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에게 강요하는 성격 & 커밍아웃

역지사지 조회수 : 1,227
작성일 : 2006-07-24 15:33:42
저 사람의 저런 면이 참 싫다 싫다 노래하던 제 자신이
어느새 그 싫은 점을 따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참, 아차 싶지요.
어이가 없기도 하고요.

최근에 이런 것을 자주 느끼게 되어서 아주 난감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머니의 살림 간섭에 아주 진절머리 치고 있던 차에.
언니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언니네 찬장도 들여다보고, 살림사는 거 다 구경한 뒤에.
제 스탈대로 이건 이렇게 하는게 좋다, 저건 저렇게 하는게 좋다라며
주절주절 간섭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선..

아~ 정말 싫다 했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등에다 애기를 업고 포대기를 했는데.
제 모습이 상당히 어색했던 모양입니다.
지하철에 계시던 몇몇 어르신들이 죄다 모여서
포대기가 잘못 매졌다, 그러면 애가 불편하다..등등의 말씀을 하시면서.
포대기를 다시 매주시더군요.

허허,, 그당시엔 그저 웃겼는데.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어른들(?)에게는 나서기 좋아하는, 또는 강요하기 좋아하는
어떤 습성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 방식이 최고고,
내 스타일 아니면 안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내 방식을 자꾸 강요하는..

그래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도 그렇게 힘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살림살이에 고참격인 시어머니 눈에
새로 들어온 신참인 며느리의 살림이 얼마나 눈에 안들까요?
죄다 답답하고, 시원찮게만 느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

제가 결혼 초기에 집안 살림 정리 엄청 해댔었는데...
그 때마다 어머니가 그 그릇 어딨냐? 그 양념은 어딨냐?
하면서  짜증 내던 모습이 생각나요..
그당시엔 남(?)의 살림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된다는걸 미처 몰랐어요..

암튼.. 제가 그렇게 싫어하고 욕하던 다른 사람들의
카리스마, 아집, 강요하는 모습들이..
어느덧 제 모습안에 가득차 있음을 발견한 오늘..
반성이 들면서..
나도 늙어가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요..

결론은, 강요하지 말자!!!는 것. (이것 역시 강요 비스무리 하군요..^^;)


* 익명게시판인데 왠지 커밍아웃 하고 싶네요..
언니한테 서운해요란 글 쓴 역지사지이면서.
첩의 일기 썼던 주기적우울증입니다.
* 저는 익명게시판이 좋아요~~~

IP : 203.243.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06.7.24 4:19 PM (203.243.xxx.3)

    별로 설득력이 없었나 보네요....무플은 슬픈 거군요...

  • 2. hahaha
    '06.7.24 4:36 PM (222.117.xxx.107)

    아니예요..
    저도 딱 그런 나를 발견하곤 깜짝 놀래곤 한답니다...
    항시 반성은 하지만..잘 안고쳐 지네요..
    더 늙기전에 이런 성향을 버리자 하면서 오늘도 살고 있는 어쩔수 없는 아짐입니다..

  • 3. 동감백배
    '06.7.24 4:42 PM (61.108.xxx.35)

    저도 느낍니다.. 제가 어렸을적 그렇게 닮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던 "꼰대"의 전형을 밟아가는 듯한 저의 모습을 문득문득 마주칠때면..
    무플이라 슬퍼하지 마세요 원글님~ 대부분 다 동감하시는 글일듯^^

  • 4. 휴..
    '06.7.24 5:11 PM (211.245.xxx.85)

    대부분 그럴거예요..
    그리고 대부분이 아닌 소수는 나만 잘난줄 알고 살고요..
    오늘도 별거 아닌일로 남편, 엄마, 동생하고 싸우고 혼자 입나와 있습니다..
    아, 백년도 못살것을..왜 이러나 모르겠습니다..

  • 5. 의식적으로
    '06.7.24 5:20 PM (222.107.xxx.103)

    의식적으로 안그러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다~ 그리 변할꺼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공감하죠

  • 6. 저도
    '06.7.24 5:29 PM (58.235.xxx.66)

    어느날 언니 살림 시시콜콜 간섭하고있는 제 모습보고 깜짝 놀란적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게 다는 아닌데...쩝.
    그래도 반성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쬐끔 나아지겠지요?
    그나저나 원글님 지난 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꾸준히 노력하셔서 본처자리(?)꿰차시길 빌어드릴께요~~

  • 7. ^^
    '06.7.24 6:11 PM (221.164.xxx.187)

    그래도 자기 반성이 쬐끔 깃들어있어서 참말로 다행~~
    밉상 어른이 안되게 늘 노력해야지요.
    님이 올린 글 ...늘 재밋게 읽고 있으니 담에도 모두 재밋게 읽을 거리 제공바랍니다..^^

  • 8. 좋은 분
    '06.7.25 12:09 AM (211.212.xxx.28)

    이네요... 지난 일 떠올리면서 자기반성..섬세한 부분까지 하시는 분 좋아요~~ 세월이 흐르면서 마음이 성숙해지고 너그러워지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3690 혹시 carmine 님의 2 블로그 2006/07/24 616
313689 돌아와요 순애씨 보시나요 7 아줌마 2006/07/24 1,277
313688 남자들은.... 7 ㅜ.ㅜ 2006/07/24 1,090
313687 대만여행갈까하는데... 4 대만 여행 2006/07/24 427
313686 이렇게 새글 많은 게시판도 오랜만~ 1 익명좋아 2006/07/24 374
313685 팔이 저려서요.. 2 저려요 2006/07/24 252
313684 가방 브랜드중에.... 2 도움 2006/07/24 727
313683 스튜어디스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고3 10 agada 2006/07/24 1,683
313682 구두만 보면 미칩니다...ㅡ.ㅡ 16 니가 캐리냐.. 2006/07/24 1,652
313681 자두는 돼? 6 황당 2006/07/24 1,095
313680 임신중인데..왜 이렇게 섭섭한 게 많은지 4 섭섭 2006/07/24 651
313679 온라인 상에서 엄청 욕 먹은 경험 있으신가요? 10 익명좋아 2006/07/24 1,179
313678 캠코더 쓰시나요? .. 2006/07/24 120
313677 스타벅스 30 커피 2006/07/24 1,738
313676 브래지어는 며칠에 한번씩? 20 간단질문 2006/07/24 3,729
313675 중국어로 임신테스터가 뭐라 하는지 아시는분.. 3 .. 2006/07/24 480
313674 가족계..하시는 분 계세요? 7 가족 2006/07/24 1,059
313673 남에게 강요하는 성격 & 커밍아웃 8 역지사지 2006/07/24 1,227
313672 모던하우스의 그라탕용기.. 오.븐. 2006/07/24 349
313671 바디피트 써보신 분 어떠세요? 2 저기 2006/07/24 300
313670 82에서 자주 보는 틀린맞춤법들.. 24 ... 2006/07/24 1,307
313669 해설이 있는 발레 일산댁 2006/07/24 164
313668 서울 구경가요..도움주세요 3 시골아낙 2006/07/24 382
313667 연애시절 남자친구와 여행가보셨나요? 18 여행 2006/07/24 2,400
313666 남편 때문에...고민이에용 6 ㅠㅠ 2006/07/24 1,045
313665 유네스코을 통해서 9 아들둘 2006/07/24 424
313664 요금결재 1 LG 텔레컴.. 2006/07/24 178
313663 올해 안에 20키로 뺄수있을까요? 8 .... 2006/07/24 1,166
313662 저희 엄마는 계모입니다.... 8 토마토 2006/07/24 2,256
313661 쌀벌레난 쌀 먹어도 되나? 6 2006/07/24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