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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다..(긴 글이어요)

오롯이 나홀로 조회수 : 1,653
작성일 : 2006-08-12 04:05:26
35살 미혼이여요
몇년전 결혼 직전까지 가서 실패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부장적인 부모님으로부터 몇년전 독립했습니다..

상처받고 집을 나온터라 빈손으로 가방하나 들고 달랑나와서
혼자 힘으로 겨우 월세방에 삽니다..
그 사연은 눈물로 몇몇일을 써도 모자를 듯 하네요..


사실.. 어릴적부터 잘사는 집 딸로 철없이 커온터라 쓰는것만 알고 돈모으는것도 잘 몰랐어서
지금 이런 상황이 여러모로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시작한 공부.. 2년이 흘렀네요
독하게 마음먹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진 않습니다.(일종의 고시공부예요..)
학교다닐때  나름대로 공부는 조금 자신있었기에
당시 비전없던 직장 그만두고 선택한 길입니다..

이제 경제적 여유가 1년 정도만 더 공부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이상은 어려울 것 같네요(보증금까지 다 해서)

그런데 요즘들어 걱정이 자꾸 커집니다..
친구들.. 아이 하나 둘 낳고 사는 모습 보면 저는 이 나이에  뭐하는 건지
남편도 아이도 없고.. 부모님과는 등지고..  친구도 멀리하고..


준비하는 시험은.. 열심히 한다해도 꼭 붙는것만은 아니라서..
지난 2년간 친구들과 연락 딱 끊고 아주 친한 친구 1명과만
사람다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너무 외롭고 험난하고.. 오롯이 혼자라는 생각듭니다..


가끔드는 생각
내가 도대체 지금 뭘하고 있는건지?

이 나이에 결과가 어쩔지 모르는 시험준비로 시간을 잘못 보내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늦은 나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잘살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시간을 자꾸 흘러가는데.. 1년 1년 지나가면서 걱정이 많아집니다.

이러다가 혹시...
시험에 떨어지고, 나중에 다시 직장은 잡을수 있을까??  공백기가 몇년인데..
이제 여자 나이로 보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간도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과연 괜찮을까?

최악의 경우
이러다 평생 혼자서 근근히 살게되면 어쩌나?


소박한 직장이나마 지금이라도 다니면서 더 늦기전에 결혼도 하고
남들처럼 사는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건지
(직장다닌다고 바로 결혼하는 것도 아니겠지요, 사실 사람만나 사랑을 다시 하는것도 두렵습니다.)

아니면,,
내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안정된 미래를 위해, 또  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조금만 한번만 더 내 자신에게 기회를 줘볼까?


그런데  이렇게  1,2년 더 보내다가 혹시 제가  너무 많은 걸 잃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젠.. 자꾸.. 제 나이가 걸리네요....



현명하신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듣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려요

IP : 58.141.xxx.1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미
    '06.8.12 4:59 AM (61.98.xxx.47)

    많은걸 잃었네요.
    앞으로 잃을 것을 걱정하시는 것도 좋지만
    잃어버린 것도 챙기심이 어떨지?
    그렇게 하지 않으심 앞으로 더 많은걸 잃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 2. ....
    '06.8.12 5:46 AM (137.186.xxx.156)

    벌써 많은 걸 겪으셨네요. 인생은 어짜피 혼자입니다. 결혼해서 겉으로

    잘 사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도 어쩌면 님을 부러워 할 수도 있어요.

    목표가 있으니 성공하실 겁니다. 힘네세요.

  • 3. OOO
    '06.8.12 6:06 AM (24.185.xxx.155)

    답글 쓰려고 로긴 했네요. 하시려는 시험공부 열심히 하세요. 마음을 불안하게 갖지 마시고요. 사람은 또 만날 수 있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면요.
    준비하시는 시험이 어렵다면서요. 갈팡질팡 하실 시간은 있으신지요.

    저도 30 중반이 되어가는데 30초반에 엄청난 일들을 한꺼번에 격었답니다.
    않좋은 일들은 한꺼번에 오나보죠.
    저도 한3년전 까진 돈도 쓸 줄만 알았어요
    30초부터 제가 준비했던 공부하면서 아이들 과외 가르쳤어요.
    지금은 다 좋아요. 작은 목표들을 이루면서 좌저ㄹ하지 않고 지금까지 지낸것이 감사해요. 지금 이순간도 목표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게 좋고요.

    전 처음엔 -- 잠도 못자고 피골이 상접하게 말라갈때 종교가 있다는게 , 마음의 기도가 저를 추스릴 수 있는 도움이 되었어요. (참고로 전 천주교예요.)

    세상에 어려운것 하나도 겪지않는 인생이 있나요?
    힘내시고 불안 해하지 마세요. 하시려던 일 성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노력하시면
    됩니다.
    또한 평화를 빕니다.

  • 4. 아래를
    '06.8.12 6:10 AM (125.191.xxx.77)

    보세요..
    전 얼마전에 수술을 했거든요.. 큰 수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글님은 지금 건강하시쟎아요.
    1년 버티면서 공부할 시간과 돈 있다고 하셨는데, 당장 작은 병으로 1주일만 입원해도 그돈 다 없어집니다. 그런데 그런 것 없이 공부할 수 있으면 다행이고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있는 것 보다 해야할 공부가 있다는 것 역시 얼마나 행복합니까.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서 설사 실패를 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빚이 수천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원글님 분명 힘들고 괴롭고 막막하실거라는거 아주 잘 알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물러설 뒤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고 목표에 집중하세요.

  • 5. somesaylov
    '06.8.12 7:00 AM (124.54.xxx.30)

    And the soul, afraid of dying
    That never learns to live
    When the night has been too lonely
    And the road has been too long
    And you think that love is only for the lucky and the strong
    Just remember in the winter
    Far beneath the bitter snow
    Lies the seed
    That with the sun's love, in the spring
    Becomes the rose


    죽는 것이 두려운 사람은
    삶을 배울 수 없지요.
    밤이 너무나 길어 외롭고
    길이 너무 먼 것 같아
    사랑은.. 강하고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다가오는 거라 생각된다면..
    기억하세요.. 겨울에
    차가운 눈 속 아래 저 깊은 곳에는 태양이 어루만져주면
    따뜻한 봄에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날 씨앗이 숨어있다는 것을...


    제가 요즘 올인하고 있는 노래의 일부입니다.. 님께 도움이 되시길..^^

  • 6. 동감.^^
    '06.8.12 7:13 AM (61.254.xxx.18)

    저랑 나이도 같으시공..
    저도 미혼..뭔가를 찾아해매는데 잘 안찾아지네요...
    그래도 님은 매진할 것이 있으시쟎아요...
    전 아직도 그걸 찾고있으니 그거로도 님은 한발짝 앞으로 가신거네요..^^
    힘내시고요...

  • 7. ....
    '06.8.12 10:00 AM (219.248.xxx.78)

    시험은 반드시 붙는다~붙고야 만다~ 그 생각만 하셔야해요..지금은...그것이 님의 미래이니까요...
    힘들때마다 여러가지 불안한 마음과 회의가 들겠지만 지금 님이 간절히원하는 그 한가지에만 매달리시고
    그 다음일은 그 다음에 생각하셔도 늦지 않아요....

  • 8. 내가 만드는 길
    '06.8.12 10:28 AM (211.33.xxx.110)

    그런심정.. 이해됩니다...

    저는 마흔살.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남편에 시부모님..등등
    어쩌면 님보다는 많은걸 가졌다(?)고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혼시절부터 결혼, 그 후에도 여전히 직장에는 다니고 있지만
    내 가치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수 있는 여건은 아니고, 그렇다고 미래가 있는 직장도 아닌.
    그럭저럭 다니면서, 야간대학에 진학해서 공부시작한지 3년째입니다.

    하루하루가 시간과의 싸움이고 지치고 수면부족에 고단하면서도
    내 열정을 쏟아부을 무언가가, (그게 직장이든 공부든 가정이든) 있다는게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더할수록. 늦게 시작한 공부가 힘들고 따라잡기 어려울때.
    시험에서 목표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았을때..
    많이 우울하고 슬프더군요..

    그래서 뭐 어쨋다는거지?
    내 나이 마흔에 야간대학에서 고득점을 얻었다는게 내 인생을 변화시키고
    방향을 바꾸는데 어떤 플러스요인인거지? 그저 점수일뿐.. 이라는 한계..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나이이긴 하지만
    내가 속해있는 직장과 가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테고.. 결국 내인생이 바뀌는건 아니라는..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성취해서.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내게 주어진 인생을 헛되지 보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에 만족하고 위로하고...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순간 허전하고..
    그래서 님처럼, "내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거지? 이게 올바른 선택인건가?" 하는
    물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걷고 뛰어갈 뿐이죠..
    나의 길은, 내가 만들어 가는것.
    수풀을 헤치고 내 발자욱으로 내 길은 내가 만들어 갈뿐..

    님에게 위로와 용기를... 드리고 싶네요..
    힘내세요..
    잘 될거예요.. 아무렴요.. 잘 되구말구요..
    ...

  • 9. 답글쓰려
    '06.8.12 12:30 PM (222.120.xxx.244)

    로긴..
    답답한 심정 이해합니다. 제가 결혼10년차, 37인데요.. 10년전의갈등하던 제 모습을 보는것 같습니다. 그땐 20대였기는 하지만.. 뭔가의 꿈을 쫒으려 다닐 나이는 아니시죠.. 어느정도 이루어놓은게 있어야 하는 나이에요.. 직장의 경력이라던가, 결혼생활이라던가,,
    외로움,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한 사고의 평형감각을 갖기 힘들어서, 더 힘드실꺼예요..
    하지만, 보니까, 심지 굵은데가 있으신것 같네요. 혼자서 독립해서, 시험공부를 차근히 하시는것 같아요.
    1년만 더 매진하면,. 승산이 있을 공부라고 하셨쟎아요..
    사람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엄한데가서도 꼬여요.. 반대로 한가지 실마리가 풀리면, 술술 , 차근차근 해결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서른중반을 넘어가는나이생각, 단절된 가족생각, 결혼과 출산에대한 앞날의 불안, 내 동반자는 어디에 있는걸까하는 생각,, 너무 많고, 복잡합니다.
    딱 한가지, 당면과제만 생각하시고 그것부터 매달려 해결을 보세요. 님에게는 시험인것 같네요..
    1년동안만 더 해보고, 취직을 할것인가는 1년뒤에 생각하면 되겠네요..
    저처럼, 결혼해서 아이둘낳고 사는 사람들도 안정적으로 사는것, 결코 아닙니다.
    아이둘을 초등에 입학시키고나서, 경력은 없지,사회생활은 동경이 되지, 나의 경제도 별볼일 없지, 나이는 마흔을 바라보지,, 이팔청춘에,미련없이 집어던졌던 직장과,대학졸업장만 한숨쉬며, 바라봅니다.
    님, 하소연 할 시간도 아깝습니다. 자신을 추스리세요..

  • 10.
    '06.8.12 12:42 PM (211.204.xxx.8)

    아주 잘하고 계신거예요.
    꼭 아이는 자기손으로 키워야하고 전업주부가 행복하다고 하시는 분들은 좀 속된말로 남편이 그야말로 평생고용을 책임져주고 서로 신뢰하기때문에 가능한 직업이랍니다.
    결혼하고도 스스로 먹고사는 저같은 사람은 갖기 어려운 직업이죠...ㅋㅋ

    일단 안정된 직장을 구하고 나면 나머지일은 저절로 풀립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문제...............생각보다 아주, 훨씬, 중요하답니다. 삼십대 후반나이에 시험통과해서 직장을 잡은 제 동료.
    어느날 우연히 이야기하던 중에 그러더군요. 시험준비하느라 몇년 꼼작도 못하고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한번 못해봤는데 시험 딱 되고나시 몇군데나 선이 들어오더라구...........아직 안늦었어요.
    당분간 아주 속세랑 인연을 끊어버리고 꼭 시험에 합격하세요.
    나머지는 그 후에 다 풀리게 되어 있어요.

  • 11. 원글녀
    '06.8.13 9:39 AM (58.141.xxx.15)

    진심어린 댓글 감사드립니다.. 읽는 동안 눈물이 내내 흐르네요.
    어쩌면.. 저는.. 지금 제 선택에 대한 불안감보다도
    이 세상을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대한 두려움, 외로움
    그리고 날 이렇게 힘들게 살도록 하고 또 나를 이렇게 방치하시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 미움이 더 컸는가봐요
    친차매처럼, 내 피붙이처럼 진심으로 써주신 댓글들을 읽으니
    잊고싶어 가슴속 저 밑에 내려보냈던 딱딱한 응어리들이 올라와 자꾸 눈물만 흐릅니다.

    조언하여주신 대로
    정신차리고,
    힘내고
    불안감도 던져버리고 내 선택에 대한 확신만 가지고 앞으로 정진할께요..
    위에 어느분이 말씀하신대로 저 사실은 갈팡질팡할 시간도 없거든요


    이렇게 따뜻한 또 따끔한 조언을 하여주신 님들께 너무나 감사드리고,,
    혹시나 나중에 제게 좋은일 생기면 그때 행복한 소식도 꼭 전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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