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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결혼적령기 남성들의 성욕은 어쩌냐고요?

오마이 조회수 : 1,662
작성일 : 2004-12-28 13:05:41
2004년 나를 열받게한 국회의원


언젠가 단란주점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제 돈 주고 그런 곳에 갈 만한 여유도 없을 뿐더러, 접대부를 두고 술을 마실 만큼 낯이 두껍지가 못하기 때문에 그날 그 자리가 무척 불편했습니다.

집에 와서 아무 것도 모른 채 반갑게 맞아 주는 아내 보기가 미안해서 그날의 일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얼굴색이 바뀜과 동시에 아내는 무척 화를 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아내의 분노는 제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전 변명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안에서도 최대한 행동을 조심했고, 이렇게 다 털어 놓지 않느냐. 회사 생활 하다 보면 한두 번 그럴 경우가 있다. 그런데 안 가는 남자들 별로 없다…."

하지만 전 아내의 이 한 마디에 더 이상 변명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만일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로 남자 접대부와 함께 술을 마셔도 당신 이해해 줄 수 있어?"

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그건 우리 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날의 일을 잊고 지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남자는 해도 되고, 여자는 하면 안 되는 일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성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 아내에게 남자 접대부를 허락할 수 없는 한, 저 역시 여자 접대부를 돈으로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남자의 성욕에 너무도 관대하다 보니 남자가 단란주점에 가는 것 정도는 흠도 되지 않습니다. 가끔 자신의 남편이 단란주점에 가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사회 생활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냥 넘어가는 부인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알고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단란주점은 원래 술을 마시면서 노래도 함께 부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란주점 안에서는 성매매와 다를 바 없는 행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집니다. 단란주점 안에서가 아니더라도 속칭 2차라고 부르는 성매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집창촌에 가는 것과 단란주점에 가는 일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전 모르겠습니다.

지난 9월 23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었습니다. 법 시행으로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성매매가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집창촌에서 노골적으로 벌어지는 성매매 뿐만 아니라, 단란주점을 비롯해서 다양한 곳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성매매까지 모두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성매매 특별법은 평소 점잖은 체 하던 이들이 갖고 있던 성에 대한 속내를 드러나게 했습니다. 보수언론들은 성매매 종사자들의 생계를 걱정해 주는 척 하며 법의 시행에 딴지를 걸었습니다. 주류 판매 부진과 관광산업의 몰락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성매매 종사자들을 착취해 오던 속칭 포주들은 위헌청구까지 들먹이며 집단으로 반발했습니다.

성매매를 막는 것이 "인간의 성욕을 막는 인권침해이며 좌파적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의 우스갯소리에 "생계를 위해 성을 팔고 있는데 국가가 구제는 못할망정 단속만 하니까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의 막말까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백미를 꼽으라면 뭐니 뭐니 해도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의 발언입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결혼 적령기에 있는 18세에서 30세 전후의 성인 남성들이 무려 12년 동안이나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어져 버렸다."

그의 발언은 자기 스스로를 성매매 외에는 성욕을 해소할 수 없는 불쌍한 속물이라고 밝힌 것일 뿐 아니라, 이 땅의 건강한 이성을 가진 남자들을 향한 노골적인 모욕입니다. 결혼 적령기의 성인 여성의 성욕 해소를 위해서는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 밀양에서 수십 명의 중고등학생들이 힘없는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는 경악할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전 그 끔찍한 사건을 전해 듣는 그 순간 김충환 의원의 발언이 겹쳐지면서 솟아 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자의 성욕해소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성매매라는 반인권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이가 국회의원이랍시고 막말을 해댈 때, 또 다른 곳에서는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폭력을 쓰는 범죄행위가 별 죄책감 없이 저질러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남자의 성욕해소에 관대했던 대가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똑똑히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딸아이의 아버지로서 '2004 나를 열 받게 한 인물'로 한나라당 김충환의원을 지목한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IP : 211.201.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imple
    '04.12.28 1:29 PM (220.118.xxx.52)

    성매매 소비층이 30대 기혼남성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김 의원은 아시려는지...-.-;;;
    밀양사건때 가해고등학생들이 남자로서 그럴수도 있다는 말이 자꾸 떠오르는군요...

  • 2. 하늘아래
    '04.12.28 1:39 PM (211.206.xxx.19)

    그 인간 사위가 딸 두고 그러고 다녀두 저런말 할까요???????
    성매매나 강간은 용납되어선 절대 안되죠 아믄요~~
    그럴수도 있다는 너그럼도 없어야합니다..

  • 3. 커피와케익
    '04.12.28 1:55 PM (210.183.xxx.202)

    정말 조악하고 욕나오고 거칠긴 하지만..그래도 간간히 이런 글들이 있어서
    오마이를 완전 외면할수는 없다는,,,,ㅡ.ㅡ

    이 땅의 건강한 이성을 가진 남자들을 향한 노골적인 모욕입니다.
    ----->정말 모욕감을 느껴야 마땅한 일입니다.

  • 4. 콩국
    '04.12.28 5:05 PM (221.167.xxx.94)

    여자들이 관대해서 이 지경이 된것 같네...음
    항상 남편하고 대화하면서 저런 문제 나올때마다 가르칩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라고 !!!... 인간이믄 동물보다 한차원 나아야지...
    단란주점이 아니라도 그럴사람은 어디서간에 성매매 할 껍니다.
    일단 집에서라도 차근차근 다스려야합니다..아들 ,남편,딸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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