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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고수

의문 조회수 : 3,898
작성일 : 2007-02-06 20:10:42
제 얘기가 아니라 저희 도우미 아주머니십니다.
저는 신혼 초짜, 김치찌개 하나 끓이는데도 한 시간씩 걸리는 처지지요-_-;;;
그래서 집에서 일하면서도 맨날 반찬이 한 개 였는데 도우미 아주머니 덕분에 한 달만에 형편이 확 달라졌습니다.

아주머니... 하루 동안에 정말 많은 일을 하십니다.
31평 쓸고 닦기. 가스렌지랑 싱크대도 번쩍번쩍. 화장실도 무슨 호텔급.
니트류 손빨래에 장봐와서 일 주일치 밑반찬으로 냉장고 가득 채우기. 물론 당일 저녁 반찬은 따로 준비하시고 국도 세 가지 끓여서 두가지는 냉동실에 얼려 두십니다. 진짜 맛있어요.

여기까지도 대단하신데 더 놀라운 건, 아주머니가 엄청 미모라는 것.
38세라시는데 29세인 저보다 젊어 보이십니다-_-;;;
옷도 잘 입으세요.
놀랍지 않습니까? 그치만 여기서 끝났을 거면 이 글 안 썼습니다.

일솜씨에 미모만으로도 기죽는데 거기다 지성까지 겸비!
제가 자막 번역하거든요. 전문용어가 나와서 괴로워하는데 혼잣말을 들으셨는지 슬쩍 가르쳐주시더라구요-_-;;;; 가끔씩 이야기하다 보면 기죽습니다. 한 달에 책을 열 권은 읽으시나봐요. 바닥에 놓여있는 아주머니 가방에서 영문 소설책이 삐져나와있는 것도 봤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소나타 몰고 오시더군요;;;;
이 분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신랑이랑 둘이서 열심히 궁리해 봤는데, 혹시 드라마 작가나 소설가 아닐까요?
처음에는 몰락한 집안의 귀부인인 줄 알았는데, 차를 발견한 후 심한 미궁에 빠졌습니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IP : 58.120.xxx.207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좀
    '07.2.6 8:13 PM (59.15.xxx.83)

    소개해 주시면 안될까요??
    지역이 어디신지??

  • 2. 깜쥑이
    '07.2.6 8:14 PM (211.111.xxx.228)

    ㅋㅋㅋ 몰락한 집안의 귀부인에서 막 웃겼어여...농담이지만 타펠같은데 도우미 아줌니들은 대졸 수준이라고 가전제품 등이 죄다 외제라서 글타고 하더라구여 ㅋㅋ 38세면 초등학교에 애기 보내놓고 알바삼아 일하시는게 아닐까요?

  • 3. 으하하
    '07.2.6 8:16 PM (210.123.xxx.82)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중에 <마술 살인>이라고,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해서 가정부 업계;;에 뛰어든 미모의 여성 얘기가 나와요. 부잣집 마나님들이 집안일을 맡겨놓고 마음 편하게 휴가 갈 수 있기에 예약이 쇄도하는...그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 4. 저도
    '07.2.6 8:17 PM (220.64.xxx.72)

    소개 해 주시면 안될까요..

  • 5. 신기신기
    '07.2.6 8:17 PM (211.211.xxx.217)

    정체(?) 아시게되면 꼭 이곳에 이야기해줏요 정말 궁금하네여

  • 6. 저두
    '07.2.6 8:23 PM (59.187.xxx.156)

    무쟈게 궁금하네요. 아시게되면 꼭 알려주세요.
    애들 다 키우고 5,60대엔 집안이 넉넉해도 도우미하시는분 계시다는데 그렇게 젊은분이 (저보다)
    정말 궁금하네요.
    인간시대 나오는 이효재씨처럼 살림이 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살림도 하고 돈도벌자 하는거 아닐까요?
    애들 너무 좋아하는 사람 애보면서 돈벌자 처럼요.

  • 7. 한참
    '07.2.6 8:24 PM (58.148.xxx.70)

    아이들 교육비 필요한 나이라 남들 눈 신경 안써도 되는 가정집 일을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 8. ..
    '07.2.6 8:32 PM (210.108.xxx.5)

    저희 도우미 아주머니가 딱 그러세요. 저흰 반나절 밖에 안해서 음식은 안하시지만, 정말 살림의 고수이신데다가 수준이 진짜 높으세요. 나이는 엄마 또래이신데 옷도 너무 잘 입으시고 고우시죠. 저희 친정엄마랑 시어머님이랑 두분다 저희 아주머니 만나보셨는데, 정말 너무 잘 구했다고 칭찬하세요. 진짜 살림에 있어서는 저희 엄마보다 더 고마운 분이세요. 늘 감사하면서 아주머니가 저희집을 안떠나시길 바라며 잘보이려 애써요. 일주일에 한번 반나절 밖에 안오시니까 아주머니 입장에서는 바꾸고 싶으실것 같거든요.
    어여튼 저랑 남편은 늘 대체 어쩌다가 도우미를 하시는걸까 하면서 궁금해 한답니다. 정말 사업 망한 귀부인이셨나봐요. 저희 아주머니는 버스타고 다니시거든요.

  • 9. ...
    '07.2.6 8:41 PM (211.177.xxx.142)

    저 좀 소개시켜주세요~ ^^

  • 10. 갑자기
    '07.2.6 8:44 PM (220.76.xxx.172)

    그 도우미분 남편분은 뭐하시는 분인지 궁금해집니다..
    원글님은 교양있고 살림 잘하시는 도우미 만나셔서 좋으시겠어요.

  • 11. **
    '07.2.6 8:45 PM (59.17.xxx.93)

    저희 친정어머니인가 했네요. 아주머니 나이를 보니 아니군요.
    가정집 도우미 하는 망한 귀부인--딱 저희 어머니시네요.
    첨엔 답답해서 시작하신 일이셨는데
    지금은 적은 돈이라도 직접 돈 버시는 것이 좋으신가봐요.
    그래서 다행이에요.

  • 12. 적성
    '07.2.6 8:47 PM (218.39.xxx.88)

    살림하는게 낮은 직업은 아니지만
    센스있고 지식있는 분이 살림한다는게 참 마음이 아프네요
    물론 살림이 좋아서고 적성에 맞아서이겠지만
    아마도 그 나이에 직장나가려면 힘드니까 취직과 퇴직이
    하루하루 자유로운(?) 도우미업계로 진출한 게 아닐까요

    솔직히 저도 살림솜씨있다면 오전4시간만일하고 3만원씩벌고 싶어요
    지금은 내 살림도 버벅대서 못하겠습니다

    아기봐주는 건 당장 그만둘 수 없지만
    도우미는 내일부터라도 그만둘 수 있어 좋고
    일반직장은 야근이나 승진,연수등이있지만
    도우미는 칼퇴근이니 좋고
    공무원도 든든하지만
    도우미는 언제든지 재취업이 가능하고
    외판이나 마트는 혹시라도 잘나가던 젊은 시절의 지인을 만날까봐 주눅들지만
    도우미는 낯선가족 한가족만 보면 되고

    세금없고 (소개비는 있어도) 야근없고
    내맘이 안내키면 당장 그만둬도 좋은 직업임에 틀림없네요

    그런분 만난 것도 님의 인복입니다 ^^

  • 13. 제가 아시는 분
    '07.2.6 9:05 PM (210.221.xxx.195)

    제가 잘 아는 집 얘기인데..
    남편한테 생활비 50만원 올려달라 했는데..
    그걸 안들어줘서..
    아르바이트 나간다 하더라구요.
    처음엔 당연히 전문직종일거라 생각했는데..(원래 고소득직종에 종사하시던 분이라..)
    확실히 데모하느라 도우미 한다는 얘기 듣고 허걱 했습니다.

    그 분도 직장(?)을 동네서 얻기 좀 그래서 멀리 나가느라 기름값이 더 든다며...
    그분이려나..

  • 14. ~~
    '07.2.6 9:07 PM (222.239.xxx.36)

    저희 집 오시던분도 백화점명품관에 계셔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귀티가 나던 분이었는데요.
    옷을 화려하게 입어서 그런게 아니라 피부도 반들반들 윤이 나고 머리카락도 윤기나는 검은색에...
    수수한 블랙계열의 옷을 입으시는데 참 기품있어보였어요.
    한참 후에 좀 친해진다음 여쭤보니 남편이 아시아나 기장이시래요.
    아이들 학비 때문에 단 얼마라도 벌어보려고 나오셨다는데 살림도 어쩜 그렇게 깔끔하게 하시고
    음식이 뭘 해도 그리 맛있는지.

  • 15. 아르바이트로,,
    '07.2.6 9:11 PM (58.120.xxx.226)

    돈쓸 일이 생겨서 그만큼만 버실려고 나선길 아닐가요??
    살림 잘하시는분이라면 남의 집 일이라도 그다지 힘든걸 아닐테고
    자기가 할수있을때 해야 할일만 하면 되고
    애들이나 집안일 생겨서 못하는 날은 안해도 되고
    사람 상대하며 스트레스 받을 일 없고
    새로운 일 배워야 해서 긴장 할일도 없고
    나름 장점이 많네요 주부가 알바로 하기에는
    그래도 40대 후반도 아니시고 30대 후반이시라니..놀랍긴 하네요
    남편이 돈 엄청 벌어다 주는 제 동생 친구는 아는 사람이 종일 도우미로 알바하는데
    같이 가서 오전에 둘이 일하고 2만원씩 나누자고 했다며 하루 따라 나섰다는데
    일은 할만 했지만 남의 집 변기 쭈그리고 앉아서 닦고있으려니
    다시 하기는 싫었다 하더군요

  • 16. 그정도는아니지만
    '07.2.6 9:22 PM (61.74.xxx.110)

    옛날에 저희집에 오시던 아주머니가 약간 그 과였어요.
    근데 거기엔 다 사정이 있더라는...
    시어머니 모시던 분인데 집에 시어머니랑 코박고 있기 싫어서 나온다 했어요.
    저희 애 맨날 마실 데리고 다니고 책도 읽어주고 어느날 집에 가보니 기저귀도 떼고... ㅠ.ㅠ
    김치나 나물 같은거 얼마나 얌전하고 정갈하게 만들던지 저희 시어머니가 얻어가곤 하셨어요.

  • 17. 준우맘
    '07.2.6 9:43 PM (222.237.xxx.131)

    윗글중에 일주일에 한번 반나절 오신다는분이요~~
    이글을 보 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일주일 한번 반나절 필요한데 소개좀 해주세요~~
    꼭 이글보고 연락좀 주심 좋겠네요...

  • 18. 냐옹닷컴
    '07.2.6 9:48 PM (211.242.xxx.123)

    저도 소개시켜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19. 오...
    '07.2.6 9:59 PM (121.131.xxx.30)

    저두저두요! 소개 부탁드려요...ㅠ.ㅠ

  • 20. 아아
    '07.2.6 10:06 PM (218.237.xxx.187)

    아아아..진짜 소개받고 싶어요!!!!! 지역이 어디신지..

  • 21. 만약
    '07.2.7 12:36 AM (59.187.xxx.231)

    제가 도우미로 나서게 된다면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40이 코앞에 바싹 다가와있고 다시 회사로 출근하기는 겁나고 뽑는데도 없고
    살림하는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하는 참이거든요.

  • 22. 무명씨
    '07.2.7 1:20 AM (219.251.xxx.247)

    가끔그런분 봤어요.
    차는 중형차 이상 다니시고..
    기품있고..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물어보니 아이들은 컸고.. 잘하는 일이고..
    또 내가 일한 돈 벌고 싶은데
    아이들 키워놓고 보니 마땅히 취업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오랜 시간 들여서 많이는 아니고 어느정도만 일하시는 분들...
    내가 벌어서 내용돈 쓴다.. 뭐 이런 취지로 다니시는 분들이나...

    아이들 과외비 보태기 위해서 다니신다는 분들 ...

  • 23. 그런분 계셔요
    '07.2.7 2:35 AM (64.59.xxx.87)

    저희 집에 오시는 분 중에 두 분이 그랬어요.
    영어소설까진 아니지만^^
    오~ 살림 끝내주시고 부티 나시구요.
    저희 집보다 훨 좋은데 사시고.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예요. 김치도 담가다 갖다 주시구.
    중고등 자녀가 있으면 그렇게 일하게 나서게 되는가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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