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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나쁜년이 되고 싶어요. 도움말 좀 주세요!

바보아짐 조회수 : 2,535
작성일 : 2007-03-15 14:01:45
결혼 14년차,
지병있는남편, 자기 엄마도 못할 수발 다 해 보살폈고,
같이 사시는 시부모도 챙길만큼 잘 챙겨드렸구요,
아들 둘도 키우고 있지만…

큰 아들 이제 머리 컸다고 지 혼자 다 자란듯 반항기보여,
남편도 이제 몸 좀 괜찮아졌다고 제가 돌본거 당연한듯이 해,
시부모 고마운거 내색 한 번 안 해,


이때까지 헛살아온것 같아서 너무 분하기도 하고 우울증이 겹쳐서 거의 지금 한달동안 정말 꼭 해야할 일만 하면서 광년이가 되었네요…
근데 웃긴거는 가족중에서 아무도 내색도 안합니다.
남편 자기 일 나가고, 아들들 학교 잘 다니고, 시부모도 묵묵, 내가 옆에서 한숨을 쉬던 어쩌던, 자기들 먹을 식사와 입을 옷이 준비되어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다는듯…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고 인생패배자가 따로 없구나 싶어요.

그래, 이제 나도 나부터 챙길랍니다. 모질게 나부터 아는 나쁜아내, 엄마 될랍니다.
누가 뭐래도 나 보살펴 줄 인간 이세상에 하나도 없는 나, 나 혼자밖에 믿을 사람도 없고.

근데 특히 남편에 대한 분한 마음은 정말 가라앉히기 힘드네요…
소용없는 일인거 알면서도 하루종일 ‘내가 지한테 어찌 했는데’하는 생각밖에 안들고 10년 넘게 지나간 세월 생각만 나고, 결혼 전 잘 나가던 커리어 생각에 더 한숨만 쉬어지고…
눈물도 이제 나지 않아요…
이러다 미칠것 같기도 하고…

나를 위해 뭐라도 해야지 될것 같은데 생각도 안떠올라요.
겨우 이렇게 맘 다잡고 82식구들에서 여쭤봅니다.
제가 뭘 하면 이 분한 마음좀 가라앉힐까요?
제발 도움말 좀 주세요!
그리고 바보같이 살아온 세월에 대한 따끔한 말도 해 주세요! 저 정신 좀 번쩍 나게요.
IP : 71.103.xxx.6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무 말 없이
    '07.3.15 2:14 PM (121.125.xxx.102)

    한 1주일 여행 다녀오심 어떨까요??
    분도 좀 삭히고,,
    갑작스런 1주일 빈자리 가족들한테 꽤나 커서
    님의 자릴 톡톡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2. 저라면
    '07.3.15 2:14 PM (61.33.xxx.66)

    훌쩍 어디론가 한 일주일 떠나겠어요.
    제 마음이 요새 그렇거든요. 정리는 안되고 자꾸만 머릿속에 뭔가가 쌓이는 느낌이에요..
    어디론가 훌쩍 가서(멀리 못가면 지방 어느 구석 민박집에서라도) 조용히 생각들좀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저도 간절해요.
    떠나세요. 그리고 맘 추스리고 돌아오셔서 이제 님을 위한 인생을 사세요.
    뭘 배운다든지.. 하고 싶었던걸 한다던지.. 사고싶었던걸 크게 한번 지른다던지요..
    또 10년이 지난후에 후회하지않으시려면 지금 저지르셔야지요.

  • 3. ....
    '07.3.15 2:16 PM (218.49.xxx.21)

    그게 아마 ...가족이 변한게 아니라 님에 마음이 그러실거 같아요
    진짜 막막할땐 언제 신세타령 할겨를도 없거든요
    이제 좀 형편이 좋아 지신건데 그게 역으로 난 뭔가싶은 빈시간이 보이는거지요
    냉장고를 절대로 채우지말고 훌쩍 한바퀴 도세요

  • 4. 무언가..
    '07.3.15 2:18 PM (125.180.xxx.94)

    거창하게 해내시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씩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 보세요
    저도 애들 키워놓고 결혼15년만에
    저를 위해 이것저것 배우러 다녀요
    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아직 머리 쓸 일은 자신이 없어서
    제과제빵이나...영어회화등...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면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또 하고 싶은일..할 수 있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요?
    남편 너무 미워 마시구요
    세상 모든 남자들 다 그런거 같아요^^
    누굴 미워하기 보다는 이해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그저 내가 나를 위해 살아가면 될 거 같아요.
    토닥토닥...위로해 드릴게요^^

  • 5. 에구..
    '07.3.15 2:25 PM (211.109.xxx.15)

    파이팅임돵..근데 한번에 나쁜아내 나쁜엄마 되긴 힘드신 분인듯..
    글치않다면 14년동안 어떻게 글케 사시겠어용...
    그래도 윗분글처럼 이제 자기자신을 위해 조금씩만 시간 할애해보세요~
    크게 뭐 하나 하는것보다도..일단 맘이 여유로워질듯..싶어요~

  • 6. 저도그래요
    '07.3.15 2:44 PM (124.55.xxx.196)

    원글님 마음알것같아요,가난한집 장남에 ,남편지병에, 아들둘에 정말 항상 도망칠 생각만하면서살았어요 ,,,그렇게 힘들게 , 정말치열하게 15년정도 살았습니다

    우리시부모 님 도, 못할일을 저는 해내었습니다
    누워있는남편 일으켜세웠네요, 시모는 당연히아들이잘나서 병도 나은줄알지요,,,마음속으로는
    며느리에게고마운마음이있을지는몰라도 한번도 표현한적이없어요

    저는 개의치않습니다 왜냐면 지금의상황이너무나 좋거든요
    죽을수밖에 없었던남편이 다시사회생활을 하고 ,아빠없는 아이들 안만들어준것만도 남편에게 너무나고맙고요,

    분명남편분도 고마워하고있을겁니다

    우리사는문화가 자기의감정을 드러내는데 익숙치않아서 표현을 안하는게아니라못하는거라고
    생각이됩니다
    님은 정말훌륭하세요, 장한일을 해내셨는데스스로 자부심을가지셔도 될것같아요

    아들만둘이라셨는데 성별이다른 아이들을 혼자키운다는것은 그리쉬운일이아닙니다
    그것은 아이가 어렸을때는 잘몰라요,, 그어려움은 사춘기를 시작으로 아이들이성장할수록

    인생의조언자로 아빠는꼭 필요한것같아요

    윗분들이 좋은조언많이해주셨는데 저는 수시로 거울을보면서 웃는연습하는것을 말씀드립니다
    기분도한결나아지고 지금내가하는고민이 별것 아닌것처럼 느껴진답니다

  • 7. 여행
    '07.3.15 2:54 PM (124.56.xxx.161)

    꼭 다녀오세요. 아내의 한숨소리 듣지 못하는 남편, 엄마의 한숨소리 듣지 못하는 아이들 그들의 우주에 원글님의 자리가 한켠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남편과 아이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마세요. 그렇게 만드신 것은 원글님 본인입니다. 그들을 그렇게 방치한 방치죄가 아주 큽니다. 지금이라도 자리를 비워 그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드세요. 그리고......여행을 다녀 오시면 원글님 스스로 치유가 많이 되실 겁니다. 이 모든 것이 경험으로 얻어진 것입니다. 저요.......원글님과 비슷한 이유로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원글님께 이런 말씀도 드릴 수 있는 좋은 상황이구요. 마음 먹고 거금 들여 유럽 다녀왔습니다. 일천원도 자신을 위해서는 써보지 못했던 제가 한달씩이나 시간을 내어 다녀왔습니다. 떠나보세요. 꼭........꼭이요. 밖으로만 향하던 마음이 내 안으로 들어옵니다. 평온해집니다.......

  • 8. 여행도
    '07.3.15 3:03 PM (221.140.xxx.165)

    좋지만 나를 위해서 크게 한번 질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주위에서 뭐라는 사람있으면 한바탕 하시구요. 뭐라 안하심 아마도 님의 공을 인정해주시는 걸 거예요.

  • 9. 아줌마
    '07.3.15 3:11 PM (218.233.xxx.151)

    에효..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네요.
    그 자리를 지키시느라 고생이 정말 많으셨어요.
    가족들의 따뜻한 말한마디 인정해 주고 감사해 주는 그런 말한마디가
    가까운 사람들일 수록 더 힘든 것 같아요.
    사실 그런 말 한마디라도 큰 힘이 되는데
    가족분들이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쁜년'이 되는거 님의 경우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될 수만 있다면 지난 날을 보상해 줄만한
    무엇인가를 찾아 보시고
    서서히 자신을 돌아보세요
    좋은 시간 갖으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 10. 흠...
    '07.3.15 3:22 PM (59.15.xxx.155)

    받기만 하던 사람은 거기에 익숙해져요. 당연해 지는거에요.
    그래서 좀 괜찮아지면 마누라한테 고맙고 마누라 먼저 챙겨줘야 하는데
    자기 몸 괜찮아지면 부모님한테 눈이 가서 배신감 생긴다고 하더라구요.
    10년이면 너무 오래 자리 잡아온터라
    님께서 서운해 하고 우울해 하는것, 이해못하실거에요.
    당연히 하던 일인데 왜 갑자기 그러나, 하시겠죠.
    내가 없어도 잘 살겠네, 싶은 생각에 서운해하시거나 헛살았다고 생각하지 마시구요.
    하실만큼 하셨으니, 이젠 님을 돌보세요. 그게 당연한거구요.
    건강 되찾으셨고, 자식들 다 컷으니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세요.
    그리고 님을 좀 돌보셨으면 좋겠어요.
    원하는것, 찾아서 하시구요.

    님께서는 남편만 건강해지면, 아이들만 좀 자라면, 하면서 참아오셨던 시간들이
    다른 가족들에게는 당연한듯 느껴졌다고 해서 다른 가족들이 특별히 나쁜것도 아니에요.
    그런다네요, 사람 마음이..
    처음엔 고맙고, 미안하고 그런 마음이다가 그런 마음이 빚진것처럼 불편해지면
    자기 편할데로 당연한듯 받아들이고 잊어버리는거래요.
    힘내세요!!
    저도 신랑이 아파서 2~3년 올인했었는데
    제가 아프다는 얘기 한번 하면 신경질 내요^^

  • 11. ...
    '07.3.15 3:46 PM (211.58.xxx.176)

    그들을 위한 배려나 도움을 말짱 자르세요.
    오직 내게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베푸세요.
    "왜 저런댜" 하는 눈초리가 나올만큼 ..
    그러나 그 시선에 절대 아랑곳 하지마세요.

  • 12. 청아
    '07.3.15 4:15 PM (211.220.xxx.27)

    교회에 한번 나가보세요..... 꼭이요.....좋은 일이 생길겁니다.

  • 13. 얼마전 ...
    '07.3.15 4:42 PM (222.99.xxx.160)

    의 제 모습 같아서요...그런데 살면서 너무 바쁠 땐 아플틈도 없쟎아요.어느순간 저도 그런 생각에 너무 힘들었어요.의외로 제 나이 또래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그런 생각들 많이 하더라구요.아직까지는 결혼생활에서 여자가 참고 감당해야 할 몫이 많은 세월이쟎아요.참고 인내하면서도 버틸 수있는건 자존심..자존감..그런 것들이었을텐데..의외로 내 고통을 너무나 당연시하는 식구들에게 너무 서운하다 못해 내가 헛 산것같은 느낌...그런데요..한참을 그렇게 방황하고 힘들어해도 나를 살리고 죽이는 건 역시 자기자신이더라구요.자신에게 좀 더 관대하게 그 동안 참았던 것도 하시고 기분전화하실 일을 꼭 하세요.그리고 시간이 약이더라구요.지금도 허무의 끝을 본지라 허무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는 것 외에는 답이 없기에 열심히 삽니다..단 자신을 전보다 좀 더 사랑하면서.

  • 14. *
    '07.3.15 5:12 PM (125.135.xxx.202)

    불현듯 어린 아들에게 자주 읽어주는 '돼지책'이라는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엄마의 존재를 당연히 여기는 아빠와 두 아들.
    그림자 취급 당하던 엄마는 어느날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지고, 전부터 조금씩 돼지의 모습을 보였던 아빠와 두 아들은 정말 돼지로 변하고 집안은 돼지우리가 되죠.
    어느날 엄마가 돌아오고 가족은 서로 돕는 모습으로 변합니다..

    힘내시고 이 그림책의 결말처럼 좋은 시절이 빨리 찾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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