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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 제사도 못가보고....
이번은 도대체 시간이 안되는 겁니다. 제 일이 워낙 늦게 끝나는 데다가, 대신 맡길 사람도 없고 주초도 주말도 아닌 수요일에 턱 걸려서.... 물론 어떻게든 갈려고 했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갈 수 있었을텐데, 이 몹쓸년의 딸이 그냥 어영부영 '엄마 제사 때문에 내가 눈치보는 거 엄마도 원치 않겠지 모...'이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갖다 붙이면서,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친정에 못가서 섭섭하다고 전화하니 아빠도, 올케들도 "못오는 아가씨 마음은 오죽하겠어요.'하면서 절 위로해 줍니다.
어제 밤 10시 넘어 집에 오니, 남편은 아직 귀가전이더군요. 허기는 지는데 먹지도 않고, 씻지도 않고 옷만 허물 벗듯이 갈아 입은 후 방으로 들어와 TV앞에 앉았습니다. 근 한시간을 멍하니 앉아있었나 봅니다. 왜 그랬을까요? 남편이 왔는데도 보통같으면 한달음에 나갔을텐데, 어제는 고개도 안 돌리고 '왔어?'..뭐라고 묻는데도 건성건성 응.,.응... 남편때문에 못간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닌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TV앞에서 그러고 앉아있었습니다. 남편도 보통 때 같으면 시비걸만도 한데, 그냥 거실로 나가더군요.
그러기를 또 한참...갑자기 부시럭 부시럭 하더니 남편이 잠깐만 나와보랍니다. 역시 고개도 안 돌리고
'나 그냥 있을래..' , 자기를 보랍니다. 그 밤에 양복바지에 남방으로 갈아입고 있더라구요. 그 와중에 저는 어이없게 '이 사람이 또 내일 뭐 입고 갈건지 봐달라는 거 아냐?'하고 어이없어질려 하던 차
'우리 못 가는 대신 장모님한테 술이나 한 잔 올리자... 뭐 음식 놀 거 없지?'
거실에 나가보니 상도 펴놓고, 상위에 덜렁 소주잔 하나, 시누가 준 매실주 한 병이 상 옆에 있더군요.
냉장고도 들여다봤나본데, 당췌 올릴만 한게 있어야지요... 결국 베란다쪽으로 상 펴고 소주잔 하나 달랑 놓고 절 올렸습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말끔히 차려입은 남편이 먼저 술을 올리고, 나중에 저의 무릎나온 바지와 맨발을 보니 창피하고 고맙고...절을 하고 나서 펑펑 우는 저를 안아주는데, 10년 산 남편앞에서 뭐가 부끄럽고 민망한지 눈을 못맞추겠더라구요. 뭔가 들켜버린 기분이랄까...맘속으로는 괜찮아, 못갈수도 있지뭐..논다고 안 가는 것도 아닌데..하고 위로하고 있었지만, 그 마음 더 깊은 곳에선 너무너무 섭섭하고 서러웠나 봅니다. 아직까지도 엄마 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고이는 저를 놀리면서도, 많이 생각해주고 있었나봐요.
너무 울어서 아직도 눈이 퉁퉁 부어있네요. 내년에는 꼭 가야지 하고 2006달력을 찾아봤더니, 내년에는 화요일이네요. 약간 답답해집니다.
엄마, 보고싶어요.
1. -_-
'05.10.20 4:08 PM (163.152.xxx.45)그래도 남편분 맘이 깊네요.
위로드려요.2. 새댁 냥
'05.10.20 4:10 PM (58.239.xxx.247)4년이 지나도 잊어지지 않는거겠죠,, ,,,, 왜 이렇게 놔두고 도망가듯 훌쩍 사라져 버리신 엄마가 무지무지 원망스럽네요,, 님 글 읽는 와중에 눈물이 핑 도네요,,,ㅠ,ㅜ
님 남편분 마음 써주시는게 너무너무 따뜻하시네요,,,
에잇.. 님 글 읽고,, 괜히 심란하이.. 눈물나요,, 잉잉..ㅠ.ㅜ3. ^^
'05.10.20 4:12 PM (220.122.xxx.14)제가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남편분 너무 멋지십니다.
그마음 변합없이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사세요.
그것이 친정어머니께서도 바라시던바 일테니까요.^^4. ..*^^*
'05.10.20 4:16 PM (221.164.xxx.178)저도 눈물이...이 넘의 주책은 가을이라서...그 남편분 오늘밤에는 찐한 뽀뽀라도..너무 착하시네요.울집 멋대가리 없는아저씨 다시 생각하게 만드네요.너무 마음 아파마세요.어머니께서 그 맘 다 헤아려주실거예요.
5. ㅠㅠ
'05.10.20 4:18 PM (202.30.xxx.132)울었잖아요..
남편분 정말 멋있으시네요..
남편분한테 오늘은 잘해주세용~
그리고 항상 행복하세요..6. ^^;;
'05.10.20 4:27 PM (218.237.xxx.101)님의 글을 읽고 나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한편으로 참 좋은 남편 만나신것 같아 부럽고요
이글 읽으신 회원님들 어여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통 합시다^^7. ....
'05.10.20 4:35 PM (203.122.xxx.91)친정아버지...저 결혼하고 일년뒤 돌아가셨네요....제가 결혼한지 올해가 21년째지만...나도 님글 보니깐 눈물 나네요..아버지 생각도 나구...올해 저도 못갔네요...제 딸땜시요 그러고 보니깐...돌아가신 아버지보다 딸이 먼저네요..딸이 먼곳에서 공부를 하는 중이라서요...슬퍼지네요 ㅠㅠㅠ
8. ㅜㅜ
'05.10.20 4:36 PM (210.223.xxx.181)저도 눈물이 그렁그렁..
님의 글 덕분에 제 맘이 훈훈함으로 가득하네요..
넘넘 멋지신 남편분이랑 늘 행복하세요..^^9. ㅜㅜ
'05.10.20 4:43 PM (211.220.xxx.41)저두 눈물이..
남편분 마음 씀씀이가 정말 짱이네여^^
아~~저두 엄마한테 전화 해야겠네여10. ㅜ.ㅜ
'05.10.20 5:18 PM (58.230.xxx.74)정말 맘이 짠합니다...남편분 맘 씀씀이가 너무 깊네요~~~~^^
11. 멋지네요
'05.10.20 5:37 PM (218.154.xxx.161)남편분..너무 멋지고 따듯한 분이네요...
12. 지나다
'05.10.20 5:48 PM (211.212.xxx.185)저두 울었네요...
못가는 그맘 헤아려 주는 남편분 멋져요
내년에는 꼭 다녀오세요13. 눈물
'05.10.20 6:34 PM (220.125.xxx.247)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남편분 마음이 넘 예쁘네요~~14. ㅜ.ㅜ
'05.10.20 7:41 PM (211.205.xxx.252)눈물이 ... 나네요...
제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마음이 이토록 슬픔에 젖어 있는데...15. 저도
'05.10.20 8:25 PM (220.93.xxx.129)목이 매이네요
남편분 참 좋은분이시네요
제사엔 비록 못갔지만 집에서나마 그렇게 절 올릴수 있다는게...
마음씀이 참 따뜻하고 고마운사람이에요
그런 속깊은 남자 흔지 않은데....16. 남편님..
'05.10.20 9:51 PM (61.80.xxx.249)따뜻한 마음이 고맙네요.
눈물이 돌았어요. ㅎㅎ
두분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사실거 같아요. ^^17. 따뜻한 마음
'05.10.21 7:32 AM (131.191.xxx.107)에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남의 남편이지만 한번 얼릉 안아주고 싶네요.(헤헤 죄송...)
저희 남편도 올해 여름 친정 부모님이 세달동안 함께 계시다 가시는 공항에서 저만큼 펑펑 울대요. 집에 돌아와선 밤마다 장인 보고 싶다고 괜히 조용한 밤에 막 불러보기도 하고...
우리 남편 잘만났것 맞죠?
친정 어머니가 위에서 우리 딸 정말 신랑 잘 만나 산다고 기뻐하실 거예요.18. 이수미
'05.10.21 10:37 AM (211.114.xxx.114)저두 울었네요
남편님의 속 깊은 행동에 박수를 짝짝짝
힘내시고 내년에 휴가라도 내서 다녀오시고 아이들도 요사히는
담임선생님께 이야기하면 현장학습으로 가능한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