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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못하게 하는 시어머니때문에...

... 조회수 : 1,611
작성일 : 2007-09-11 00:38:41
결혼하자마자 신혼부터 홀시어머니랑 같이 살았어요.
애기 둘 낳고 15키로가 불어 몸매가 말이 아닌데다가 맞는 옷이 하나도 없어
남편과 집앞에 헬스다니기 시작했지요.

아이들 재워놓고 부리나케 남편과 운동나가면 한시간 10분 걸려서 열나게하고 돌아와요.
아이 깰까봐 걱정도 되고...얼른하고 와야 눈치가 덜보이니까요...
그래서 밥먹고 애기씻기고 돌보고하다보면 가끔 저녁밥 먹은거 설겆이 못해놓고 나갈 때 있어요.
갔다와서 식기세척기 돌리고요.

그런데...

어느날 돌아와보니 분위기가 싸하니 이상해....
주방에 들어가보니 설겆이 모아놓은 통을 홀랑 뒤엎어서 개수대 안에서 그릇들이 나뒹굴고 있더군요...
밥먹은거 안치우고 운동갔다 이거죠.
안그래도 운동다니는거 싫은 내색 해왔는데 살림 등한시 하는 것같으니 시어머니 자기 나름대로 폭발...

암튼, 그 때 저만 운동가고 남편은 집에 있었는데
남편이 그 상황에 아내 편을 들어주니 완전 폭발해서 수습불가능하게 되었더라구요.  
시어머니가 워낙에 말도 함부로하고 다혈질이라...평소에는 그래도 봐줄만 한데....

그 전에도 운동시작할때 운동할 힘이 남으면 방한번 더 닦고,
애들 장난감 닦아주라고 할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리고 20일 뒤에 남편과 짐싸서 나왔습니다.
며느리더러 애낳고 뚱뚱한 아줌마 몸매로 평생을 살기를 원하는 시어머니와 살수 없다고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그 20일 동안이요? 말도 마세요. 저는 우울증 걸렸었지요.
두돌, 돌쟁이  버리고 그냥 아파트 베란다고 떨어져 죽고 싶더군요.
같이 사는 사람과 서로 미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견딜수없이 슬픈일인지 알았습니다.

남편에게 나 죽을건데 어떻게 할거냐 하니 기겁을 하고 당장 나가자고 하더군요.
갑자기 나가자니 전세구할 돈이 없더군요.
이런 사정 얘기하니 친정에서는 오라고 하데요. 방 두개 비워준다고....참....
애둘 데리고 친정으로 남편과 들어와 삽니다. 2년반째 살고 있습니다. 마음껏 운동하러 다닙니다.
우리 식구 들어오니 집이 좁아져 서로 부대끼며 살지만 그리도 운동마음껏하니 참 사는것 같아요.

곧  빚이 반이지만 우리집이 생겨서 이사합니다. 그런데 시모...눈치가 같이 살고 싶어하는것 같아요.
말로는 신혼때부터 둘이 살아보지 못했으니 살아보라고 얘기하지만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내주고 그돈으로 너희 대출갚으면...이라는 말을 흘리는 것보니 딴 맘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드네요. 어머니 발 건조하다고 하면 풋크림 발라 마사지해주고 팩도해주고...말동무도 많이 해주고...목욕탕도 같이다니는 그런 며느리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살고 싶은것인지....


글 쓰다보니 점점 감정이 격해집니다. 그 집에서 같이 살면서 나는 뭐였나...
밥하고 청소하고 애기 낳아 기르고
착하고 말대꾸 안하는 순한 며느리에
자신의 아들에게는 헌신적인 아내
시어머니가 정해준 틀 속에서 괴로워 하면서도 말 못하고 살았던 세월이 너무 아깝고,
오로지 운동 하나로 그 마음 누르면서 견뎌왔는데 그거 못하게 하니
그걸 계기로 그 틀을 깨고 나온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잘된 일이네요...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괴로웠는데....
그런데 왜 며느리가 운동하는 것이 그리도 곱게보이지 않았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고부갈등에 정신과까지 갔던 자신의 과거를 저에게도 되풀이 시키고 싶었던 것일까요...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지...노년에 혼자살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서인지...
잠시 저도 '그래도 살 수 있지 않을까????'생각이 들다가 오늘....
자게에 올라오는 수많은 '시'들의 괴롭힘에 몸서리치고 있는 회원들의 글들을 읽으면서
예전에 괴로운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라 아파트 팔아서 다주고 들어온다해도
돈에 흔들리지 말자, 절대 다시는 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느라 글 올려봤어요...ㅠㅠ

IP : 58.78.xxx.20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11 12:47 AM (218.209.xxx.159)

    같이 살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따로사니 그나마 살만 하더군요.
    다시 같이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듭니다.

  • 2. 원글님
    '07.9.11 12:54 AM (211.107.xxx.98)

    참 힘든 시기 잘 견뎌오셨네요.
    시어머님께서 아직 정정하시다면 당근 따로 살면서 가끔보며 정을 쌓아가는게 좋다는 생각이에요. 괜히 같이 살다가 남편한테 싫은 소리 해대며 부부사이 금 생기는거 끔찍합니다.
    한번 속지, 두번 속남요?? 홧팅!!!

  • 3. ...
    '07.9.11 1:07 AM (58.78.xxx.206)

    네, 맞아요. 한번 속지 두번 속나요....

    그런데 한달에 한번 시댁가는데 저를 보면 꼭 껴안습니다...

    저는 그때의 할말 못할말 다 기억하고 상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시모는 다 잊은 모양입니다....

  • 4. 당신네들이야
    '07.9.11 8:48 AM (125.241.xxx.98)

    따따따다 쏘아 부쳤으이
    우리 시어머니도
    언제 그렸냐는 식입니다
    남들 앞에서는
    마누라한테 잘해라 그럽니다
    정말이지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습니다

  • 5. ....
    '07.9.11 9:31 AM (61.33.xxx.130)

    마음 많이 상하셨겠네요.
    그래도 남편분이 편 들어주시고 따라와 주셔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분가하시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친정부모님께 감사인사 잊지 마시고,
    시어머니 얘기는 그냥 눈 감고, 귀 막고 흘려들으세요.
    남편분과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6. ,
    '07.9.11 9:40 AM (59.186.xxx.147)

    남편 잘만났네요. 분가해서 시어머니한테 잘하세요. 현명하게 사시는것 같아요. 울 남편 너무 내편 안들어주니 나 시댁에 무관심하면서 삽니다. 그런데 맘약한 나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 7. ..
    '07.9.11 11:46 AM (211.212.xxx.133)

    뒤끝없다는 사람 정말 같이 상종못해요. 자기는 할말못할말 다하고 상대한테는
    옹졸하게 뒤끝있다고.. 상종안하는게 건강하게사는 방법입니다.

  • 8. ...
    '07.9.11 12:27 PM (58.78.xxx.206)

    맞아요. 남편 아니었으면 저 지금 이세상 사람 아니었을 거예요.그나마 남편이 유럽식 개인주의가 몸에 베어 제편 들어준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래요. 지금은 화색이 돈다고...처음에 왔을때와 많이 다르다고요...

    밖에 나가서요? 우리 시모는 나를 딸처럼 생각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그렇지?라고 물어보면...아니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렇다고 하고 말지요...

    시모들은 그렇게 생각하나봐요. 많이 배운 며느리 무시하면 자기가 위신 세워진다고...
    자기의 방식대로 길들이려고 해요...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보다는 자신의 몇십년 생활경험이 더 유효하다 생각하는 것도 너무 싫었고요...

    네, 딱맞아요. 우리 시모 자기 뒤끝없다 말합니다. 자랑으로요.
    그런데 한번 뒤집어지면 우와 장난 아닙니다. 다른사람 상처입는 건 생각도 안하고 저렇게 막 쏟아 뱉으면서 자기 스트레스 푸는거 이제는 못받아줍니다. 그런데 가족한테만 그런다는거...
    바깥에 나가면 경비아저씨, 청소부, 식당서빙해주시는 분 한테까지 얼마나 친절한지 모릅니다.
    정말 어이 없어요...

  • 9. 귀농아짐
    '07.9.16 7:46 PM (59.24.xxx.154)

    같이 사는 자체가 불효라고 생각 하는 입장입니다.
    따로 살면서 잘하고 살면 불미스런 일도 잊어지리라 생각 되네요.
    시부님과 살면서 불행하다 여기며 살고 있네요.
    과감히 나가신 용기가 부럽네요.
    그래도 시부모님인데 잘하고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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