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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머니의 쓰레기 대 청소반 입니까? 이 빗속을 어렵게 갔건만...

역시나 조회수 : 1,826
작성일 : 2006-07-28 06:48:12
언제 오냐고  손주보고 싶다고 성화인 시어머니.
몇일을 전화 하셔서 할 수 없이
숙제와 공부할 게 산더미인 수험생아이와 작은애를  달래고 달래서 이 장마비 쏟아지는데 -
장대비로 평소보다 1시간이나 더 걸려
찾아 뵈었다.
비때문에 길에서 시간 다 버리고 어중간한 3시쯤 도착했다.
(전화로 아이들이 아침겸 점심으로 11시에 먹고 간다고 했다.)
도착하니 아이들이 지쳐서 배고파 죽으려 한다.
반찬거리 내어놓고 , 금새 먹으려 잡채거리 갖고간거 볶는데 밥이...

전기밥통에
한공기도 안될 찬밥 한덩이만 덩그라니.

그때서야 쌀 씻고- 왜 현미와 보리쌀은 그때 같이 넣어서-  한참 불려야 했다.
아이들이 배고파 죽는다고 성화여서 이거저거  남겨진 반찬과 잡채를 먹더니 징징거린다.
밥이 되는데 거의 1시간이 걸린다.  한놈은 지쳐서 자고
한놈은 울상이다.
그렇게 보고 싶다고 오라고 성화이시든 어머니. 중간에 비로 차 막힌다고 늦는다 했었으면

미리 쌀 씻어 놓으시면 안될까.



말로만
말로만 애들 보고싶다 이시다.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도
냄새나는 오래된 명란과 말라비틀어진 무우말랭이. 그리고 아침에 만드셨다는 콩장이...

아이들이 할머니 반찬을 안 먹는다.   냄새 난다고.
그런데
나오는 길에 냄새 나서 안먹는 반찬들을  다시 꺼내며
이거 들고 갈래? 하며 묻는다.

분명 아이들이 냄새나서 안먹는다고 했는데도-
아이들이 안먹으니 안 갖고 간다고 했다.

그랬더니 또 다른 이거 저거 오래된거, 쓰레기통에 버림직한 거 찾아서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으니 갖고 가란다.
거기에는 오래되어서 색이 변한 미역과 1년전 먹다 남은 고추절임,유통기한 6월까지인 쨈과 썩은 식초달걀까지 ....
짐이 세보따리다. 당장 냄새나는 쓰레기는 안들고 왔지만  쓰레기통에 들어갈만한  짐들.
마지막
더 가관은
그토록 보고 싶다고 몇날을 전화 해대서 빗속을 헤매며  어렵게 어렵게 찾아간, 외국에 유학가 있다 들어온  자주 보는 손주도 아닌데

지하 주차장옆에 쓰레기와 재활용품 버리는데 있으니 거기다 버려라 이러시며
아이들 손에 쓰레기 한더미 들려 주신다.
그리고는 아파트 문앞에서,
엘리베이터 앞도 아니고  아파트 현관문앞에서 손 흔들고는 문 닫으신다.


아이들과 나
너무 황망하고 더러운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소리 지르고 차안에서 별일도 아닌데 서로 싸우고...
정말 이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다시 몇시간을-왕복6시간을 비와 트래픽으로 헤매며-
겨우 겨우 집에 돌아와서는 다 기진맥진 쓰러져 버렸다.

혹시나 였는데 늘 역시나다.

며느리와 손주들이 청소반으로 보여요? 어머니!

이제 다시는 속지 않으리.ㅠㅠ
IP : 222.236.xxx.21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7.28 7:24 AM (24.1.xxx.16)

    기분 이해합니다.

    우리 시부모님은 부처님 한 도막 같으시고, 먀느리 쳐다보기 아까워하시는데
    시누이 가족 저 못 잡아먹어 안달이죠.
    결혼식장에 갔다가 만난 시누이 집에 들렀다가라고해서 추운 겨울에
    (울 남편 이 시누 말이면 꺼뻑 죽거든요)
    자는 아이 데리고 버스에 전철 갈아타며 저녁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더군요. 황당~
    저녁 우리끼리(조카하고) 시켜 먹고 잘때 되니
    그제서야 정말 올지 몰랐다는 표정으로 들어 오더군요.
    기분이 어찌나 드럽던지....
    그날 남편도 늦게 오겠다, 고향사람 결혼식이어서 애인도 올라왔겠다
    어디서 놀다(?) 왔나봅니다.
    정말 불결하고....
    반찬은 매번 계란 후라이에 콩나물 무침.
    사람을 불렀음 반찬을 해 놓던가 아님 나가서 사 먹던가

    제발 보고 싶단 말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번만 가고 안가 하면서 또 속습니다.

  • 2. 누군가
    '06.7.28 7:40 AM (222.236.xxx.73)

    집 일을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나 봅니다.
    누가 나 대신 밥 한공기 해 주고 갈 사람 있으면 좋겠다 싶었을 거고, 날 보면 반갑다고 찾아와서 인사해줄 사람을 원했던가 보고, 누군가 내대신 집안일좀 해 주었으면 했던가 봅니다.

    보시했다 생각하세요. 남도아니고 애들 할머니니까 아깝지 않다 생각 하세요.

    절에서는 안좋은일들은 조상신 위해주면 피해갈수 있다고 해서 제도 올립니다. 하물며 살아있는 어른 인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일찌감치 머릿속을 하얗게 비웠습니다.
    그러니까 속 끓일게 없어지대요.

    아니,,,,후후.....미리미리 제가 먹을거 해 가지고 다니니까 그 먹거리가 하찮다고 트집은 잡더만요.

  • 3. 서현맘
    '06.7.28 7:54 AM (58.236.xxx.66)

    할머니가 좀 이해가 안가네요.
    아무리 무심한 할머니라도 아이들 좋아하는 반찬은 한두개 해놓고 기다리는데...
    울 시어머님... 손수가 넘 많다보니 특별히 이뻐하지는 않아서 먹을거 안 해놓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밥이랑 반찬은 해놓던데... 좀 심하네요.

  • 4. ..
    '06.7.28 9:44 AM (222.234.xxx.172)

    손자 사랑이 부족하시거나... 방법이 괴퍅하시거나...
    그치만... 시엄니는 시엄니고...
    "분명 아이들이 냄새나서 안먹는다고 했는데도."
    그날 풍경이 가슴 아프게 그려지네요.

  • 5. 외롭고 힘들어
    '06.7.28 11:17 AM (58.120.xxx.91)

    가실때 맛난 밑반찬 좀 만들어 가시지 그러셨어요.
    아이들 간식도 듬뿍 거기다 시어머님 좋아하시는 과일도...
    혼자서 외롭고 힘들고 지치고

    시어머님은 며느리를 자식으로 여기시죠
    기대고 의지하고픈 자식
    아들이 못하는것 여자인 며느님이 해주심 좋을텐데
    남편 키우실때 먹고싶은것 아들 다 먹이고
    진자리 마른자리 하셨을 텐데
    인생 너무 허망하시겟어요.

    시어머님이 원래 그런 분이시면
    지혜로운 젊은이가 요령껏 해야하지 않을까요?

    썩은 식초달걀 그것 초란이라고 골다공증에 무척 좋은음식인데

    혹 시어머님 어디가 불편하신지는 여쭤보셨는지요?
    어머님 본인도 점심 안드셨을것 같은데
    냄새나는 반찬 몇가지로 식사 챙기실 모습 눈에 선하네요.

    같은 인간으로 앞으로 늙어갈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조금 여유를 보였음 하네요.
    며느리는 절대 딸이 아니지만
    이웃집 할머니에게도 인정을 베풀수는 있잖아요.

  • 6. 호호호
    '06.7.28 12:19 PM (58.120.xxx.91)

    이땅의 여자들은 누구나 시어머니도 되고 친정엄마도 되고
    시누이도 되고 올케도 되고.....

  • 7.
    '06.7.28 12:22 PM (202.136.xxx.177)

    글쓴분 심정 백번 이해합니다.

    반찬거리며 잡채재료 해서 빗속을 뚫고 가실 분이라면 외롭고 힘들어님의 충고같지 않은 충고 안들어도 이미 그 이상의 마음을 가진 분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의 글이라도 글에서는 그 사람의 품성이 나타나거든요.
    맘 상하지 마세요.

  • 8. 외롭고 힘들어님
    '06.7.28 12:22 PM (59.7.xxx.68)

    저, 위엣분 시어머니시거나 시어머니 되실분이시거나 시누이쪽인가 보죠?
    죄송하지만
    적어놓은 문제만 보세요.
    며느리가 시어머니 보러가면서 과일이나 먹을거리 안갖고 가는사람 있겠어요.
    우리는 못먹는 비싼 과일 이며 먹을거리며 반찬 갖고 갔죠.
    문제는
    불린쌀을 갖고 갈까하다 안갖고 간 제잘못 이겠죠.
    초란도 먹다 더이상 못 먹어서 버리려 몇번이나 하다 둔거 라는게 문제입니다.
    제가 갖고 간 김도 외손주 준다고 선반위에 올려 놓고 눅어빠진 몇장 남은 김을 우리애들을 주는겁니다.
    친손주인 우리애들, 항상 개밥에 도토리입니다.
    외손주는 항상 상이 떡 벌어지게 차리거든요.
    외손주한테 오래된거 , 절대로 안 내놓습니다.

    몇달씩 두었다 버리기직전 떡도 해동시켜 우리 아이들 먹으라 하고....

    찬밥도 할머니가 계속 먹어라 하는데 아이들이 숟가락 하나 안대더군요.

    할 수 없이 속 시끄러워서 그 찬밥 제가 먹었어요.

    갖고 간 간식거리도, 외손주 준다고 치우고
    울 작은아이가 직접 냉장고에서 그 간식거리 꺼내오고
    제가 갖고간 김 도 외손주 준다고 선반에 올려다 놓은 신걸 울아이가 제 손으로 직접꺼내서 먹더군요..

    외롭고 힘드실 어머니? 전혀요.


    울 어머니, 전 들지도 못할 엄청난 짐 끌고 해마다 해외 가시는 분이고
    정기적으로 종합병원 검진 받으러 다니셔요.
    저보다 훨 건강하시죠.
    남편이랑 어머니 같이 다니면 오죽하면 아들(제 남편)한테 한턱 내라고 합니다.
    어머니가 하도 젊어 보여서요.

  • 9. 문제는..
    '06.7.28 2:33 PM (220.94.xxx.119)

    며느리를 딸처럼 보느냐..절대 아니란거지요.
    시어머니를 친정 엄마로 보지못하듯이
    시어머니도 마찬가지로 며느리를 딸보듯이 안한다는거죠.
    그래서 저는 그러려니 하구요.
    원글님처럼 울 시어머님도 그러시거든요.
    정말 화나지요. 하지만 어쩌지못하잖아요.
    그래서 남편한테 들들 볶습니다. 물론 화날정도로 말하지않고
    울 친정에서 당신에게 어찌하던가..
    시댁에서 나에게 어찌 하는가를
    조목조목 비교만 해줍니다. 절대 감정 섞지않구요.
    결국 남편이 저한테 잘해야만 하겠지요.
    잘하지않으면 절대로 안되겠지요.암..
    자식 낳아서 길러주지 나이들어 볼품없는 자기랑 살아주지..
    게다가 며느리를 봉으로 아는 시댁에 군말없이 일해주고 서비스(?)해주지..
    늘 나와 사는게 행운이고 복이라고 여기도록 항상 말해줍니다.
    남편이 그리 생각 안해주면 정말로 뛰쳐나갈랍니다.ㅡ,.ㅡ;;

  • 10. ..
    '06.7.28 2:53 PM (211.176.xxx.250)

    속상하네요..
    글 읽고 속상하고 덧글 읽으며 또 속상합니다..

    단지 하소연 한거 뿐인데 뾰족한 덧글이 아쉽습니다..
    좋게 말을 풀어서 하셨어도.. 결국 그런 말 듣기 위해서가 아님을 아셨을텐데..
    그냥 토닥토닥.. 이렇게만 쓰셨어도 좋을 글을....

    꼭 보면 하소연하면서 속상해 하는 사람 옆에서 나라면 이렇게 했겠다.. 너 혹시 이렇게는 해봤니..
    그사람 속은 어떻겠니..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지요..
    보통 그런 사람.. 얄밉다고 생각하는데 말하는 당사자는 자기자신이 참 착하고 사회에서 조율 잘하고
    산다고 믿고 있으니 그게 문제지요..

  • 11. 얼띠
    '06.7.28 3:08 PM (222.108.xxx.123)

    우리나라 시어머니들 며느리에 대한 개념@!! 바꾸셔야됩니다용~
    시어머니는 며느릴 부리는 존재가 아닌것을...

  • 12. .
    '06.7.28 3:29 PM (211.176.xxx.250)

    그러니까요.. 무조건 욕하는게 아닌데 그입장은 그게 당연한거라는 전제가 있으니 두둔이 되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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