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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에 애기보는 저한테 자꾸 팔자좋다는 친구.

초짜주부 조회수 : 2,176
작성일 : 2005-09-12 21:14:58
대학교 내내 붙어댕기다 사회생활하면서 잘 연락 안하게 된 친구가 있어요.
항상 맘으로는 생각하구 있었는데 몇년만에 절 찾더라구요.

서로 바쁘기도 했고, 전 애기낳으면서 직장관두구 2년가까지 두문불출 집에서 갇혀지내서(?)
생각은 가끔나도 제가 전화먼저 못했거든요.
근데 그친구 정말 열씨미 일해서 직장에서 큰 성공했어요.
너무 자랑스럽고 카리스마 있고 능력있는 친구라 그 자리가 잘 어울린다고 저도 좋아라 했죠.

근데 그 친구 보자구 약속잡는 전화 몇통 할때마다 자꾸 저보구 집에서 애나 키우고 팔자 좋다는 말을
하는거예요.
그냥 오랜만이라 짧은 통화에 별로 할말 생각안나서 그냥 튀어나온거 같기도한데
몇번 들으니 너무너무 짜증나네요.

낼모레 보기로했는데 보기도 싫어져요.
저한테 그런말만 할까봐서.

그 친구한테 그런 큰 자리에 있으니 진짜 힘들겠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런말도 하기두 싫어지네요.

저 요즘 16개월되서 엄청 떼부리는 딸내미랑 하루종일 씨름하거든요.
눈물나게 이쁘고 신비롭고 재미있는 순간들도 있지만
반복적인 ...노동에 가까운 뒤치닥거리는 저를 정말 한숨만 쉬게도해요.
며칠 굉장히 무기력하고 우울하다 막 좀 좋아지려는데

아침에 팔자좋다는 핀잔같은 말한마디 또 들으니 하루종일 기분 또 다운.

생각해보면 부자는 아니지만 돈걱정 크게 안하구 사랑하는 아기 내손으로 재롱보며 키우니
팔자 좋네...싶기도 한데

왜 이리 그말이 싫은지.

그 친구 분명히 낼모레 만나서도 저한테 내내 그런소리 할거같은데
웃으면서 한마디 하고 싶네요.
감정은 안상하되 그렇게 다시는 얘기 안하게요.

근데 뭐라구 해야될까요?
말좀 잘해봤음 좋겠당...에구.



IP : 59.187.xxx.157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9.12 9:19 PM (219.121.xxx.236)

    원글님 룰루 랄라 놀때 그 친구는 고생합니다.
    제가 일찍 결혼해 애 둘 낳고 그랬는데 지금은 상황 역전입니다.
    저는 애둘다 학교 가고 룰루 랄라 친구들은 똥 기저귀 치우고 있습니다.
    나중에 복수 할 기회 옵니다. ㅋㅋㅋ

  • 2. ㅋㅋㅋㅋ
    '05.9.12 9:25 PM (221.139.xxx.238)

    윗님 정말 맞는 말씀인듯.
    그냥 맘 편하게 좋은 말 해주고 오세요.
    팔자가 좋다는 것도 칭찬이니 그래 내 팔자 정말 좋아 ! 하면서..

  • 3. 싱.
    '05.9.12 9:40 PM (222.118.xxx.73)

    직장다니는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봐요..
    전 애도 아직 없고 전업주부거든요..
    그런 얘기 들으면.. 그래! 나 팔짜좋다.. 전업주부는 아무나 하니~ 이럽니다.
    그러면..그래 신랑 잘만나서 전업주부도 하는구나~ 이렇게 대꾸하는 친구 꼭 있어요..
    전업이든 맞벌이든, 아직 싱글이든.. 다 장단점이 있죠 뭐~

  • 4. 음...
    '05.9.12 9:43 PM (211.207.xxx.33)

    자꾸 같은 말을 강조한다는 건....아마 전업주부인 친구에 비해 자신의 사회적 성취에 대한 우월감인 것 같네요.
    자부심까지는 좋지만 지나친 우월감은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데, 그런 배려가 없다니.... 별로 사려깊은 좋은 친구가 아닐 수도....
    또 어쩌면.....자신의 성취에 너무나 도취되어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아무래도 자기 자신이 제일 크게 보이는 이기적인 동물이잖아요.
    너그럽게 이해해 주면서 칭찬을 더 듬뿍 해 주시든가(진심으로)....그러기 싫으시다면 정색하고 한마디 하세요.
    말 돌리는 것보다는...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 짜증스럽다....이렇게 말해주어야 알아듣지 않을지....
    암튼, 친한 친구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자체가 좀 떨떠름하시겠네요. 에궁....

  • 5. 강두선
    '05.9.12 9:44 PM (211.216.xxx.73)

    뭐든 남의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지요.
    다음에 그 친구에게 전화 오면 먼저 선수 치세요.
    '이야~ 너 집안일에 애 치닥거리 안하고 직장다니니 차암 팔자 조오~타... 부럽다 부러워~
    애랑 씨름하며 하루 보내는거에 비하면 직장은 한눈 감고도 다니겠다...'
    일케요... ㅎㅎ

  • 6. 위기의주부들을추천
    '05.9.12 9:48 PM (221.149.xxx.106)

    그 친구분께 요즘 인기 있는 "위기의 주부들" 보라고 추천하세요. 거기 보면 회사에서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던 맘이 쌍둥이 엄마가 되어 육아에 시달리며 "회사에서는 몇 십 명도 거느려 봤는데, 집에서는 아이들 통제가 안 된다"라고 하소연하는 대사가 있잖아요.
    딱 그거 보면 뭔가 느끼지 않을까요?

  • 7. .........
    '05.9.12 9:57 PM (220.71.xxx.94)

    친구분이 꼭 무슨 의도나 우월감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원글님도 쓰셨듯이 별 뜻없이 한 말일 수 있거든요. 왜 가끔 남편들이 '집에서 하루종일 뭐 했어? ## 좀 처리해 놓지" 이러듯이요. 같은 말을 해도 듣는 사람 기분에 따라서 다르잖아요. 아마 원글님 요즘 애 치닥거리에 힘드셔서 그 말이 더 귀에 쏙 들어오셨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저는 일하는 엄마라 그런지 친구나 친척분들이 지나가는 말로라도 '엄마가 애 못챙겨줘서 어쩌구' 하면 그 말만 가슴에 콕콕 박히거든요 ^^

    정말 좋은 친구 사이셨다면 괜한 오해나 자격지심으로 잃어버리지는 않으셨음 해서 글 씁니다.
    제 친구 중의 하나는 아직 결혼을 안하고 있는데(사회적 통념으로 한참 노처녀죠) 얼마전에 그러더라구요. 사람들이 '결혼'가지고 걱정해줄 때와 '말랐다'고 하는 말이 자기한테는 무척 스트레스라구요. 저도 그 친구 만날 때마다 '너무 말랐다. 몸은 괜찮냐' 이러구 걱정해 주곤 했거든요. 저는 정말 걱정하느라고 하는 말이었는데 그 친구는 스트레스 받았겠다 싶어서 그 뒤로는 신경 써서 이야기 안하죠.

    친구분한테도 기분나빠하지 마시고 그대로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 보세요. 전업주부 입장에서는 그런 말이 참 언짢을 때 있다구요. ^^

  • 8. ...
    '05.9.12 10:18 PM (218.145.xxx.118)

    맞아요.
    제 체중은 어제나 오늘이나 같은데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옛날 제 모습은 잊어버리고
    지금의 내 얼굴만 보고는
    어머 더 말랐다
    하거든요.
    속상하긴 했어요.

    이젠 나잇살인지 뭔지 좀 쪄서
    얼굴 좋아졌네
    하네요.

    아무 사심없이 하는 이야기거나
    긴박한 사회생활에선 찾을 수 없는아늑함을 느꼈을 수도 있구요.

    비오는 날
    아파트 베란다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보면
    그 불빛 아래서
    커피 마시거나 드라마 보거나 집안일 하고 있을 주부들이
    잠깐 부럽던데요.

  • 9. 직장
    '05.9.12 10:31 PM (218.50.xxx.92)

    그래서 장사 아무나 하는 거 아니에요. 장사 머리는 따로 있음. 공부만 하던 사람들 나이 먹고 가게 차렸다 쫄딱 망하는 일 한 두번 들은 게 아님

  • 10. 부러워서
    '05.9.12 10:35 PM (218.154.xxx.121)

    그런말 했을수도 있어요.
    저도 직장생활 오래하다가 지금은 3년째 전업주부 하고 있는데
    직장생활할때 물론 자기 성취감도 있지만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 엄청 많아요.
    집에 있는 친구들과 통화할때 정말 부러운 맘이 생길때도 있었거든요.

    친구들은 직장생활하는 저가 부럽다고 했지만.....
    원래 남의 떡이 커보이잖아요.

    전 지금 전업주부로써 물론 스트레스도 받지만 직장다니는 후배들보면
    "그래 너네들 돈벌때 나는 우리 아이들 돌 보아서 돈번다(?)" 그런 생각 해요

    돈 걱정 없이 아이들 키우는 님이 부러워서 그런말 하는것이니깐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 11. 전 반대에요
    '05.9.12 10:42 PM (202.215.xxx.139)

    전 전업주부... 회사다니는 친구가 얼마나 부러운지 만나기만 하면 너 팔자 좋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말하세요
    너도 팔자 좋잖아!
    돈도 벌고...
    부러우면 시집가!!서 애낳서 똥기저귀 치우고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잇어!!!
    왜 안ㄷㅙㄴ다고? 어쩔수 없이 일해야 하고 회사일 너무 힘든데 관둘순 없고... 주저리주저리 라고?
    그럼 밥이나 먹고 차나마셔...
    부럽단 말 말고...
    야 남의 떡이 다 커보이는거야

    너 집안 일이 얼마나 힘든줄 알아?
    애낳고 키우는건?
    오죽하면 하느님이 이브를 이런거로 벌ㅈㅝㅅ겟냐?
    벌받은걸 다 부러워해? 참.... 별걸다 부러워하네...

  • 12. 김성연
    '05.9.12 10:51 PM (220.118.xxx.226)

    저두 친구들이 팔자 젤 좋은 여자라고 합니다...애들 왠만큼 크니깐 진짜 남편 벌어다주는 걸로 쓰고사니 팔자 좋은 거 같아요. 좋게 생각하세요~~

  • 13. 이해가 되네요..^
    '05.9.12 11:59 PM (219.241.xxx.143)

    직장생활 13년을 정리하기 전에는 저도 전업주부를 얼마나 부러웠했는지 모릅니다
    태어나자마자 남의 손에 길러졌던 아이에게 미안해서 아이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과감히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1년동안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 하고 집안 살림에 (그 동안 못 했던)온 힘을 쏟았습니다
    전업주부 1년을 지나서 올해부터는 알바로 개인 지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부가 제 주업입니다
    물론 전에 비해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있었지만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해내는 일이 돈으로만 따질수 없다고 봅니다
    팔자 좋아서라기 보다는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명감에 전업주부를 당당히 여기셔도 될 듯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주부역할보다는 직장인일 때가 어느 면으로는 더 편하던데요^^;;
    전업주부 아무나 하는거 아닙니다
    서로 입장 차이가 있어서 부러워하는거 아닐까요?

  • 14. 초짜주부
    '05.9.13 12:11 AM (59.187.xxx.157)

    답글 주신 여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저 사실 하루종일 저얘기 누구한테 해버리고 말면 속이 좀 편할거같은데
    도무지 아무한테도 말 못하겠더라구요. 결국 친구욕같아서.
    히히 저 맘이 많이 시원해졌어요.
    혼자서는 왜 마인드 콘트롤이 안되는지 쩝.
    꾸벅^^

  • 15. 그냥..
    '05.9.13 1:03 AM (61.102.xxx.223)

    그저 부럽다는 말과 팔자좋다는 말은 좀 뉘앙스가 다른거 같고
    약간은 뾰족한 질투심이나 그런게 있는거 같아요
    저도 직장인이라 피곤에 절며 시설에 애맡기고 찾아오고...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너무 힘들어지고...
    이것도 나의 선택이긴 하지만...
    너무 시간이 없고 힘들고 애한테 미안하고 살림은 대충이거든요...
    내 아이는 퇴근후 기진맥진해서 저녁밥 겨우 끓여먹이고 조금 놀아주다 재우고 나면
    몸이 납덩이 같아서 설겆이 세탁기 돌리기도 싫은데
    그래도 집에 있어서 아이 아프면 병원도 가고
    유모차 밀고 백화점 문화센터도 다니고 하는 엄마들 보면
    도대체 내 팔자는 왜이런가 휴우 부러움과 질투의 한숨이 나요...
    그럼 안되죠?.....전업주부들께 미안해요 종일 아이들과 함꼐하는게 어쩜 더 피곤한지도 모르는데...
    다른 것보다는 시설에 종일 애를 맡겨놓지 않아도 되는것만은 너무 부럽고 샘나요...

  • 16. ..
    '05.9.13 1:17 AM (211.223.xxx.74)

    그 친구..진짜 원글님이 부럽고 샘나서 그렇게 말한거예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겁니다.
    그 친구가 그렇게 말하면 '맞아..나 팔자 좋아..하하하..'라고
    대답하시면 되어요.^^....

  • 17. ,,,
    '05.9.13 7:02 AM (218.152.xxx.109)

    그친구 자기가 더 낫다라는 생각으로 그러는거 같아요.
    '집에서 애나 키우니..'라고 말한다니 님의 일을 하찮게 보는거죠.

    집안일로 힘들다라는 말씀 하시면. 오히려 더 우쭐 댈 겁니다.
    별 중요하지 않은일로 힘만 들어 고생한다고 생각할 거에요.

    친구가 결혼전이면, 결혼해서 내 아이 내가 애 키우며 사는거 행복하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고,
    넌 언제 결혼해서 애 낳아서 키울거냐고..늙어서 애낳기 고생스럽겠따고..
    나중에 니애는 남의 손에 자라야 할텐데 안됐다고 그러세요..

    그 친구 우물안 개구리 이네요.뭘 모르는..

  • 18.
    '05.9.13 9:51 AM (211.221.xxx.169)

    냅두세요. 자기가 그상황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어찌 알겠어요. 자꾸 그런말 하면 너가 전업주부에 애키워보라고 하세요. 암말 못할겁니다. 제 신랑 친구들도 신랑보고 넌 참 편하겠다 그래요. 그래서 그럼 나랑 직업을 바꾸자 했더니 찍 소리 못합니다.
    왜들 역지사지로 생각을 못하는지,,,,
    말 함부로 하고 살지들 맙시다.

  • 19.
    '05.9.13 9:59 AM (211.216.xxx.125)

    저도 전업주부인 친구들에게 맨날 그랬는데요.
    정말 부러워서 그랬어요.

    솔직히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성공했든 안했든 부자든 가난하든 (물론 30억대 이상이면 모르겠지만)
    직장생활 안하고도 먹고 살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남자든 여자든)

    물론 욕심을 낮추면 두 부부중 한사람은 직장생활을 안해도 될지 모르지만 ,
    그 욕심을 버린다는게 행복이 아닐까요.

    오늘도 어지러운 상태에서 잠을 깨고 아침은 남편이 챙겨놓고 출근하고
    큰애 학교에 스스로 준비해서 보내고,작은애 겨우 준비시켜 유치원 보내면서 출근하는데,
    언제까지 직장을 다녀야 할지 .....기운이 펄펄 넘친다면 모를까.

    저희 돈은 좀 있을지 몰라도 당장 직장 그만 두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합니다.
    남편이 하는일이 당분간 수입이 별로 없는지라.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좋게 생각하세요.

  • 20. 저두.
    '05.9.13 10:36 AM (218.38.xxx.2)

    저두 전업주부인 친구들에게 그러는데...정말 친한친구들인데 제가 우월감으로 그런말을 한건 절대 아니거든요.....진짜 부러워서 그러는데....그냥 말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친구성격을 아실거 아니에요 그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그런말 하는지는 짐작이 갈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저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21. 초짜주부
    '05.9.14 1:03 AM (59.187.xxx.157)

    네...답글 계속 써주셔서 넘 가사드려요.
    맞아요.
    저보다 여리고 착했던 친구라 악의는 없었을 건데...
    사실 저도 애기 낳기 전엔 정말 육아가 이런건줄 몰랐죠.
    그냥 꿀꺽 삼키고 재밌는 자리 만들어야 겠어요.
    친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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