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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현재 모습

속상해 조회수 : 2,423
작성일 : 2006-05-01 19:26:14

제 친구는 정말 똑똑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당시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나름대로 저희 친정 도시 인근에서 수재들만
들어간다고 하는 지방 명문 여고에서 날리던  성적에다가 .. 3년 내내 반장에다가..
수학인가..영어경시대회인가..에 학교대표로 나가 도청소재지에서 열린 중앙대회에서
일등을 해서 전교생 앞에서 교장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던..

하여간 엄청 똑똑했습니다.. 심성도 좋아 인기도 많았고요
서울 명문 모대학에 단과대 수석으로 입학하여 2년인가? 3년인가 등록금도 면제 받았다는..
항상 제 친구인게 자랑스러웠지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빛나는 성공을 할 것 같았는데..


현재모습은..

대학졸업후 향우회에서 만나 사귀던 선배(샐러리맨)하고 바로 결혼..
아이 낳고 잠깐 향학열이 되살아나 야간대학원에 입학하였으나..둘째 가지는 바람에
졸업 못함..
사실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대학원 다닌다고 쪼아댄 시어머님 땜에 중도포기가 맞겠죠
(남편은 대졸인데.. 월급으로 마누라가 대학원 다닌다고 엄청 쪼아댔다고함)

지금은 나이 서른 아홉에.. 아이 둘 딸린 평범한 동네 아짐..
주말에 그집에 놀러가는데 집앞 길에서 마침 만났어요
흐트러진 머리에.. 맨얼굴.. 친구 놀러오는데 냉장고에 과일이 없다고
집앞 수퍼에서 사과를 몇알 검은 비닐봉투에 넣어 저에게 달려오는 모습..
화장대를 보니 변변한 색조화장품 하나 없고..


오늘 내내 친구의 모습이 아른거리네요.. 마음이 아프고..
다음주에 그 친구 생일인데..
IP : 210.95.xxx.19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5.1 7:40 PM (125.129.xxx.91)

    지금 우리들의 모습같네요^^
    살림하고 살다보면 자기자신 꾸미는건 정말 시간이 없단 말이 맞는거 같아요
    애들뒤치닥거리하고 집안일하다보면 하루가 후딱 가서리..
    담주에 친구생일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2. 가슴이 아프네요.
    '06.5.1 7:44 PM (211.210.xxx.136)

    그 모습.
    곧 내 모습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행복은 변변한 색조 화장과 대학원 학벌,과일로 꽉 찬 냉장고에 있진 않잖아요.

    저도 그런 기억 있어요.
    여고 수석 졸업.
    장학퀴즈 월장원.
    명문 S대 입학.
    허나 가난한 집안 남자와 결혼해 그것도 졸업하자마자....
    지하방에 살고 있었더랬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아이 둘 딸려도 돈 벌어가면서 대학원 마치고 재작년에 교수가 되었어요.
    늘 제게 자랑처럼 빛나던 친구.
    뭐 교수가 되어서 그렇다는 게 아니구요.
    어려워도 힘들어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자의 승리랄까...
    친구들 모두 박수 쳐 주고 그런 아이가 우리 친구란게 자랑스럽다고 우리 모두 그랬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
    친구분도 여유가 생기면 그 시절의 총기와 열정을 찾을 거예요.
    그 친구분께 좋은 화장품 하나와 꽃다발 하나 안겨 주심이 어떨까요.

  • 3. 그친구가
    '06.5.1 8:13 PM (125.181.xxx.221)

    남자였었더라도..그리 돼 있었을까요?
    그게 행복이라면서..스스로..안주해버린건 아니고요?
    그 친구분의 스케일이 그정도밖에 안되는거였나보죠..안타깝지만...
    역시 자게에서 어떤분이 하신말씀이 팍 와 닿는군요.
    공부잘하는여자..이쁜여자한테 못당하고..이쁜여자 팔자좋은여자 한테 못당한다는...
    여자는..
    공부 잘해봤자라는...
    남자에 의해서 좌지우지..휘둘릴뿐...

  • 4. ..
    '06.5.1 9:50 PM (202.136.xxx.106)

    언젠가 신문 칼럼에서 본 글이 생각납니다
    학창 시절 똑똑하다는 여학생들...
    졸업하고는 어떻게 그렇게 부족한 남자에 끌려서 결혼이라고 하고는 사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유명한 여교수가 쓴 글을 보고 왜 똑똑한 여자들이 이성관계에는 그렇게 단순한지....
    저도 이해불가입니다

  • 5. 제 친구도
    '06.5.1 10:42 PM (200.63.xxx.51)

    그리 날리던 학창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늦게 결혼해 어린아이 델고 호된시집살이속에서 삐쩍마른 모습으로...

    공부못했던 저는 아이들 이제 다 키우고 적당히 기반잡혀...여행도 다니니...그 친구 제가 부럽다고 하내요..

    공부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6. 참... 참.. 참
    '06.5.2 12:18 AM (211.176.xxx.138)

    머.. 다는 아니겠지만.. 제가 본.. 주위의.. 상황은...
    공부잘하는 애들이.. 결혼상대는.. 주로 잘 못고르는 것 같아요.. 자아가 강할수록.. 시원치 않은 남자한테 걸릴 공산이 커요.. 아마도.. 내가 잘해서.. 모든걸 이겨낼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인것 같은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스타일리쉬하고... 공부하고 담쌓고.. 연애 잘하던 애들이.. 대치동.. 에서.. 소위 좋은물에서.. 놀구 있더라구여...
    어떻게 보면.. 공평한건가요???

  • 7. ....
    '06.5.2 7:02 AM (221.151.xxx.93)

    그러나... 인생 다 산거 아니잖습니까..^^
    윗분들 말씀 다 맞아요.. 하지만 결국 공부잘했던 사람들은 그 만큼의 몫을 하게 되어 있어요
    지금 친구분 모습에 속상하시겠어요.. 하지만 펑퍼짐한 몸을망정 10년 20년 후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잘나가는 물좋은 곳에 있다는 여인네들도 10년 후에 어떨지는 모르고요.
    제 윗집 딸, 허구헌날 꾸미고 나이트클럽에서 남자 심리만 꿰차더니 정말 결혼 잘 했어요. 돈많고 빵빵한
    집에요. 5년 지난 지금.. 아이 하나 딸리고 이혼했어요. 두 번째 남자와 재혼이야기 오가고 있지만..
    남자가 여자를 대단히 우습게 압니다. 다는 그렇지 않겠지만.. 그래도 사는 건 정말 모를 일이에요..

  • 8. 글쎄
    '06.5.2 9:46 AM (61.85.xxx.192)

    그냥 보통 평범한 주부의 모습 같은데요.
    원글님 아직 결혼 안하셨나요? 너무 이상적인 결혼생활은 기대하시는 거 같아서요.

  • 9. 제시
    '06.5.2 10:54 AM (207.46.xxx.74)

    제 친구도 S대에 미국 명문대 석사하고 왔지만 현재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건 가족의 행복과 아이들 교육인것 같아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틀리니 그냥 그러려니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대신에 엄마가 아이들 공부도 봐주고 좋은 시간 같이 보내줄 수 있잖아요.
    또한, 아이들 키울때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미래 직업관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저도 대학 졸업할때까지 뭘 해야 좋을 지 잘 몰랐으며, 그런거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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