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요 밑의 어떤 님의 글을 읽다가
생각나서 저의 경험담을 올릴까 해요.
얼마전 남편이 퇴근길에 전화가 왔어요.
약간 쑥스러운 웃음을 날리면서
지금 뭐하냐, 애들은 오늘 잘 놀았냐하며
갑자기 집 근황을 상세히 묻더니
집에 비디오 잘 나오냐고 묻더라구요.
(얼마전 고장난다고 이야기 한 적 있음)
비디오 고쳤다고 했더니
상태 한번 확인하고
애들 일찍 재울 준비하라네요.
왜냐고 물었더니
오다가 변두리 길가에서
차량 세워놓고 불법 비디오 테잎 파는 곳에
들러서 아주 재밌는 (?)테잎 석장에 만원이라는
파격가에 구입해서 간다고
아저씨가 정말 재밌다고 추천한 거 샀다고
자랑을 하며 실실 웃었어요.
정말 싱겁다고, 그렇게 할 일 없으면
일찍 와서 애나 보라고 큰소리쳤지만
갑자기 그런 테잎을 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왠지 보고 싶은 충동감이 팍팍 일어나더라구요.
드디어 남편 도착하고
저녁 먹고
아이들 재우느라 한바탕 소동이 일고
테잎 볼 만반의 준비 갖추고
둘이 쳐다보며 실실 웃고.
하여튼 여타의 과정 거치고
테잎을 넣었습니다.
(제목은 환상적임).
남편이 계속 저보고
보고 싶으면 보고싶다고 하지
볼거면서 괜히 성질 낸다고
놀리는 거 감수하고
재생 버튼 눌렀는데
이상하게 공테잎만 돌아가는 겁니다.
어, 이상하다
처음부분이 녹화가 안 됐나 싶어
빨리 감기 돌리고 했는데도
계속 화면은 안 나오네요.
당황한 남편
그럴 리 없다며 다른 테잎 갈아 끼우고
돌려도 똑같은 상황.
3개를 다 확인해봐도 그냥 공테잎이네요.
그 허탈함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남편 심하게 좌절하고
아저씨 찾으러 간다고
지금가면 만날 수 있을거라고
가서 따지고 환불 받는다고
길길이 뛰는 거
누가 생각해도 웃기는 상황이라고
가서 뭐라고 이야기할 거냐며
주저앉히고 보니
웃음이 막 나는겁니다.
테잎 보겠다고 사오는 사람이나
그걸 속이고 빈 테잎 파는 아저씨나
거기에 동조해서 분위기 조정하는 나나
셋 다 공범자 아닌가요?
그날 하늘이 내려앉는 허탈감은
아직도 못 올리고 있답니다. 어이구...
추신: 혹 이상한 이야기했다고 화내지 마시고
그냥 웃고 넘어가 주세요.
계속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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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테잎 구입기..
잘못된 선택 조회수 : 364
작성일 : 2005-12-29 08:33:43
IP : 218.54.xxx.19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5.12.29 9:15 AM (221.164.xxx.95)ㅎㅎㅎㅎ 기대가 무너지고~열 받아 찾아나선 남편분은 ..어찌 되었는지요? 후기를 부탁해요~그 뻥친 아찌 붙잡아 무릎 꿇고 싹싹~~빌게 만들었는지..??? 그 날밤 두분이서 우아하게 손목만 잡고 잘 주무셨는징ㅎㅎㅎ 후기를..
2. @@
'05.12.29 9:29 AM (222.101.xxx.119)푸 ㅎㅎㅎ
3. 하하..
'05.12.29 10:47 AM (219.133.xxx.240)저도 후기궁금...그래도 ..손만잡고 주무시지는 안했을것 같은..흐흐...
4. 원글이
'05.12.29 4:01 PM (211.215.xxx.47)어쩌지요? 후기 적을 게 없는데요.
준비과정에 너무 힘썼더니 피곤하여 그냥...
무엇이든
과정이 너무 복잡하면 결과는 좋지 않답니다.
제가 이번일로 얻은 경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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