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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반짝이를 아세요?
졸업 막바지에 접어들어
IMF가 터지면서 우리 연배들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공부가] 되던 안되던 딱히 할 일도 없었던 우리는 맨날 도서관에서 살았었죠.
그 때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반짝이"들!!!
오랫만에 전화로 "반짝이" 용어 이전에 사용했던 용어를 묻는 친구의 어이없는(^^) 전화를 받으며
내 머릿속으로도 숱한 나의 반짝이들이 지나갑니다.
예닐곱명 정도 되었던 듯 한데, 너댓명 기억이 나네요.
쑤시고 들면 너무 뻔하게 존재를 알 수 있었겠지만
일부러 모른척 조금더 신비감을 더해주기 위해 신상을 덮어줄 줄 아는 센스도 발휘했는데.
그 때로 돌아가면 도서관 자리만 차지하고 있지않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의 내 위치를 조금더 다르게 옮겨놓고 싶은데.
아쉬움도 많고 추억도 많은 시절이었네요.
중도 1실, 2실의 나의 반짝이들은 모두 대성해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겠죠^^
아래는 반짝이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얘기해주는 명문이라고 합니다.
모대학 국문과 00학번 김미향씨의 글이라네요.
아래 글을 보니 제가 적은 "나만의 반짝이"라는 말은 나름 모순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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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반짝이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군요.
불현듯 머릿 속을 스치는 수많은 남자들....
나를 거쳐간 수많은 남자들.
반.짝.이.
내가 버린 그이들.......
저는 지난 4년간
반짝이 포착에서 포기까지
수십 번의 임상실험 결과
가장 비효과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반짝이 탐구 모형을 도출해냈습니다.
이 글은 이 모형을 도출해내기까지
저의 반짝이에 대한 연구를 통시적으로 고찰하여
반짝이학에 입문한 동학들을 위한
개론서의 성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깊이있는 각론은 차후에 또 잠이 안 올 때 다루도록 하지요.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채
연애학의 주변학문으로만 맴돌고 있는
반짝이학이 제 위상을 찾아
연애학의 중심 영역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씁니다.
오늘은 자게에 술도 안 먹고 글을 씁니다.
그리고 존댓말로 씁니다. ^^**
1. 반짝이의 생성
반짝이는 언제 어느때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나타납니다.
거의 도서관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나
길가다가, 매점에서, 강의실에서도 많이 생깁니다.
저의 대부분 반짝이는 구도였습니다.
교양 수업을 들은 지가 꽤 된 관계로
수업시간에 반짝이를 만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이한 케이스로는
썬플라워레스토랑같은 학교 앞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필이 꽂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 반짝이 신원 파악
역시 고전적이나
그의 책에 쓰여진 학번, 학과를 통해 신원을 파악합니다.
부득이 이러한 단서를 남기지 않는 깔끔한 분이시라면
무슨 책을 보고 있는가에 따라 신원조회도 가능합니다.
실례로 플루드 미케닉스 라는 책을 보는 그를 사모하였을 때
수 많은 유체역학 책 중에서
저 출판사의 저 표지의 책을 보는 자는 과연 어떠한 사람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학번에 따라 책이 개정되었다던가 하는 것때문에 다를 수도 있고,
같은 과목이라고 해도 개설 학과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하여간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여기저기 쑤셔본 결과 무슨과이고 몇 학번이고 몇 분반인 것까지 알아낸 경우도 있습니다.
분반은 시험기간을 추적한 결과 알았지요.
단, 빌린 책이라던가, 물려받은 책인 경우.....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평생 자기 빤짝이 김철수를 박영호로 알고 살아가는 비극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거저 먹는 경우도 있으니
반짝이 곁을 맴돌다 보면
그가 무심결에 자신의 신원을 밝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그의 대화를 엿들으면 됩니다.
들리는 걸 어떡하겠습니까. 지 입에서 나온 것이니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이름은 어떻게 알게되는가?
친구들이 그의 이름을 부를 때 잘 들으면 됩니다.
3. 반짝이의 라이프 스타일 파악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할 정도로
그와 동일한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을 때 가능합니다.
가장 성공률이 높을 경우가 시험기간이죠.
약 1주일 간 집중적으로 함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시험이라는 특이한 상황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이니
시험기간만 지나만 파악해뒀던 정보들은 다 헛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반짝이의 완벽한 라이프 스타일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파악했다면 반짝이가 아니라 스토커 변태겠지요.
다만, 자신과 자주 마주치는 시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추측만 할 뿐입니다.
4. 반짝이 공개와 공유
이렇게 대강 어떤 사람인지 알아 놓은 후
혼자만 좋아라고 변태겉이 침 흘리며 쳐다보지 말고
친구들과 우정을 생각하여 반짝이를 공유 합니다.
사람 눈이 거기서 거기인 관계로
갑녀 : 야, 내 자리에서 11시 방향 봤나?
을녀 : 아~~~ 그 안경?
병녀 : 내 앞에 옆에 옆에 옆에 그 대각선에 남자 봐봐
정녀 : 어? 저 남자 을녀의 반짝인데~
갑녀 : 야~ 저 사람 내가 찍었다.
을녀 : 이야, 좋네, 나도 하자!
이런 상황이 펼쳐집니다.
한마디로 내 반짝이는 오직 나만의 그이라는 착각은 진짜 착각이라는 것이죠.
같은 시간 한 남자만 쳐다보며 실실 쪼깨고 있는 여자가 한 둘이 아닐 거라는 사실.
보편적인 취향을 가진 보편적인 20대 여성의 취향은 거기서 거기, 그 편차가 심하지 않습니다.
물론, 가끔 반짝이를 자랑스레 공개했다가
"눈 파라" "학교를 고마 다니지...." 예외도 있습니다. ㅜㅜ
5. 반짝이의 배신
반짝이의 배신이라고 하기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몰랐던 반짝이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죠.
이런 경우 앞 장에서 설명한 반짝이 공유시스템으로 인해
갑녀 : 야, 나 아까 그 남방 여자랑 가는 거 봤다.
을녀 : 뭣이라...... 우라질....
병녀 : 야, 니 반짝이 내 아는 언니의 친구의 후배의 동생이랑 사귄단다.
정녀 : 쳇, 그래 그 얼굴에 없을리가 있나 ㅡㅡ;
라고 반짝이의 그녀 출현으로 인해 서서히 반짝이의 광도가 희미해집니다.
그리고
갑녀 : 야야야, 저기 니 반짝이 체크남방 지나간다.
을녀 : 어? 저 얼굴이 아닌데... 밖에 나오니깐 생긴게 다르노!
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반짝이를 뽀사시하게 한 번 쓰~윽 봤을 때와 가까이 대
면했을 때 그 차가 심할 경우 그 때 잠시 눈에 티끌이 들어갔다는
시험도구의 오차를 핑계삼아 쓴 웃음을 짓게 됩니다.
6. 반짝이의 효용
말그래로 반짝거리지요.
우울한 청춘에 활력을 주는 레모나 같은 존재입니다.
푸른 산을 보면 눈이 맑아지듯 반짝이를 보면 마음이 맑아집니다.
7. 유의사항
반짝이를 지나치게 자주 쳐다보거나
앞서 언급한 공유시스템에 자주 노출시키는 경우
그가 미련 곰팅이가 아닌 이상 100% 반짝이에게 들킵니다.
그 후, 반짝이가 자신을 지나칠 때 급격히 보폭을 줄인다거나
한 번 쓱~ 의혹의 눈길을 던진다면
과감하게 반짝이 리스트에서 삭제를 권합니다.
계속하다가 부끄러운 일을 당합니다.
그리고 딴에 머리 쓴다고
딴 곳을 가리키거나 쳐다보게 되면
아무 상관없는 학우가 오해합니다.
이런 미안한 경우가 없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자신을 제 반짝이로 오해하고 있을 학우가 대여섯 됩니다.
어릴 때 스킬을 완전히 익히지 못할 때의 실수입니다.
타인의 반짝이가 너무 좋아도
겉으로 좋은 티 내면 안 됩니다.
사람 성질이 이상해서 경쟁자가 있으면 더 불이 붙습니다.
절대 안 줍니다.
그럴 땐 은근히 깍아내리면서 남이 버리길 기다렸다가
재빨리 취하는 게 왓따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반짝이에 너그러운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사사껀껀 남의 안목을 폄하하면
자신도 똑같은 꼴을 당합니다.
실제로 저 역시,
"은가이 지가 눈높은 줄 알제?"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짝이에게 그녀가 있다면
과감히 물러나야 합니다.
계속 눈에서 번쩍거리게 놔두면
가슴만 아플뿐이죠.
"그래, 니는 우짜노, 여자 있어서 탈락이다!"
라고 과감히 리스트 정리를 하셔야 합니다.
리스트의 새로고침은 매일하는 것을 권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펴본 반짝이의 전반적인 사항은
오로지 100% 망구 반짝이인 경우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이 실험은 제가 알고 있는 국x과 여학우에 한정한 것이라
반짝이에서 사랑으로 발전한 케이스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반짝이를 사랑으로 만드는 주제에 관한 연구는
다른 글을 참조하십시오.
마무리하며
본고는 오로지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제 경험에 의한
망구 제 이야기임을 알려드리며
예에 등장한 갑녀, 을녀, 병녀, 정녀는 절대 제 친구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반짝이학이 태동하는 시기인 관계로
'과연, 반짝이를 어찌하리오'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문제제기에만 그친 점,
후속 연구는 후학들의 몫으로 남겨두게 된 점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끝
1. .
'06.5.30 5:39 PM (203.229.xxx.225)첨들어보는 용어네요.
근데 예전 추억이 새록새록..^^2. 호호
'06.5.30 5:48 PM (222.107.xxx.116)진짜 오랜만에 듣는 용어네요,,저희땐 고등학교때 썼던거 같은데,, 대상은 당연히,, 선생님이죠,,
대학가선,,도서관에 있는 사람들 중에 딱히 중도, 구도 다 합쳐도 별루없었구요,,그나마 중도가 나았던거 같네요,, 예비역들이 주로 많았고, 저도 딱 한명 있었는데,, 세피아 몰고 다니던 회계학과 남학생, 진짜 얼굴 훤하고,, 류시원 처럼 생긴 얼굴에 키도 크고,, ㅋㅋㅋ 옛날 생각 나네요,,,그때가 좋았지,,3. ㅎㅎ
'06.5.30 5:54 PM (211.226.xxx.68)조심하세요 거기서 이상한 짓 하는 애들도 많다고 해요
4. 에휴
'06.5.30 6:00 PM (59.187.xxx.38)여대 나왔슈.....
공유 시스템 가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세계에 살았으니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참, 서른두살 옥스포드 출신 법과 새로운 강사가 반짝이 였다는 생각이 불현듯 났습니다.
아쉽게도 어찌나 다리가 긴지 쏜살같이 걸읍디다.
요새 유행하고 그 땐 아무도 안입었던 위아래 줄무늬 연회색 양복 입은 뒷모습 죽어라 쫒아가는데,
강의동 옮기기도 턱없이 시간 모자란 판에 반짝이 강사는 도서관으로 그만 쏙 들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5. 아아...
'06.5.30 6:14 PM (222.101.xxx.56)아아...지난아픈기억이..........그반짝이가 아주 백만분의 일의 경우로 같은초,중,고를 나오고 현재 같은 대학교를 다니고있다는 걸 알아낸순간의 느낌을 아시나요......................그것땀시 2년을 허비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좋은추억이지만....
6. ㅠ.ㅠ
'06.5.30 7:43 PM (221.138.xxx.220)대학 안 다녀 본 나는 패쑤~.
7. ㅋㅋㅋ
'06.5.30 8:00 PM (58.120.xxx.134)반짝이라는 말은 여기서 첨들어보네요..
제 남동생이 이유는 모르겠으나 대학교때 나름 반짝이 였나봐요
언젠가 동생 서랍을 여니 캔커피며 꼬마병쥬스 초코렛 사탕 등등이 수북하더라구요
하도 가지각색이라 뭐냐 물으니 저더러 먹구 싶으면 먹으래요..
자꾸 물어도 실실 웃으며 안가르쳐주더라구요
며칠후 뭘찾다보니 딱지편지가 또 한무더기..
읽어보니 뭐 소녀풍의 유치한 쪽지편지
오빠는 절 모르시겠지만 어쩌구저쩌구 하는
그제서야 얘기해주더군요
화장실 갔다오면 음료수나 초코렛 사탕이런거랑 쪽지들이 놓여잇다구
몇개는 먹구 몇개는 남주고 그래도 남아서 집에 한두개 갔다 놨더니 저만큼 쌓엿다구...
전 깜작 놀랐어요..너 약뿌리고 다니냐???
나로선 정말 이해불가상황이다 그랬어요 ㅎㅎㅎ8. 흐흐
'06.5.30 8:10 PM (222.234.xxx.104)반짝이 하니 s대 다니던 남친하던말
방학만 하면 도서관에 너무 예쁜 여자들이 넘쳐나는데
개학만 하면 어디로 갔는지 안보인다.
(여대생들이 남친따라 도서관을 점령했었나 봄니다^^)9. 잠오나공주
'06.5.31 10:45 AM (59.5.xxx.85)ㅋㅋ 저도 반짝이란 말은 첨 들었어요..
저도 여대출신이라... ㅠ.ㅠ
고딩때 우리는 버스맨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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