 생각이야.
일수(보는)
호개 (여전히 앞의 허공을 향해 말하는)
쥬신의 왕을 죽이고
하늘의 힘을 빼앗고
모든 것을 넘겨주면 제 할일은 끝났다 하겠지.
그런 뒤엔 이런 세상. 다시 돌아보지도 않을거야.
그 사람에겐 미련 가질 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러니 아무 미련없이 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겠지.
... 그렇게 모를까.
나. 하늘의 힘 같은 건 처음부터 바라지 않았는데.
그런 거 가져봤자... 누굴 위해 쓰라는 거야.

호개는 그저 조용히 서있다.

#현도성 내부

성문이 열리며 거란족들이 우루루 들어온다.
미리 달려온 선발대들이다.

자막 고구려 현도성. 현 태왕군 진영.

그 가운데 칸과 달구가 있다.

달구소리 거란에서 지원군이 오고 있습니다.  

#담덕 작전실

달구와 거란족의 용사들이 작전실로 밀려들어온다.
담덕이 제 장군들과 기다리고 있다가 나선다.

달구거란의 칸께서 일만의 군사를 보내줬습니다.
담덕 어서 오시오. 형제들.

거란사람들이 먼저 담덕에게 예를 표한다.
담덕의 장군들이 이미 낯이 익은지 들어서는 거란의 장군들과 반갑게 손을 잡기도 하고 껴안고 등을 두들기기도 한다.

현고 거란 일만에 우리 태왕군이 칠천.
인근 각성에서 온 지원병이 일만 이천.

하는데 들어서는 주무치.
그 뒤로 말갈 전사들이 우루루 함께 들어선다.

주무치 말갈부족들이 전사를 보내왔소.
오천이라는데 껴줄 데가 있겠소?
현고 이렇게 해서  우리는 도합 삼만 사천.
그러나 적은 북위와 후연군을 합해서 9만여명.
거기에 각 제나라에서 보내온 일만여명.
합이 십만입니다.
임금님..
담덕 (현고를 본다)

현고는 방구석으로 가고 있다.
담덕 그 뒤를 따른다.
현고, 남들이 듣지 못하게 나직하게 말한다.

현고 북위에 심은 거믈 제자가 최종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북위의 총대장군은 .. 연호개가 맞는 거 같습니다.
담덕 그것도 확인했대요? 화천의 수장.  
현고누구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댑니다.
다만 불의 신녀라는 것 밖에는...
담덕 연호개와 손을 잡은 불의 신녀..라는 건가. (우울하다)

#현도성의 한 방 / 수지니의 방

수지니에게 할당된 방이다.
침상에 아이가 잠들어있다.
아이 옆에는 유모가 지키고 있다.
방의 이쪽에서 수지니가 갑옷을 입고 있다.
옆의 화살통에 들어있는 화살도 점검한다.
밖에 발소리들.
수지니, 잠든 아이의 옆으로 가서 이불을 끌어 덮어주고. 아이의 머리에 입맞춰준다.
애틋하게 보다가 몸을 돌린다.

#방 밖 회랑.

근위들이 방문 앞에 주루루 서서 지키고 있다.
방을 나서던 수지니가 본다.
거기 처로가 서있다.

수지니 뭐하는데. 거기서.
처로 지키고 있는 중이야.

수지니 웃는다.

#성 다른 일각

전쟁을 앞둔 상황이라 오가는 병사들로 흉흉한데 걸어오는 처로와 수지니.
수지니. 뭔가 자꾸 불안하다.
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처로가 수지니의 기색을 알아채고 돌아본다.
수지니. 자기가 온 길을 돌아보는데. 어디선가 우루루 달려나오는 병사들. 궁수대원들이다.

병사봐 맞지. 대장 맞잖아.

대장. 대체 어디서 뭘하다 온거요.
대장 죽었다더니 살아있네.
등등 떠들어대며 반가워하는 궁수원들.
수지니, 어쩔수 없이 같이 치기도 하고 웃어주는데. 그러다가 다시 뒤를 본다.

#방 앞

지키던 근위가 본다.
거기 감동이 다가오고 있다. 멍한 눈이다.
근위들이 경례를 한다.

#수지니의 방

귀가 들리지 않는 유모가 아이의 옷을 개고 있다.
문이 열리며 감동이 들어온다.
감동이 아이에게 다가가도 유모는 모르고 있다가. 다 갠 옷을 들고 돌아서는 순간. 감동을 보고 놀란다.
감동이 아이를 안아 올리고 있다.
유모가 달려와서 감동을 잡는다.
잠에서 깬 아이가 감동을 본다. 하품을 하며

아이 아저씨. 안녕하세요.
감동 데려오라고 하신다.
아이 이모가?  
감동 가자.

아이를 안고 일어선다.
아이가 눈을 비비며 유모를 본다. 유모는 겁에 질려 보고 있다.
아이가 유모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감동이 유모에게 두루마리 하나를 내주고 문 쪽으로 나간다.  
유모가 쫓아나가려 하지만 문 밖을 지키던 근위에게 막힌다.

#성 안

궁수부대원들에 둘러싸인 수지니. 자꾸 주변을 둘러본다.
궁수원들 뒤로 지나가는 낯모르는 병사. 주민. 그들이 다 의심스러워보인다. 갑자기 궁수부대원들을 헤치며 왔던 길로 간다.
기다리고 있던 처로가 이상해서 쫓는다
수지니가 달리기 시작한다.

#수지니의 방 앞

달려오는 수지니. 방문 앞을 지키던 근위가 이상해서 본다.

근위 아이는 벌써 데려갔습니다.

수지니. 방문을 열어젖힌다.
불안해하고 있던 유모가 수지니를 보더니 반색을 하며 손짓발짓을 하기 시작한다. 그 말을 알아듣는 수지니.

수지니 안돼.  

입구의 근위가 걱정되서 말한다.

근위 참내관이 데려 갔습니다. 대장이 데려오랬다고..
수지니 안돼.

뒤따라온 처로가 보고 있다.
수지니가 그대로 달려가려는 것을 잡는다.
수지니. 아무 것도 안뵌다. 처로를 뿌리치고 가려지만 처로, 완강하게 잡고는 근위들에게 명을 내린다.

처로 가서 찾아봐. 어서.

근위들 그제야 놀라서 달려간다.
수지니. 처로를 발로 차며 벗어나려 한다.

수지니 그 애가 위험해.  
처로근처 어디 있을 거야.
수지니 화천이 잡아 간거야. 이거 좀 놔아.
담덕소리 화천이 왜.

돌아보면 다가오던 담덕이 보고 있다.
처로가 그제야 수지니를 놔준다.

담덕 무슨 얘기야.

수지니. 대답한 여유도 없다. 담덕의 옆으로 냅다 달려가려는 것을 담덕이 수지니의 팔을 잡아챈다.

수지니(숨이 차오르고 있다) 아이를.. 찾아야 돼요.
담덕 화천이 아이를 왜 잡아 가.
수지니 그 애는.. 그 앤..

수지니 더 말을 못한다.
시선을 피한다. 수지니로서는 그저 앞이 하얗고 속만 탄다.
어쩔 줄을 모르는 수지니를 담덕이 들여다본다.

담덕 너 왜 그래.

하는데 안에서 쫓아나온 유모가 수지니에게 두루마리를 준다.
수지니가 손이 떨려서 열어보지를 못하는데. 담덕이 잡아채가더니 펼쳐본다.
읽은 담덕,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 얼굴과 마음이 창백해지고 있다. 이윽고 고개를 든 담덕이 수지니를 본다.

담덕 이거 나한테 보낸 서찰인데..
수지니 (겁에 질려 담덕을 본다)
담덕 쥬신왕의 아들이라고..
(다시 편지를 본다) 여기.. 이렇게. 쥬신 왕의 아들을 데려간다고.
그 어린 심장을 구하고 싶으면 직접 오라고.

수지니 비틀 뒤로 물러난다. 처로가 나서려다가 만다.

담덕 쥬신왕이면.. 나잖아. 나 그렇게 알고 있는데.
내 아들이.. 뭐야.
수지니 (똑바로 선다. 고개를 들고)
이렇게 될까봐. 말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될까봐. 내내 도망쳤어요.
담덕 이게 다 뭐냐고 물었어.
수지니 아직이 임금님의 아들이에요.
내 언니의 아들이고.
담덕 (쉽게 이해가 안된다. 한참을 보다가 )
그 사람이 니 언니라고? 기하가?
수지니 ... (마음이 무너지지만) 네.



#성 밖

담덕과 수지니. 처로 근위 등이 사방으로 퍼져 달리며 아이를 찾는다.
수지니가 애가 타서 사방을 둘러보며 말을 달린다.
양갈래 길 가운데 서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미칠 지경인 수지니.
그 옆을 달려 지나가는 처로. 그 중의 한 길로 달려간다.
수지니. 다른 길로 달려가려는데 그 길 앞쪽에서 말을 달려오는 근위들.

근위 안 보입니다.
강까지 가봤지만 그림자도 없습니다.

수지니 앞이 캄캄해서 사방을 둘러본다.
다른 방향에서 또 다른 근위 둘이 달려온다.

근위2이 쪽 길엔 없습니다.

수지니,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그렇게 우는 수지니를 뒤에서 담덕이 보고 있다.

// 시간 경과
처로가 길 저 끝에서 말을 달려오고 있다.
고개를 저어 보인다.
이쪽에 수지니가 넋이 나가서 서 있다.
좀 떨어진 곳에서 담덕이 근위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달려가는 근위들.
담덕이 수지니를 돌아보더니 다가온다.

담덕(아픔으로) 이제까지.. 니가 그 아이를 지켜온 거야?
내 아이를? 너 혼자서?
수지니(눈물이 차오른다. )
담덕 어떻게 말해야하니. 너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거야.


#작전실

각 장군, 거란족까지 가득 들어찬 작전실.
모두 떠드느라 웅성거리고 있다가 하나씩 멈춘다.
밖에서 뿔나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있다.
현동이 현고에게 말한다.

현동 출전 나팔소리입니다.
임금님께서 병사들을 움직이십니다.

모두 돌아본다.
거기 문이 열리더니 담덕이 서있다. 문에 선 채.  

담덕 난 지금 아불란사로 갑니다.
현고 (놀라서) 임금님.
담덕 시간이 없어요. 작전은 달려가면서 짤 생각이애요.
현고갑자기 마음이 바뀐 이유가 뭐지요.  
기다린다 하지 않았습니까. 저들이 참지 못하고 기어올 때까지.
담덕 ... 방금 내 아들이 납치됐습니다.
현고 뭐라 하셨습니까?
담덕 수지니가 지켜온 내 아들을 방금 내가 잃어버렸어요.
그 아이를 데려간 것이 그 어미인지. 아닌지.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어요.
백가지의 방법으로 그들이 나를 부르고 있어요.
갈 겁니다.
가서.. 이제 끝을 내야겠어요.  

#현도성 성문 안

흑개의 기병이 도착하고 있다.
달구와 고우충이 달려와 맞이한다.
흑개가 요란스럽게 소리치며 말에서 내린다.

흑개 우리 폐하께서 성전을 치루는데 신라 땅구석에서
꼬물락거리고 있을 수 있나.
기병만 추려서 달려왔어.
근데 이거 먼 나팔소리야. 바로 출전인거야?
어이구 허리야. 누가 나 물 좀 줘어.

이만치에서 현동이 그 소란스러움을 보고 있다.
사방에서는 병사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나팔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사방으로 급히 뛰어 자대를 찾는 병사들이 보이고.

#작전실 앞

담덕이 나서고 있다.
그 좌우 옆으로 주무치 처로. 수지니까지 제장군들.
그 뒤로 거란 말갈 등의 각 장수들이 우루루 따른다.

자막 태왕군. 흑개장군의 합류로 총병력 4만여.

#아불란사. 전경


#아불란사 내부 방 (혹은 거석 앞 )

갑옷을 입은 호개.
기하가 호개의 갑옷 차림을 마저 매만져주고

기하 이제 끝낼 때가 되었네요.  
가서 그 사람을 데려와줘요.
호개 살려서 데려와야겠지.  
기하 ... 해야 할 말이 있어요.
내가 그 말을 하고나서,
그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나서, 그 심장을 취할 수 있게 해줘요.
호개 쥬신의 왕. 그 자의 심장을 취해 하늘의 힘을 불러내면..
기하비와 바람과 구름을 부를 수 있대요.
그 힘을 이 땅의 사람들이 갖는 거에요.
이제 더이상 하늘을 우러러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호개 물어봐도 되나.
살아있는 그 자를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기하 글쎄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만나봐야 알까.
호개 그대의 손으로 그 자를 죽일건가?  
기하 이미.. 한번 해봤어요. 그 사람의 심장을 찌르는 것은.
호개그때 그대는 말했지.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고.
기하 (미소 짓는) 다녀와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호개 두어 걸음 물러나며 기하를 본다. 마지막으로 보는 듯.
그리고 돌아서더니 다시는 돌아보지 않고 나간다.
남은 기하.

#아불란사 입구

호개가 나서고 있다.
좌우에는 일수를 비롯한 북위와 후연의 장군들이 우루루 따른다.
앞서 담덕이 나서던 것과 비슷한 위용의...

자막 중원군. 북위 6만. 후연 3만. 기타 1만 3천. 총병력 10만여.


#아불란사 앞 평원

서서히 화면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눈보라가 휘날리고 있다.
저 멀리 지평선을 메운 태왕군이 보인다.
그 중앙에 담덕이 있다.
담덕이 보는 정면. 저 멀리.
중원연합군이 아불란사를 뒷 배경으로 진을 치고 있다.
담덕이 그 중앙을 본다.
주욱 들어가면 중원군의 중앙에 말을 타고 서있는 호개.
호개를 중심으로 후연 등의 중원군 장수들이 포진하고 그 뒤로는 화천회의 병사들이 모여있다.
그리고 양옆으로 끝도 없이 펼쳐져있는 중원연합군.  

중원군의 병력이 드러난다.
10만이 넘는 대군이다.
부감으로 보이는 중원군과 태왕군의 대치하는 모습.
태왕군은 4만 병력. 중원군의 반도 되지 않는다.

#태왕 중앙군

담덕의 주위에 노장군이 된 흑개와 고우충.
주무치 처로 현고 수지니 등이 둘러싸고 있다.

#중원의 지휘부

참모군들과 함께 서 있는 호개.

호개 우리는 10만. 저들은 우리의 반도 안된다.
게다가 저들은 이틀밤낮을 달려왔어.
단숨에 기선을 제압한다.
저들이 작전을 구사할 시간을 줘서는 안돼.

중원군의 나팔수들이 차례로 이어가며 나팔을 분다. (태왕군과 차별되는 나팔. 태왕군은 뿔피리)
그 소리가 눈보라 날리는 평야에 울려 퍼진다.

#태왕군 쪽 (담덕 연설 보충요)

태왕군의 병사들이 동요하고 있다.
말을 탄 병사들 주욱..
먼길을 달려온 듯 먼지 먹은 갑옷.
투구 사이로 보이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들.
긴장하고 있다. 서로 옆의 눈치를 보며 다른 이들은 어찌 생각하는지 가늠하는 듯.
말들 역시 긴장으로 신경질적인 투레질을 하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담덕의 목소리.

담덕소리저들은 많고 우리는 적다.
그러나 우린 반드시 이긴다.
왜. 우린 모두 쥬신의 아들이고
지는 방법따윈 모르니까!
개마무사 각 군 쐐기형으로 적의 대형을 뚫는다.
궁기병 제대로 엄호해 적을 나누어 포위한다.
내가 가장 앞에 달릴 것이야.
나를 놓치지 말고 달려봐.

#태왕중앙군

담덕 나의 군대. 내 형제들아.
내가 보이는가.

칼을 뽑아드는 담덕.
역시 무기들을 뽑아 흔들며 태왕 태왕 소리지르는 병사들.
그 중앙에 누구보다 열렬히 소리 지르는 흑개.

담덕 나와 함께 저들을 물리치고 신단수로 나아가자.
가서 하늘에 대답하자.

담덕이 칼을 치켜세운다.
말이 앞발을 든다.
여기저기서 태왕군의 뿔피리가 울려퍼진다.

// 담덕. 말을 달려나간다.
그 옆을 호위하며 달리는 고우충과 흑개의 부대.
일제히 소리지르며 달리는 사기충천의 모습.

#부감

여러개의 원추형 뿔을 앞세우며 중원군을 향해 달려가는 태왕군의 위용.
중원군은 아직 대기 중이다.
맨 앞, 담덕과 고우충이 이끄는 미늘부대가 방패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진군한다.
그 뒤를 궁수부대가 따른다.

#중원군

냉정하게 몰려오는 태왕군을 노려보고 있는 호개.
옆의 장군들이 초조하게 호개의 눈치를 본다.
중원군의 맨 앞줄에 주욱 늘어서서 대기하고 있는 석궁부대.
역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호개가 손을 들었다가 앞으로 뻗는다.
명을 전하는 나팔 소리와 함께
석궁이 일제히 까맣게 하늘을 날아간다.

태왕 궁수군

수지니가 말을 달리며 맨 먼저 화살을 쏘아댄다.
수지니의 궁수부대의 맥궁이 일제히 중원군을 향해 쏘아져간다.
하늘에서 석궁과 맥궁의 화살들이 엇갈린다.

#중원군

앞줄의 석궁부대에서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자들이 속출한다.

#담덕 중앙군

담덕이 선두로 달려오고 있다.
좌우에서 몇몇이 석궁에 쓰러지며 말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담덕을 비롯하여 아무도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중원군 본부

후방에서 전투를 바라보고 있는 호개.
연이어 냉정하게 명을 내리면 옆의 깃발수들이 각각의 깃대를 흔들고 여러명의 나팔수들이 나팔을 불고 멀리서 받는 식으로.
호개의 흥분을 받아 호개가 타고 있는 말은 당장이라도 뛰어나가고 싶은 듯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옆의 장군이 소리친다.

장군 적이 너무 빠릅니다.
우리가 포위하기 전에 포위를 당할 거 같습니다.
장군2우리 수가 두배야. 어떻게 우리가 포위를 당해.
호개 (냅다 소리질러)
삼군. 밀리지 마라. 뚫리면 끝장이야.

깃발수가 커다란 깃발을 뽑아 휘두른다.

호개 이군. 삼군의 후방을 지원해라.
창기군 대기해. 휘말리지 마.

깃발수가 새로운 색의 깃대를 뽑아 흔들어댄다.
호개, 당장이라도 뛰어나가고 싶은데 참고 있다.

#전쟁터

// 고우충이 지휘하는 미늘부대가 몇개의 쐐기형을 이루며 앞으로 진행하며 길을 뚫는다.
그러나 워낙에 수가 많아 양옆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원군.
미늘부대와 함께 전진하는 담덕.
중원군들을 가차없이 베어넘기고 있다.

#거석 앞

거석이 서있다.
거석의 아래에서는 은은하게 붉은 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대장로소리 저 거석 아래 하늘의 힘이 봉인되어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 호족의 것이 될 것.
참으로 오..래 기다려왔습니다.

대장로가 앞으로 나선다.
두손으로 반을 받쳐 들고 있는데 그 위에는 4개의 신물이 올려져 있다.
거석의 앞에 마련되어져 있는 제단. (환웅이 썼던)
기하가 신물을 하나씩 들어서 제단 위에 올려놓는다. (환웅처럼)
가장 오른쪽에 백호의 신물을 놓는다.

#전쟁터

// 빽빽하게 막으며 달려오는 중원군.
그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가는 주무치와 그 부대원들.
말갈족들이 주축이 된 부월수 부대들.

#거석 앞

기하가 현고의 지팡이를 올려놓는다.
단 위에 내려놓는 순간. 지팡이는 홀연히 변하더니 원래의 신물 모양으로 변모한다.
처로의 창촉을 올려놓는다.

#전쟁터

처로군이 격돌을 일으킨다. 긴 창을 앞세운 경기병들.
처로는 누구보다 앞서 달리며 긴 창으로 앞을 막는 중원군을 거침없이 지르거나 나꿔채어 말에서 떨어뜨리며 길을 뚫는다.

#거석 앞

기하가 마지막으로 홍옥을 놓는다.
(증오보다는 경건함으로.
오래도록 기다려온 순간에 대한 경배)
(하나씩 신물이 단 위에 올려질 때마다 거석 아래에서 새어나오는 붉은 빛이 강해진다는 느낌. 하늘의 힘이 거석 아래 봉인되어 있는데 반응을 한다는)
(마지막 홍옥의 신물을 올려놓으면 우웅 진동까지 느껴지는)


#전쟁터

수지니의 궁수부대가 이열 삼열 사열의 열을 지으며 각 열대로 화살을 쏘아 올리며 앞으로 진격해가는 무리들의 머리를 넘어 저 멀리의 중원군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데 궁수부대의 한쪽으로 밀려오는 부대. 화천의 수하들로 이루어진 화천군.

수지니 오른쪽이다.

궁수부대들 재빨리 방향을 바꾸고 화살의 높이를 낮춰 그들을 향해 쏘아대지만 말을 탄 상대들이 너무 빨리 다가오는데.
그 사이를 양옆에서 뚫고 달려 들어오는 군대. 흑개가 이끄는 중앙군이다. 그들이 화천을 막아낸다.
흑개가 싸우며 뒤를 돌아본다. 수지니와 시선이 마주치더니 의기양양 웃는다.
그런 흑개를 향해 화살을 겨누는 수지니. 화살이 흑개를 향해 날아간다. 놀라는 흑개의 얼굴 바로 옆을 지나가는 화살이 그 뒤에서 흑개를 공격하려던 화천 하나를 쓰러뜨린다.

#태왕군 후방.

현고와 거믈의 제자들이 전쟁터를 보고 있다.

현동 태왕군이 세곳을 뚫었습니다. 아니 네곳입니다.
현고 지금이다. 각 부대 원진 발동.

현고의 옆에 대기하고 있던 댓명의 나팔수가 일제히 나팔을 분다.

#부감

워낙에 빨리 달려오는 태왕군.
양군이 충돌하고 있다.
태왕군은 원추형의 뿔 부분을 앞세워 호개군 진영을 곳곳에서 뚫어나간다.

#전쟁터

담덕, 번쩍 고개를 들어 아불란사를 본다.
그 시선이 주욱 들어가면서

#아불란사 난간 위.

거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대장로.
마치 담덕하고 시선이 마주친 느낌.

#전쟁터

담덕, 말을 몰아 달리기 시작한다.
막아서는 중원군들을 상대한다.

#중원군 본부

보고 있던 호개. 결국 참지 못하고 말을 달려 나간다.

#전쟁터

호개가 달려온다.
태왕군들이 와아 호개의 앞을 막아선다.
호개. 단신으로 그들을 학살하며 뚫고 나가기 시작한다.
가공할 힘을 내고 있는 호개. 인간의 어떠한 감정도 없어보인다.
태왕군 병사들이 호개를 막아보지만, 호개의 칼질에 나가떨어질 뿐이다.
호개는 태왕군 사이를 뚫고 거침없이 전진한다
호개의 가공할 파워에 태왕군은 겁에 질리고
그런 호개에게 보이는 것은 멀리 담덕이 아불란사로 향하는 모습이다.

#전쟁터 다른 일각

// 처로가 멀리서 담덕을 봤다.
담덕을 향해 달린다.
그의 긴 창이 거침없이 막아서는 자들을 해치운다.

// 주무치의 도끼에 두어명이 한꺼번에 밀리고 넘어진다.
주무치도 담덕을 봤다. 그쪽을 향해 달린다.

#전쟁터 일각

말을 달려가는 호개.
담덕, 마음을 다잡고 아불란사를 향해 달린다. (뒤 fs)
아불란사를 향해 달리는 담덕.
담덕이 뒤를 돌아본다.
호개가 쫓아오고 있다.
담덕이 다른 쪽을 본다.
수지니가 말을 달려오고 있다.
담덕이 수지니에게 소리지른다.

담덕 먼저 들어가. 아이를 찾아줘.

수지니가 담덕의 옆을 스쳐 달린다.
담덕은 말의 방향을 바꿔 호개를 향해 선다.


#내부

거석 앞에 선 기하. 거석을 쓰다듬어 본다.
기다리는 중이다.
거석 아래의 붉은 빛은 요동질을 하고 있다.

#호개 + 담덕

담덕과 호개가 서로를 향해 말을 달린다.
격돌한다.
격렬한 격투가 이어진다.
싸우는 호개의 귓전에 들리는 기하의 목소리.

기하소리다녀와요. 기다리고 있을께요.
호개 (싸우며 고함을 질러)
그 여자가 너한테 할말이 있댄다.
보내줄까?

광기에 어려 호개가 내려치는 검을 간신이 받아내는 담덕.

#아불란사 앞

수지니가 말을 달려 아불란사로 가고 있다.
아불란사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중원군들.
수지니를 향해 와아 몰려오기 시작한다.
수지니, 연방 화살을 쏘아대지만 숫적으로 어림도 없다.
수지니가 거의 적들에게 포위되려는 순간.
수지니의 뒤에서부터 달려온 흑개가 소수의 병력을 데리고 달려들며 적과 엉킨다.  

수지니를 공격하려던 자가 흑개의 검에 나가 떨어진다.
흑개와 눈이 마주치는 수지니.
수지니. 다급해서 흑개의 뒤를 본다.
중원군이 여럿 흑개를 향해 덤벼들고 있다.
수지니, 그들을 향해 활을 재는데

흑개 (중원군을 막으며)
뭘 꾸물대구 있어. 이 멍충아.
어서 가.

수지니. 눈물이 왈칵 솟지만. 말머리를 돌려 달려간다.
그 뒤를 막는 흑개.
수지니를 쫓아가려는 자들을 막아낸다.
그러다가 등을 찔리고. 그래도 버티며 반격한다.
다시 다른 자에게 찔린다.
흑개를 찌른 자가 흑개를 지나 가려는 것을 흑개가 잡아챈다. 그 자를 방패 삼아 다음 공격자를 막지만. 상대는 너무 많다.
수지니가 울며 달리고 있다. 아불란사를 향해.

#담덕+호개

담덕이 반격을 한다 .
이제 둘 다 말에서 떨어져 딩굴며 거친 숨을 내쉰다.
담덕, 호개의 뒤를 본다. 초조하다. 공격해들어가며.

담덕 너야. 니가 내 아들을 납치한 거야?

그 소리에 놀라서 호개가 빈틈을 보이고 뒤로 밀린다.

담덕 이게 하늘도 필요없다는 니들이 원하는 거야? (검으로 후려치고)
죄없는 아이의 심장을 갈라. 하늘의 힘을 훔치는 게?
그 자리에 그 여자도 있는 거야?

분노한 담덕이 미친듯이 몰아붙인다.
호개 간신이 담덕을 막아내며 묻는다.

호개 니 아들이라고?
담덕 그래. 내 아들. 내 아버지를 죽인 여자가 나은 내 아들.

호개, 막아내면서 허탈하게 웃는다.
웃다가 소리를 지르며 담덕을 공격한다. 죽자고 덤비는 공세에 이번에는 담덕이 뒤로 밀린다. 뒤로 넘어질 뻔 하다 겨우 선다.
호개. 공격을 잇지 않고

호개 그 여자가 아니야.
담덕 헛소리 그만하고 길 비켜.

공격해 들어온다. 호개가 방어를 안하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담덕이 내려친 검이 호개의 어깨를 가르며 박힌다.
담덕, 놀라서 본다. 충격으로 비틀하던 호개가 다시 선다.

호개 니 아버진 자결했어. 내 아버지처럼.
그 빌어먹을 왕이 되라고. 우리한텐 묻지도 않고 지들 멋대로
죽었다고.

담덕이 충격으로 검을 놓치고 뒤로 물러선다.
놀라서 말을 못한다.

호개그 여자는 다만 말하지 않았을 뿐이야.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호개가 제 어깨를 가르며 박힌 담덕의 검을 쳐낸다. 바닥에 떨어지는 검.
비틀 뒤로 물러나며 한 팔은 움직이지 못하여 성한 왼손으로 다시 검을 다잡고.

호개그 정도는 니가 알아줘야 되잖아.
그래야 내가 덜 억울하잖아.
그런 여자니까. 그렇게 너만 생각하는 여자니까
난 어쩔 수가 없다고.

망연하게 선. 담덕을 향해 호개가 소리지른다.

호개 검을 잡아. 제대로 끝내봐.

담덕, 멍한 상태에서 땅에 떨어진 검을 내려다본다.
호개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다.
담덕, 거의 반사적으로 땅을 딩굴며 검을 잡아 반격한다.
별로 방어할 의지가 없던 호개. 그 검에 복부를 찔린다.
무릎을 꿇는다.

담덕 (고함쳐서) 어째서.

호개 복부에 꼽혔던 검을 빼낸다.

담덕 말을 안한 거야. 왜애.
호개 (무릎을 꿇은 채. 거의 미소로)
넌 쥬신의 왕이잖아.

담덕이 앞으로 기우는 호개를 잡는다.

그 뒤로 달려드는 후연의 군사들.
그러나 양옆에서 달려온 고우충과 그 부대원들이 막아서며 싸운다.
뒤에서 이루어지는 전투에는 아랑곳없이. 담덕이 호개에게 묻는다.

담덕 이봐,
호개 그 여자를 살게 해줘.
넌 할 수 있잖아. 난 못하겠더라.
담덕 호개야.
호개 가. 쥬신의 왕. 아주 예전에 .. 내 친구.

호개가 무너져 내린다.
그 주위로 후연군과 고우충의 부대.
고우충이 담덕을 공격하려는 자를 막아내며 외친다.

고우충 어서 가십시오. 폐하.

#난간

뒤돌아서 급히 달리는 대장로.

#아불란사 내부

대장로가 급히 달려가고 있다.
달려가며 외친다.

대장로 아무도 들이지 마라.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

그의 명을 받아 달려가는 화천의 무리.

#내부 다른 곳

달려가는 화천의 무리들.
그 뒤에 어느새 숨어들어와 있는 수지니. 숨어서 이동한다. 아직을 찾고 있다.

#거석 앞

기하가 돌아본다.
거기 대장로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서고 있다.
아이는 겁에 질려 거의 질질 끌려온다.

대장로 더이상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놈들이 저지선을 뚫었어요. 곧 쳐들어올 겁니다.
기하 그 아이는 누구야.

대장로 순순히 아이를 놓아준다.
손이 풀려난 아이가 입구 쪽으로 달아난다.
그러나 대장로가 아이를 향해 한 손을 뻗는다.
날아간 검은 연기가 아이를 기절시킨다.
기하가 저도 모르게 움직여 쓰러지는 아이를 받아 안는다.
대장로는 제단 앞으로 다가서며

대장로 어서 이리 데려 오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하며 단검을 꺼내든다)
기하 이 아이. 누구냐고 물었잖아.
대장로 무엇을 꾸물대고 있는 겁니까?
이천년을 기다려온 지금이에요. 어서 데려와요.
기하 ( 소리쳐) 대답을 해.
대장로 정신을 차리세요. 불의 신녀.
이제 연호개는 저 밖에 있는 쥬신의 왕.
그자의 심장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그 아이도 천손의 피를 받았어요.
기하천손의.. 피라구?

초조한 대장로. 순간. 들고 있던 칼을 아이를 겨냥하여 던진다.
기하가 몸을 돌려 자기 몸으로 칼을 막으려는데.
순간. 대장로의 칼을 팅겨내진다.

대장로 보셨습니까? 난 그 아이를 해칠 수가 없습니다. 왜.
하늘아비와 피와 땅어미의 피를 받은 아이니까.
그러니 기하님. 어서 하세요.
기하 (순간 넋이 나가 아이를 본다)
설마.. 이 아이..

대장로 기하에게 성큼 다가서는데..
다음 순간. 날아온 화살이 대장로의 등에 꼽힌다.
수지니가 연이어 두대의 화살을 더 날리며 대장로에게 걸어온다.
수지니를 향해 돌아서는 대장로의 목과 가슴에 화살이 연이어 꼽힌다.
꼽힐 때 약간씩의 충격을 받을 뿐.  그저 서있는 대장로.
대장로가 제 목에 박힌 화살을 빼내더니 던진다.
수지니. 또 하나의 화살을 재어 그런 대장로를 겨냥하며

수지니 그 아이 해치지 마.
기하 (수지니를 보는데 )
수지니 그 아이. 언니 애야. 그러니
기하...언니라고...
수지니 제발 살려줘.


#아불란사 입구

달려오던 담덕. 막힌다.
담덕의 앞으로 우루루 쏟아져 나오며 막는 화천의 무리들.

#거석 앞

수지니의 손을 벗어나 대장로에게 날아가는 화살.
그러나 대장로 화살을 손으로 잡는다.

대장로 어차피 순간에 지나가는 사람의 목숨.

손에 잡은 화살을 수지니를 향해 날린다.
수지니의 어깨에 박히는 화살.
어찌나 박히는 힘이 센지 수지니. 그 충격으로 뒤로 밀려 넘어진다.
들고 있던 활도 놓친다.
기하. 수지니쪽으로 가려 하지만 그 앞을 가로막는 대장로.

대장로 하늘의 힘과 바꾸어주면 그 아이도 기쁘지 않겠습니까?
자 어서.. 그 아이의 심장을 열어요.
기하 어미인 날더러 내 아이의 심장을 열라고?
너.. 사람이야?
대장로 나라면.. 참으로 기쁠 것인데..
내 한 몸 바치는 거 따위..

다음 순간. 대장로의 몸이 흐물흐물 검은 연기로 화한다.
연기가 수욱. 기하에게 빨려들어간다.
수지니, 간신이 몸을 일으키다가 경악하여 본다.
공포에 도망치려던 기하. 멈추었다.
잠시 후 감았던 눈을 뜨는데.. 초점이 없다.

#아불란사 입구

담덕이 수없이 몰려드는 화천과 싸우고 있다.
그런 담덕을 도우러 오는 주무치와 처로.
그들이 담덕이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담덕, 주무치와 처로에게 뒤를 맡기고 안으로 달려들어간다.

#거석 앞

수지니. 놀라서 보는 앞에.
기하가 아이를 제단에 내려놓고 있다.
기하는 조용히 돌아서더니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든다.
기하가 아이를 향해 다가서는데.

수지니 뭐하는 거야..

소리지르며 칼을 뽑아들며 달려든다.
그러나 기하. 다른 한손을 들어 그 칼날을 잡는다.
(대장로가 했던 것과 똑같은 포즈)
그 칼날을 비틀어 두 동강을 낸다.
그 충격으로 뒤로 날아 넘어지는 수지니.
(역시 대장로와 같은 )
기하. 단검을 치켜든다. 그 아래에 눕혀져 있는 아이.
마악 단검을 찌르려는 순간.
멈칫. 기하의 얼굴이 고통스러워졌다가 얼핏 대장로의 얼굴이 지나간다. 다시 단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수지니가 기를 쓰고 일어나 달려온다.
무기도 없고. 기하의 몸을 안아 밀어낸다. 아이에게서 멀리.
다시 무표정해진 기하
간단하게 수지니를 잡아 그 목을 칼로 그어버리려는 순간.
귓가에 들리는

모친소리기하야.

기하가 멈춘다.

모친소리이 아이는 네동생이야.

기하가 멈춘 사이 수지니가 겨우 벗어난다.
아이에게 달려가는 수지니. 쫓으려던 기하에게 다시 들리는 소리. .

모친소리 지켜줘야 해. 할 수 있겠지?

다시 멈칫하는 기하.
그 틈에 아이에게 달려가는 수지니.

#아불란사 내부

담덕이 달리고 있다.

#거석 앞

수지니. 제단 위의 아이를 안아 들려는데.
그 뒷덜미를 잡는 기하의 손.
엄청난 힘으로 수지니를 던져 버린다.
기하 안의 기하와 대장로가 격하게 싸운다.
칼을 잡은 기하의 손이 기하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간다.
나가 떨어졌던
기하의 다른 손이 칼 잡은 손을 잡아 막는다.
그러나 빈손이 화악 제껴진다.

기하 (숨막히는 마음의 속삭임같은 소리) 제발. 이러지마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를 향해 내려꽂혀지는 칼.
마악 아이의 몸에 닿으며 한줄기의 피가 새어나온다.
다음 순간. 기하의 몸에서 기가 폭발한다.
그 몸에서 대장로가 튕겨져 나와 벽에 심하게 부딪힌다.
수지니가 애통하게 소리지른다.

수지니 언니이. 안돼애.

기하가 서서히 공중으로 뜨고 있다.
대장로도 기하를 봤다.
기하가.. 흑주작으로 변모하고 있다.

#아불란사 입구

싸우던 주무치 처로. 화천들이 순간 멈춘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있다.

#거석 앞

수지니가 달려가 아이를 감싸 안고 입구로 달린다.
수지니가 아이를 데려간 제단 위에 아이가 흘린 아주 적은 양의 한방울 피.
순간. 기하에게 불덩이같은 빛이 터져 나온다.
근방이 삽시간에 불바다가 된다.
수지니가 불덩이를 맞게 되려는 순간.
마악 들어선 담덕이 수지니와 아이를 함께 감싸 안아 잡아챈다.  
담덕, 공중에 뜬 기하를 경악하여 본다.
기하는 이미 의식이 갔다.

수지니를 감싸고 있던 담덕이 본다.
수지니를 뒤로 밀어낸다.
대장로가 덤벼들고 있다.  
제단 옆에서 둘이 붙는다.
담덕이 두손으로 잡은 칼을 내려친다.
맨손을 칼날처럼 이용하여 받아치는 대장로.
순간. 칼이 부숴진다.
대장로가 담덕의 가슴을 강타해 담덕이 뒤로 주루루 밀려난다.

//아이의 피가 주루루 흘러간다.
백호의 신물을 지나치면서 그 신물이 빛이 난다.

#아불란사 입구

마악 화천의 무리를 찍어 넘기던 주무치가 허억 멈춘다.
잠시 제 맘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 틈을 타서 화천의 하나가 주무치를 칼로 내려친다.
그런데 칼이 두동강이 나버린다.
주무치가 화천의 수하를 스윽 돌아본다.
주무치가 수하의 가슴을 퍽 친다.
괴력에 수하가 저만치 날아간다.

#거석 앞

피가 청룡을 거친다. 청룡의 신물이 빛이 난다.  

#아불란사 입구

처로가 한바퀴 창을 휘두른다.
주변의 화천이 마치 낙엽처럼 날아가 넘어진다.

#거석 앞

피가 현무를 지나며 현무의 신물에 빛이 난다.
피가 홍옥을 향해 흐른다.

//이만치의 담덕, 자신의 허리에서 빛나는 활대를 의식한다.

// 피가 홍옥을 감싸고 흐른다. 그러나 홍옥은 빛나지 않는다.

담덕, 활대를 움켜잡는다.  
대장로. 그 살기에 담덕을 돌아본다.
담덕이 대장로를 향해 달려간다.
대장로가 마악 막으려고 두 손을 앞으로 내미는데.
대장로의 가슴을 꿰뚫어버리는 활대.
대장로가 믿지 못해서 제 가슴을 내려다본다.
활대에 뚫린 가슴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검은 연기.
대장로가 담덕을 본다.
담덕이 활대를 힘껏 한번 더 찔렀다 빼낸다.
검은연기가 솟구쳐 나오더니 대장로가 그 자리에서 부서져 내린다. 자리에 옷만 남는다. 담덕 가쁜 숨으로..

담덕소리기하야.

먼저 부른 뒤에 담덕이 뒤를 돌아본다. 공중에 떠있는 기하.
기하는 눈을 감고 있다. 아무 의식도 없어 보인다.  

담덕소리 제발 그만 멈춰봐.

그러나 반응이 없는 기하.
다시 사방으로 튀는 불꽃들. (혹은 짙어지는 아우라)

담덕이 들고 있던 활대에서 금빛의 활이 만들어진다.
담덕, 눈물이 고이며 활을 들어 기하를 겨냥한다.
아직 눈을 감고 무의식의 세계에 있는 기하.
빛이 화살이 생성된다.
담덕이 그 화살을 당긴다.
그러나 쏘아 보내지 못하고 있다가 도로 내린다. 빛의 살이 사라진다.
뒤에서 보던 수지니가 다급하여 간청한다.

수지니 내 언니를 막아줘요. 더 늦기 전에.

담덕이 수지니를 돌아본다.
아이를 안은 수지니가 간절하게 담덕을 본다.

담덕 이런 거야?
이천년을 기다려 사신을 모으고
그 숱한 피를 흘려 증명한 쥬신의 왕이.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거야?  
내 아이를 낳은 여자를 죽여 멈추는 거야?
수지니 세상이 불바다가 될 거에요.
내 언니가 더 큰 죄를 짓지 않게 해줘요. 제발.

담덕, 수지니에게 쓸쓸하게 미소지어 보이더니 기하를 향해 돌아선다.

담덕 죄라면.. 나도 지었어.
널 믿지 못한 죄.
나 하늘에 이 말을 해야겠어.  
이게 사람이라구. 잘못한 것은 후회하고
모르는 것은 배워가는 게 사람이라고. 그래 이제 알겠다.

활대를 두손으로 잡아 들더니 냅다 분질러 버린다.
분질러진 활대를 뒤로 던진다.

담덕 기하야. 너는 아직 모르겠니?
하늘이 우리에게 묻고 있는 거야.
사람 느이들  스스로 설 수 있겠냐고.
아니면 하늘의 힘으로 다스려줘야겠냐고.

바닥에 던져진 활대가 뒹구는가 싶더니 잠시 후 파밧 튀며 부서진다.
기하가 눈을 떴다.  촛점 없던 시선이 담덕을 찾아 바라본다.  

담덕 하늘이 우릴 택하는 게 아니야.
우리가.. 선택하는 거였어.

//제단 위의 신물 들 중에 백호의 것이 부숴져버린다.
(현재 빛나고 있는 세개의 신물. 홍옥은 말고)
순간 담덕,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비틀거린다.

#아불란사 입구

주무치가 한웅큼의 피를 토하며 무너진다.
저쪽에서 싸우던 처로가 돌아본다.
주무치가 도끼로 지탱하여 간신히 버틴다.

#거석 앞

담덕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게 쥬신의 왕이었어.
그게 쥬신 왕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구.

// 제단 위의 신물 중에 청룡의 것도 부숴져 버린다.
담덕 비틀한다.
수지니가 신물과 담덕을 번갈아본다. 신물이 부숴질 때마다 담덕이 내상을 입는 것을 안다.
담덕의 귀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아불란사 입구

처로가 순간 멈춘다.
순간의 고통이 격하다. 비틀거린다.  
옆에서 화천이 기회를 잡아 칼을 휘두른다.
처로의 팔이 베어지면서 피가 튄다. 그 손으로 잡고 있던 창을 놓친다.

#거석 앞

수지니가 애절하게 소리 지른다

수지니 제발 멈춰.  언니.
신물이 다 부숴지면 임금님도 죽어.
제발. 그만 두게 해.

담덕은 입가에서도 피가 흘러내린다.

담덕 이게 내 대답이야.
하늘의 힘은 하늘로 돌려보내겠어.
주작의 힘도 보낼께.
그러니.. 이제 너는 괜찮아.
내가 다 대답했어.

// 제단 위의 현무의 신물이 폭발하듯 부숴진다.
담덕이 한무릎을 꿇으며 무너지다 간신히 버틴다.

#태왕 후방

현고가 큰 충격을 받은 듯 쓰러져 버린다.

#거석 앞

기하가 간절하게 수지니를 본다.
수지니가 기하를 본다.
수지니에게만 들리는 기하의 마음의 소리.

기하소리 내 아우야.
나를.. 꺼줘.

수지니가 울며 본다

기하소리이건 내 뜻이야. 도와줘.

제단 위의 홍옥이 이글거리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른 신물이 각성하기 전에 그러했듯이)  

홍옥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 기운의 흐름에서 비롯된 바람으로 수지니의 머리칼이 사방으로 날린다.
홍옥이 공중을 날아와 수지니의 손에 얹혀진다.
그 홍옥을 쥔 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예전에 환웅에게 배운대로)
수지니에게서 나온 빛이 사방에 쫘악 퍼진다
사방에서 타오르던 불이 꺼지기 시작한다.
그 빛이 담덕을 감싼다.
숨이 끊어져 가던 담덕이 고개를 든다

// 기하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간다.
수지니의 무릎에 조용히 누운 아이.
담덕이 기하를 본다.
기하가 담덕에게 미소 짓고 있다.

//  기하가 급격하게 타오르며 소멸해간다.
(원래 맞불을 놓아 불을 끌 때는 양 불꽃이 확 만나면서 사라지듯)

소멸되어가는 기하의 형상 앞에 담덕이 일어서는 뒷모습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정신을 잃었던 아이가 눈부셔하며 눈을 뜬다. 담덕 쪽을 돌아본다.
수지니가 담덕을 보고 있다.
수지니의 손에는 아직 이글거리는 홍옥.
깨지지 않고 남아있다.
우뚝 서있는 담덕의 뒷모습에서 화이트 아웃.

#하얀 빛

하얀 빛의 공백.
잠시 그 빛이 있다가 나레이션이 들린다.
(신화시대 1회에서 현고가 수지니에게 얘기하던 그 톤)

현고소리고구려의 시조 추모왕께서 나라를 세우셨으니
그는 천제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하백의 따님이셨어.

#아불란사 입구

처로와 주무치. 싸우던 화천들도 모두 눈이 부셔서 가리며 하늘을 본다. 눈보라와 어둠이 개이고 청명한 하늘에 밝은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전쟁터

웅크리고 있던 현고가 고개를 든다. 눈부신 빛.
그 옆의 다른 거믈제자들도 눈부셔서.
그 위로 흐르는 현고의 나레이션. (1회에서 현고가 그랬듯)

현고소리 고구려의 시조 추모왕께서 나라를 세우셨으니
그는 천제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하백의 따님이셨다.

#국내성 전경

#내부 거리

사람들이 활기차게 떠들며 오가는 모습.
그 중에 처로가 창을 가슴에 안고 걸어오고 있다.
어느 난간 아래를 지나가는데 무엇을 느꼈는지 빙긋 웃는다.
휘익 옆으로 피한다.
난간 위에서 바로 그 자리로 공격해 날아 들어오는 주무치.
재차 공격해 들어가는데 날렵하게 지형을 이용하여 피하는 처로.
전혀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주무치에게 커다란 광주리를 던진다.
주무치가 광주리를 제치고 보았을 때 이미 처로는 안보인다.
씩씩대는 주무치.

나레 고구려에 열일곱번째 태왕이 계셨는데
이름이 광개토경평안호태왕.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영토를 널리 넓히고. 나라를 아주 평안하게 했던
사랑하는 태왕 폐하란 뜻이야.


#병영 일각

궁수들이 와글와글 모여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가운데 뭔가를 보면서 흥분해서 응원을 하고 있는 중.
간신이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는 지금 한창 술내기가 벌어지고 있다.
궁수갑옷을 입은 수지니가. 우락부락해보이는 다른 병사와 술내기를 하는 중이다.
커다란 동이를 각자 하나씩 들고 아예 동이째 마시는 중.
옆에는 이미 비운 술동이들이 딩굴고 있다.
수지니가 먼저 다 비운 동이를 들어 제 머리에 털어 비었다는 것을 보여주더니 터엉 내려놓는다. (그제야 제대로 보이는 얼굴)
상대는 아직 마시고 있다. 마시다가 ... 마시던 자세로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수지니가 이겼다. 응원하던 패들이 우와 소리를 질러댄다.
수지니가 제 가슴을 팡팡 치며 의기양양하다.

현고소리실제로 태왕께서는 전쟁보다는 정치를 잘하신 분이었어.
비문에는 이렇게 써있단 말이지.
태왕의 은혜가 하늘에까지 이르고,
태왕의 위력은 사해에 떨쳤다.
백성들은 평안히 자기 직업에 종사했고,
나라가 부강하니 백성이 편안했으며 오곡마저 풍성히 익었다

#연무장

어린 거련이 힘을 다해 검을 휘둘러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거련, 승호군? 더벅머리가 아닌 담덕처럼 꽁지머리를 한)

현고소리태왕이 원한 것은 한가지.
백년의 평화였어.
그 백년 후는 또 그 뒤의 사람들의 것이다..라 하셨지.

그제야 보이는 거련의 상대.
담덕이다.
웃으며 무술의 대련을 해주고 있는 중이다.
저 옆에서 늙은 고우충이 웃으며 보고 있다.
담덕, 마지막으로 공격해오는 거련의 팔목을 잡아 제압하더니 한팔로 끌어안아 준다. 아주 이뻐하는 것이 느껴진다.

현고소리 그러나 태왕은 서른아홉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셨어.
그 아들 장수태왕이 그 아버지의 땅을 더 넓혔지.
그래. 백년.. 은 평화로왔어.

#거믈촌

서고. 거믈 제자들이 급하게 기록들을 옮기고 있다.

자막 서기 668년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고구려 멸망
현고소리 그 평화는 이백년 좀 넘게 지속되었을까.

#거믈촌 내부

수레에 가득한 기록들.
제자들이 앞뒤로 수레를 밀며 달리는데.
앞에서부터 우루루 달려 들어오는 당나라 병사들.
제자들 저항하지만 하나씩 죽어간다.

// 당나라 군사들이 수레위의 기록들을 한 곳에 던져 쌓고 있다.
그 위에 불이 붙는다.
점점 세게 불길이 타오른다.

자막당나라군에 의해 고구려의 모든 역사기록 소실

그 불길이 현란하게 화면을 가득 채운다.

#현대 / 인천공항 청사 외부

현란하게 반짝이는 무엇.
카메라 빠지면 수없이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
오가는 사람들 발.
건널목의 신호가 푸른색으로 바뀐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건넌다.
뒤미처 달려오는 두 사람.
각각 배낭을 등에 멘 현대인인 현고와 어린 수지니.
현고는 여행 가방을 덜덜덜 끌며 달리고 있다.

수지니 근데 그 얘기가 그 비석에만 적혀있다..이거죠
현고 서기 육백육십팔년. 당나라 놈들이 쳐들어왔을 때
고구려의 모오든 역사 기록이 다 불태워졌다 이거야.
고구려 역사 유기 100권. 신집 5권. 남아있는 게 없어.
아아. 아까워라.
수지니 저기다. 저기에요.

그들이 달려간 곳에는 단체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가이드 셋째날은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집안시로 갑니다.
집안은 고구려의 세번째 수도가 있던 곳이구요.
바로 여기에 광개토태왕비가 있다 이겁니다.
먼저 이 태왕비를 구경하시게 될 겁니다.
수지니(현고를 쿡쿡 찌르며 작게) 태왕비래요.
그게 그 광개토..호태왕 비문 맞죠?
현고 쉬잇..
가이드 미리 말씀드리는데 이 태왕비는 만져볼 수가 없습니다.
방탄 유리 안에 들어가 있거든요.
사진 촬영도 안됩니다.
수지니 그런 게 어딨어. 우리 껀데.
현고  아 쉬이..

그 주위를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
저만치에 여행 가방을 끌며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 어떤 사내의 뒷모습. 머리가 짧은 처로인가?
저만치에 택시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사내의 뒷모습. 말끔한 신사복의 호개인가.
오가는 많은 사람들.
마치 그들 중 어딘가에 사신이 지나가고.. 그리고 어쩌면 새로 난 태왕도 있다는 듯이..
이렇게 카메라 눈으로는 그들이 누군지 확인할 수가 없다.

IP : 222.235.xxx.17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쉬워..
    '07.12.6 12:31 AM (218.236.xxx.142)

    발편집님이 올리신 대본대로 끝났으면 훨씬 더 나을 뻔 했는데요.
    시간에 쫓겨 제대로 끝마무리를 못한건가요? 많이 아쉽네요.

  • 2. 헐,,,
    '07.12.6 12:37 AM (222.110.xxx.236)

    아니 왜 대본대로 안한거랍니까?
    대본대로 하는게 훨 나은거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그랬나?
    참,,, 해외로 수출한다는데 그 사람들도 멍~하니 볼 생각하니 제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 3. 어머..
    '07.12.6 12:55 AM (222.104.xxx.32)

    이렇게 끝나는 거군요.
    결말이 짤린 듯해서 아쉽네요.

  • 4. 그래요
    '07.12.6 1:29 AM (58.233.xxx.134)

    대본보구나니 .. 좀 허한 맘이 가셔요..
    글구 좀 안타깝네요..

  • 5. ㅠㅠ
    '07.12.6 8:38 AM (123.254.xxx.127)

    어제 너무 허망했어요..
    대본하구 똑같았으명 좋으련만... 너무허무해요..
    24회만 다시찍었으면 좋겠네요..

  • 6. 어머`
    '07.12.6 9:25 AM (61.33.xxx.130)

    대본이 훨씬 좋네요.
    어제 보면서 마무리가 좀 이상하다고 남편이랑 얘기했었는데.. 아쉬움이 남아요.

  • 7. 어..
    '07.12.6 9:39 AM (121.177.xxx.213)

    대본보며 어제 이랬었나?? 했어요
    졸면서 봤거든요
    끝이 너무 허탈해서 아쉬웠는데
    대본대로 했으면 정말 좋았을듯 해요
    정말 아쉽당

  • 8. 대략 난감..
    '07.12.6 10:08 AM (211.47.xxx.23)

    송지나작가가 마지막 방송 안보고 울면서 뉴질랜드로 돌아갔다더니...
    이걸보니 이유를 알겠네요.
    어쩜 이렇게 말도 안되게 잘라 먹은건지...
    대본대로면 1회 더 나오는건데.. 아쉬워요.
    욘사마가 넘 아파서 더 찍기 힘들었나?

  • 9. ,,
    '07.12.6 10:10 AM (125.176.xxx.212)

    마지막회 못봐서 아쉬웠는데 감사합니다. 이게 더 낫다들 하시니..재미있게 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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