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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진데 크리스마스 선물은..

화가아내 조회수 : 1,048
작성일 : 2006-12-23 00:47:55
자게에 글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여느 다른 사람들 처럼 여러 글들 보며 내일 처럼 웃고 혹은 눈물,흘리고,,,,그랬는데
오늘은 저도 글을 쓰고싶습니다.

결혼 11년차입니다. 연애 5년했습니다.
연애할 때랑 결혼하고 나서랑 달라진 것도 없고
진득한 사람이고 믿을 만한 사람이고 한결같은 사람입니다.

저흰 10년 전 유학나와 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지금 박사 과정에 있고 다행이 몇달있으면 다 끝나고 한국으로 들어갑니다.

처음 유학시절 신혼 초 마련한 아파트 정리해 몇년을 살다
이래저래 서로 아르바이트하다 지금은 제가 직업 비슷한 것이 생겨 3년째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공부만 했습니다.
아이 키우며 남편(화가이기도 합니다)
재료비 대며 아뜰리에 운영비에 집세에 일년에 한번씩 전시회에...
생활비 많이 들어갑니다.
하여튼 이점에 대해 남편은 많이 미안해하죠.
하지만 저도 별 생색은 내고싶지않습니다.
누구던 가족인데 남편이 경제적 상황이 되지 않으면 제가 버는 것이 자랑도 흉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경제력이 되더라도 여자도 능력이 되고 원한다면 벌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
일하면서도 돈으로 남편에게 생색낸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82 드나드는 것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리도 좋아하고 가족들 챙겨먹이는 것 좋아합니다.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늦은 밤 자기 전에 같이 술을 한잔 하며 아이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이야기로 조금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올 크리스마스 아이에게 줄 선물을 남편과 의논을 하지 않고 혼자 가서 샀습니다.
의논할 시간이 없었고 남편은 항상 도서관엘 가기 때문에
저는 되도록이면 시장도 무거운 것이 아니면 제가 시간이 될 때 혼자 가는 편입니다.
물론 최근엔 제가 일이 너무 많아 남편이 아이랑 같이 장을 본 편이었지만요.
어쨋든 의논을 하지않을려고 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안되어 그렇게 되었지요.
게다가 그 선물이 우리 부부가 아이한테 몇년 동안을
설득을 시켜가면서까지 못사게 한것이라 마음이 상했나봅니다.
게다가 조금 비싼 것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제 생각을 얘기했지요.........(이건 생략)
그리고 나서 내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얘기하라했습니다.
다행히 이해를 하더군요.

그리고나서
"나한텐 무슨 선물없어?"
하고 물었습니다.
남편 왈
"내가 거진데 크리스마스 선물은..."
하더군요.
물론 경제적 능력이 없어 미안한 마음과 아이에게 줄 선물 건에 대한 것들...
많은 것이 이유가 되었겠지만 저도 섭섭하더군요.

결혼하고 여태까지 생일이라고 혹은 기념일이라고 별로 챙겨준 적이 없습니다.
작년 결혼 10주년(지혼식이라는데)은 서로가 잊어버리고 지나기까지 했구요.
그러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때로는 엎드려 절 받으며 살았는데
갑자기 슬픔이 밀려오네요. 이러다 버릇돼서 한국 돌아가도
챙겨줌 하나 못받으며 살면 어떻하나 싶고
고단한 내 인생 보상은 어디서 받나 싶을 정도로 오늘은 내 인생이 불쌍하네요.

우울한 하룹니다.
IP : 81.249.xxx.15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23 12:54 AM (211.208.xxx.32)

    마지막 화병이 제일 맘에드네요~~
    결혼 축하드리구요~~ 지금도 요리잘하시니 결혼하면 엄청 사랑받으실거예요~^^*

  • 2. 말을할땐
    '06.12.23 1:35 AM (222.101.xxx.209)

    말을할땐 .... 상대방의 대답을 어느정도 예측해보는것도 좋을거 같아요..벌이가없는 상황에서..남편이 원글님을 너무 사랑하니..생각하는 수준의 선물을 하기엔 부족하니까 그런말 하는걸꺼에요...여자들은 사실 큰걸 바라는게 아닌데말이죠..남자들은 그게 아닌가봐요...거창하게생각하고...약간 다르게..남편이 화가분이라시니...크리스마스선물로 자기가그린 그림을 받고싶어...라고 하셨다면 멋진 그림을 선사하셨을거에요...너무 상심마세요..

  • 3. ..
    '06.12.23 6:43 AM (220.127.xxx.62)

    꼭 돈으로 선물하나요?
    결혼 20년 다 되어가니
    돈으로 살 수 있는 선물은 관심이 없어요
    그날 하루는 일시키지 말라거나
    발 주물러 달라거나
    맛사지 해달라거나
    주로 이런 선물이 저는 좋던데요.

    그것 조차 힘이 들면
    말로 할 수있는 선물을 달라 하세요.
    사랑해를 1주일간 시키던지
    1주일은 눈이 마주치면 웃으라던지
    뽀뽀를 시키던지요

    선물은 돈 주고 사야한다는
    남편의 고전관념을 깨트리세요.

  • 4. 내 선물은
    '06.12.23 7:31 AM (222.109.xxx.35)

    내가 사서 내가 받는다
    제 이야기 예요. 선물 못 받는다고 속 상해 하지 마시고
    생일날 같을때 평소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 사서
    스스로에게 선물 하세요.
    남편에게 선물 받는 것 만 못 하지만
    그런대로 대리 만족 해요.
    내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게 중요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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