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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1학년을 이제 재웠어요.

나븐엄마 조회수 : 864
작성일 : 2005-09-27 23:39:10
정말 저는 나쁜 엄마인가봅니다.

아이가 명랑,쾌할해서 탈이다 싶을만큼 밝은아이인데.....
노는 걸 참 좋아합니다.

근데 똑똑은 하다고 하는데 제눈엔 너무나 덜렁대고 준비물 잊고 가는건 예사고
옷도 배쑥 나오게 입고....여기저기 오지랖넓게 도와주고..참견하고 다니고....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아요.

첫애라 그런지 자꾸 얌전을 강요하게 되고...바른생활만 강요하는듯 싶어요.

하나에서 열까지 다 잘해야 하고 바르게 해야 하니....
그렇다고 아이가 다 그런건 아니예요.

공부도 아직은 잘따라주고 반에서 엄마들 사이에서도,선생님께서도 누군 똑똑하다 하시고
시험이나 받아쓰기도 곧잘 100점을 받아요.

하지만 받아쓰기를 가끔 촐싹거려서 틀려오는게 보이고요.

영어를 배우는데 원어민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면 한번을 혼자 안합니다.
해라해라해서 하고.....

영어일기 4줄정도 본문을 쓰게 합니다.
거의 샘플을 베겨쓰는 수준이지요.

그리고 리딩책 한페이지.회화쓰기....한영번역6줄 정도?
사실 저도 어렵워...^ ^;;인터넷 찾아보지만 ......

저는 잘하기 보다 얘가 먼저 숙제할께를 기다리는데 한번을 그렇게 안하고....
영어는 재밌는데 제가 보기엔 뺀질거립니다.

숙제 할때 몇번 토닥거리고,제가 소리지르고요.....
그게 화근이 되어 넌 책상정리도 안하냐?
매일 놀기만 하고......여기서 끝내야 하는데 아이가 저희부부말할때 꼭 톡톡 껴듭니다.

뭐 신랑이랑 디즈니랜드 얘기를 하면 엄마 거기 언제가요?
우리둘이 은행 얘기를 하면 어른들은 은행에 왜 가요?
왜 통장이 1개 예요?등등......

사실 저희가 좀 엄하게 키운다고 하는데도 아이가 지나치게 밝고 혼내도 뒤끝이 없어요

아이키우는거 너무 힘들어요.

교과서에 나온다면 그대로 하고 싶은데 ......
부족한 인성 가진 저.......
아이에게 혼내고 소리지르고 싶지 않은데 참 안되네요.

그리고 1절만 해서 혼내야 하는 원칙을 자꾸 깨고....


한가지 혼내다 과거사.오늘아까 잘못한일등등....공부로 혼내다 아이의 생활습관 교우관계까지....

겁주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뭐가될래?등등....
엄마는 이런딸 필요없다....

네가 이러면 엄마는 집을 나가야 겠다.....

쓰고도 제가 참 협박하는 나쁜엄마네요.

지금도 ...친구집에서 놀고 싶다는 애를 갔다와서 숙제하자 하고 놀았더랬어요.
친구들과 엄마들은 시간이 정해져있으니 ....아이 숙제때문에 안간다고 하기엔 좀 그렇더라고요.

실컷 놀았으니 제 생각엔 약속지켜 숙제 좀 해주면 좋으련만,....

저녁먹고는 동생이랑 놀기바쁘고 씻지도 않고.....숙제하라니 그제부터 졸기시작합니다.
그래서 속이 터져 ...구구절절 혼을 내고 했던말 또하고......

저라도 싫을것 같은 잔소리를 왜이렇게 해대는지....솔직히 하는저도 언제 그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말이지 제 입을 제가 막고 싶어요.
부모교육도 받아봐도 그때뿐이고....
아이에게 웃는 다정한 엄마 혼내더라도 1절만 하는 엄마가 되자고 하루에 수백번 다짐해도
아이의 소소한 잘못에 이성을 잃고 마네요.

이렇게 커서 우리 이쁜딸 엇나가면.......저 정말 속상해요.

제 자신이 왜이런지..몰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바른 엄마가 될수있을까요?

아이가 흐느껴 울며 자러 갔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IP : 211.204.xxx.12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경미
    '05.9.27 11:47 PM (221.147.xxx.136)

    님뿐만 아니라 어느 엄마나 다 그런 순간들이 있답니다. 특히 첫아이에게는 가장 많은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에요. 중요한 것은 님이 자책하는 것만큼의 상처를 아이가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아이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한 것이 아닌 이상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아이들은 엄마가 자기를 사랑해서 그런다는 걸 다 알거든요. 미국에서 사춘기의 십대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부모가 야단치지 않고 방관할 때 가장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네요. 뭐든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십대들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야단을 쳐주는 것이 사랑에서 비롯되는 거라는 걸 안다는 거지요.

    제 경우에는 아이에게 한 행동들 중에서 후회스러운 것이 있을 때 아이와 '교환일기'라는 이름의 편지를 교환했어요. 사과도 하고 너무 심하게 화낸 것에 대한 엄마의 반성, 아이가 행동을 고쳐주길 바라는 마음 등을 진정된 마음일 때 써서 전해주니 제법 감동을 하더군요. 철자법 다 틀린 답장을 써오기도 하고요. 결점이나 실수 없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사과하는 부모는 많지 않더라구요. 잘못되었을 때 인정하고 사과할 때 용서해주는 것이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담니다.

  • 2. 햐~~
    '05.9.27 11:56 PM (61.85.xxx.141)

    동경미님 반가워요^^
    그동안 바쁘셨나봐요?
    자주 오셔서 좋은글 남겨주세요^^

  • 3. delight
    '05.9.28 1:22 AM (59.186.xxx.81)

    와~ 저랑 똑 같아요.
    아이 성격마저. 우리 애는 6학년인데 아직도 그런답니다.
    아이가 잘하나봐요. 1학년인데 벌써 일기 쓰고 본문 해석하고. (조금 천천히 하셔도 될 듯 한데요)
    저도 그렇지만 님도 욕심 있으시죠? ㅎㅎ
    학년 올라가 보시면 포기하시는 부분도 있으실꺼예요.
    제 경험으로 너무 울타리안에 가둬 두려고 하니까 자기도 숨좀 쉬고 싶어서 거짓말도 늘더라구요.
    매일매일 줄다리기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애랑

    위 동경미님 말씀이 한줄기 위로가 되는군요.
    교환일기도 괜찮겠어요.
    저는 야단 무지막지하게 치고는 너무 미안해서 (시간이 좀 지난 후)
    그래도 엄마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하면 딸내미도 멋적게 나두 하는데.
    어떨땐 내가 마쳤나하는 때도 있답니다(그럴꺼면 야단이나 치지말지)

  • 4. ....
    '05.9.28 8:33 AM (211.211.xxx.78)

    우리 아이를 보는듯...얼마전 우연히 어떤 프로그램을 보았는데..어릴적 부터 규칙적인 습관이 참 중요 하다고 하더라구요...대충 시간이 되면 아침을 먹고 씻고 먹고 밤에 시간이 되면 자야할 시간이고 등등...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봤더니 어릴적에 우리아이 그리 규칙적이게 못 키운것 같아요,매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 모든것이 미루어지고..초등 3년인데 저도 같은 님과 같은 고민으로 혼내고 씨름하고...

  • 5. 잔소리의 여왕
    '05.9.28 9:34 AM (218.145.xxx.58)

    무거운게 싫어서 얇은 남자용 반지갑 + 동전지갑 씁니다.

  • 6. ...
    '05.9.28 9:48 AM (211.196.xxx.109)

    윗분들 말씀 위로가 되네요, 초딩6 남자앤데 어제도 말하기전에는 책가방도 안챙기고...
    서너 시간을 놀다올 수는 있어도 결코 숙제는 안하드라구요...
    오늘 준비물에 당근이 있어서 손바닥에 볼펜으로 써놨는데...학교가는길에 사갔는지...
    (밤 열한시에 책가방 챙기라고 잔소리하니 그제서야 당근 가져가야되는데...하기에
    뚜껑이 확열려서 그만...마트가서 사줄수도 있겠지만...이전엔 그랬지만...
    그러면 안될거 같아서...)

  • 7. **
    '05.9.28 9:52 AM (220.126.xxx.129)

    이제 1학년인데 욕심이 과하십니다.
    생각해 보면 이제 지구상에 태어난지 만 7년 밖에 안된 아이입니다.
    7년만에 걷는 것 배우고 말배우고 혼자 밥먹는 것 배우고
    화장실 사용법 배우고 이제 학교에 가게 된 거죠.
    당연히 혼자서 잘 챙기기 힘든 나이 입니다.
    아이가 영리하고 똑똑하고 성격도 밝은 것 같은데요.
    아직 공부하는 법, 미리 챙기는 법도 배워야 하거든요.
    해라해라 하지말고, 엄마,아빠가 '---를 하자' 이렇게 말 해 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똑똑한 아이니까 금방 알아차리고
    크면 스스로 하게 되어 있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자책은 하지 마세요.
    아이도 세상에 나온지 7년밖에 안되었지만 님도 엄마된지 7년밖에 안되었잖아요.
    7년동안 한 순간도 똑같은 상황이 아니고 늘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되는데
    님도 한결같이 첨부터 어떻게 잘 할수 있겠어요.
    님도 이제 여덟살 짜리 딸아이 엄마로는 초보인 셈이니까요.
    엄마도 아이도 노력하는 거죠.

  • 8. 우리아이와
    '05.9.28 10:34 AM (211.215.xxx.114)

    저의 몇년전 모습같군요. 지금 많이 후회합니다.
    잔소리, 언어폭력 또는 때리는거...
    이런 것들은 아이가 커질수록, 자기주장이 강해질수록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집니다.
    물론 엄마입장에서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지만
    아이입장에서 이해가 불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해드리고싶은 말씀은 많은데 일단 엄마의 생각을 조금 바꾸어보세요.
    일일이 행동에 제약을 하시기보다는 큰 틀만 정해주시고 거기서 벗어날 때만 주의를 주세요.
    그리고 야단을 치실 때 단호할 필요는 있지만
    평소에는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 믿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있게해주시는게 중요한거같아요.
    엄마가 바른생활선생님같아서는 아이가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거짓말하거나 피할 수도 있거든요.
    아이가 아무리 똑똑하거나 어른스럽다해도 딱 제나이까지만 세상경험을 한것이고
    엄마는 몇십년을 더 경험했으니 엄마의 눈으로는 안타까운게 당연한거지요.
    .
    .
    .
    지금 제 아이 남보기에 괜찮아 보이는데 엄마의 욕심으로 본다면 사랑이 좀 부족한거같아요.

    두서없지만 안타까워 몇자 적어봅니다.

  • 9. !!!
    '05.9.28 11:08 AM (211.204.xxx.112)

    어젯 밤 우리집 풍경이군요...
    우리딸 5학년입니다.
    학습지 선생님께서 "우리애도 크면 ㅇㅇ이처럼 크면 좋겠다"이러셨습니다.
    제가 바로 대답했지요
    "샌님..그러면 속터져 죽습니다..."

    어느 집 애들이건 남들이 보면 좋은점만 보이고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하지만
    내 자식은 부족한거 고치고 싶은거 이런건만 엄마 눈에 보이는가 봅니다.
    엄마들이 많이 노력해야 겠지요..홧팅!!!(저두 오늘부텀 또 꾹 참아볼랍니다.)

  • 10. 아이키우기
    '05.9.28 5:38 PM (220.76.xxx.116)

    아이 키우기...정말 쉽게 생각하면 쉽고 어렵다면 한도 끝도 없는거 같아요.
    엄마 입장에서 안타깝고 짜증나고 느려 터지고 .....한것도
    넓은 테두리 안에서 조금만 넘겨주세요.
    저도 그럴려고 노력중인 한 엄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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