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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부부싸움.

kkk 조회수 : 1,948
작성일 : 2006-11-05 15:54:30
어제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점심은 겨우 차렸는데, 차마 얼굴 보고 밥먹으면 눈물만 날꺼 같아서 곧 먹는다고 하고 잠시 화장실에 앉아있다가 남편 다 먹고 난 뒤에 먹었네요.

결혼한지 10개월...전 남편한테 별 불만이 없습니다. 가정적이고, 청소, 심부름, 빨래 너무 잘하고, 절 너무 챙겨주고...시댁어른들도 전혀 부담주는 스타일 아니시고....오히려 친정쪽이 부담이 가죠. 두분 모두 사이 안좋으시고(이혼까지 고려), 아버지 성격 좀 고지식+가부장적이시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어제 집에 같이 차타고 오는 길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은 제가 딸만 있는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뭘 잘 모른댑니다.
남편 생각은 남녀가 유별..(머 차별에 가까운..--)하다는 거지요.
전 딸 둘에 장녀라 그런지 어려서부터 독립심도 강하고 공부도 꽤 했던 터라 크게 기죽고 산적은 없습니다. 소심하기는 하지만 제가 남자들에 비해서 모자라다거나 이런생각은 한 적이 없네요. 일례로 학창시절 남동생 있는 친구네 놀러갔다가 친구가 남동생 밥해서 방까지 대령해놓는거 보고 좀 어이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여간 남편은 제가 가끔씩 보면 멀 모르는거 같고, 공산주의적 사상도 가지고 있는거 같고(--;) ... 자기 시댁이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는거 같고, 남편이 날 위해서 결혼때도 여러 태클들 막아준것들 모르는거 같고......... 이런 이야기 하다가 싸웠네요.

그래서 제가 ‘아니, 그럼 내가 시댁에 뭘 잘못하길 했냐, 싫단 말을 했냐.....’ 하니까 저한테서 고마워 하는게 안느껴진대네요... 자기나 시댁에서 그렇게 해주는게 다 당연한 줄 안다고.... 전 시댁에서 요구하는거 no해본적 한번도 없고 시댁가면 친정가는거 보다 즐거울때가 많아서 하하호호 웃다가 오는데도요.(제 성격이 원래 왠만하면 그냥 하자! 주의여서기도 하고, 시어른들도 좋으셔서요)... 남편은 오히려 친정가면 꿔다놓은 보릿자루.(엄마, 아빠 분위기가 안좋아서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친척 결혼식 같은거나 갈때도 저 분위기에요)

전 제 주변 여자들과 이야기 할 때 보면 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고, 제가 특출나게 생각을 달리 한다는 생각도 안해봤어요. 82에 올라오는 시댁-친정 관련 글들을 봐도 본인들은 저처럼 생각하시는데, ‘어른들’ 입맛에 맞추시는거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전 나중에 며느리 들이면 명절 때 1년은 시댁먼저가고, 다음해는 친정먼저가게 하고 싶고... 이런거나 저 결혼할 때 딸만 둘인 울집 엄마아빠한테 아쉬워서 인사하는셈 치고 폐백도 받게하면 어쩔까 하는 생각도 했거든요(이건 양가 어른들+남편이 싫어해서 무산).

남편도 ‘남자’인건지... 화해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제 생각이 잘못됐다고 느낀적 없는데, 그냥 자존심 굽히고 안고마워해서 미안하다 해야하나요?
IP : 211.172.xxx.7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심초
    '06.11.5 4:23 PM (121.145.xxx.179)

    원글님 글을 읽어 보니 남편분,시댁이 우리네 식구와는 다르게 잘하는건 분명 맞는것 같습니다
    그럴경우 며느리,아내인 나에게 그렇게 해주는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행동이나 말에 나타나지나 않았는지요
    마음으로 고마워하는것은 고마워하지 않는것과 같습니다
    고마울때는 고맙다, 감사합니다 표현을 많이 하세요
    남편분도 그걸 약간 불만스럽게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 사이라 해도 고마운것은 고마운것이고요 남자들 칭찬에 약합니다
    만약 울 시댁,남편이 원글님남편분 처럼 해준다면 저는 업고 살것 같은데요
    원글님은 복 많으신것 같습니다
    화 푸시고 앞으로는 사소한것에도 자기, 고마워 어머니 감사드립니다 이런말 자주자주 쓰세요 ^^

  • 2. 시댁이랑
    '06.11.5 4:30 PM (222.148.xxx.47)

    남편이 좋다는건 알고 계신거죠?
    그럼,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는줄 몰랐다. 내가 왜 안고맙겠냐, 나 너무 고맙게 생각하는데
    자기가 몰랐구나...
    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 남편 마음을 풀어주세요.
    안고마워해서 미안하다...이렇게 말했다간 더 기분나뻐할거 같습니다.
    남편한테는 마음을 자주자주 전해줘야 오해가 안생깁니다.....

  • 3. ..
    '06.11.5 4:35 PM (220.127.xxx.60)

    남편이나 시댁이 님에게 하는 것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거지요.
    뭐 그렇게 비단 방석에 살게 해주는것 같지도 않은데요?
    그럼 부인 며느리 구박하는게 당연한가요?
    꼭 생색내야하는 사람 있습니다.
    남편이 그런거 같네요.
    당연이 해야 할것 하고
    꼭 '해줬다'고 하는 사람 있어요.
    님 남편이 바로 그런 사람이네요
    그러면 고마웠던 마음도 다 없어져요.
    님도 잘 못하고 사시는 것도 아니네요, 뭐.

  • 4. ..
    '06.11.5 4:40 PM (211.104.xxx.212)

    기분 나쁘게 생각지 않으셨음 합니다.
    물론 저는 제 3자이기 때문에 원글님이나 남편분이 될 순 없지요.
    하지만, 저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친구들도 많이들 결혼했기 때문에
    글에 쓰여진 내용으로 상황짐작이 어느 정도는 갑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그 이유를 차마,, 솔직하게 쓸 순 없지만,
    글에 쓰여진 내용으로만 상황을 짐작해보자면,
    원글님이 남편분에게 참 고마워하면서 사셔야 옳을 것 같습니다..
    빨래 청소 이런거때문이 아니라요.
    (물론 가사분담도 중요하지요..하지만 글에 쓰여진 내용으로 보자면
    그보다 더 큰 걸 원글님 남편분은 감수하고 계신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 참 여성스러운(?) 성격이지만, 저라도, 제가 원글님 남편분이라면,
    처갓집 가면 꿔다놓은 보릿자루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라도 제가 원글님 입장이라면, 원글님 남편분께 당연히 불만 없을 겁니다.
    아니, 만약에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걸 알았더라면, 원글님 남편분께서 요구(?)하시는 것처럼, (요구라기보단 원한다고 해야하나요)
    아마,, 고마워하면서 살 겁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차마 못 쓰겠네요.. 메일로라면 몰라도..

    시댁에 고마움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편분께 좀 더 살갑게 잘해주시고 눈빛에라도 따뜻함과 감사를 많이 담아주신다면 원글님 결혼생활이 훨씬 훨씬 더 행복할 거 같네요.

    그리고 딸 둘에 장녀 아니라도 공부 꽤 하고 독립심 강한 여자들, 요즘에는 공부 어느 정도 하면 거의 다 그렇지 않을까요.
    저부터도 남동생 하나 있는 유복한 집 딸이지만, 친정엄마가 징그러워할 정도로 독립심 강합니다.
    공부도 참 희한한(자세히 묘사할 수 없지만 어쩌면 복받은..) 환경에서 대입시험에 합격해서 *씨집딸 천재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구요..

    물론 다른 의견들도 있겠지만, 제 경험으론 단언컨대, 그거와 결혼생활은 상관 없습니다.

    남편분께 잘해주고 고마움 표현해주세요.
    그게 님의 행복을 위한 길입니다. 장기적으로는요.
    길게 보세요. 길게....

  • 5. 원글님 입장에 동감
    '06.11.5 5:07 PM (220.120.xxx.107)

    40대 후반인데요, 원글님 생각에 공감합니다.

    미안하다 말하려할 때 기분 안 좋으면(자존심 상할 정도면 ) 하지 마세요. 웃으면서 할 기분이라면 몰라도. 다만 친정 일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 가지고 있으니 표현하시고요.

    원글님도 그 정도면 잘 하시는데.

    그리고 세번째 댓글님 말씀처럼 며느리들은 무조건 대우 못 받아야 합니까?

    우리 남편이나 시댁 어른들은 성격 좋으셔서 대체로 잘 지내는 편인데 당연한 걸 가지고 시댁 주위분들이

    이런 집 없다는 식으로 한단 말이죠.

  • 6. 참나...
    '06.11.5 5:55 PM (61.106.xxx.75)

    댓글이...너무들 하다 싶네요.
    그까이꺼~ 좀 고맙다고 표현하는데 뭐이가 힘이 든다고...
    원글님 생각이 맞다고 맞장구들을 치십니까...
    인생살이 별거 있나요..??
    나 행복하고 싶으면 남편 행복하게 해주면 되는거 아닙니까??
    남편분이 원하는게 별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시댁이랑님의 댓글처럼...그렇게 하시면...남편이 기뻐할것이고
    그럼...나도 행복한거죠..??
    한발자욱 양보하면 두발자욱 양보할 남편 같은데..별것을 다...이상하다 하십니다그려~

  • 7. ...
    '06.11.5 7:35 PM (203.235.xxx.199)

    시부모님들이 편하게 해주셔도 며느리는 며느리 인거지요.
    너무 편하게 해주시는 대로 받아 들이기만 하면 예의 없다는 말을 듣게되지요.
    아직은 내 살붙이 처럼 편하지 않은데 .. 잘해주시는 것 만 보고 다리펴고 편하시지만은 않은지요..
    저도 철없던 시절에 눈치 없이 지내던 일 이 생각나서 적었습니다.

    남과 남이 만나서 한 식구가 되기에는 서로 많이 참아야하는 부분이 있어요,,

    남편이 그렇게 느꼈다면..
    까칠하게 받지 말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부분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어보세요..

    그리고 서로 노력해보세요,,,

  • 8. ㅋㅋ
    '06.11.5 7:51 PM (203.170.xxx.98)

    저랑 넘 똑같은 생각하고 계시고, 넘 비슷한 상황인걸요!

    저도 딸 3에 장녀.. 저희집 사위들끼리 모여서 집에 아들이 없어서,,장인장모도 사내들의 성향을 잘 이해못해주신다(?) 라고 했다네요..
    하긴 딸만있는집에서 자라서 그런지,,여느집 아들못지않게 다 누리며 자랐구...해서 그런지,,결혼해서 여러가지 하나하나 불만 아닌게 없었구 당황스러웠던것두 많았어요. 늘.."내가 왜?!" 하는 말을 속으로 해댔죠.
    여러가지 불합리함에 대해 상처도 많이 받았었구, 시부보님의 사소로운 말하나하나에도 상처가 많았는데요.

    그래두 남편은 이 기가막힌 상황에서 한다는 말이,,님 남편같은 말만 해대네요..너같이 시집살이 안하는사람이 어딨냐..시누가 있길하냐..(말투가 시모말투..어디서 주워들은거 읊고 있다는..)
    하긴, 저희 친정이모 보니까 사촌오빠가 마흔이 다되록 장가를 안가고 있는데, 전에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딸셋에 장녀라 싫다고 반대했다네요..장녀는 친정 뒤치닥거리 다 한다고..그에 비함, 전 우리 시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나?
    ㅋㅋ 하긴 울 시엄니가 딸 여덟만 있는집 장녀라 저한테 그런말은 못했겠네요..

    암튼, 도움되는 말은 못드리구,,제 남편같은 사람 또있구나 싶어, 주절대 봅니다.

  • 9. ...
    '06.11.5 9:26 PM (211.117.xxx.162)

    당연한 일이라고 고마워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아요. 전업주부면 밥차려주는 거 당연하고 남편이 돈 벌어오는 게 당연한데 서로들 고맙다 하면 좋잖아요. 남편이 고맙다는 표현을 하길 원하시면 남편에게만이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요? 윗답글에 적당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 10. 저는요..
    '06.11.5 11:44 PM (222.101.xxx.242)

    다들 이해하는 문제의 본질과는 좀 다른 답글을 달게 되네요... 미안해용... 그냥 님의 글을 읽으니 나의 맘 깊숙이 느껴지는 분노가 생각나서요.. 저는 딸 셋의 장녀이고.. 장남한테 시집갔지요...아들만 셋인 집의 장남... 저는 우리 엄마도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니 제가 영향을 받았겠지만 아들 없어서 안좋다는 생각 있었던 적 한번도 없었지요.. 딸 셋이라 부끄러웠던 적도 한번도 없었고 독립심 강하고 생각도 반듯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었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저는 시어머니가 안쓰러워 보인적이 많았어요. 딸도 없으니 살갑게 챙겨주고 속생각 해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사실 아들이 뭐 어머니 속까지 압니까? 효도는 한다고 해도 제대로 속을 알아주진 못하죠... 그런데 남편은 우리집에 딸밖에 없어서 아쉬운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측은하다는 듯이 말을 합니다. 그 말하는 폼새가 얼마나 아니꼬운지요. 자기 엄니는 속내 알아서 챙겨줄 딸하나 없이 불쌍한대 우리 엄마를 측은히 생각합디다. 뭐 남편한테 그다지 불만이 많은건 아니지만 그런 사고방식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가끔씩 짜증이 나곤 합니다. 암튼.. 답글인데 제얘기한거네요.... 암튼... 부부싸움은 얼른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니까요....

  • 11. 그런데요..
    '06.11.6 1:10 AM (68.147.xxx.10)

    친정에서 남편한테 신경 많이 써주고, 금전적으로 도움주고,
    뭐.. 여하간... 원글님과 정 반대의 상황일 때도,
    아내 되시는 분들께 남편들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살까요??
    자신이 아내를 아끼고 사랑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 아니라는 말인지.. 뭔지...
    좀 고깝긴 고깝습니다.
    그냥 우는 놈 떡 하나 더 주는 셈 치고 고맙다고 하셔야 하겠네요.

  • 12. 원글녀
    '06.11.6 9:30 AM (125.247.xxx.130)

    원글 쓴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의 조언이 참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점심먹고, 낮잠자다가 남편이 소리없이 옆에 와서 말거는바람에 어케저케 화해하긴 했는데,
    이런 문제는 한순간에 해결될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과 '생활방식'의 차이니까요.
    여러분 말슴대로 서로 감사해하면서, 또 표현해가면서 살아야지요.
    전 괜히 말이 많아지면 불필요한 오해도 생기고, 하지 말아야 할 말도 하게될거 같아서
    말을 아끼는편이거든요. 우스개소리는 곧잘하지만 진지한 문제에 있어서는 그냥 입을 닫아버리는
    편이지요. 그래서 남편은 그게 서운했었나봐요.
    전 친정형편때문에 눈물만 났었구요...
    부부싸움 중에 상대방이 하는 말을 넘겨짚지 말아라...라는 말이 있던데,
    맞는 말 같아요. 앞으로 더 현명하고 똑똑한 아내가 되어야겠습니다.^^;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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