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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시신기증서약을 하신 분 계신가요. 심란합니다.

.... 조회수 : 985
작성일 : 2006-05-22 22:50:44
저희는 기독교집안이구요. 엄마 아빠는 열심히 다니시고 저는 요즘은 안다니지만 세례교인입니다.
아들은 없고 딸들만 있는데 제가 장녀에요. 동생들은 전부 결혼을 했습니다.
환갑이 넘으셨으니 이제는 포기하셨겠거니 했는데 아직도 우리 부모님은 아들타령을 하십니다.
물론 제사는 지내지 않지만 심리적인 공허함같은게 있으신가봐요.
최근에 당신들이 돌아가실때를 대비해서 이야기를 나누셨나봅니다.
우리는 따로 선산이 있는 것도 아니니 죽으면 화장해서 깨끗하게 정리할란다 말씀하시더군요.
얼마전엔 교회 어느분이 모 대학병원에 시신기증을 하셨다면서 무슨 접수카드같은것을 보여주시더래요.
죽어서도 자식들한테 뒤치닥거리 안하게 하고 병원에서 다 처리해주고
장례식까지 치뤄준다면서 깔끔하게 생을 마감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나요.
아버지께서는 뭐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시면서 그분에게서 연락처를 받아서
대학병원에 신청을 하셨나봅니다.  안내서를 보내달라구요.
저희집이 무척 가난합니다. 부모님께서는 학교를 다니시지 못하셨고
환갑이 넘도록 막노동으로 저희 자매들을 키우셨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례식 비용도 병원에서 다 해결해주고 여러가지로
경제적 도움이 되는 일이 많다면서 아버지는 시신기증서약에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십니다.
시신기증... 물론 좋은 일이지요.  의학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수도 있고..
또 장기 기증으로 또다른 생명을 살릴수도 있구요.
그런데... 그런데말입니다.  아직 한번도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아버지께서 자식들한테 폐가 되기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갑자기 제 앞에 이런 무거운 주제를 던져주시니... 저는 찬성을 못하겠더란말입니다.
안내서가 왔는데 자식들이 동의를 해야 유효하더군요.
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제 기억엔 예비군복을 입고 훈련을 다녀오시던
건장한 30대 시절의 아버지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있는데
내일모레면 칠순이 되어 이제 사후를 대비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존재가...
왜이렇게 목이 메이고 가슴이 아려오는지...
깊고도 아득한 밤입니다.
IP : 61.106.xxx.19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5.22 10:56 PM (210.0.xxx.192)

    뭐라고 할말이 안떠 오르네요
    다만 님이 참 효녀라고 복 받으실꺼라고 그렇게 한마디라도 쓰고 싶었어요...

  • 2. 훌륭하심
    '06.5.22 11:03 PM (58.238.xxx.123)

    너무 속 상하지 마세요~~~
    형편보다도 사후 더 빛나는 일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시신기증하려는 마음에서 항상 생활해 오고 있어서 그 분들의 마음 어느정도 이해갑니다 ..
    저 아직 4학년인데요..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인데 ,좋은일하고 의학발전에 기여하면 더 좋은일 아닐까요?

  • 3. ㅠ.ㅠ
    '06.5.22 11:07 PM (219.251.xxx.92)

    저도 똑같습니다.
    부모님이 갑자기 그 증서를 보여주며 서명해달라는데..
    가슴이 턱 막히고 무조건 화가 나고 ...그래서 서명 안했지만...
    감정적인 결정이죠.

    만일 다른 사람이 그런 결정했다고하면 훌륭한 분이라고 했을텐데...
    얼마전 유명하신 의학박사님이 타개하시면서 시신을 기증하셨어요.
    한참동안 (과정)을 거친후 마침내 돌아온 부친의 남은 시신을 장례치루는
    자식들 모습 보면서 훌륭하다 했는데
    전 그 정도로 대단하지는 못한가봅니다....

  • 4. 윤서맘
    '06.5.22 11:16 PM (221.140.xxx.171)

    저의 시할머니와 그외 주변분들이 신청하셨습니다.
    시할머니 신청할때 큰고모님과 저의신랑(시할아버지와 저의 아버님은 타계)
    이 사인을 하였더라구요.. 큰고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근데 어른이 하겠다고
    하니 어쩔수없이 사인을 하더라구요.. 저의 친정은 유교집안이라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데
    할머니가 교회를 다니고 또 깨여있는 분이니 그런 생각을 하시더군요..
    지금은 사후에 다시 고민해도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 5. ..
    '06.5.23 8:47 AM (220.93.xxx.171)

    저 주위에 아는분이요
    사실 이런글 올리면 의학계에서는 기분나빠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실제로 대학에서 시신해부하는걸 보셨답니다
    시체가 너무 귀하기 때문에 시체가 한번들어오면 의과대생부터 시작해서 간호사 병원챠트 관리자 까지
    시신을 다번갈아가며 시체를 보는데 본인이 실제로 그과정을 봐서 그런지 왠만하면 시신기증은 말리고 싶다고 하면서 자세한 얘기는 않더라구요

  • 6.
    '06.5.23 9:20 AM (210.110.xxx.175)

    글쎄요..
    저라면 그렇게 시신이 귀하다는 걸 몸소 느끼셨다면 되려 권하게 될 것 같은데..

  • 7. 얼마전
    '06.5.23 9:50 AM (125.246.xxx.254)

    아는 분이 돌아가셨는데요.
    그분도 시신기증을 하신 상태였습니다.
    전 시신기증이라는게 일단 마지막에 유해는 화장해서라도 가족들에게 주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더군요. 윗분 말씀대로 마지막 한 조각(표현이 않 좋은데)까지 다 사용하고 처리까지 병원에서 다 한답니다.

    참 쉽지 않겠더라구요. 결론은....
    본인이 했어도 사후에 가족이 못하겠다 하면 끝이더군요.
    다만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뜻에서 각막만 기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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