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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멀리 떨어져 사는게 낫겠어요.

섭섭 조회수 : 1,165
작성일 : 2007-02-15 13:57:48
오늘 아이 유치원 졸업식이었습니다. 뭐 대단한것 아니니 저 혼자 다녀왔지요.
각각의 아이들 개성에 맞는 상을 하나씩 주더군요.
예절상, 탐구상, 동요상등등 울 아이는 스마일상을 받았습니다.
미소가 가장 이쁜아이라며 상을 주시고는 선생님이 반 친구들과 학부형들에게 환하게 한번 웃어보라 해주시더군요.
참 기뻤습니다.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란것이요.
항상 웃고 다녔다니 저로써는 너무너무 감사한일이죠.

집에와서 아이 점심 먹이고 다시 유치원 종일반 교실에 보냈습니다. 제가 다시 출근해야해서요.
아이를 보내고 나니 가슴 한구석이 좀 싸~아해요.
결혼해서 엄한 시어머니 때문에 아이 낳기 전부터 맘고생 심했구요.
아이 낳고도 반은 강제적으로 직장다니느라 그리고 애 남의손에  맡기며 키우느라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어린이집에 갈수 없어도 혼자 발 동동구르고 도와줄이 없어 그냥 출근 못하고요.
물론 할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일하시는분들도 나름 힘든점은 있겠지만요.
주변에 친한 이웃들에게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가까이 산다는 소리 못하겠더라군요.
일하며 애키우느라 힘든점이 있다보니 넉두리겸 이얘기 저얘기 늘어놓다 보면
시어머니가 애 안봐주셔?? 친정어머니가 안봐주셔?? 등등 이런소리 듣는게 민망해서요.
시댁 차로 20분, 친정로 차로 20분이면 갑니다.
몇년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첫 발표회 앞두고, 시부모님께 오셔서 발표회 구경하시고 저녁 같이 드시자 말씀드렸습니다.
바쁘다며 못오시겠다 하시더군요.
해서 친정부모님께 오시라 말씀드렸어요. 역시 바쁘시다 하시더군요.
아픈아이 봐달라는것도 아니고,  이번엔 그저 발표회 구경하러 오시라는건데
그것마져도 안오시는 부모님들이 너무 서운했었습니다.
어쩜 그리 무심하시고 정이 없는 할머니들인지, 차라리 멀리 떨어져 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번엔 아이 졸업식이라고 아예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궁금해하지도 않으실거 같기도 하고요.
나중에 아이 결혼식때나 오시라고 초대 해야하나봐요.



IP : 220.75.xxx.1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07.2.15 2:05 PM (122.153.xxx.66)

    섭섭하셨겠어요...
    첫아이인 듯 한데... 보통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손주 이뻐하기 마련인것 같은데...
    혹시 첫 손주가 아닌건가요?
    그래서 덜 신경쓰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런데.. 부모님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들도 나름대로 생활이 있으시고 정말로 그때 바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부모님이 일을 하신다면 정말 그러실것 같구요
    그냥 좋게 생각하세요.. 님만 상처받으실것 같아요...

  • 2. 세대차이
    '07.2.15 2:05 PM (210.98.xxx.134)

    그냥 좋게 생각하세요.
    요즘 어른들 생각에는 유치원 발표회 졸업식 이런거 그다지 대수로이 생각안할수 있어요.
    손자 손녀들 학교 졸업도 조금 떨어져있으면 거의 안오셔요.

    세대차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마음 편해요.

  • 3. 좋게.
    '07.2.15 2:26 PM (218.237.xxx.68)

    거꾸로 울 형님은 어머님 아버님이 손주 졸업식, 운동회등등 너무 따라다니신다며 너무 싫어하시더군요.
    아마 님 부모님께선 배려차원에 그러신건지도 몰라요. 울 친정부모님도 저희가 오시라해도 너희가 신경쓰인다며 일부러 안오세요.

  • 4. 저도 그랬어요
    '07.2.15 3:12 PM (211.221.xxx.108)

    지금은 디밀고 디밀어서 시댁에서 아기을 봐주시지만 정말 너무너무 서운했어요. 더군다가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하지만 디밀고 디밀어서 지금은 봐주고 옆의 사람들한테도 이야기 하지요. 하지만 옜날에는 정말 슬펐어요. 차라리 멀리 이사가자라는 말... 저도 정말 담고 살았네요. 하지만 님.. 힘내세요. 옆에서 도와주지 않아서, 스스로 모든것을 하면 나중엔 인정도 받더라구요... 인정받을 날이 오실꺼에여. 아이한테나 신랑한테나.. 힘내세요~

  • 5. 저랑
    '07.2.15 4:36 PM (121.133.xxx.132)

    반대시네요.
    전 때때마다 오시려 해서 미쳐요.
    입학식, 졸업식, 발표회 등등.
    첨엔 당연하다 싶었는데 두애들 행사때마다 알리지 않아도
    어떻게 알아서 오십니다.
    오시면 행동의 제약이 생겨요, 애나 저나.
    식사를 챙기고 모셔다 드리고, 인사치례해야 하고.
    애도 제친구들과 못 놀고,요즘은 눈치보며 없어지지만...
    이번에 중학교 졸업식 때도 두분이 오셨는데(알리지 않았는데 우리 간다 하시곤),
    제가 바빠서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보내드렸는데.
    저도 맘이 편치 못하고, 두분도 은근 섭섭하셨을거에요.
    고등학교 입학식 때도 오신다고 할거 같아 심히 걱정됩니다.
    자식들 배려 차원에서 꼭 부를 때나 정말 크게 축하할
    행사만 참석하셨음 좋겠어요.

  • 6. 원글이
    '07.2.15 7:16 PM (220.75.xxx.171)

    따듯한 리플들 감사해요.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입학한다 생각하니 힘들고 어렸웠던 시절이 떠올라 잠시 우울했었습니다.
    할머니들께 아이 봐달라는 부탁은 꿈도 못꿈니다.
    그렇다고 일을 하시는것도 아니고, 두 할머니들 다 한 우아한 분위기라 그런일 따윈 안하십니다.
    저도 좋게 생각하려구요. 편하고 돈 안들고 내리사랑이라고 저도 내 애들이나 열심히 챙기자 뭐..
    여하튼 이제 학교보내면 또 힘든일이 많을테니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야죠

  • 7. 서로
    '07.2.16 11:15 AM (211.51.xxx.198)

    적당히 끈끈함이 없는 관계가 서로 좋은듯 싶어요.. 기대말고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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